내 동생은 로봇 라임 어린이 문학 8
제임스 패터슨.크리스 그레벤스타인 지음, 줄리아나 뉴펠드 그림 / 라임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로봇이 동생이라니?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생각할 수도 있겠다.

새미네 가정을 속속들이 알고나면 이 상황이 이해가 될 지도 모르겠다.


새미네 가정은 참 독특하다.

엄마는 로봇을 만드는 과학자이고

아빠는 만화가

여동생 매디는 희귀병이 있어 집 밖으로 나가 본 적이 없다.

주인공 새미는 학교에서 왕따다.


그렇지 않아도 왕따인데

엄마가 이상한 로봇을 동생이라 소개하며 함께 학교에 가라고 한다.

이 무슨 황당한 일이?

자신을 동생이라 소개하는 로봇은 싫다고 하는 새미를 따라

학교에 간다.

예상했던 것처럼 로봇을 붙이고 학교에 온 새미를 보고  쿠퍼 일당은 놀리고

동생 로봇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독특한 행동방식 때문에 학교에서 사사건건 사고를 일으킨다.

하여튼 첫날 전교에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고 할 수 있다.

동생 로봇 때문에 새미의 학교 생활은 더 엉망이 되어가는 듯하다 전세가 역전된다.

어느 날, 쿠퍼가 새미를 괴롭힐 때 로봇이 나서서 새미를 도와주는 계기로

새미는 동생 로봇에게 차츰 마음을 열어가는데....

그만 공교롭게 로봇이 유괴당하는 사건이 터진다.


미운 정, 고운 정이 든다고 하던가!

새미와 동생 로봇도 그랬던 것 같다.

옆에서 계속 쫑알대던 로봇이 못마땅했던 새미이건만

이제 그런 조잘거림이 그립다.

새미는 동생 로봇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난 새미가 왕따 당하는 것을 알게 된 엄마가 새미를 돕기 위해 만든 로봇인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읽어보니 더 깊은 뜻이 숨겨져 있었다.

어떤 의미인지는 직접 확인해 보시길.


로봇이 가족이라면 어떤 기분이 들까!

새미도 처음에는 말썽쟁이라며 로봇을 엄청 구박했더랬다.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고, 그 시간 동안 정이 쌓였던가 보다.

로봇이 행방불명되자 새미는

가족이 사라진 것처럼 걱정을 한다.

함께 한 시간은 그런 마력이 있는 듯하다.


미래 사회를 상상해 보자고 하면

언제나 로봇이 등장하곤 한다.

물론 로봇이 형이나 동생이 된다는 상상을 말하는 아이는 내 기억상 이제껏 없었다.

이 책이 먼저 그런 상상의 세계를 열어줬다.

외동이 많아지고, 출산률도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지금은 그 자리를 반려 동물이 채우고 있지만

머지 않아 로봇을 입양하는 때도 올 수 있겠다 싶다.

인간과 로봇이 한 가족으로 사는 세상.

책에서는 참 행복해 보였는데

실제로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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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2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22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 수요일, 동학년과 함께 뮤지컬 <레 미제라블>을 봤다.

지하철을 타고 시작 1시간 전에 도착했는데도 사람이 무지 많았다.

90% 이상이 여성관객이었다.

뮤지컬 보러 가니 뮤지컬 매니아인 마노아 님이 떠올랐다.

예매하기 전에 마노아 님한테 어떤 것이 좋을까 자문을 구할까도 생각했었는데 못 했다.

장소는 용산구에 있는 블루스퀘어였다.

 

일 년 동안 곗돈을 모아 어렵게 VIP 석을 구매했는데

막상 좌석을 보니 전혀  VIP 석 같지 않아 너무 속상했다.

중앙에서 벗어나 무대 오른쪽에 위치해 있고

좌석 간극도 좁아 불편하였다.

연기자의 표졍도 잘 보이지 않았다.

좋은 좌석은 예매 오픈 날, 순식간에 다 팔려나간 듯하다.

우리가 앉은 좌석까지  VIP 로 지정하여 많은 돈을 받는 것은 좀 부당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극장은 잠실에 있는 <샤롯데 극장>이 더 좋았던 기억이 난다.

거기서 <라이온 킹>을 봤을 땐 자리가 불편하단 느낌이 없었는데....

오래 전 기억이라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서도.

 

뮤지컬 < 레 미제라블>은 공연시간이 170분이었다.

1부는 약간 지루한 감이 없잖아 있어 다른 선생님들은 졸았다고 한다.

영화와 책을 읽어본 적 없고 대강의 줄거리만 아는 터라

난 재밌게 관람했다.

무엇보다 던져주는 논제가 참 마음에 들었다.

" 사람의 본성은 변하는가? 변하지 않는가?"

두 인물이 강한 대조를 이룬다.

쟝발장은 자신이 그렇게 변했으므로 전자의 입장이고

쟝발장을 체포하고 평생을 쫓아다니는 형사는 후자의 입장인 셈이다.

여러분은 어떤 입장이신지....

 

어린이들이 알고 있는 쟝발장 이야기는 정말 서두에 지나지 않는다.

가석방 중이었던 쟝발쟝은 자신을 잘 영접해 준 주교의 은촛대를 훔쳐 달아나다 잡힌다.

하지만 주교가 자신이 준 거라며 쟝발장을 감싸고, 그보다 더 비싼 물건까지 쟝발장에게 준다.

이 주교의 깊은 사랑에 감동한 쟝발장은 그제서야 회심하고

좋은 사람이 된다.

쟝발장의 경우를 보면 사람의 변할 수 있다는 건데...

회심한 쟝발장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얼마 전 영화 <레 미제라블>이 히트하였을 때

줄거리를 찾아보니 내가 알고 있던 이야기는 정말 빙산의 일각일 뿐이어서

무지함에 스스로 놀란 적이 있었다.

 

주교의 사랑으로 180도 달라진 쟝발쟝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시장까지 된다.

그런 그가 가난하고 헐벗은 한 여인을 품어주지 못한 사건이 일어난다.

공장에서 쫓겨난 그 여인은 결국 사창가에서 전전하다 시름시름 앓게 된다.

그 여인의 마지막을 지켜보던 쟝발장은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예전에 주교가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그녀를 품어주지 못했음을 한탄한 그는

그녀의 마지막 유언인 병약한 딸 코젯을 끝까지 지켜줄 것을 맹세한다.

 

그렇게 쟝발장과 코젯은 부녀의 인연을 맺게 되고

형사는 끝까지 쟝발장의 위선을 파헤치겠다며 그들을 쫓아다닌다.

그런 틈에 프랑스 대혁명의 불씨가 서서히 올라오고,

코젯을 사랑하는 마리우스는 그 혁명의 한가운데 서있다.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민군이 저항하는 장면은 가슴 뭉클하였다.

518 민주 항쟁의 모습이 오버랩되었기 때문이다.

전남도청에서 마지막까지 저항하였던 이름 모를 시민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저릿하였다.

 

지금도 그 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자유와 평등이 있을 것 같지만 면면히 들여다 보면 지금도 곳곳에 억압과 차별이 존재한다.

여전히 민중의 삶은 곤고하다.

 

뮤지컬을 보고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우리네 문화는 그런 것을 나눌 만큼 내 생각을 말하거나 남의 생각을 들어줄 마음의 여유가 없는 듯하다.

 

아쉬웠던 것은 주연진이 컨디션이 나빴는지 제대로 실력 발휘를 못했다.

또 하나 무대가 좀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 미제라블을 보고나니 조승우 씨의 실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궁금해졌다.

딸 미술 영재원 친구 중에 뮤지컬 매니아가 있는데

얼마 전 조승우 씨가 열연하는 " 맨 오브 라만차"를 봤단다.

그 아이 말로 조승우 씨가 잘한다고 하니 그 실력을 한번 직접 보고 듣고 싶어졌다.

지금은 "베르테르"를 하고 있다지.

아무튼 뮤지컬을 보고나니 책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도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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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5-12-15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고픈 뮤지컬입니다

수퍼남매맘 2015-12-15 16:34   좋아요 0 | URL
보시면 저처럼 가슴에서 몽글몽글 뭔가가 올라오는 느낌이 드실 거예요.

2015-12-15 14: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15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갈수록 교사 집단이 극보수화 되고 있다.

토론이 화두가 되고, 토론의 중요성이 연일 강조되는 가운데

교사 회의도 토론을 한 번 해보라고 교육청에서 공문이 내려왔다.

얼마 전 부터

" 질문이 있는 교실" 과 "토론이 있는 문화"가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교사들의 의견을 물어보니

몇 명을 제외하곤 모두 토론을 반대한단다.

헐~~

예상한 결과였지만 알고나니 참담하였다.


토론을 싫어하는 교사가 교실에서 어떻게 아이들에게 토론을 강조하고, 토론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

자신조차 토론을 싫어하는데 말이다.

자신들은 책을 안 읽으면서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강조하는 부모와 마찬가지인 셈이다.

모처럼 교육청에서 교사 회의를 토론으로 하라고 공문이 내려왔건만

오히려 교사 집단에서 이것을 거부한 꼴이니

뭐라 말하기가 참~~


토론을 거부하는 이유는 대충 이렇다.

퇴근 시간이 늦춰진다는 것이다.

머리가 아프다는 것이다.

토론해 봤자 라는 생각도 들어있다.


나의 푸념을 들은 딸이

" 아니. 다른 것은 위에서 하라는 대로 복종하는 교사들이 왜 이건 반대하는 건데? 앞뒤가 안맞잖아? "

나보다 더 예리하다.

그러게 말이다.

다른 사안들은 교육청  & 장감이 하라는대로 로봇처럼 따라하는 사람들이

왜 이 문제는 반발을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런 구태의연한 생각을 가진 교사들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러니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남 앞에서 당당하게 밝히는 아이로 자라날 리 없다.

"교육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것이다" 는 말이 있다.

교사와 부모가 몸소 보여주는 것이 참된 교육이라는 뜻일 게다.

그렇담 책읽는 것도, 토론하는 것도 몸소 보여줘야 하는 게 맞는 말일 게다.

결국 우리나라 교육은 희망이 안 보인다.

그나마 혁신학교와 대안학교가 좀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토론을 싫어하는 교사가 질문이 있는 교실을 과연 만들 수 있을까?

"하브루타" 외치면 뭐하냐고? 

본인들이 토론,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의견을 듣는 것을 싫어하는데 말이다.

일 힘든 것은 참겠는데 생각 다른 것은 정말 맥이 빠진다.

무상 급식 반대 할 때부터 싹이 보였다.

생각이 같은 사람끼리 같은 꿈을 가진 사람끼리 교육을 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혁신학교가 부럽다.


혁신학교에 2번 지원했는데 매번 떨어졌다. 

이제 나이가 너무 많아 지원하기가 미안하다.

혁신학교는 정말 늦게까지 회의 하는 게 다반사이다.

회의나 토론을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데

지금 학교 아니 대부분 교사들은 그게 그렇게 싫은가 보다.

지난 학교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교원평가"를 하느냐 마느냐 중대한 문제가 걸려 있었다.

그걸로 찬반 토론을 하는데

얼마나 시계를 보던지....

그나마 지난 학교는 생각이 같은 동지가 여럿 있어 힘이 났는데

이 곳은....


누워서 침 뱉는 격이지만 진짜 화가 난다.

우리나라 교육이 이래서 안 된다.

교사가 달라지지 않는 한 교육의 미래는 없다.

특히 교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초등학교는 더 그렇다.

교사들이 이런 의식과 사고방식을 가지고 미래의 주역이 될 아이를 가르치고 있으니 정말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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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12-14 18: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토론이 그저 토론하라고 토론이 될 턱이 있겠습니까? 토론의 문화가 질문을 하면 너 나한테 시비거는거냐고 뒤묻는 사회에서는 불가능하죠.학교가 군대스럽거든요.

수퍼남매맘 2015-12-14 18:46   좋아요 1 | URL
맞아요. 생각이 다를 뿐인데 자신에게 딴지를 건다고 오해를 하죠.
질문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회가 바로 교사 사회이지요.
질문하면 퇴근 늦게 해야 하니까 엄청 눈총 받아요.
교무 회의에서 일어나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사람은 공공의 적이 된답니다. 답답합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12-14 2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보고 혁신학교에 다니는ㅡ 1학년 아이에게 물어봤어요. 토론 수업하냐고~ 예전에는 1주일에 한번 했는데 몇번 안 했던것 같고 지금은 안 하고 있다는 군요~
혁신학교라고 해도 도시내의 학교는 별반 차이가 없나봐요~
시험도 안 보니까 좋은 기회일것 같은데요.

수퍼남매맘 2015-12-15 16:39   좋아요 0 | URL
1학년이라 하면 중1 이겠죠?
초1한테 토론은 좀 무리일 듯 싶기도 한데...
저도 울 반 애들 데리고 딱 한 번 토론 비스무레 해 봤어요.
애들은 어려워하면서도 만족도가 참 높았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12-15 17:12   좋아요 0 | URL
중1이죠~ 아이들 만족도는 높은것 같은데 여러 체험활동들이 더 많은 것 같아서 안타깝죠~ 기왕 시작한 토론 수업인데 꾸준히 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수퍼남매맘 2015-12-16 07:36   좋아요 0 | URL
뭐라도 꾸준히 하는 게 제일 좋은데
뭔가 결과물을 내려는 욕심이 지나치면 이것저것 잡다한 것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희망찬샘 2015-12-15 0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은 혁신학교 지원이 쉽지 않나 봐요! 우리 책벌레 모임 선생님들은 혁신학교로 많이들 움직이세요. 이번에 혁신학교 되었다고 엄청 좋아 하시더라고요. 혁신학교를 위한 씨앗동아리 활동들도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수퍼남매맘 2015-12-16 10:16   좋아요 0 | URL
아마 나이(?)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별로 재주도 없고요...
학교 입장에서는 저보다 젊으면서 능력 있고 일 많이 할 사람이 필요하겠죠.
제가 교장이라도 그럴 거예요.
마음 맞는 사람끼리 일하면 신 날 것 같아요.
 
주홍 따오기 눈물 꿈터 책바보 11
질 르위스 지음, 정선운 옮김 / 꿈터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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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곰>의 작가 질 르위스의 신작이라 두말하지 않고 책을 구매했다.

이번에는 어떤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줄까 궁금하여 얼른 읽어봤다.

 

이 책은 동물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주홍 따오기를 닮은 아이 스칼렛의 고달픈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스칼렛은 심약한 엄마와 자폐아 남동생 레드와 함께 살고 있다.

스칼렛은 아빠를 전혀 기억하지 못 한다.

엄마가 애처롭게 들여다보는 사진 속의 아빠만 있을 뿐이다.

동생의 아빠 또한 기억하지 못 한다.

이제 12살인 스칼렛은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엄마 대신 가장 노릇을 하고 있다.

사회복지사가 매번 심사를 하러 집에 오는 날은 정말 긴장된다.

혹시나 엄마가 우울증을 앓아 아이들을 전혀 돌보지 못하는 처지라는 게 발각되면

가족은 뿔뿔이 흩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심한 우울증환자인 엄마와 자폐아 동생 레드.

게다가 동생은 아빠가 다르다.

이런 가정 환경에서 스칼렛은 가족이 흩어지지 않고 함께 살 수 있도록

정말 눈물 겹게 노력한다.

그런 스칼렛의 노력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마는데

바로 화재가 난 것이다.

화재 때문에 셋은 뿔뿔이 흩어진다.

엄마와 동생은 따로따로 병원에 실려가고,

스칼렛은 위탁 가정에 맡겨진다.

스칼렛이 없으면 더 심하게 난동을 부리는 동생 레드.

스칼렛은 위탁 가정에서 가정의 온기를 경험하여 잠시나마 행복을 느끼지만

마음 한 구석에 엄마와 동생을 구해야 한다는 목적이 있어 늘 노심초사한다.

스칼렛이 과연 엄마와 동생과 함께 다시 살 수 있을까?

 

12살 소녀가 짊어지기에 너무 무거운 짐인 듯해서 스칼렛이 너무 가여웠다.

친구들과 희희덕 거리고 놀고 돌봄을 받아야 할 나이에

정신이 온전하지 못 한 엄마와 동생을 돌봐야 한다니...

동생 레드는 사회성은 매우 부족하지만 특별한 재능을 가진 아이다.

바로 새에 대해서 아주 박식하고, 새 깃털을 보물처럼 소중히 여겨 모으고 있다.

집에 화재가 나는 바람에 그 깃털 상자가 다 타버렸으니 아이의 절망이 얼마나 클까!

아빠도 다르고, 게다가 자폐 증세가 보이는 레드를 엄마처럼 돌보고 사랑하는 스칼렛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

그 나이에 어디서 크고 깊은 사랑이 나오는 걸까!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런 심각한 가정 상황에서도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스칼렛의 모습이 정말 대견하고 가슴 저리다.

병에 걸렸지만 자신을 낳아준 엄마.

아빠는 다르지만 지켜주고 싶은 동생.

심지어 스칼렛은 엄마, 동생과 피부 색깔까지 다르다.

스칼렛은 피부색인 진한 초콜릿 색이다.

그런 엄마와 동생과 함께이고 싶어하는 스칼렛.

이 셋이 오순도순 함께모여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오늘, 학교 당번 근무를 하고 있다.

함께 근무하러 나온 6학년 선생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6학년 생활지도의 고충이 자연스레 화제가 되었다.

6학년 아이 중에 스칼렛처럼 전혀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한 아이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엄마의 폭력과 아빠의 무관심 속에 자란 아이는

5-6학년 사춘기를 거치면서 문제 행동을 일으키고 있단다.

심지어 학교도 나오지 않아 담임이 가정까지 방문해 데리고 올 때도 많다고 한다.

그 아이가 왜 교실에서 그렇게 폭력적이고

분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지 이해가 되었다.

오랜 시간

엄마의 끊없이 이어지는 폭력, 상관 하지 않는 아빠 밑에서 그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책에 나온 스칼렛은 비슷한 악조건에서도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두 아이는 열악한 가정 환경 속에서 자란 것은 같지만

서로 다른 방식을 택했다.

 

아들러의 이론에 의거하면 이 둘의 현재는 각자가 선택한 것이다.

둘의 경우를 보니

그 말이 맞아 보인다.

둘 다 열악한 가정 환경이지만

스칼렛은 용기를 내어 그 시련을 헤쳐나가고 있고,

6학년 아이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 탓을 하며 그 속에 갇혀 지내며 또다른 폭력을 재생산하고 있다.

 

부디, 6학년 아이도 스칼렛처럼 용기를 내어 자신의 삶을 잘 지켜나갔으면 좋겠다.

담임도 그 아이가 용기를 낼 수 있도록 1년 내내 무진 애를 쓰셨는데

아이가 거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

스칼렛이 용기를 내고 희망을 버리지 않도록 좋은 사람이 옆에 있었던 것처럼

그 아이에게도 그런 선한 사마리아인이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무엇보다 미국과 같은 복지가 이뤄져야 할 듯하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온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나라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 현장에서도 전문 상담가가 있어

이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줘야 할 것이다.

스칼렛의 꿈이 현실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열악한 가정을  돌봐주는 사회복지사, 위탁 가정 등등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제도가 똑같이 있다면

그 아이도 이 지경까지 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가정 폭력을 보는 우리의 시선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갈수록 마음이 아픈 아이가 많아지고 있다.

다행히 스칼렛은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삶을 지켜나가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도 우리 주변에 많다.

개인의 용기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들이 용기 낼 수 있도록 사회제도가 뒷받침 해주는 것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경제대국 10위라고 한다.

그렇다면 복지 수준도 거기에 발맞춰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아픈 아이가 점점 늘어나는데 학교에 전문 상담가 한 명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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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4 0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14 1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번 동학년은 마음이 잘 맞는 편이에요.

생각은 좀 다르지만...(무상 급식 반대하는 분들이 계셔서 제가 좀 놀랐죠.)

거기까지 바랄 수는 없죠.

 

학년초에 연말에 근사한 뮤지컬,그것도 좋은 좌석 예매해서 가자고 약속을 했더랍니다.

제가 학년 회계라서 매달 차곡차곡 뮤지컬 곗돈을 2만원씩 모았답니다.

한꺼번에 내신 분도 계시고, 매달 보내주시는 분도 계셨어요.

어찌 되었건 개인당 14만원 정도가 모였답니다.

한번에 내려고 했으면 표 못 샀을 거예요.

매달 조금씩 모으니 좋네요.

다음에도 이런 동학년 만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때는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멋진 클래식 공연 추진하면 좋겠어요.

요즘에 유명 연주가나 오케스트라가 잘 안 들어오는 것 같긴 하던데...

 

드뎌 오늘 뮤지컬을 보러 갑니다. 룰랄라~~

(딸 시험 기간인데 다른 분들이 오늘 다 좋다고 해서 제가 대세를 따랐어요.)

딸이 제 입장을 양해해 준 거죠. 딸에게 미안하고, 고맙고 그러네요.

어제도 아주 늦게까지 공부하다 자던데...

 

좌석은 최고로 좋은 VIP석이에요.

이왕 볼 것 좋은 데서 보자고 돈을 모았던 거거든요.

저도 뮤지컬은 연애할 때 처음 봤고

딸과 봤던 <라이온 킹>

중국에서 봤던 뮤지컬에 이어 4번째네요.

그 중에서 <라이온 킹>이 가장 좋았어요.

 

솔직히 뮤지컬 비싸서 엄두가 안 나잖아요.

그리고 옆지기가 워낙 뮤지컬을 싫어해서 가자는 말도 못 꺼냈어요.

그 부분은 참 안 맞아요.

 

무엇을 볼까 의논하다

<레미제라블>로 결정했어요.

<프랑켄슈타인>보다 그게 낫겠다는 의견이 다수라서....

요즘 조승우씨가 나오는 <베르테르>는 벌써 매진이더라고요.

조승우씨 인기가 대단한가 봅니다.

<맨 오브 라만차>는 벌써 끝났나 봅니다.

그것도 보고 싶었는데...

 

아무튼 설레고 기대됩니다.

뮤지컬 보고, 이태원 그리스 식당 가서 밥 먹을 거예요.

그리스 음식 맛은 어떨까 궁금합니다.

<산토리니>라는 식당인데 먹고나서 후기 올릴 게요.

서울에 오래 살았는데 이태원에 한번도 못가봤네요.

동학년 덕분에 오늘 이태원에 진출합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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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5-12-09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베카 추천합니다아아아! 프랑켄 재밌습니다아아아^^

수퍼남매맘 2015-12-12 10:11   좋아요 0 | URL
그렇지 않아도 님한테 물어볼까 했더랍니다.
프랑켄 재밌다고 하니 봐야겠어요.

고양이라디오 2015-12-09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네요 즐감하세요^^

수퍼남매맘 2015-12-12 10:11   좋아요 0 | URL
저도 10여 년만에 보는 거라 설레네요.

2015-12-10 0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12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