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고의 성리학자, 이황 - 새 시대 큰 인물 47
오민석 지음, 이관수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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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 2학기 국어교과서 나 에 이황이 나온다.

액면 그대로 이황을 아는 초3은 별로 없을 듯하다.

부연 설명으로 지폐 1000원에 그려진 할아버지라고 설명하면 고개를 주억거리는 아이가 몇 나올지도 모르겠다.

우리 반은 근래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란 노래를 소재로 그 가사 속에 나온 인물로 역사를 배우고 있는 중이라

이름은 알고 있지만  어느 시대, 무슨 일을 하였는지는 모를 거라 예상된다.

아마 다른 아이들은 교과서를 통해 이황을 처음 알게 되는 아이가 대부분일 듯 싶다.


아무튼 국어 교과서에 나온 본문 때문에 나도 이 책을 찾아 읽게 되었다.

아이를 가르치려면 내가 먼저 알아야 하니깐.

이황에 대한 배경 지식이 나도 별로 없던 터였는데 잘 됐다 싶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배웠던 내용은 성리학의 대가, 도산서원, 주리파 정도이다.

그 때도 성리학이 무엇인지

왜 이황이 주리파인지

"퇴계"라는 호의 의미는 무엇인지 알려주는 선생님은 없었다.

다만 중요하고 시험에 나오니 무조건 외어라 식이었다.


아이들에게 성리학이 무엇인지 부터 짚어줬다.

성리학이란 인간의 본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중국에서 시작하고 발전한 학문인데 

조선시대 선비는 이 성리학을 최고의 학문이라 생각하고 배우고 익혔다.

이황은 이 성리학을 깊이 연구한 학자로서 조선 시대 최고의 성리학자이다.

이황과 이이가 서로 성리학의 대가란 것은 공통점이고

서로 인간의 본성을 보는 데 있어서 차이가 있었다.

하여 이황은 주리파라 하고, 이이는 주기파라고 칭한다.

시대적으로 이황이 앞서 태어났고 이이가 후대에 태어났으며

두 사람은 만난 적도 있다. 

책에서는 스물을 넘긴 이이가 초로의 이황을 찾아와 삼일 밤낮을 머물고 갔다고 나와 있다.


이황은 1501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지 7개월 만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이황은 아버지 얼굴도 모르고 자랐다.

형제가 많았던 이황은 홀어머니 밑에서 " 아비 없는 자식" 이라는 놀림을 받지 않도록 

아주 엄격하게 자랐다.

이황을 가르친 사람은 다름 아닌 작은 아버지인데 아주 엄격한 스승이었다.

6세 때 동네 노인으로부터 천자문을 깨친 후로 이황은 취미가 책 읽기와 공부하기였다.

하지만 그런 이황이 세 번이나 과거에 낙방하고, 30세가 넘어서야 관직에 오른 것은 매우 의외였다.

막연하게 이황은 일사천리로 과거 급제 하고, 관직에 올랐을 거라 예상했는데 말이다.

이황은 평생 동안 사랑하고 의지하던 이를 먼저 떠나보내는 아픔을 여러 번 겪었다.

아버지에 이어, 그토록 자신을 믿고 격려해주고 응원하던 부인이 둘째를 낳자마자 이승을 떠났다.

이어 평생을 의지하던 홀어머니, 함께 공부를 하던 둘째 형님, 둘째 부인 또한 아이를 낳다 죽고,

20살을 갓 넘긴 둘째 아들까지 잃은 슬픔을 겪었다. 

이런 수많은 시련과 슬픔, 아픔을 통해 더욱 더 학문의 깊이가 깊어졌지 않았을까 싶다.


이황은 아비 없는 자식이라는 멸시를 당하지 않게 스스로 몸가짐을 단정하게 하라는 어머님의 충고를 평생 받들었다.

한시도 몸을 흐트럼짐 없이 단정하게 하고 늘 꼿꼿한 자세로 책을 읽었다고 한다. 

서로 헐뜯고 싸우기 바쁜 조정보다는 

고향에서 학문을 갈고 닦으며 후진 양성에 힘쓰며 책 쓰는 일을 더 좋아했던 이황은

벼슬을 하라는 임금의 청을 무려 53번 거절하였다고 한다.

세상은 그가 학문을 연구하도록 가만 놔두지 않았던 모양이다.

벼슬에서 스스로 물러나 조용한 곳에서 지내기를 원했던 그는 

호를 "퇴계" 라고 짓는다.

물러날 퇴, 시냇물 계

즉 물러나 지내는 시냇물이라는 뜻이다.

70평생을 한결같이 학문을 갈고 닦는 데 바친 이황은

죽는 순간까지도 자신의 제자한테 공부하는 자세로 앉혀달라고 하여

평소에 공부하던 그 모습 그대로 꼿꼿하게 앉아 생을 마감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공부를 좋아하고 열심히 공부하던 이황도 세 번이나 과거에 낙방하였다는 사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였다는 것은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큰 가르침을 준다.

높은 벼슬을 하였음에도 평생 청렴결백하게 살았던 분이기도 하다.

일화로 너무 검소하여 자신의 아들에게 줄 집이 없어

아들이 처가살이를 하였다고 한다.

자신의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서 

자녀들에게 엄청난 부와 혜택을 물려주는 지금 사회지도층은 이 부분에서 한번 자신을 반성해야 하지 않나 싶다.

처가 살이를 하는 아들에게 쓴 편지에서

선비가 가난한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님을 힘 주어 말한다.

정작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줄 것은 돈과 지위가 아니라

이황이 평생을 통해 보여준 강직하고 올바르며 청렴결백한 순전한 마음이 아닐까!


표지에 매화가 그려진 이유는

이황이 평소에 매화를 가장 좋아하였다고 한다. 

죽기 직전에도 혼자 남겨질 매화를 생각하며 물을 주라고 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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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기 2015-11-16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입니다. 우리나라 위인 중 진정으로 알고있는 어린이가 많지 않은것 같아요.
어릴 때 부터 윗 위글처럼 알고 있으면 큰 자양분이 될것입니다.

수퍼남매맘 2015-11-17 15:16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저도 중고등학교 때 암기만 했지 이번에야 이황 선생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네요.
생각보다 더 멋지고 훌륭한 분이란 걸 깨달았어요.
아이들도 이황 선생처럼 공부를 즐겨 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015-11-18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8 15: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매호의 옷감 - 생활 고구려 이야기 그림책
김해원 지음, 김진이 그림 / 창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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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사뒀던 고구려 그림책 시리즈가 지금 와서야 빛을 보고 있다.

지난 주에 이어 이번에도 고구려 관련 그림책을 읽어줬다.

읽어주기 전, 왜 하필이면 고구려 그림책일까 생각해보자고 질문을 던졌다.

지금 남북으로 분단된 상황에서 백제, 신라는 우리가 언제든 가고 싶을 때 둘러볼 수 있지만

고구려 문화는 그렇지 못하다.

아쉽게도 고구려 문화는 북한과 중국에 있기에 우리가 맘놓고 둘러볼 수가 없다.

그래서 창비에서 고구려 그림책을 내놓은 게 아닐까 싶다고 내 의견을 말해줬다.


지난 번 삼족오에 대한 배경 지식과 더불어 

이제 고려시대까지 노래를 외운 아이들은 역사에 대한 자신감이 팽배해진 상태였다.

게다가 사회 시간에 옛날과 오늘날의 의식주 생활을 배운 터라

전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볼 수 있었다.


이번 이야기도 고구려 벽화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상상해낸 거라고 한다.

작가란 그런 사람인 것 같다.

하나의 그림을 보고 몇 백년을 거슬러 올라가 이렇게 애잔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탄생하다니 말이다.


이번 이야기는 <매호의 옷감>이다. 고구려의 의생활과 관련이 깊다. 

고구려 벽화 중에서 점무늬 옷을 입고 있는 벽화가 있단다.

분명 전에도 역사 책에서 이 벽화를 봤을 터인데 내가 봐도 정말 새로웠다.

정말 고구려인들의 한복이 점무늬였다. 그 당시 점무늬 옷을 해입었다는 이야기인데 놀랍다.

작가는 이 점무늬 옷감이 어떻게 탄생하였을까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고 한다.


매호와 지밀이는 축국을 좋아한다.

매호는 여자아이 지밀이가 자신보다 축국을 더 잘하자 심통을 부린다

지밀이에게 축국을 하자고 부르러 갔지만 지밀이는 이제 엄마한테 길쌈을 배워야 한다고 한다.

함께 축국할 사람이 없자 

매호도 염색장이 아버지를 따라 여기저기 염색할 풀을 따러 다니고, 저녁에는 염색을 배우는 일에 전념한다.

시간이 지나 매호는 염색장이로 지밀이는 동네 소문난 길쌈 여인으로 성장한다.

 (이제 씩씩하게 축국을 하던 지밀이의 모습은 볼 수 없다. )

지밀이는 이번 칠석날 길쌈 대회에 나간다고 매호에게 말하며 밤이 되자 직녀에게 꼭 으뜸이 되게 해 달라고 빈다.

지밀이의 비는 소리를 듣고 매호 또한 지밀이가 으뜸이 되게 해 달라고 작은 소리로 빈다.


드디어 길쌈 대회가 열렸다.

28일 동안 길쌈 대회가 진행되었다.

29일 째 되는 날 심사가 있고, 지밀이가 결국 으뜸이 되었다.

매호는 누구보다 기뻤다.

그 길로 으뜸한 지밀이에게 줄 예쁜 옷감을 선물하려고 여러가지 염색을 해 본다.

꼭두서니로 붉게 물들여보고

쪽으로 파란 빛도 내보고

치자로 노란 달처럼 색도 내보고...

하지만 영 성에 차지 않는다.

지밀이에게 특별한 옷감을 선물하고 싶은 매호.

매호는 옷감에 실로 여기저기 묶어 염색을 해봤다.

실을 풀어 보니 여기저기 동그란 점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점무늬였다.


그 때 나라에 전쟁이 터졌다.

매호는 점무늬 옷감을 지밀이한테 준 채 전장터로 떠난다.

매호와 지밀이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고구려 벽화에 그려진 점무늬 옷을 입은 고구려인이 

이렇게 멋진 그림책으로 재탄생하였다.

덕분에 우리 반 아이들은 고구려 사람들의 의생활과 놀이, 시대상황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가슴 아픈 매호와 지밀이의 사랑 이야기는 덤이었다. 

너무 안타깝고 슬펐다고 쓴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다 읽어주고나서 숙제로 독서일기를 써오라고 했더니

아이들이 다양한 생각과 느낌을 적어왔다.

" 고구려 여자 아이들은 씩씩하게 축국을 잘했나 보다."

"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매호가 지밀이를 사랑하는 힘으로 점무늬를 만들어냈다"

" 매호는 참 창의적인 것 같다."

" 고구려 시대 가축을 많이 키웠나 보다. 강아지, 소, 닭 등이 그림책에 보인다." 

" 나도 축국을 한번 해 보고 싶다. 나도 염색을 해 보고 싶다 "

"꼭두서니가 빨간 색, 쪽이 파란색, 치자가 노란색이 나온다는 게 신기했다" 등등 다양한 생각이 쏟아져 나왔다.

가장 압권은 그림책 마지막 장에 삼족오가 보이자 아이들이 환호하였다.

자신이 아는 게 나오니 완전 반가웠단다.

어떤 아이는 내가 자주 하는 말,

" 역시 아는 만큼 보이나보다" 이렇게 써놨다. 


우린 고구려의 후손이기도 하니 삼족오처럼, 매호처럼 씩씩하고 창의적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하자. 

독서일기를 정성스레 써 온 우리 반 아이들이 참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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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8 14: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8 15: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태양의 새 삼족오 - 신화 고구려 이야기 그림책
유다정 지음, 최용호 그림 / 창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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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반은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란 노래를 가지고 역사 공부를 하고 있다.

노래 속에 나온 인물에 대해 조사를 하면서 이야기식으로 역사를 배우고 있는 중이다.

초반에는 여자 아이들이 굉장히 힘들어하였다.

몇 아이의 역사 배경 지식은 거의 고학년 수준인데

나머지 아이들은 배경 지식이 전무한 상태였다. 특히 여자아이들이 그랬다. 남녀차가 꽤 심하다.

어떻게 하면 역사에 대한 관심을 높일까 궁리하다 이 그림책이 떠올랐다.

역사 관련 그림책을 읽어주면 없던 관심이 몽글몽글 생기기 않을까 싶었다.

역시 내 예상은 적중했다.

노래와 함께 역사 그림책을 읽어주니 역사에 별로 배경 지식도 없고 흥미 없던 아이들이 서서히 발동이 걸리기 시작하였다.

노래가사 암기도 힘들어 하던 아이들이 2절까지 완벽하게 암기했다. 

점점 더 아는 것이 많아지니 스스로 기뻐하는 것을 보고 나 또한 뿌듯하다. 


<태양의 새 삼족오>는 고구려 벽화에 자주 그려진 삼족오에 대한 탄생 설화를 새롭게 쓴 이야기이다.

내가 삼족오를 처음 들은 것은 아마 드라마 <주몽> 때문인 듯하다.

그에 비하면 우리 아이들은 겨우 10세에 삼족오에 대해 아는 것이니 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삼족오"를 풀이하자면

세 개의 다리를 가진 까마귀라 할 수 있겠다.

왜 이 삼족오가 고구려를 상징하는 새가 되었을까?

자!  지금부터 저 먼 옛날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 보자.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하늘나무에 하늘닭이 살고 있었다.

하늘닭의 울음이 동쪽 뽕나무까지 닿으면 바다에서 해가 떠올랐고, 사람들은 부지런히 제 할 일을 하는 평화로운 시대였다.

어느 날, 서쪽에서 사람 얼굴을 한 부혜가 나타나기 전까진 그랬다.

부혜는 밤에만 활동을 하는데 " 부혜, 부혜, 부헤" 우는 소리가

사람들 귀에는 "싸워 싸워 싸워" 로 들렸다.

사람들은 밤에는 부혜 울음 소리에 싸우다

다시 해가 뜨면 평화로운 삶을 살곤 하였다.

부혜는 그게 싫었다.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며 서로 싸우길 바랐고, 자신이 어둠의 지배자가 되길 바랐다.

이를 안 하늘닭은 부혜를 저지하였고 이에 분노한 부혜는 호시탐탐 하늘닭을 없애려고 기회를 노렸다.

결국 부혜는 하늘닭의 눈을 할퀴고 하늘닭은 그만 저 아래로 추락하고 만다.

이제 부혜의 세상이 되었고 사람들은 " 부혜 부혜 부혜" 라는 소리를 듣고

부혜의 소원대로 서로 싸웠고

급기야 여기저기서 전쟁이 일어났다.


한편, 부혜에게 눈을 공격당한 하늘닭은 눈이 보이지 않아 몸을 가눌 수 없었으나

세상이 지옥으로 변한 것을 보고 온 힘을 다해 한 걸음 한 걸음 동쪽으로 나아갔다.

만신창이가 된 하늘닭을 다른 새들이 하늘나무 위로 올려주고

하늘닭은 도와달라고 하늘님을 향해 소원을 빈다.

이에 하늘은 황금빛 깃털과 함께 세 다리를 내려준다. 드디어 삼족이 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까마귀는 아니다.

다시 맞붙게 된 하늘닭과 부혜의 두 번 째 대결은 과연 어떻게 될지...


이 그림책을 다 읽어주고 삼족오를 따라그려 보자고 하니

아이들이 아주 즐겁게 따라 그렸다. 

심지어 자신의 일기장에 삼족오를 그린 아이도 있었다.

그림책의 힘은 참 위대하다.

얼마 전까지 고구려, 주몽, 삼족오에 대해 전혀 모르던 아이가

노래와 그림책을 통해 이 모든 것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3학년은 역사에 관심이 대부분 없고, 배경 지식도 전무한 시기이다.

하지만 그 중에는 스스로 역사관련 책을 찾아 읽고 어마어마한 지식을 갖고 있는 아이도 있다.

아이의 역사 배경지식 차이가 정말 엄청나다. 

초등학교 5학년 가서 역사 부분이 나오는데

그 때 가서 이 방대한 역사를 공부하려면 많이 힘들고

주먹구구식, 수박 겉핥기, 암기 위주가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나도 수퍼남매를 키우고 있지만

엄마가 역사책 좀 읽어라 해도 엄마 말은 정말 죽어라 안 듣는다.

나도 두 아이 모두 실패한 케이스이다.

큰 애는 3학년 때쯤 삼국유사,삼국사기 그림책으로 역사에 대한 흥미를 높여보려고 했으나 실패했고

작은 아이도 집에 역사관련 그림책이 진짜 넘쳐나는 데도 아직 데면데면이다. 

딸은 그나마 중2 때  좋은 국사 선생님 만나 즐겁게 배우고 있어 다행이다 싶고,

아들은 초4인데 이번 겨울 방학 때 역사 관련 책을 함께 공부하려고 한다.

내 경우처럼 부모가 아무리 권해줘도 아이들은 제 취향대로 독서를 한다.

부모니까 그런 듯하다. 

자기 취향대로 독서하는 게 나쁘진 않지만 두루두루 다양하게 읽었으면 하는 게 어른의 바람인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선생님 말을 잘 듣는 이 시기에 

교실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역사 공부를 하자하면

좀 달라진다. 왜 ? 선생님이 함께하자고 하니까.

어렵고 지루하지 않게 놀이식으로 하면 서서히 즐겁게 배울 수 있을 듯하다.

읽히고 싶은 책이 있다면 읽어주라는 말이 통한 듯하다.

역사공부도 그림책부터 한 걸음 나아가면 아이의 역사의식이 새싹처럼 파릇파릇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 역사는 지루하고 힘든 거야' 라는 선입견과 편견을  깰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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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5-11-13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아이들이 역사에 힘들어 한다는 소릴 간간이 들었어도 아이들 나름이 아닐까?싶었는데 저희 딸들 보니까 그럴 소지가 다분하더라구요
큰아들과 넘 다른~~ㅜ
그래서 좀 걱정이네요ㅡㅡ
이책은 한 번 찾아 읽혀야겠군요^^

수퍼남매맘 2015-11-13 19:28   좋아요 0 | URL
여자애들이 남자보다 역사에 관심이 늦게 찾아오더라고요.
고학년 가르칠 때도 역사 이야기 나오면 저랑 맞장구 치며 떠드는 아이는 대부분 남자애들이에요.
다른 것도 그렇지만
역사는 배경지식 차이가 엄청 많이 나더라고요.
이 시리즈 세 권인데 참 좋아요. 강추합니다.

2015-11-18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8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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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라는 제목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미움받을 용기라니? 미움 받는데도 용기가 필요한가?

눈이 번쩍 뜨였다.

책 제목 한 번 잘 지었다 싶었다.

노란색의 표지 또한 뭔가 희망을 말해주는 듯해 보였다.

심리학이라 어려울 거라는 예상과 달리 술술 잘 읽혔다.

본문 내용이 소크라테스식 대화법으로 되어 있어 마치 연극을 보는 듯해 생생했다.

 

아들러는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이라 불린다고 한다.

2명의 명성과 달리 아들러는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니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게 아니다.

오스트리아 출신으로서 <개인심리학>을 만들었고, 프로이트와 함께 활동했으나

아들러를 아는 사람은 손꼽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 아들러를 일약 스타(?)로 만든 사람은

이 책의 공동 저자인 일본 철학자 " 기시미 이치로" 이다.

일본 철학자가 오스트리아 심리학자에 대해 정통하다고 하니

둘의 인연이 궁금하였다.

이 책은 기시미처럼 아들러의 "용기"에 반한 또 한 명의 저자가 합심하여 만든 책이다.

아들러에 정통한 철학자와 작가가 만나서인지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도 잘 짚어내고, 어렵지 않게 잘 읽힌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책의 전개 방식은

어떤 철학자와 그 철학자의 논리에 반론을 제기하기 위해 찾아온 젊은이의 대화이다.

둘의 대화를 잘 따라가다보면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을 알 수 있다.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은 프로이트와 비교해 보면 이해하기 쉽다.

프로이트가 트라우마를 내세워 모든 인간 행동을 원인론 내지 결정론적 입장에서 본다면

아들러는 트라우마를 부정하며 모든 인간 행동을 목적론에서 본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철학자를 찾아온 젊은이는

자신이 지금과 같은 행동방식을 갖게 된 것은 여러 가지 가정환경적 요인들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재다능한 형과 달리 자신은 둘째로서 특별히 재능도 없고 그냥저냥....

그래서 어릴 때 자꾸 형과 비교 당하는 바람에

지금과 같이 소심하고, 내성적이고, 비사회적인 행동양식을 갖게 되었다며

철저하게 원인론적 입장에서 말한다.

이말인즉 현재 자기 모습은 " 나 " 가 아닌 외부적 요건 때문이란 말이 되겠다. 

 

젊은이의 말을 들은 철학자는 이를 부정한다.

과거의 경험이 젊은이를 이렇게 만든 게 아니라 젊은이 자신이 그 행동방식을 선택했다고 말한다.

젊은이는 말도 안 된다고 반박하며

은둔형 외톨이인 자신의 친구를 다시 예로 든다.

이에 철학자는 또 한 번 더

은둔형 외톨이가 된 것 또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과거에 무슨 트라우마가 있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오히려 자신만의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 은둔을 하고 있다고 힘 주어 말한다.

그리고

젊은이도, 은둔형 외톨이 친구도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 싶고, 지금 당장 행복하고 싶다면

" 용기 "를 내면 된다고 한다.

 

이 글을 읽은 사람 중에 이 무슨 궤변이냐고 화를 낼 수도 있겠다.

내가 아들러의 논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 했을 지도 모른다.

어찌 되었건 

책을 읽으면서 이 부분에 대해 남편, 딸과 많은 논쟁을 했다.

내가 이 한 권의 책으로 아들러의 논리를 다 이해할 수는 없다.

이 책은 엄격히 말해 기시미 이치로가 본 아들러의 심리학이라고 할 수 있기에

아들러가 쓴 책을 더 꼼꼼하게 정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아들러 심리학은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것을 전면 부정한다.

 

내가 이 책을 읽고나서 내린 현재의 결론은

프로이트의 이론 또한 완벽하지 않고

아들러 또한 너무 개인적이 용기만 강조하여 무리수가 있다는 점이다.

하기사 완벽한 이론이 어디 있을까!

프로이트는 너무 과거에만 집착한 나머지

지금이 간과되고 그럼으로써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놓치게 된다.

과거에만 갇혀 산다면 우린 결코 지금의 행복을 누릴 수 없다.

젊은이처럼 과거에 형과 비교당한 아픈 기억이 지금도 젊은이를 괴롭히고 있다면

계속 부모 탓, 형 탓, 환경 탓만 하는 게 옳은 것인가?

모든 것을 결정론적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인간이 지금, 여기서 해야 할 일은 없는 게 아닐까?

용기를 낼 필요도, 달라질 필요성도 못 느끼지 않을까?

아들러는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과거의 나쁜 기억이 발목을 잡는 사람도 있지만

그곳에서 새롭게 시작하여 더 높이 나는 사람도 있다.

아들러는 많은 사람이 후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용기" 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아들러의 이론에도 무리수가 보인다.

용기를 내야 한다까지 수긍을 하더라도

누구나 용기를 낼 수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요즘 드라마 <송곳>을 보고 있어 매치를 해봤다.

누구나 이수인이 될 순 없다.

내가 이수인의 처지라면

미움받을 각오를 하고 지점장과 전면전을 하는 게 옳다는 것은 알지만

현실에서 그 길을 선택하기는 정말 어렵다.

용기를 내어라 내어라 해도 그게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기질을 무시할 순 없다.

사람은 누구나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고, 자신의 단점을 고치길 바라고, 더 행복해지고 싶어 한다.

개인적인 용기 물론 좋다. 

하지만 그걸 스스로 할 수 있는 사람은 현실적으로 별로 없다.

모든 걸 개인의 용기만으로 돌리는 것은 너무 과한 게 아닌가 싶다.

결국 이수인처럼 못하는 사람을 향해

' 넌 용기가 없어서야. 넌 결국 이렇게 살아가도록 스스로 선택한 거야. 넌 지금 행복해지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야" 라고

정죄하는 듯해 보인다.

개인이 용기를 낼 수 있는 상황, 환경, 사회적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듯하다.

자칫하면 지금 힘들어하는 모든 개개인의 상황이 결국 개인의 용기 부족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라도<송곳>의 이수인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구조,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면

그런 분위기, 사회구조 또한 개인의 용기가 분출될 때 가능한 거라고 책 속의 철학자가 반박할 지 모르겠다.

아~~ 머리 복잡하다.

 

이런 면에서 이 책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좋은 책이라 분류하고 싶다.

왜냐하면 기존의 것을 흔들고, 거기서 새롭게 출발하게 하기 때문이다.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과제를 분리하라 " 였다.

미움받을 용기 또한 나와 타인의 과제가 분리되지 못해

하지 않아도 될 걱정, 근심, 스트레스를 받는 거라고 한다.

이건 완전 공감한다.

타인의 인정를 받으려 하기보다

지금 내 삶에 충실하는 것 그것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럴려면 나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가 되다보면 자식의 과제 또한 내 과제로 자꾸 끌어들이는 경향이 짙다.

자녀의 과제까지 계획하고 참견하고,  속상해 하고, 화를 내고...

급기야 실망하고 그러다 부모 자식 간의 관계가 무너지곤 하는데

아들러의 말대로 과제분리를 잘하면 훨씬 자유롭고 행복해질 듯하다.

이 부분을 읽을 때 영화 <사도>를 봤는데

영조와 사도 사이도 이 과제 분리를 제대로 하지 못 해 파탄이 났구나 싶었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고민이 시작된다는 아들러의 말처럼

이 과제분리만 잘하면 어느 정도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민은 해결될 수 있을 듯하다.

 

나도 일할 때는 완벽주의가 좀 있어서

내가 한 일에 대해 누가 뭐라고 하면 굉장히 속상해하고, 속 끓는 성격인데

이제 그 부분은 타인의 과제라 여길려고 한다.

내가 성인군자도 아니고 모든 사람이 내가 한 일, 나에 대해서 칭찬을 해 줄 수는 없다.

이걸 인정욕구라고 한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건 타인의 과제일 따름이다.

미움 받을 용기, 이것만 명심해도 스트레스를 덜 받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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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3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3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본교 도서실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가래떡 데이 행사를 기획하였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도서실에서 책을 대출하는 아이들에게 쿠폰을 발행하였다.

가래떡 데이 당일, 떡과 교환할 수 있는 쿠폰이다.

 

오늘, 출근하니 벌써 도서실에 아이들이 쿠폰을 갖고 몰려왔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자습할 거리를 맡겨 놓고 도서실로 갔다.

아이들 줄을 세우고 떡이 오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9시 5분 전, 뜨끈뜨끈한 가래떡이 도착하였다.

사서선생님이 위생장갑을 끼시고 떡을 떼어 주시고, 난 꿀을 짜서 줬다.

쿠폰은 각자 상자에 집어 넣었다.

도서실 밖 복도까지 길게 줄이 이어졌다.

 

교장, 교감 선생님이 올라오셔서 보시고 깜짝 놀라셨다.

아이들이 너무 많고, 꿀을 질질 흘려서....

교장 선생님은 직접 휴지를 가져다 바닥을 닦으셨다.

1교시 시작 종이 쳐도 복도까지 줄이 이어져있었다.

하는 수 없이 다음 쉬는 시간에 오라고 아이들을 돌려보냈다.

아이들은 아쉽지만 발걸음을 옮겨야했다.

 

아이들이 올라간 후, 윗분들이 궁여지책을 내놓으셨다.

떡을 교실로 올려보내자고 말이다.

윗분들 보시기에 너무 혼잡스럽고, 꿀도 흘리고, 아이들이 손으로 떡을 먹는 모습이 보기 그랬나 보다.

일단 위에서 그렇게 지시를 하시니

각반 별로 쿠폰 수를 조사해서 교실로 떡과 꿀을 접시에 담아 올려보냈다.

 

교실에 올려보내면서 문득 생각하니

쿠폰이 없는 아이들은 친구들 먹는 것을 보기만 해야 하는데 싶었다.

교실에 올려가면

담임 선생님이 쿠폰 조사하고, 떡 떼어주고, 꿀 발라주고 수고하셔야 하는데...

(도서실에서 진행하면

도서실 바닥만 지저분해지만...)

도서실에서 진행해야 도서실 행사인데

교실에 떡을 올려보내니 도서실 행사가 아닌 게 되어버렸다.

나중에 윗분들께도 이런 문제점을 알려 드렸다.

떡 못 먹는 아이가 서운할 수 있다고 말이다.

도서실에서 진행하면 쿠폰 있는 아이만 오니 서운할 게 없지만

교실에서 진행하면 바로 앞에서 떡 먹는 걸 보니 마음이 상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남들 먹을 때 못 먹으면 서운하지 않나! 특히 저학년은 더 그렇다.

 

떡은 완전히 완판되었다.

 

행사를 끝내고 차분히 분석해 본다.

왜 이 행사를 기획하였나 다시 생각해 본다.

첫째 빼빼로 데이가 아니라 이 날이 농업인의 날임을 알려주기 위해서이다.

둘째 아이들의 발걸음을 도서실로 향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목표달성을 하였나 점검해 본다.

첫째 가래떡 데이에 대한 홍보는 잘 되었다. 도서실 화이트 보드에 농부에 대한 감사의 쪽지가 많이 붙어 있다.

        학교에 빼빼로가 보이지 않았다.

둘째 아무래도 재미있는 행사를 하면 아이들이 도서실을 많이 오게 된다.

       월요일, 화요일보다 평소보다 많은 아이들이 도서실에서 책을 대출하였다.

      

개선점

첫째 꿀이 바닥에 흐른다(꿀을 하지 말까?)

둘째 갑자기 도서실 행사가 아니라 교실 행사가 되어버렸다.

셋째 떡 못 먹는 아이가 마음이 상할 수 있다.

 

예기치 않은 의견으로 갑자기 도서실이 아니라 교실로 떡을 올려보낸 점이 못내 아쉽지만

이것 또한 내 과제가 아님을 인정해야지.

복도와 교실 바닥에 꿀이 떨어져 얼굴 찌푸리는 선생님도 계셨다지만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욕 먹기는 마찬가지이다 싶다.

이것 또한 나의 과제는 아닌 듯.

 

사서선생님과 나는 교실로 올려보내는 바람에 고생이 덜했다.

9시 정각에 행사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데 너무 바빠 못 찍었다. 에궁! 아쉽다.

아이들이 떡이 뜨겁고 말랑말랑해서 정말 맛있고, 또 하고 싶다고 해서 뿌듯하다.

" 미안하지만, 내년까지 기둘려야 한단다."

포스트 잇에 감사 편지를 쓰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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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1 14: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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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1 21: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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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11-11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꿀......우린 얄밉게도 직원덜만 꿀에 찍어 먹었어용.
님 덕분에 가래떡데이를 위한 예쁜 알림글도 만들었어요^^ 감사합니다~~~

수퍼남매맘 2015-11-11 21:18   좋아요 0 | URL
딸의 그림이 도움이 되었다니 제가 기쁘네요.
쿠폰에도 가래떡 캐릭터를 넣었더니 아이들이 좋아하더라고요.
내년에는 꿀 없이 떡만 준비할까봐요.
윗분들이 꿀 흘리는 게 싫은가 봐요. ㅠㅠ

2015-11-11 2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3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3 14:5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