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 새싹 인물전 35
김은미 지음, 홍선주 그림 / 비룡소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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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왔다.

장소는 남양주 마재.

다산 정약용이 태어나고, 자라고, 생을 마감한 곳이다.

실학 박물관도 구경하고, 다산 생가와 묘도 보고, 고구마도 캐고, 두부도 만들고 알찬 하루였다.


현장학습을 가기 전, 다산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가야 보고 느끼는 바가 있을 듯하여

새싹 인물전 <정약용>을 읽어줬다.

지난 번 혼자 읽어주다 머리가 핑핑 돈 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나만큼 잘 읽어주는 여자 아이를 한 명 섭외하여 절반씩 읽어줬다.

훨씬 체력이 비축되어 좋았다.

이 아이는 내가 1학년 때도 담임한 아이인데 책을 아주 실감 나게 잘 읽어줘서

2년 전 그 때도 종종 나를 대신해서 책을 읽어주던 수제자이다.


남양주 마재에서 태어난 정약용은

어릴 때 홍역을 앓아 눈썹에 작은 흉터가 있었다고 한다.

그 모습이 마치 눈썹이 3개 인 듯해 보여 "삼미자" 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9살에 어머니가 병으로 돌아가셨지만

자애로운 새어머니는 어린 나이에 어미를 잃은 약용을 친모처럼 잘 돌봤다고 한다.

정약용은 성균관에서 1등을 도맡아 하며 정조의 눈에 들었다고 한다.

정약용과 정조는 이 때부터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된다.

백성들의 노고를 덜어주고자 거중기를 개발하고,

배다리를 만드는 일은 물론이거니와

실학자답게 백성들이 잘 살 수 있는 있도록 여러 가지 방면에서 탐구하고 이를 알리고자 책을 펴냈다.

정조가 너무 총애한 탓이었을까!

정약용을 시기 질투하는 무리가 생겨나고 이들은 호시탐탐 그를 제거하려고 하였다.

마침 정약용 형을 비롯해 친척들이 천주교 신자인 것을 빌미로

정약용 또한 천주쟁이로 내몰려 모진 고문을 당하고, 강진으로 유배를 당한다.

형 정약전은 흑산도로, 정약용은 강진으로 떠나는 날, 

형제는 이제 헤어지면 언제 다시 만날까 싶은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한다. 


당파 싸움으로 혼란하던 시기에 태어난 정약용은

백성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과 함께 개혁 의지가 강한 정조를 도와 참 많은 일을 이룩하였다. 

무엇보다

강진에서 18년 귀양 생활 동안 

500여 권의 책을 썼다는 사실 하나만 보더라도 그의 학문에 대한 열정과 탐구심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학자 중의 학자라고 할 수 있겠다.

인품 또한 훌륭해 보인다.

모함을 받아 유배를 왔으니 그 얼마나 원통하고 분하였을까!

나 같으면 억울해서 화 병으로 책이 손에 잡히질 않았을 듯하다.

정약용은 원통해하며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던 듯하다.

오로지 백성을 위하는 마음,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그 마음으로 학문 연구에만 몰두하였다.

그의 그런 온화한 인품 때문이었을까!

모진 고문과 오랜 유배생활에도 불구하고 75세로 장수하였다.

특이한 것은 회혼(결혼 60주년)을 맞이하여 가족과 제자들이 다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하였다는 것이다.

그런 축복을 받을 만한 큰 인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늘 실학 박물관을 구경하며

우리 반 아이들이 

"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어디 있어요?" 물어보자

안내하시는 분이 깜짝 놀라셨다.

"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하시자

" 우리 선생님이 가르쳐 주셨어요" 한다. ㅎㅎㅎ

역시 공부를 하고 가길 잘했다 싶다.

다산 생태 공원을 거닐면서도 다산의 일대기가 쭉 써져 있는데

우리 반은 어제 예습을 다한 거라 훨씬 이해를 잘했다.

책에 사회에서 배우는 여러 가지 지명도 나오고- 강진도 찾아봤다-

요즘 한창 상영하고 있는 영화 <사도>와 관련된 정조도 나오고 하니

여러모로 배경 지식이 넓어진 듯하다. 

이런 책은 혼자 읽는 것보다 부모나 교사가 배경 설명해 주면서 읽어주는 게 더 효과적이다. 

유적지로 현장학습을 갈 때는 이렇게 책을 한 번 함께 읽어보고 가는 게 훨씬 좋은 것 같다.


아! 책을 읽고 알게 된 정약용 호의 의미는 이렇다. 

"다산" 이란 호는 강진에 유배갔을 때 뒷산에 차 밭이 많아서 다산이라고 지은 것이란다.

"여유당" 이란 호는 벼슬을 관두고 마재 집으로 돌아왔을 때

다산 스스로 집이름을  "여유당" 이라 지었다고 한다.

"여유"라는 의미가 참 멋지다.

겨울에 살얼음판을 건너듯이 조심 또 조심하고 두려워하라는 의미라고 한다.

책을 읽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멋진 분이란 걸 알게 되었다.

사진을 보니 인상도 참 좋다. 고매한 인격이 보인다고 할까!


다산의 책 중에 가장 유명한  "목민심서"를 아직 읽어보지 못 했다.

외국에서도 관리가 가져야할 마음가짐의 지침서로 정평이 나 있다고 하는데 말이다. 

언제가는 꼭 도전해 보리라. 

아이들과 어제 계산해 보니 18년 동안 500여 권을 책을 썼다면 평균적으로

한 달에 2권 정도 책을 쓴 셈이다. 

애들도 나도 놀랐다.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우리나라 성인 평균 독서량보다 더 높은 수치이다.

책 읽기 좋은 날들이다. 분발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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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10-14 0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랑스러운 제 조상님이세요^^
그 당시 75세는 참으로 대단한 장수네요.
500여권을 집필하면서도 스트레스는 전혀 안받으셨나 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
아이들이 얼마나 신났을까요?
흐뭇한 풍경입니다~~~~~

수퍼남매맘 2015-10-14 07:17   좋아요 0 | URL
어머나! 세실 님 조상이시군요. 자랑스러우시겠어요.
집필하면서 화와 스트레스를 삭히지 않았을까 저 혼자 짐작해 봅니다. ㅋㅋㅋ

날씨도 정말 좋고, 정약용 생가 쪽이 조용하고 고즈넉하니 참 좋더라고요.
현장학습 가면 바글바글 해서 제대로 구경 못 하는데 여긴 그렇지 않아 좋았어요.
그야말로 슬로 시티!!!

2015-10-14 0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14 2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종대왕 새싹 인물전 11
김선희 지음, 한지선 그림 / 비룡소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며칠 전, 569돌 맞은 한글날이었다.

오랜만에 광화문에 나가보니

"한글 큰잔치"를 하고 있어 좋은 구경을 했다.

그 중 유독 눈길을 사로잡은 게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중고등 여학생들이 한복을 입고 다니는 거였다.

딸 말을 들어보니 요즘 유행이란다.

그런 유행이라면 우리의 문화를 알리는 것이니 적극 찬성이다.

나머지 하나는 한글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들이었다.

대상은 자음을 이용해 동물을 꾸민 것이었는데

친근한 동물 곳곳에 자음이 들어가 있는 작품이었다.

미리 알았더라면 딸도 출품해 보라고 할 걸...

시내에 나가니 한글날 기분이 오롯이 느껴졌다.

 

한글날 하루 전이었다.

아이들이

 " 선생님, 내일 쉬는 날이죠?" 하길래

" 쉬는 날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한글날인 게 중요한 거야" 라고 말해주며

60분 이상 걸려 새싹 인물전 <세종대왕>을 끝까지 다 읽어주었다.

 

다 읽고나니 완전 방전되어 오후에는 내내 해롱해롱했다.

우리 선조들은 어떻게 몇 시간 동안 음독했을까!

새삼 선조들이 존경스러웠다.

보통 때는 10-20분 정도만 읽어주고 끝내는데

다음날이 한글날인데다

책을 읽다 멈출 수가 없어 끝까지 읽다보니 나중에는 머리가 핑핑 돌았다.

 

읽는 내내 

남자애들은 적절한 리액션을 하며  관심을 보이는데

여자애들은 내용이 어려운지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어서인지 딴 행동을 하는 아이가 몇 있었다.

보편적으로 여자애들이 역사에 대한 관심이 남자보다 늦게 생기는 듯하다.

역사는 굉장히 중요한 것인데 지루하고 어렵다고 생각하면 답이 없는 듯하다.

부모가 아이들과 사극도 함께보고, 역사책도 읽어주면서 서서히 흥미를 이끌어 주는 법이 좋을 것 같다.

 

마침 국어 시간에 듣고 요약하기, 보고 요약하기 등 메모의 중요성과 메모 방법을 공부하고 있는 터라

들으면서 중요한 내용을 적당히 메모하라고 하였다.

어차피 독서 일기도 써야하고 말이다.

 

이야기는 태종의 아내, 즉 세종의 어머니가 꾼 태몽부터 시작된다.

태양을 꿀꺽 삼킨 빨간 옷을 입은 아이가 왕비의 품에 들어오는 꿈이었다.

열 달 뒤, 태종의 셋째 아들 충녕대군이 태어난다.

태종에게는 네 아들이 있었다.

첫째 양녕대군은 시도 잘 짓고 글도 잘 썼으나 아버지처럼 말 타고 활 쏘는 것을 좋아했다.

둘째 효령대군은 마음이 여리고 내성적이며 부끄러움이 많아 나랏일에 나서는 것을 싫어했다.

셋째 충녕대군은 책을 좋아하여 한 번 본 것을 외울 정도로 총명하며 마음이 어질고 착했다.

넷째 성녕대군은 병약하여 일찍 세상을 떠났다.

 

알다시피 태종은 왕자의 난을 일으켜 왕이 된 무서운 사람이다. 

하여 그는 자신을 이을 다음 왕의 조건으로 어질고 착한 것을 꼽았다고 한다.

거기에 딱 알맞은 사람이 바로 셋째 충녕대군이었다.

이렇게 충녕은 스무 살 남짓된 나이에 왕위에 오른다.

그로부터 30년 동안 조선은 태평성대를 누리는데....

 

책에서는 세종과 함께 했던 신하가 여럿 등장한다.

음악가 박연,

천문학자 이순지,

육진을 완성한 김종서,

과학자 장영실, 

그리고 집현전 학자들.

 

좋은 리더는 사람을 잘 부릴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의 재능을 잘 알아보고 적재적소에 사람을 배치하여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라 할 때

세종은 그러한 리더였다고 생각한다.

세종과 함께했던 사람을 보면 단박에 그걸 알 수 있다.

신분, 나이 등을 떠나 그 사람의 재능과 됨됨이를 보고 그가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왕으로서 도와준 덕분에

태평성대를 누리지 않았나 생각한다.

세종이 다스렸던 30년 동안

문화, 예술, 정치, 학문, 과학 등 모든 분야가 발전했다는 게 바로 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책에서는 세종이 신하를 향하여 크게 노하는 일화도 실려 있다.

세종하면 온화한 모습만 떠올리곤 하였는데

불의한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일화 하나를 소개해본다.

어떤 대감이 길을 가다 노비가 쓰러져 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

사정을 물어보니 권채 라는 양반이 노비를 저렇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궁에 돌아온 대신은 이를 세종에게 아뢴다.

이에 세종은 권채를 당장 잡아들여 죄를 묻는다.

권채는 노비가 도망가서 법대로 했을 뿐 오히려  자신이 억울하다고 한다.

권채는 바로 집현전 학자였다.

세종이 느꼈을 배신감....

세종은 권채의 이런 행동을 보고 더 노발대발하여

양반이라 할지라도 노비를 자기 맘대로 벌 주지 못 하는 법을 만들도록 한다.

 

또 하나 세종이 두 아들과 한글을 만든다는 소문을 들은 대신들은 세종을 반대하기에 이른다.

중국의 것을 최고로 치던 그들에게 우리나라 글을 만든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였기에

반대는 매우 극심하였다.

이에 세종은 대신들에게 또 한 번 분노한다.

"그대들은 언제까지 중국의 눈치만 볼 것인가?

중국이 큰 나라인 것은 사실이나, 중국의 말과 우리말이 다른데

우리말을 적을 글자를 만드는 게 어째서 잘못이란 말인가!"

이 부분 읽을 때 통쾌하였다.

중화 사상에 찌들어 있던 대신들을 꾸짖는 세종의 카리스마, 멋지다.

전에 봤던 사극 <뿌리 깊은 나무>도 생각나고 말이다.

신하들의 엉청난 반대에도 세종은 한글 창제를 포기하지 않았다.

 

두 가지 일화를 통해 세종이 온화함 속에 조용한 카리스마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백성의 아픔을 공감하는 리더,

아랫 사람의 잘못을 따끔하게 야단칠 수 있는 리더,

재능을 알아보고 사람을 부릴 줄 아는 리더,

옳은 일이라 생각하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리더,

반대 의견이라 할지라도 힘으로 제압하지 않는 리더,

항상 공부하고 노력하는 리더,

그의 리더십을 본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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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3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14 0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트리갭의 샘물 눈높이 어린이 문고 5
나탈리 배비트 지음, 최순희 옮김 / 대교출판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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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산다는 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이냐고?

이 책을 읽게 되면 자연스레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 우연히 트리갭의 샘물을 마시고 영생을 얻게 된 한 가족이 있다.

그 샘물을 마셨던 그 때 그 나이 그대로 하나도 늙지 않은 채 87년을 살고 있는 터크 가족이 주인공이다. 

엄마인 매 터크가 10년 만에 두 아들을 만나기로 약속한 날,

세 가지 사건이 동시에 벌어진다.

그 하나는 매 터크가 두 아들을 만나러 트리갭을 향하여 떠난 것이고

둘째는 자존심 강한10살 아가씨  위니가 할머니와 엄마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 집을 가출한 것이며

마지막은 이름 모를 키 큰 신사가 위니 포스터의 집을 배회하다 매 터크의 뮤직 박스 소리를 들은 것이다.


집을 가출한 위니가 생전 처음 가 본 숲 트리갭에서 샘물을 마시는 제시(터크의 아들)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위니는 자신도 목이 마르다며 그 물을 마시겠다고 하는데 제시는 극구 만류한다. 

실은 그 샘물은 보통 샘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시는 순간, 죽지 않고 10살 그대로 영원히 살게 되는 신비의 샘물이었던 게다.

제시는 위니에게 그 물을 먹어선 안 된다고 만류하지만 계속 고집을 부린다.

때마침 아들을 마중나왔던 매가 이 상황을 보고, 위니를 들어올려 말에 태운 채 자신들의 거처로 데려가게 된다.

이 상황은 얼핏 보면 어떤 뚱뚱한 아줌마와 두 아들이 작당하여 부잣집 아가씨를 납치한 것처럼 보여진다. 

이 모든 것을 숨어서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얼마 전 위니 포스터 집을 배회하던 그 키 큰 신사이다.


뜻하지 않게 10살짜리 여자 아이를 납치해 버린 터크 가족은 위니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바로 영생을 얻게 된 이야기 말이다. 

위니는 순박해보이고 착해 보이는 그들의 이야기를 믿을 수도 믿지 않을 수도 없다.

하지만 어쩐지 이 가족이 마음에 든다.

그런데 터크 가족의 비밀을 알아버린  키 큰 신사가 문제였다.


신사는 포스터 집을 찾아가 이 모든 것을 죄다 말하고, 터크 가족을 납치범으로 몰아부친다.

그의 꿍꿍이는 트리갭을 손에 넣어 영생을 얻게 하는 그 샘물을 비싼 값에 파는 것이었다.

영생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면 사람들이 앞다투어 샘물을 마시겠다고 아우성을 칠 텐데...

모든 사람들이 죽지 않고 이대로 영원히 살아간다면 과연 아름다운 세상이 될까!

과연 그 각자는 영생을 얻어 행복할까!


독자는 터크 가족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연스레

영원히 사는 것이 축복일까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터크 가족조차 이 부분에 있어서는 각자 생각이 달라 보인다. 

위니가 처음 만나 반했던 제시는 그냥 영생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한 마디로 자유로운 영혼이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위니에게 17살이 되면 샘물을 마시고 그 때 만나 영원히 함께하자고 프로포즈를 하는 유쾌한 캐릭터이다. 

엄마 매 터크는 지금 죽든 영원히 살든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자는 입장이다. 

아빠는 모든 것은 태어나고, 자라고, 성장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대자연의 섭리에서 자신의 가족이 벗어나 이렇게 영생하는 것을 아주 힘들어하는 캐릭터이다. 

그렇담 나는 어떤 입장인가?


교사독서모임에서 어떤 후배가 이 책을 추천해서 읽게 되었다. 

후배가 반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기 전 물어봤다고 한다.

" 영원히 산다면 어떨까요?" 했더니

아이들이 100%

" 좋아요. 행복해요" 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이 책의 줄거리를 다 들려주고 난 후 다시 질문을 했더니

생각이 바뀐 아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좋은 책은 그런 힘이 있다. 


나도 이 책을 보면서 다시 곰곰이 생각해 봤다.

영원히 이대로 죽지 않고 산다는 것은 축복일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태어나고, 자라고, 변하고, 때가 되면 생을 마감하는 게 행복한 삶이며 그게 축복인 듯하다.

아들에게 살짝 물어봤다.

이대로 계속 산다면 쭈욱 공부해야 하니까 싫단다. 그렇군!!!

학생들은 공부가 지겨워서 절대 트리갭의 샘물을 마시진 않을 듯하다. ㅋㅋㅋ


과연 위니는 17살이 되어 제시가 준 그 샘물을 마시고 영생을 얻었을까? 궁금하면 책장을 펼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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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5-10-09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읽었는데 다시 읽고 싶어져요. 영화 ˝아델라인˝이 29살 영원한 젊음을 갖게된 여자 이야기라고해서 기대하는 중인데 마침 딱 어울리는 리뷰를 만났어요. ^^

수퍼남매맘 2015-10-09 09:52   좋아요 0 | URL
읽으셨군요. 동화인데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어 놀랐어요.
영화 <아델라인>, 기대가 됩니다. 저도 개봉하면 봐야겠어요.
 

며칠 후면 한글날입니다.

다시 한글날이 공휴일로 지정된 게 바로 작년부터이지요.

한글날에 또 한 번 마음에 새겨볼 인물이 있네요.

3학년 국어 교과서에 나온 "훈맹정음"을 만든 박두성이란 인물이 그 주인공입니다.

 

훈맹정음이라?

훈민정음이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면

훈맹정음은 맹인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 할 수 있습니다.

박두성은 일제강점기 때 맹인을 위해 한글 점자를 만들어 배포한 인물입니다.

저도 국어 교과서에 나와서 박두성이란 인물에 대해 이제서야 알게 되었네요.

프랑스 사람 루이 브라이가 지금 통용되고 있는 6점 점자를 만든 것은 책을 통해 알았지만

한글 점자를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 하지도 않았던 제 자신이 참 부끄러웠습니다.

루이 브라이는 본인 스스로가 시각 장애인이어서 누구보다 시각장애인의 비통함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눈만 안 보일 뿐 그들은 비장애인처럼  동등하게  읽고 쓰고 싶었습니다.

그런 마음을 담아  점자를 개발하는데 전 일생을 바쳤습니다.

반면 박두성은 시각장애인이 아니었습니다.

박두성은 맹인학교의 교사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제자를 보면서 세종대왕이 백성에게 가졌던 그 측은지심을 느꼈습니다.

그 마음으로 맹인이 읽고 쓸 수 있는 한글 점자를 만드는 데 일생을 헌신하였습니다.


이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 바로 "훈맹정음"이라고 하니

시각장애인에게 있어서 박두성은 세종대왕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제 핸드 크림을 하나 사러 매장에 갔습니다.

함께 구경하던 딸이

" 엄마, 이거 점자로 되어 있다" 하길래 살펴보니 화장품 용기 뚜껑에 점자가 있었습니다.

순간

' 이 브랜드 마음이 참 예쁘다' 생각되었습니다.

이렇게 점자로 되어 있지 않은 이상, 무슨 제품인지 모르고 헷갈릴 수 있을텐데

이런 것 하나까지 배려한 그 마음에 신뢰가 갔습니다.


<점자로 세상을 열다>의 저자 이미경 작가는 

갑자기 아들이 가까이 있는 사물이 잘 안 보인다고 하여

아들과 함께 점자를 배우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각장애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시각장애인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이런저런 불편 사항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박두성 선생님이 살았던 시대에 비하면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많이 좋아지긴 하였지만

아직도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그러다 

한글 점자를 만든 박두성이란 인물을 알게 되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린이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작가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잊혀질 뻔한 인물의 이야기를 이렇게 결 좋은 이야기로 만들어줘서 말입니다.

작가의 아들이 갑자기 당한 황망한 일 때문에 작가가 점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처럼

우린 이 책을 통해 한글 점자를 만든 박두성 선생과 시각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될 거라 믿습니다. 

저도 이제 박두성 선생님을 알게 되었으니

매년 한글날이 되면, 세종대왕 뿐 아니라 박두성 선생님 이야기도 꼭 들려주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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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06 0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6 1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5-10-07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훈맹정음...제목만 보고는 패러디라 생각했는데......
박두성님이 한글 점자를 만드신 훌륭한 분이군요.

수퍼남매맘 2015-10-08 10:32   좋아요 0 | URL
시각장애인에게 세종대왕 같은 분이라고 할 수 있지요.
박두성 선생님에 대해 널리 알려야 할 듯해요.
 
거인의 정원 베틀북 그림책 112
오스카 와일드 글, 리트바 부틸라 그림, 민유리 옮김 / 베틀북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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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멋진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내용도 좋고, 그림 또한 뛰어나다.

읽는 내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듯 가슴이 두근거렸다.

<오스카 와일드>의 글에 핀란드 출신 <리트바 부틸라>가 그림을 그렸다.

그림풍이 아주 세밀하여서 깜짝 놀랐다.

꽃잎 하나하나, 거인의 수염 한 올 한 올까지 섬세하게 표현한 것이

마치<그 집 이야기>를 그린 로베르토 인노센티의 그림을 떠올리게 한다.


책의 편집 또한 평범하지 않다.

펼쳤을 때 이야기가 시작되는 첫머리에 작은 그림 하나를 넣었다.

작은 그림은 큰 그림과 연관되어 있다.

작은 그림이 큰 그림의 어느 부분일까 맞춰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그림 크기도 다른 그림책에 비해 크다.

가로로 2/3 정도 되는 크기로 그림을 배치하고, 왼쪽에 글을 배치하여 그림을 더 잘 감상할 수 있게 배려하였다.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거인의 정원에서 신 나게 뛰어 놀곤 하였다.

거인의 정원은 너무 푹신하고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7년 만에 돌아온 거인은 자신의 정원에 아이들이 들어와 뛰어노는 것을 보고

"누구든 정원에 들어오면 큰 벌을 받게 하겠음" 이란 경고를 붙여 놓는다.

그 후론 아무도 정원에 들어오지 않게 된다.


아이들의 발걸음이 멈추자 희한한 일이 벌어진다.

거인의 정원에 더 이상 꽃이 피지 않고 새도 지저귀지 않은 채 추운 겨울만 계속 되는 거다.

아이들의 발걸음과 아이들의 웃음 소리를 듣고 정원에 있는 나무들이 아름다운 이파리와 꽃을 피웠던 건가 보다.

아이들이 더 이상 정원에 들어오지 못 하자

겨울 요정들은 이 때다 싶어 거인의 정원을 꽁꽁 얼어붙게 만든다.


이제 거인의 정원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다.

이대로 계속 겨울인 상태로 내버려 둬야 할까

아님 다시 아이들을 오게 하여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려야 하는 걸까


"너무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는 주제도 명징하고, 결말 또한 약간의 반전이 있다.

무엇보다 그림이 정말 아름다워서 푹 빠지게 되는 그림책이었다.

가장 아름다웠던 장면은 거인의 정원에 꽃이 만발한 모습이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유독 한 곳만 아직 앙상한 겨울 나무가 보인다.

그 곳에 키가 작은 꼬마 아이가 나무에 오르지 못해 슬피 울고 있다.

거인이 이 광경을 보고 어떻게 했을지 상상해 보시라.

하나 더, 이 꼬마 아이가 이야기의  아주 중요한 조연이다.

스포일이 될 수 있으므로 여기까지만.


천국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정말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이 아름다운 모습을 혼자만 보려고 했던 거인은 얼마나 욕심꾸러기였던가!

"나누면 기쁨이 두 배가 되고, 함께해야 더 행복하다."는 진리를 늘 기억하고 실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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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0-04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어렸을때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보던 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아요. 그 때 좋았던 책들은 나중에 아이들에게 물려주려고 아직도 잘 보관하고 있어요. 손주들이 생기면 읽어주어도 좋겠죠ㅎㅎ 멋진 그림책을 보고나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수퍼남매맘 2015-10-05 16:20   좋아요 0 | URL
손주에게 손 때 묻은 그림책 물려주고 읽어주는 일, 상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그림책은 정말 아이들 자랄 때 마르고 닳도록 읽어주던 거라, 쉬이 버려지지가 않더라고요.
저도 잘 가지고 있다 손주한테 물려줘야겠어요.

2015-10-06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6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