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 그러니까 추석 연휴 하루 전에 독서모임을 가졌다.

원래 수요일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여러 분이 바쁘다 하셔 금요일로 옮겼다.

나 포함 다섯 명이 모여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인원이 왔다.

잘 버틴 보람이 있었다. 흐하하!


조퇴하고 가야하는데 선배님 생각나서 못 갔다는 후배도 있고,

예전부터 오고 싶었는에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이제서야 합류한 선배도 계셨다.

한가위 만큼 풍성한 모임이었다.


먼저 요즘 보험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며 경제 관련 책도 읽어보자는 후배의 말에

이쪽에 조금 해박한 지식을 가진 선배님의 노하우를 잠깐 들었다.

선배님이 요근래 단독주택을 구입하셨다는 말에 우리 모두

" 우아~ 좋겠다" 부러워하였다.

즉 재테크하려면 아파트보다 주택을 구입하여야 한다는 말씀이었다.

단독주택은 나의 로망이기도 한데...

아무튼 이쪽 관련은 거의 지식이 전무하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경제 관련 책을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 싶었다.


지난 달부터 나오기 시작한 5학년 후배가 이번 동료장학 때

<사라, 버스를 타다>로 수업을 하였다는 말에 박수를 보냈다.

이렇게 한두 명이 책으로 수업을 하다보면 다른 선생님의 인식도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 반응도 아주 좋았다고 한다.

그림책은 어느 학년을 막론하고 수업하기가 좋다.

나도 고학년 맡으면 이 책으로 꼭 인권 관련 수업을 한 번 해보고 싶다.

이번에 새로 오신 선배님도 작년 동료장학 때 이 책 가지고 이미 수업을 하셨다고 했다.

이 그림책 관련 시대 상황을 담은 여러 가지 자료를 아이들에게 쭈욱 보여주시고

그림책 수업을 하셨다고 한다.

두 수업 모두 같은 학년이 아니라서 못 봐서 참 아쉽다.




4학년 후배는 반 아이들에게 <트리갭의 샘물>줄거리를 소개해줬다고 한다.

담임이 줄거리를 잠깐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굉장히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들려주고 나서

아이들과

" 영원히 사는 것이 행복할까?" 라는 주제로 이야기했는데

줄거리 듣기 전후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줄거리 듣기 전에는 대부분이 영원히 사는 게 좋다고 했다가

이야기 듣고나서는 영생이 꼭 행복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후배의 줄거리 들려주기가 끊나자  대여섯 명이 스스로 그 책을 찾아 읽기 시작하였단다.

아까도 말했듯이 4학년이다.

매일 조금씩 어른이 읽어주는 것이 더 좋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으면 잠깐이라도 책 소개를 해주는 것도 괜찮다.

후배는 줄거리 전체를 들려줬다고 하는데

그것보단 내 생각으로 클라이막스에서 끊어 아이들의 궁금증을 극대화시켜 스스로 찾아 읽게 만드는 더  좋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어른이 책 소개를 잠깐 하는 것만 해도

아이들에게 큰 자극이 된다.

나도 아직 이 책을 못 읽었다.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들었는데 인연이 닿지 않았다.

후배 말 듣고나서, 이 책을 당장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제가 참 마음에 든다.


원래 9월 모임은 반아이들에게 동시를 읽어주고 그 이야기를 하기로 하였는데

실천을 한 분은 없었다.

아직 동시를 읽어주는 것은 낯선가 보다.

이렇게 서서히 그림책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발전해나가면 좋을 듯하다.


10월은 아무래도 한글날이 들어 있으니

한글 관련 책을 읽어주자고 제안하였다.

요즘 우리 반은  <초정리 편지> 한 꼭지씩 읽어주고 있다고 소개를 하였다.

읽어본 분도 계셨는데 읽을 때마다 감동 받는 나와는 달리 별 감동이 없었다고 하셨다.

책에 대한 감상은 전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읽어줄 책을 선택하는 기준은

읽어주는 사람이 감동 받은 책을 골라야 한다고 독서 교육 연수에서 들었다.

본인이 감동 받지 못한 책을 읽어주면 상대방도 별 감흥이 없다고 한다.


내가 읽은 책 중에서 생각나는 대로 몇 권 소개해 드렸다.

이 중에서 한 권이라도 반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한 달 후에 만나자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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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01 14: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1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민적 글쓰기 - 열등감에서 자신감으로, 삶을 바꾼 쓰기의 힘
서민 지음 / 생각정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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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조금이라도 써 본 사람은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해 봤을 테다.
나도 요즘 들어 글을 잘 써보고 싶어 글쓰기 관련 책을 찾아 읽고 있는 중이다.
작가가 될 것은 아니지만 내 생각과 느낌을 조금이라도 더 잘 표현하고 싶어서이다.
 
알라딘에는 글쓰기 고수가 참 많다고 생각한다.
책을 낸 저자도 여러분 계신 걸로 알고 있다.
그 분들 모두 글을 잘 쓰지만 유독 눈길이 가는 분이 바로 마태우스 님이었다.
그 이유는 마태우스 님 글은 쉽고, 유머가 있고, 사회비판적이었다.
그게 참 마음에 들었다.
서재에 방문하니 대문에 커다란 백마가 있는데 멋져 보였다.
어쩐지 역동성이 느껴졌다.
게다가 기생충을 연구하는 현직 교수인데도 불구하고 꾸준히 글을 쓰는 걸 보고 놀랐다.
리뷰 쓰는 기생충 박사라!
참 특이한 이력이다 싶어 고개가 갸우뚱거려졌다.
 
그러다
마태우스 님이 올린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죄송하지만-
정말 깜짝 놀랐다.
(마태우스 님이 책에서 솔직하게 쓰라고 해서 솔직하게 쓴다)
' 와! 못 생겼다. 어쩜 눈이 저렇게 작을 수가 있지? 에궁 크면서 많이 속상했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외모에 대한 놀람은 잠시였고, 
글을 보고 점점 그의 마력에 빠져들었다.
역시 얼굴에 대한 평가는 잠깐이고 글발이 마음에 오래 가는 듯하다.
그런 마태우스 님 즉 서민 교수가 글쓰기 책을 냈단다.
궁금했다.
 
책제목도 "서민적 글쓰기" 란다.
이 책은 저자만의 글쓰기 지옥훈련 비법과 글쓰기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이었다.
저자는 자신의 글을 특징을 이렇게 요약했다.
"솔직함이다. 간결함이다. 꾸준함이다. 비유하기다. 돌려까기다. 웃기기다. 정확함이다. 삐딱함이다." 
그 특징이 바로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었고
그 비법을 알고 싶어 저자의 책을 읽게 된 것이다. 
저자도 처음부터 글을 잘 썼던 것은 아니란다.
유머도 수없이 연습해서 얻어진 결과라고 하니
유머도 연습하면 나아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유머가 많이 약한데...
결국 지금의 서민적 글쓰기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지옥훈련을 통해 이뤄진 거란다.
 
저자의 이력은 아까도 말했지만 평범하지 않다.
외모 컴플렉스 때문에 죽어라 공부해서 의대에 들어갔고
기생충 박사가 되었고
글을 잘 쓰고 싶어 블로그 운영을 하다
출판사 제의를 받아 책을 내게 되고, 신문사 칼럼도 쓰고, 급기야 TV 프로그램 고정 출연도 하게 된다.
공중파에 나왔을 땐 우리 가족 모두 가족이 나온 것처럼 환호했었다.
외모 때문에 땅만 보고 걷던 아이가
완전 180도 탈바꿈 하여
세상을 종횡무진 누빌 수 있게 된 것은 다 글쓰기 덕분이라고 한다.
저자는 글쓰기가 삶을 바꿀 수 있다고 하였다. 자신의 경우처럼 말이다.
게다가 어여쁜 아내도 맞이하게 된 것도 모두 글발 때문이란다.
나도 울 반 아이들한테 세 가지 발이 중요하다는 말을 자주 하곤 한다.
" 얘들아, 사람은 말이야~ 미소발, 말발, 글발이 있어야 하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게 글발이야" 라고 말이다.
 
 "마태우스" 라는 닉네임의 기원에 대해 알게 된 것도 큰 수확이었다.
궁금하긴 한데 남들은 다 알고 있는데 혼자 물어보는 것은 너무 쌩뚱 맞아 그냥 묻어둔 질문이었다. 
마태우스는 독일 축구 선수 이름인데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
"마침내 태어난 우리 스타" 라는 의미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알라딘의 스타이시니 이름값대로 되신 듯하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자주 웃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자학적 개그 때문이었다.
스스로를 못 생겼다고 여러 번 밝히시는 바람에 안 웃을 수가 없다.
얼굴 때문에 생긴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등장하는데
슬픈데 웃긴다는 게 이런 것일 듯하다.
외모 컴플렉스 때문에 땅만 보고 걸었다거나
뭐하나 잘하는 게 없고 게다가 못생겨서 초등학교 때 외롭게 지냈다거나
선 본 여자가 얼굴 보고 경악하여 빨리 자리를 떠났다는 이야기  등
모두 슬픈데 웃겼다. 
그때는 너무 속 상했을 것 같다. 
저자는 이제 당당히 자신을 못 생겼다고 말한다.
책도 여러 번 말아먹었고, 그 당시 스스로 글을 너무 못 썼다고 말한다. 
그걸 가지고 유머를 만들어낸다.
자신의 컴플렉스를 당당히 남 앞에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더 이상 그게 컴플렉스로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컴플렉스가 있었기에 저자는 겸손하고
그걸 극복했기에 더 멋지다고 생각한다.

너무나도 솔직한 이야기와 자기 비하로 시종일관 웃게 되고,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간다.
저자가 컴플렉스를 극복한 이야기와 10년 동안 글을 잘 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은
위로와 희망을 준다.
역시 노력 없이 저절로 되는 일은 없는가 보다.
나도 알라딘에 둥지를 튼 지 6년이 되어간다.
10년이 되면 나도 저자처럼 쓸 수 있겠지 하는 소망을 가져 보게 된다.
소망만 가져서는 안 되겠지.
저자가 알려준 노하우를 하나라도 꾸준히 실천해야겠다 결심해 본다. 
다른 건 몰라도 솔직함과 꾸준함은 자신있다. 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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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09-29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마태우스님 많이 잘생겨 지셨어요~~~ 눈은 어찌할 수없지만^^
이제 동안으로 우뚝 서실듯요.
내년엔 책을 세권 낸다고 하시니^~~~

수퍼남매맘 2015-09-29 19:52   좋아요 0 | URL
지금은 그 얼굴이 아주 친근하게 생각됩니다.
외모는 진짜 잠깐인 듯합니다.
오래 남는 것은 바로 인성이지요.
와우! 3권이나 집필하시려면 정말 힘드시겠네요. 기대가 됩니다.

2015-10-01 14: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1 1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선생님이 아이스크림 쏜다고 했으니 그 약속을 지켜야지.

약속은 가능한 꼭 지켜야 한다는 게 내 신념이니까.

울 반 아이 중에 가장 참하고 짝을 잘 도와주는 아이한테 

무슨 아이스크림 먹고 싶냐고 살짝 물어보니

"설레임"이라고 수줍게 말하였다.

어제 퇴근하면서 미리 수퍼에서 사서 앞교실 돌봄교실 냉장고에 넣어뒀다.


오늘 아침부터 아이들은 언제 아이스크림을 먹는지 궁금해서 술렁였다.

" 음~ 나중에 5교시 더울 때쯤" 이라고 말해줬다.

요즘 우리 교실은 찜통이다.

인조 잔디에서 열기가 그대로 올라와 얼마나 더운 지 모른다.

우리 반 꾸러기 한 명한테는 조금 치사하지만 미션을 줬다.

오늘 하루종일 친구한테 나쁜 말을 안 써야 설레임을 줄 것이라고 협박(?) 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설레임 때문에 하루종일 나쁜 말을 안 썼다. 

아이스크림은 꾸러기도 착하게 변신시키는 힘이 있나 보다.


점심 시간 끝날 때쯤 돌봄교실에서 "설레임"을 찾아오니

교실에 남아있던 아이들이

" 와! 설레임이다" 하며 들썩였다.

운동장에서 땀 흘리며 놀다온 아이들은 엄청 더웠는데 시원해졌을 테다.


5교시는 창체 시간이라서 설레임 먹으면서

아침독서시간에 잠깐 소개해줬던 "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1화를  보여줬다.

너무 자기 수준에 안 맞은 어려운 책을 읽고 있는 아이가 있어서

" 삐삐" 라는 책을 읽어보라고 하면서 잠깐 줄거리를 들려줬었다.

그 책을 읽어본 아이도 서넛 있었다.

약속한 대로 설레임도 먹고, 삐삐도 봤다.

아이들은 삐삐를 보면서 정말 행복해했다.

삐삐가 하는 행동마다 까르르 웃었다.

어른인 내가 봐도 웃음이 나왔다.

종을 쳐서 화면을 끄자

" 선생님~쉬는 시간까지 더 보면 안 돼요?" 애원을 한다.

" 안 돼. 즐거운 음악 해야쥐~~ 얘들아, 책은 더 재미있으니까 꼭 읽어보세요" 라고 강조했다.


명작은 그렇다.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모두에게 사랑받는다.

삐삐가 그렇다.

내가 어릴 때 삐삐를 좋아했듯이

수 십 년이 흐른 지금, 이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삐삐를 좋아하였다.

욕심 없고 남에게 베풀기 좋아하는 삐삐는 금화로 

동네 아이들에게 사탕도 사 주고, 장난감도 사 준다.

" 얘들아, 너희도 삐삐 같은 친구가 우리 반에 있음 좋겠지?"

"네~~" 한다.

힘도 세고 돈도 많고 정도 많은 삐삐 같은 아이가 너희들 친구라면 얼마나 좋겠니? 


교도소에서 탈출한 도둑 2명이 삐삐가 금화를 많이 가지고 있단 걸 알고 삐삐 집에 침입하는 장면까지 봤다.

아이들이 너무 아쉬워해서

내일 나머지를 보여준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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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4 2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5 14: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5 0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5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3학년 2학기 현장체험학습 장소가 다산 정약용 생가로 정해졌다.

지난 주 현장 답사를 다녀왔는데

완전 달라졌다.

정약용 생가는 대학 때 MT 갔던 곳인데

지금 가보니 생태 공원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시설이 생겨났다.

슬로우 시티 분위기가 나서 참 좋았다.

현장 학습 가서 생가도 돌아보고, 두부도 만들고, 고구마도 캘 예정이다.

 

그나저나

아이들이 다산을 알 리가 없고.

배경 지식이 없으면 다산의 생가를 가더라도 얻고 오는 게 하나도 없을 터.

가장 좋은 방법으로 책을 통해 다산을 알아보는 게 좋겠다 싶었다.

 

도서실에 가 보니 3학년 아이가 읽을 만한 책으로 두 권이 보였다.

비룡소 새싹 인물전이 있고,

나머지 하나는 "교원" 출판사에서 나온 건데 알라딘에서 검색이 안 된다.

후자를 들춰 보니 아이한테 어려울 듯하다.

현장학습 가기 전까지 정약용 관련 책을 읽고 가자는 미션을 주었는데

책이 이리 부족하니 큰 일이다 싶었다.

궁여지책으로

그날 발표를 제일 많이 한 두 명의 아이한테 각각의 책을 빌려주기로 했다.

며칠이 지났다.

 

어제 오후,

정약용은 현장학습 가기 전에 독서퀴즈를 하는 것도 좋겠다 싶어

퀴즈 문제를 내려고 새싹 인물전을 다시 읽었다.

그런데 웬걸!

제본이 잘못 되어 쪽수가 엉망이었다.

이 책을 빌려간 아이는 눈치 채지 못 했나 보다.

쪽수가 엉켜 있으니 더 이상 빌려줄 수가 없게 되었다.

아이한테 빌려주는 걸 멈추고 사서 선생님께 이마저마한 사정을 알려드리고 새 책을 구매해 주십사 부탁드렸다.

파본은 페기처리해야 한다.

시간이 너무 경과하여 출판사에 연락해 바꿀 수도 없을 테고 말이다. 한 번 연락해 볼까?

 

이렇게 되었으니

내가 읽어주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처음부터 이 방법을 쓰지 않은 건

이 기회에 아이들이 직접 인물전을 읽을 기회를 주려고 했던 건데...

결국 일이 이렇게 되려고 파본이 내 눈에 보였나 보다.

 

도서실에서 구입하려면 시일이 오래 걸리니

그냥 개인적으로 구매했다.

두고두고 교실에 놔두면  좋을 듯해서이다.

추석 연휴 지나고 오면 읽어주려고 한다.

미리 읽어주면 다 까먹으니깐.

 

그리고 지금 <초정리 편지>를 매일 한 꼭지씩 읽어주고 있어서

그거 다 읽고나서 읽어줘야 한다.

아이들이 귀 쫑긋 세우고 잘 듣고, 재미있다고 해서

목 아픈 줄 모르고 열심히 읽어주고 있다.

(집에 가서 자랑해 엄마가 사 준다고 약속했다는 아이도 있고

도서실에서 빌려서 읽는 아이도 생겨났다. 이런 걸 볼 때

책 읽어주는 보람을 느낀다. )

아이가 읽었으면 하는 책이 있으면 부모가 읽어주면 된다.

그게 비법이다.

한글날까지 완독할 수 있을까 싶은데...

열심히 달려 봐야지.

 

이왕 인물전 사는 김에 한글날도 다가오고 해서

<세종대왕>도 구매했다.

마음 같아선  전 시리즈를 다 질러 버리고 싶지만

이렇게 한두 개씩 사는 것도 나름 괜찮다 싶다.

 

5교시 미술 시간에 택배 아저씨가 알라딘 상자를 주고 가니

아이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 선생님, 정약용 ~선생님 거예요?  선생님,  알라딘에서 책 사세요?" 물어보는 아이도 있고....

예전 같으면 30% 이상 할인받았을 텐데 도서정가제라서 조금 아깝지만

어쩔 수 없지 뭐.

 

교실에 놔두면 많은 아이가 보고, 꿈을 키울 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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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4 1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4 1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계절에서 독후활동 UCC 공모전이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대회에 한 번도 나가지 않고 자연인으로 푹 쉬었으니

심기일전해서 한 번 응모해 보자고 하였죠.

게다가 사계절이잖아요.

사계절은 저희 딸과 참 인연이 많은 곳이거든요.

딸이 잘하고 좋아하는 UCC부분이라서 딸도 흔쾌히 그러마 하더라고요.

 

강풀 작가 말이

연습은 연습일 뿐 실전을 해야 실력이 향상된다고 하더라고요.

하여 여름 방학 때부터 미리미리 준비하자 하였지만

딸이 그렇게 할 리가 없죠.

여름 방학은 그저 그렇게 흘려 보내고

항상 그렇듯이 마감 임박 전에 작품을 준비하였습니다.

학교 다니면서 하려니

며칠 동안 엄청 고생하더라고요.

나중에는

 " 엄마, 수전증 걸린 것처럼 손이 덜덜 떨려" 하더라고요.

그러길래 미리 여유있게 하면 될 걸 말이죠.

 

딸이 선택한 책은

바로 <합체>입니다.

초등 때 이 책을 읽었는데 재밌다고 하여

다시 한 번 정독해서 읽고 시놉을 짜서 만들자고 하였죠.

저도 읽어봤는데 참 재미있고 감동도 있고 주제도 명확하더라고요.

 

UCC는 독후감 쓰기보다 작업이 훨씬 힘들어요.

옆에서 보니 그렇더라고요.

차라리 독후감을 10번  쓰는 게 낫겠다 싶어요.

만화가가 얼마나 힘들게 작업하는 지 알겠더라고요.

편집도 장난 아니고요.

옆에서 지켜보니 참 좋아하지 않으면 못하겠다 싶어요.

저같이 그림에 재능이 꽝인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하겠다 싶어요.

그리고 그리고 또 그리고

딸의 특기인 애니메이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말 많은 그림을 아이패드로 그렸습니다.

그나마 아이패드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죠.


다른 응모작을 보니 겁이 덜컥 났습니다.

주로 개인보다 단체작이 많았고

예전에는 UCC대회 하면 참여율이 저조하였는데

이번 대회는 정말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고등도 대거 참여하고 장난 아니었어요.

작품 수준도 꽤 높았고요.

괜히 딸의 자존감만 떨어뜨리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다행이 실사가 대부분이고 애니메이션은 별로 없어 경쟁력이 있다 싶었지만 그래도

영상고등학교도 있고,  방송부도 있고 불안했죠. 

게다가 이번에는 사계절에서 본심 심사는 온라인 투표까지 해서

단체작의 투표가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개인은 많이 불리한 상황이었죠.

 

어제 미술 시간, 독후화 그리면서 혹시 도움이 될까 하여

우리 반 아이들한테 딸의 UCC를 보여줬더니

아주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아이들 반응을 보고 아주 조금 기대를 하였어요.

초등의 마음을 움직였다면 심사위원의 마음도 움직이지 않았을까 싶었죠.

 

드디어 오늘, 심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초중등과 고등 통틀어 대상을 받았습니다.

 

대상 탔다고 하니 울 반 아이들이

" 오 예" 하고 제 일처럼 기뻐해줬답니다.

대상 수상 기념으로 우리 반 아이들한테 다시 보여줬더니

정말 축하해 주면서

" 집에 가서 기도했어요" 하더라고요.

이런 고마울 때가...

" 너희들이 기도해 준 덕에 대상을 받았나 보다. 선생님이 아이스크림 쏠게" 했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 마음이 진짜 예쁘죠?

오늘, 교실에서 3번 정도 봤나 봅니다. 계속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들이

" 합체빵 합체빵 합체해요. 합체빵 합체빵 합체가 이뤄진다" 주제가까지 따라부르더라고요.

꾸러기들은 칠판에다 합체빵까지 그려댔답니다. 

딸의 UCC 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니 기분이 정말정말 좋습니다.

다른 수상작을 보여줬더니 지루하고 재미없다며

선생님 딸 작품이 최고라고 해주네요.

ㅎㅎㅎ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에요.

 

" 너희도 미술에 재능이 있는 친구가 많으니 꼭 이런 대회에 한 번 나가보세요. 너희도 얼마든지 잘할 수 있어요"라고

격려해 줬습니다. 우리 반 애들도 미술에 재능이 있는 아이가 여럿 있거든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자랑이 심했다면 너그러이 용서해 주세요. 


즐감해 주세요.

자!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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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5-09-23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합체빵, 합체빵~!
재밌게 봤어요!!♡♡♡
대상 수상 축하합니다~!

수퍼남매맘 2015-09-24 10:14   좋아요 0 | URL
벌써 노래를 외우셨네요.
고맙습니다.

2015-09-23 1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4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5-09-23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 놔드리고 갑니다^^♥

수퍼남매맘 2015-09-24 10:16   좋아요 1 | URL
헤헤헤! 고맙습니다.

책읽는나무 2015-09-23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이런 위대함이라니!!
축하합니다^^
재주꾼이어요
합체빵
메세지가 좋으네요^^

수퍼남매맘 2015-09-24 10:17   좋아요 0 | URL
위대함까지...
책이 주는 메세지가 좋더라고요
일단 책에서 받은 감동이 깊어야 좋은 독후 활동이 나오는 듯합니다.
우리가 쓰는 리뷰도 그렇잖아요.

2015-09-24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4 15: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5-09-25 0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대상받았군요. 축하축하~♥♥
합체로 감동받은 독자에서 ucc까지 만든 대단한 디렉터가 된 건가요?^^

수퍼남매맘 2015-09-25 14:27   좋아요 0 | URL
디렉터까지는 아니고요.
옆에서 지켜보니 참 편집이 힘든 작업이더라고요.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보슬비 2015-10-01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남겼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생각만이었나봐요. ㅎㅎ
저도 UCC보고 합체빵, 합체빵 중얼거렸어요. 중독성 있습니다. ㅎㅎ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수퍼남매맘 2015-10-02 07:16   좋아요 0 | URL
ㅎㅎㅎ 맞아요. 중독성 있어요.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