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다. 발레를 관람한 건.

아들과 함께 가까운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하는 <펠레아스와 멜리장드>라는 창작 발레를 봤다.

딸이 다니는 미술영재원 어떤 엄마가 그쪽 계통에서 일을 하셔서 고맙게도 카톡에다 무료초대장을 올려주셨다.

나 포함 다른 엄마들이 가족들과 보려고 초대장을 여러 장 받아서 무료로 관람을 하게 되었다.

딸도 같이 가자고 하니 자기는 발레에 관심 없다면서 데이트신청을 거절하여 아들과 둘이서 가게 되었다.

남편은 이런 것에 별 관심이 없어서 물어보지도 않았다.


이 곳에 가끔 좋은 공연이 온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 클래식 공연 보러 갈래?" 물어보면 항상 반응이 시큰둥한 수퍼남매 때문에 나역시 적극적으로 알아보질 않게 되었다.

그러던 차에 이렇게 좋은 기회를 잡게 되어 기뻤다.

영화 관람 만큼 클래식이나 발레, 뮤지컬 공연도 나름 재밌다는 것을 알게 되지 않았을까!

처음에는 따라나서기 귀찮아하던 아들도 공연 보고나서는 괜찮다고 하였다.

다음에는 여기서 크리스마스 때 " 호두까기 인형 " 발레를 하니까 함께 보러오자고 약속하였다.


시벨리우스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창작 발레 "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한 마디로 지독한 사랑 이야기이다.

아이들한테는 조금 난해할 수도 있었겠다 싶다. 냉정하게 말하면 불륜 이야기이니깐.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이렇다.

골로 왕자는 숲에 있는 우물가에서 멜리장드라는 어여쁜 아가씨를 보고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둘은 결혼을 하고 왕과 왕비,이복동생 펠레아스의 환대를 받으며 성에 도착한다. 

멜리장드를 본 펠레아스는 한눈에 반하게 되어 그 사랑을 거역하지 못한 채 둘은 위험한 사랑에 빠지게 된다.

둘의 만남을 눈치 챈 골로는 결국 펠레아스를 칼로 찔러 죽이고, 멜리장드는 오열한다.

멜리장드에게 " 펠레아스를 진정 사랑했냐?" 물어보는 골로.

멜리장드는 "네" 라고 대답하고 아기를 낳으며 서서히 죽어간다.


마지막 장면에서 진짜로 발가벗은 갓난아기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

아기가 용하게 울지도 않았다.

무대 인사할 때 다시 한 번 등장했는데 울지 않아 정말 신기했다. 

제일 열연한 듯하다. ㅋㅋㅋ

아니지 열연했으면 울어야 했나!


골로와 멜리장드도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오자 셋의 관계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가족보다는 사랑을 택한 펠레아스.

사랑은 참 잔인하다.

펠레아스와 멜리장드가 사랑에 빠져 행복하게 춤을 출 때

골로는 끓어오르는 질투와 좌절감 때문에 몸을 가누지 못한다.

새롭게 시작한 둘의 사랑은 정말 달콤하지만

남겨진 사람한테 둘의 사랑은 너무 잔인한 일인 듯하다.

난 유부녀라서 그런지 혼자 남겨진 골로의 마음에 더 감정이입이 되었다.

둘의 사랑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골로의 마음 말이다.

사랑은 움직이는 거라고 하지만

어찌 되었건 선택받지 못한 자, 버려진 자, 남겨진 자 입장에서 보면

잔인한 것이다.


멜리장드를 맡은 발레리나의 몸이 정말 길쭉길쭉하고 가늘어서 참 예뻤다.

우리나라 사람치고는 라인이 정말 좋았다.

다른 발레리나에 비해 단연코 아름다웠다.

그래서 여주를 하는 게 아닌가 싶고...


펠레아스를 맡은 발레리노는 한국인이 아니고 러시아인 같았다.

단연코 다리 길이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역시 동양인은 발레 하기에 신체 조건이 많이 부족해 보였다.

그 속에서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발레리나, 발레리노들이 대단해 보였다.

마지막 장면에서 남주가 상의를 탈의하고 나오는데

와! 근육이 장난이 아니었다.

눈앞에서 초콜릿 복근을 본 것도 처음이었다.


가장 근사했던 장면은

펠레아스, 멜리장드, 숲의 요정 미샤 셋이 춤 추는 장면이다.

셋이 손을 잡은 채 서로 풀렸다 엮었다 하는데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게 참 멋졌다.


기존 발레 공연 뿐 아니라

이렇게 창작 발레를 내 놓는 것이 정말 대단해 보인다.

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진부한 내용이 아니라 좀더 색다른 내용이면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공연은 딱 사흘이었다.

자리도 꽉 차지 않고 대부분 나처럼 인맥으로 온 사람들 같아서 수지 타산이 맞을까 싶기도 하지만

이런 도전들이 있어야 발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여튼 오랜만에 눈과 귀가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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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5-09-06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공연 보셨네요~^^
나도 오래전 막내와 백조의 호수 본 게 다에요.ㅠ 정말 황홀하던데...♥
무료초대라면 그 공연은 지원받은 사업일지도...^^

수퍼남매맘 2015-09-07 12:50   좋아요 0 | URL
발레의 최고봉을 관람하셨네요.
저도 <백조의 호수>보고 싶은데....
언젠가 기회가 닿겠죠.
우선 <호두까기 인형>부터 봐야겠어요.

꼬마요정 2015-09-06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공연 보러 가고 싶네요. 예전에는 친구랑 같이 갔는데 그 친구가 서울 간 이후 참 안 봐지네요. 아드님한텐 살짝 어려웠겠는걸요 ㅎㅎ 그래도 행복한 관람이었겠어요 ㅎㅎ

수퍼남매맘 2015-09-07 12:52   좋아요 0 | URL
그쵸~ 내용이 삼각관계라서.
아이가 그 지독한 사랑을 이해하기는 좀 그렇죠.
그래도 일단 무대가 화려하고 색다른 경험을 한 것이 좋았나 봅니다.
마지막 진짜 갓난아기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고 하네요.

2015-09-07 1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작년, 딸의 수학 점수 때문에 수학 학원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

고대 수학과를 나온 학원장이 딸의 상태를 보고 하시는 말씀이

"수학에서 연산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다.

일단 빨리 풀 수 있어야 시간이 모자라지 않다고...

그 말씀에 100% 공감했다.

원장님이 

"연산을 잘한다고 수학을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산을 못하는 아이가 수학을 잘하는 경우는 없다"고 하였다.

맞는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상담을 마치고 딸이 문제 푸는 걸 자세히 관찰해 보니 사실이었다.

연산이 느리니 일차 방정식이고 뭐고 문제 푸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연산에 자신이 없으니 수학에 겁을 먹게 된 것이었다.

연산이 빠르지 못하면 다른 수학 영역에서도 난항을 겪게 된다는 것을

딸을 통해 배우게 되었다.

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아들과 지금 3학년은 연산을 빠르고 정확하게 하라고

마르고 닳도록 잔소리를 해대고 있다.

 

기억을 거슬러가 보니

딸이 연산이 느려진 이유가 3학년 때 연산 훈련을 안 시켰기 때문이었다.

이해력은 있으니 그냥저냥 익힘책 풀고, 문제집 푸는 걸로 만족했더랬다.

그런데

아뿔사!

연산 훈련을 따로 안 시켰더니 나눗셈이 빨리 안 되는 거였다.

나눗셈 방법은 알고 있으니 연습 부족으로 연산 속도가 매우 느렸다.

세상에나 깜놀 그 자체였다.

내가 학교 다닐 때랑 딸을 비교해 보니

정말 연습 부족 탓이었다.

나눗셈은 몫이 얼마나 될지 어림해야 하는데 이게 안 되니 한없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거였다.

요즘 4학년 아들은 누나를 교훈 삼아 연산 훈련을 따로 하는데

확실히  매일 꾸준히 하니 연산 속도가 빨라지는 게 느껴진다.

누나와는 달리 잘하고 싶은 욕구도 있어서 더 잘하는 듯하다.

 

수퍼남매의 경우를 통해 보니

3학년에서 중요한 연산의 기초가 모두 나온다.

1학년은 덧셈과 뺄셈

2학년은 구구단과 곱셈

3학년은 곱셈과 나눗셈

 

이러니 사칙연산의 기초가 완성되어야 할 학년이 바로 3학년인 셈이다.

이말인즉 수학을 잘하느냐 못하느냐가 3학년에서 판가름난다고도 할 수 있겠다.

 

1학기에 곱셈을 가르치다 보니

아이들이 구구단이 완벽하게 안 되어 있단 걸 알게 되었다.

삼 칠은 ? 이러면 한 참 있다 틀린 답이 나오곤 하였다.

아이들의 실태를 파악하고

매일 구구단 놀이를 하였다.

" 구구단을 외자, 구구단을 외자~ 삼 육?"

이렇게 내가 물으면 한 명씩 돌아가며 정답을 말하는 놀이다.

물론 긴장하여 답을 말하지 못하거나 전혀 엉뚱한 대답을 하는 아이가 여럿 있었는데

매일 하니 차차 좋아졌다.

 

이걸 2학년 때 학교나 가정에서 매일 꾸준히 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어 있으니 완전 학습이 안 되어

3학년 때 곱셈을 배우는데도 얼른 답이 나오지 않는 거였다.

 

수학은 단계 학습이라서

앞에 배운 게 제대로 메타 인지가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다음 학습에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1학기 내내 구구단 놀이를 한 덕분에 지금은 사칠은? 하면 얼른 28이라고 답이 나온다.

하지만 점점 곱셈이 어려워지자 못하는 아이가 속출하고 있다.

한 명씩 불러다 풀려 보면 이해를 못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연습이 부족한 것이다.

40분 수업에, 집에서 푸는 익힘책 가지고는 연산 연습이 턱없이 부족하다.

어제 같은 경우 두자리수 곱하기 두자리수를 하는데

아이들이 엄청 틀렸다.


47 x 52 

이런 문제들인데 받아올림이 나오자 어느 자리에 답을 써야할지 헤맨다.

이제부터는 수학도 책읽기처럼 매일 30분씩 공부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얘들아, 뇌과학자의 연구 결과, 수학 잘하는 머리는 없다고 해요.

 얼마나 연습을 많이 했느냐 안 했느냐가 수학을 잘하고 못하고 결정 짓는다고 해요. 

그러니까 연습을 많이 하면 누구나 수학을 잘할 수 있다는 말이에요" 라고 희망적인 말을 자주 하곤 한다.


내가 수학을 좋아해서 그런지 

수퍼남매도 반 아이들도 수학을 즐겁게 공부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이 책에서 보니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는 수학을 잘하니까 좋아하는 것이고,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는 못하니까 싫어하는 거라고 한다.

듣고 보니 그 말이 맞는 듯하다.

내가 수학을 좋아하게 된 것은 수학을 잘했기 때문이다.

그건 딸이 미술을 잘하니까 미술을 좋아하는 거랑 똑같다.

나는 미술을 못하니까 미술을 싫어한다.


여러 개의 교과 중에서

아이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과목을 물어보면

자신이 잘하고 재능이 있는 과목을 좋아한다고 답한다.

못하는 과목은 자신감이 없어져 더 못하게 되고, 못하게 되니 싫어하게 되고 말이다.

당연한 귀결인 듯하다. 


1학년 때는 거의 대부분의 아이가 수학이 좋다고 하다가

벌써 3학년 부터는 수학 좋아하는 아이가 반에서 서넛만 남게 되는 이 기막힌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이들은 벌써 2학년 때부터 수학에서 좌절을 맛본 듯하다. 

받아올림이 있는 덧셈과 받아내림이 있는 뺄셈이 잘 안 되는 아이는 그 때부터 수학이 싫어진 게다.

게다가 구구단, 곱셈까지...

다른 아이보다 연산이 잘 안 되니 수학이 점점 싫어지게 된 모양이다.


우니나라 수학교육과정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학습량도 많고, 수준도 매우 높다고 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대학에서 전공으로 배우는 미적분을 우린 고등학교에서 배우고 있다.

내가 고등학교에서 배웠던 확률이 중학교 2학년으로 내려왔다.

중학교에서 배웠던 내용이 초등학교 교과서로 내려온 경우도 있다.

어려운 내용을 넣는 게 능사는 아닌데 말이다.


수학도 얼마든지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데

아이들 지적 수준에 맞지 않는 너무 어려운 것을 단기간에 집어 넣으려고 하니

아이들 입장에서 수학은 어렵고 지루한 것이라는 인식이 강한 듯하다.


내가 수학을 좋아하는 이유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정말 스릴 있고,

답을 찾아냈을 때의 그 쾌감이 참말 짜릿하기 때문이다.

다른 과목에 비해 명쾌하다는 게 수학의 매력이다.


우리 아이들도 수학을 배우면서 그런 기분을 맛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수퍼남매의 연산을 도와준 책과 함께 수학을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아이와 함께 읽을만한 동화책을 소개해 본다.

아! 처음에 소개한 책은 "왜 쓸데 없이 사는데 별 도움도 안 되는 수학을 공부해야 하냐?" 고 묻는 아이가 주변에 있다면 꼭 읽어주면 좋다.

왜 수학을 공부하는지 명쾌하게 나와 있다. 

책읽기도 그렇지만 매일 꾸준히 하는 게 수학 잘하는 비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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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5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06 0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05 1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06 0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5-09-06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교과는 아이들 눈높이가 너무 어렵게 돼 있는 듯...ㅠ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생각케 되는...ㅠㅠ

수퍼남매맘 2015-09-07 12:52   좋아요 0 | URL
맞아요. 교과 내용이 너무 어려워요.
중2 수학만 해도 허걱하더라고요.

책읽는나무 2015-09-06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산 시켜야겠군요??이런~~~
큰일났군요^^

수퍼남매맘 2015-09-07 12:52   좋아요 0 | URL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하시면 될 거예요.
 

3학년 과학 1단원은 동물에 대해 배우는 과정이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동물.

그 중에서 오늘은 땅에 사는 작은 동물을 관찰하여 루페 라는 작은 현미경(?)을 이용해 관찰하는 시간이었다.

루페를 이용해 개미를 관찰한다는 말에 아이들은 벌써 마음이 들떠 있었다.

점심 시간에 벌써 여러 마리 잡아 온 아이도 있었다.


드디어 5교시 과학 시간,

야외 학습장으로 나갔다.

모둠별로 개미 같은 작은 동물을 잡아와서

패트리 접시에 올려 놓고,

맨눈으로 관찰,

돋보기로 관찰,

마지막 루페로 관찰하는 실험이었다.


활동적인 아이들은  개미 잡느라 난리가 났다.

반면 평소에 곤충을 싫어하는 아이는

개미가 징그럽다며 손도 대지 않고, 꽥꽥 소리만 질러댔다.

처음 본 루페가 신기했는지 연신 루페 속에 갇힌 개미를 끊임없이 관찰하는 아이도 보였다.

각양 각색의 모습이었다.

꾸러기 몇 명이 한 시간 내내 개미 가지고 장난하며 소리를 질러대서 

인근 근린공원 정자에 앉아있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시끄럽다고 민원 넣을까 봐 눈치가 보였다.

비명 지르지 말라고 해도 막무가내인 녀석이 꼭 있다.

소곤소곤 말해도 되는데 왜 그렇게 목청을 높이는지...


루페로 개미를 관찰하니 턱에 뾰족한 것이 보여 신기했다.

제대로 개미를 관찰한 아이들은 실험관찰에 개미의 턱을 뾰족하게 그려왔고

대충 관찰한 아이는 여전히 둥근 턱을 그려왔다.

루페로 본 거 맞나?


관찰한 개미는 방생해줬다.

아이들 장난에 죽음을 당한 개미도 여럿 있었다.

루페 안에 여러 마리 개미를 집어 넣으니 서로 싸웠나 보다.

이걸 재밌다고 지켜보는 아이 덕분에 여러 개미가 사망하였다. 

나도 주의 주고

아이들 끼리도 장난으로 죽이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줬지만

생명을 경시하는 아이가 꼭 있다.

아이마다 작은 생명체를 대하는 태도가 참 다르다.

인성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얌전히 실험하고 고이 놔주면 될 터인데

굳이 싸움을 하게 만들고, 죽게 만들다니...


다른 작은 생물 즉 공벌레, 달팽이, 지렁이 등도 루페로 관찰했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이름 모를 초록 곤충 하나만 잡히고 나머진 모두 개미였다. 


교과와 연계하여 동물과 관련된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특히 여자 아이는 이런 종류의 책을 별로 접해 볼 기회가 없었을 테다.

과학 시간에도 " 징그러, 무서워" 연발하는 아이는 거의 여자이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오늘, 남자 아이가 지렁이 잡아왔으면

과학 시간은 비명 소리로 난리가 났을 것이다.


작은 생물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책으로부터 얻는 방법도 좋을 듯 싶다.

먼저 책을 통해 작은 생물에 대해 알고,

작은 생물 또한 나와 같은 생명체이자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는다면

함부로 죽이거나 그 생명체 앞에서 징그럽다고 소리치거나 하지 않을 듯하다.


개미 한 마리도 소중한 생명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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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5-09-03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 애도 오늘 개미 관찰 했대요. 개미허리가 정말 잘록하다고;;;;

수퍼남매맘 2015-09-04 16:27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이에요. 진짜 가늘더라고요.

순오기 2015-09-04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숲에 처음 오는 아이들 대부분이 곤충들에 놀라 소리치고 무서워하고 개미들도 밟아죽여요. 하지만 두번 세번 숲에 오면서 많이 달라지고 있답니다~ 풀벌레도 자주 만나 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생명경시도 사라지지요!♥

수퍼남매맘 2015-09-04 16:28   좋아요 0 | URL
곤충을 보고 놀라고 소리지르고 징그럽다고 하고 함부로 죽이는 것도
자주 접해 보지 못해서인 듯 합니다.
자주 보면 친해질텐데 말이죠.

책읽는나무 2015-09-04 0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집 큰둥이네는 동물을 관찰하여 해가는 숙제가 있었어요 친구랑 그친구엄마친구네 앵무새 키운다고 같이 조사하러가자 약속해놓곤 시간이 안맞아 또 뒤늦게 따로 숙제!!ㅜ
그래서 내가 어릴때 키워본 강아지를 떠올려 숙제를 불러줬어요ㅋ
동물을 좋아하지 않아 집에서 키워본적이 없으니 아이들도 엄마따라 동물을 좋아하지 못한~~~ㅜ

수퍼남매맘 2015-09-04 16:31   좋아요 0 | URL
어릴 때 돔물을 키워보는 게 정서적으로 좋다고 들었어요.
한번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실 듯...

저희는 1학기 때 현장학습 가서 장수풍뎅이 애벌레 한 마리씩을 받아와서
각자 집에서 길러 봤답니다.
물론 엄마가 못 키우게 한다고 다른 친구에게 준 아이도 있고요.
어떤 아이는 잘 키워 여름 방학 동안 짝짓기에 성공했다고 하더라고요.

2015-09-04 0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04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05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06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3학년 2학기 국어 첫 단원에 동시 쓰기가 나온다.

동시는 1~2학년, 3-1 학기에도 나왔지만

동시 쓰기가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 배울 때 제대로 배우자"가 나의 교육 모토이기 때문에

아이들과 동시 쓰기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

 

동시 쓰는 방법이 교과서에 이렇게 나와 있다.

 

첫째, 빗대어 표현한다.

둘째, 흉내 내는 말을 사용한다.

셋째, 글자의 위치를 여러가지로 바꿔 표현한다.

넷째, 사람이 아닌 것을 사람인 것처럼 표현한다.

 

교과서에는 동시 쓰기가 1차시 하고 끝내는 걸로 나왔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부족하단 느낌이 든다.

수박 겉핥기?

 

동시를 쓸 줄 아면 얻어지는 이득이 얼마나 많은데...

가장 먼저 예민한 감수성을 기를 수 있지 않는가.

 

마침 요즘 수영장을 다니고 있어

이거야말로 좋은 동시 소재가 되겠다 싶었다.

동시 쓰는 방법 네 가지를 잘 생각하여 숙제로 한 번 써오라고 하였다.

 

집에서 써 온 동시를 읽어보고 1차 수정을 하였다.

첫째,  제목부터 근사하고 창의적으로 바꿔보자고 하였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제목을 일기 제목처럼 써왔다.

예를 들어 <재미있는 수영장 > 또는 <힘든 수영>이렇게 말이다.

이런 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제목이니 좀더 창의적인 제목을 지어보자고 하였다.

느낌이 팍팍 나게 말이다.

 

둘째 네 가지를 다 집어 넣으려고 하면 동시가 더 이상해지니까

욕심을 버리고 위에 언급한 네 가지 방법 중에 한 가지라도 제대로 표현해 보라고 하였다.

 

이렇게 1차 수정을 한 뒤 한 사람씩 나와 자신이 처음으로 쓴 동시를 낭독해 봤다.

읽어보면 뭔가 걸리적 거리는 걸 스스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읽을 때 어색한 것은 수정하게 하였다.

아이들이 하교한 후,  아이들 동시를 하나하나 보면서 수정해야 할 점을 코멘트 해 줬다.

 

오늘, 1교시 다시 2차 수정을 하였다.

2차 수정 없이 곧장 시화로 넘어간 아이도 있었다.

" 얘들아, 글은 고칠수록 좋아지는 거예요. 힘들지만 더 노력해 봅시다." 격려해 주며

이 동시책을 읽어줬다.

" 이 그림책은 여러분 같은 초등학생이 쓴 동시예요. 한 번 들어보세요."

읽어준 줄 알았는데 안 읽어줬단다.

작년 1학년한테 읽어준 걸 착각하고 있었나 보다.

 

아이들이 참 재미있어 하였다.

과자를 먹고 싶어 하는 아이의 마음이 잘 표현된 앙증맞은 동시다.

동시를 어려워하는 아이한테 도움이 되었으면 좋으련만....

 

시화까지 그려야 하는데 2교시 영어가 들어 있어 잠시 중단했다.

 

3교시 교실로 돌아오면 끝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동시 쓰기 공부할 때 이와 같은 동시를 자주 읽어주면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다른 학년도 매학기 국어 첫 단원은 거의 동시가 나온다.

교과서에 나온 동시 말고도 이런 동시를 자주 읽어주면

감수성과 창의성, 동시 쓰는 방법을 익히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아! 동시 배우면 좋은 점 또 한 가지가 있다.

이건 비밀인데....

일기 쓰기 너무너무 싫을 때, 동시로 쓰면 된다.

우리 딸이 6학년 때 자주 애용하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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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5-09-03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동시쓰기가 나오는가요?
울아이들이 직접 교실에서 이런 수업을 받나보다~~착각이 될 정도로 몰입이 됩니다^^
동시책을 좀 읽혀야겠군요!!
둥이언니반은 1학기때 독서록을 작성할때 좋아하는 동시를 적도록 하고 연관되는 그림을 밑에 그리게 하고 샘은 코멘트 달아주시고 그러시더라구요^^
둥이동생반은 독서록이 뭐야??그러고 있었구요ㅋ

수퍼남매맘 2015-09-03 21:48   좋아요 0 | URL
둥이들이 3학년이죠? 국어 첫 단원에 동시 쓰기가 나온답니다.
교과서와 발맞추어 동시를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듯해요.
둥이 언니반 담임 선생님이 동시에 관심이 많으신가 봅니다.
담임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죠. 특히 초등 저학년은 심해요.

2015-09-04 0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04 1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후 1시 59분

 

엄청난 비가 쏟아져 내린다.

우르르 쾅쾅 천둥 소리가 들린다.

우산 없어 홀딱 비맞는 아이의 "꺄악까약" 비명 소리도 들린다.

아침에 수퍼남매 우산 챙겨주길 잘했다 싶다.

우산 안 챙겨 준 부모 마음은 조마조마

냉큼 우산 들고 뛰어나온 학부모가 서넛 보인다.

굵은 빗줄기 때문에 시야가 흐려진다.

교실에서 듣는 빗소리는 참 좋다.

어떤 음악과 비교해도 뒤쳐지질 않을 만큼 아름답다.

 

3분 정도 지나자 맹렬한 기세가 조금 잦아들었다.

교실에서 듣는 빗소리는 이렇게 낭만적인데

직접 맞는 비는  아플 것 같다.

 

류재수 작가의 이 그림책이 생각난다.

 

 

 

 

 

 

 

 

 

 

지금 시각 2시 10분 , 가랑비로 바뀌었다.

10분 동안 비구경 한번 실컷 했다.

 

커피 한 잔 마시고, 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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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5-09-03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계절에서 나온 신혜은의 「비가 오면」이 생각나네요. 비오는 날 엄마가 마중 올 수 없는 아이와 교실에서 비가 멎기를 기다리는 선생님과 함께하는...^^

수퍼남매맘 2015-09-03 12:54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 책도 읽어본 적 있는데 이 책이 더 먼저 떠올랐네요.
공부할 때 비가 어제처럼 많이 내리면 <비가 오면>을 읽어줘야겠어요.
우산 갖다 주는 엄마가 안 계셔도 충분히 마음이 따뜻해질 듯해요.

2015-09-04 0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04 16:3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