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기억 증후군으로 제목처럼 모든것을 기억하는, 더해서 색과 숫자 등으로 공감각으로 외부정보를 인식하는 남자 주변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들 이야기다. 전에 뇌과학 책에서 읽은 설명이 생생하게 나온다. 첫부분은 이 남자의 시선을 따라 세세하게 살인 현장을 묘사한다. 주인공 남자 경찰관 데커는 이 참혹한 현장에 있던 부인과 딸, 처남의 주검을 잊지 못한다.
인생을 포기했던 데커가 다시 조금씩 추스리려던 어느 날 살인범이라 주장하는 한 중년남자가 자수했다. 그리고 그날 인근 고등학교에서 총기 테러가 벌어진다. 이 두 사건은 교묘하게 연결되어있으면서 미지의 진범이 데커를 형제라고 부른다. 테러범은 그를 향한 정보와 협박을 남기며 범죄를 이어간다. 그런데 완벽한 기억 소유자 데커의 기억에 그는 없다.
중후반까지 끌려다니며 좌절하는 데커의 추리 장면과 묘사들이 흥미롭다. 범인과의 접점이 너무 늦게 밝혀지는 게 억지스럽지만 데커의 기억 묘사와 시선을 따라가는 수사는 재미있게 읽었다. 형사 추리물이지만 거구의 뚱뚱한 주인공이라 독특한 느낌 (몸치 독자에겐 친근함)을 준다. 시리즈 물인데 한 권 정도 더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