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of a Wimpy Kid # 1 (Hardcover) Diary of a Wimpy Kid (윔피키드) 1
제프 키니 지음 / Amulet Books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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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찌질이로 번역하면 좋을 듯한 wimpy kid. 주인공 그레고리는 우리나이 12살 초딩 6학년 졸업반이다. 미국선 대부분 중학생으로 신분 상승을 이루는 어중간한 사춘기의 소년. 아직 2차 성징이 나타나질 않아 혼자 깡마르고 (학생의 95퍼센트가 자기보다 덩치가 크다고 한다) 성적도 별볼일 없고 (순록이 새 에서부터 진화되었다고 심각하게 과학숙제로 보고서를 내는 녀석이다!) 늦둥이 동생과 고등학생 깡패 형 사이에서 치이는 아이이다.
 

 원래 인터넷에서 만화겸 짤막한 단편 소설로 인기를 끌었다는데 그래서인지 우리집 아이도 키득거리면서 하루에 두 번을 통독했다! 물론 손글씨체로 인쇄한 책인데다가 한페이지당 절반이 졸라맨풍의 만화라 그다지 그 독서량에 점수를 주고 싶지는 않았다.
 

첫 몇 챕터(라고 부르기도 민망한)에는 나름대로 이 치이는 찌질한 그레고리에게 동정도 갔지만...이 녁석 그다지 억울한 인생은 아니다. 엄마의 입장에서 보자면 지 매는 지가 번다고, 이 녀석 내가 불러다 쥐어 박아 주고 싶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2권에 넘어가면 나름대로 학교에서 왕따를 조장하기도 하고, 부모의 눈을 피해 이런저런 말썽을 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말의 양심이 남아 있기에 이 일기장에 주절주절 써내려가는 것이리라.
하지만 읽는 내내 이 녀석이 6학년, 아니 중학생이라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이런 정신 연령은 초딩2학년 교실에서 만나는 것이 정상 아닐까? 

불안한 마음. 이 책을 좋아라 하는 우리집 (almost) teenager 녀석 또한 그레고리랑 뭐가 다르단 말일까. 일은 일대로 저질러 놓고, "내 잘못 아니거든~"하는 저 알량한 자존심 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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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5분 책읽어주기의 힘 - 아이의 두뇌를 깨우는
짐 트렐리즈 지음, 눈사람 옮김 / 북라인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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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15분은 하찮은 조각의 시간이다. 하지만 하루 15분씩 일주일이면 105분, 1시간 45분이 모이고 이것이 한달이면 7시간 30분이다. 오디오 북을 서너권 뗄 수 있는 시간이다. 

이 책은 이런 짜투리 시간을 가지고 대단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확신 넘치는 문장으로 일깨워 주고 있다. 마치 채식주의자가 건강을 지키자고 열변을 토해내는 것 처럼 저자는 실제로도 자비로 이 책을 이십여년 전에 출판했다고 한다. 지금은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가 됐지만. 

그의 문장은 힘차게 이 독서의 힘에 대해서 이야기해서, 나도 모르게 그의 독서 종교론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바로 이거다 싶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책읽기가 힘에 부치는 듯해 보이는 큰 아들 녀석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여기 저기 판치는 논술과외는 왠지 미덥지가 않았다. 아이와 같이 책을 읽으리라. 내 목소리로 읽어주고 같이 이야기 하리라.

저자는 강조했다. "꾸준히!" 여행에서 돌아간 후 개학 전 3주 동안, 나와 큰 아이가 한 번 일을 저질러 볼꺼다. 아자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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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1반 구덕천
허은순 지음, 곽정우 그림 / 현암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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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작가의 주변 실화들에 기초를 두고 만들어 졌단다. 가만 생각 해 보면 학교 폭력은 어느 학교, 어느 동네나 겪고 있으면서 또 감추고 있는 흔한 소재이다.

첫 부분, "구덕천"은 그나마 그 폭력에 대항해 보려는 <나> 의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마침 5학년 1학기 읽기 교과서에 실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흡사한 구조, 내용이다. 다만 이름에서부터 폭력의 대상이 되어 버린 불쌍한 아이가 더 도드라져 있을 뿐이다.

두번째 이야기는 폭력의 피해자가 된 덕천이의 동생 덕희의 눈으로 본 학교 밖 이야기 이다. 편모슬하의 팍팍한 생활, 경제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제 목소리를 가질 수 없는 덕희와 엄마. 첫부분에 비해 너무 드라마틱해진 부분이 보인다.

세번째 이야기는 삼사 년의 시간이 흘러, 이젠 가해자 였던 아이가 어떻게 또 다른 형태의 학교폭력에 노출되어 있는지 보여준다. 이번에도 역시 선생님과 학교가 조직적인 가해자팀으로 활약한다. 

세 이야기는 폭력이 학교와 가정을 둘러싸고 학생들의 생활 가까이 얼마나 위협적으로 존재하는가 보여준다. 왕따 문제나 학교 폭력은 학부모 입장에선 늘 가슴 철렁 내려 앉게 만드는 제일 무서운 일이다. 하지만 정말 더 무서운건, (이문열의 <영웅>에서와 마찬가지로) 폭력앞에서 침묵하다가 너무 늦게 우루루 떠들어대는 보통 사람들이다. "지가 똑똑했으면 당했겠어?" 어느 학부모의 입에서 나온 이 말은 너무나 쉽고 잔인하다. 그것을 부각시키려 작가는 그 불쌍한 아이에게 "구덕천", 천덕구러기 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을게다.  

가슴 아픈 이야기를 나름대로 덜 미화 시킨 학교를 배경으로 힘겹게 써 준 작가님께 감사를 드린다. 그런데 덕천이가 남긴 일기장은 덕천의 학교 생활 모습과 동떨어지게 글 솜씨가 있다. 그 안에서 호소하는 작가의 모습이 덕천이 보다 더 뚜렸했다. 마지막 이야기는 너무나 (작위적이면서) 급작스런 해결 모드를 맞는다. 그덕에 책을 덮는 마음은 아주 조금 가벼워 졌지만, 이런 "동화"가 현실에선 없겠다 싶은 씁슬함을 준다.

끔찍한 학교 폭력....내 기억 속에서 아직도 삼십년 이상 살아있는 기억들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나도 급한 마음에 내 아이만 그 폭력 어느 쪽에도 닿아 있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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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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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쇄 살인범의 이야기를 읽은후에 찾은 것은 가벼운 읽을거리였다. 잡지에나 실리는 연애이야기 말고, 놀란 가슴을 달래줄 밝은 이야기였다. 내친김에 일본 소설 하나 더, 하고 고른 것이 바나나의 키친이다.  

얼마나 경쾌한 이름 인가! 바나나...그녀의 흑백 사진은 그냥 보통 40대 일본 아줌마인데 과연 그의 감각이 나를 그 발랄함으로 감쌀수 있을까 기대했다. 
하.지.만.
발랄함은 그녀의 이름뿐이고 책 속엔 상처받고 외로운 섬세한 감성의 주인공이 있었다. 그 친구들도 어색한 번역 만큼이나 (일본어를 모르니 이문체가 계산된 바나나 스타일이라면 번역자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그 주인공 주변에 따로 따로 서 있다.

너무나 센서티브 한 사람들은 사랑하는 가족의 갑작스런 죽음을 힘겹게 극복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 방법으로 요리를 하거나, 여자로 성전환을 하거나, 여자친구의 세일러복을 입거나...또, 아니면 새벽에 조깅을 한다. 그리고 그 위태위태한 견딤 속에 가까스로 사랑을 보듬어 안고, 기운을 차린다. 
 절대, 발랄한 현대소설은 아니었다. 어느정도 다자이 오사무 스타일의 (일본판 프루스트) 염세주의가 보인다. 슬프게도, 내가 바랬던 따스함은 없었다. 인물들의 대사도 저마다 외로운 메아리를 치는 듯하다.

"모방범"을 읽은 뒷맛이 아직 남아서인지, 한밤중 친구를 위해 돈까스 덮밥을 들고 뛰는 주인공이 행여나 밤길에 험한 꼴을 당하지 않을까 괜히 맘졸였다. 이런 내 몹쓸 독서 태도 때문에 감동 스러워야할 영혼의 만남도 그저 그런 장면으로 남는다.  그들은 바나나의 섬세한 인물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섬세함이 지나쳐서 읽는 내내 겉도는 기분은 어쩔수가없다. 너무 섬세하고 가녀려서 그들은 훅 불면 날아가 버린다. 그리고 그 자리엔 얼마전 뉴스에서 비판하던 지나치게 화려한 장정의 책만 남는다. 책은 무겁다. 그리고 내 마음도 아직 무겁다.

"참을수 없는 책의 무거움" -kbs 취재파일 4321
http://news.kbs.co.kr/article/culture/200807/20080713/15957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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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0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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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00쪽을 넘는 양이지만 사흘안에 읽을 수 있었던건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 작가의 글솜씨가 좋은 번역가를 거쳤기 때문이다.

날이 더워지니 왠지 공포물이 생각났고 미야베 미유키의 신작 "낙원"이 메스컴을 타길래 읽어볼까 하다가 대신 전작인 이 책을 골랐다. 일본 소설은 많이 읽지는 않아서 일본추리소설의 스타일을 잘 모른다. (추리소설 매니아인 친구는 일본추리소설은 최근 몇년에서야 성립된 "모방"작들이며 읽을 가치를 못느낀다고 했지만 그래도 난 읽었다) 예상외로 일찍 밝혀지는 범인들때문에 역시나(?) 별로 추리물 같지는 않았지만 억지스럽게 잔혹한 범행장면 없이도 은근한 공포를 느꼈다. 그건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일어나고 있는 여성 납치 살인극이 중심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 얼마전 잡힌 강화 모녀 살인사건의 범인들 체포 뉴스가 책장에 오버랩되는 기분이 들었다. 

범인의 어두운 내적 비밀이 독자의 동정심을 불러 일으키지도 않는다. (안된 놈이긴 하지만 이 책은 이 놈의 인간극장은 아니다) 또 무리해서 사회의 잔혹성을 분석하지 않고, 도리어 그런 범죄의 해석을 현학적 도피라고 떳떳하게 이야기 해주는 두부집 할아버지가 듬직하다. 그래서 주인공인가 싶었던 극중 "저널리스트"는 막판 범인과 맞장을 뜰 때 조차 영웅으로 등극하지 못한다. 하지만, 3권에서 범인이 밝혀지는 (독자들이야 진작에 알았지만) 과정이 1,2권에서 지켜왔던 긴장을 갑자기 놓아버려서 어이없기도 하다. 왜 이리 쉽게?

억울한 목숨들, 그리고 질기고 악랄한 목숨들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다들 너무 덧없고 슬프게 가볍다. 이런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 없어지길, 그래서 그저 살인범 이야기가 무더운 여름날의 납량특선으로 저 멀리 책장속에서, 영화관에서나 존재하길 바란다.

사족1  :  세음절 이름에 익숙한 나는 여섯 아니면 여덟 음절의 비슷 비슷한 일본 이름에 자꾸 책 앞으로 되돌아가서 이게 누구시더라를 해야했다. 책 제일 앞에 등장인물을 넣어 줬다면 어땠을까? 하지만 아무아무개 - 범인 할 수는 없겠지.

사족2 : CSI 에 익숙한 독자로 경찰의 수사방법에 조바심이 났더랬다. 과학수사 좀 해봐. 왜 그 사람을 의심하면서 뒷조사는 그 나중에 했남? 그리고 성문감식은 왜 하다 말고? 일본넷티즌은 한국넷티즌보다 약한가? 왜 그리 조용했대?

사족3 : 2권을 읽을때만해도 낙원을 꼭 주문해야지 했는데, 뒷심이 딸린 3권 덕에 지름신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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