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읽는중이라 전체 리뷰는 아니다. 1/3쯤 읽었는데 뉴스에서 접한 의료기기 사기범 '주인공' 엘리자베스 홈즈의 대범함이랄까, 걱정되는 수준의 쇼 말고도 특정 계층의 큰 사업 벌이는 '기본 바탕'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내 돈이 없어도 주위의 투자자를 끌어오는 능력(이라고 쓰자니 부정적인 느낌이 덜 해서 조심스럽다)은 아무가 갖고 있지 않다. 홈즈는 미국의 진짜 대형 부자들, 기업을 상대로 뻥을 쳤다. 이 책에서 나오는 돈의 단위는 억, 도 아니고 십억에 해당하는 밀리언,도 그냥 밀리언이 아니라 텐스 오브 밀리언, 헌드레즈 오브 밀리언이다. 알라딘 천원 쿠폰 꼼꼼하게 챙기는 내겐 그저 우어어... 투자자나 스톡 옵션으로 테라노스에 들어온 사람들이 이상한 낌새를 채면 홈즈는 바로 해고하거나 입을 막는다. 쇼 머스트 고우 온. 정확한 결과로만 승부하는 과학에 돈계산이 더해지고 희망, 기대 그리고 비대한 자신감이 없는 것도 있게, 있다고 믿게 만든다. 


책에는 홈즈 말고도 더하면 더했지 절대 평범하지 않은 주변 인물들이 많이 나오는데 실은 그 부분이 더 흥미롭다. 홈즈는 뭐랄까, 기이한 인물이고 그 동업자도, 거래처 Dr.J도, 특히 옆집 아저씨 Fuisz 도 다 신기한 인물들이다. 홈즈네 가족과 친한 Dr. Fuisz는 의료분야 사업가로 이미 성공한 사람이다. 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아, 이렇게 악착같이 집요하게 굴어야 돈을 모으겠구나 싶고 Fuisz에 밀리는 홈즈가 조금은 딱해보이기도 한다. 5장/이웃 부분만 읽어보셈. 여기 알라딘에 모여서 책 사서 읽고 독후감 올리며 땡스투로 상부상조하는 우리 말고 저어기 딴 세상에는 막 밀리언, 빌리언 달러가 오가고 드림 컴 트루를 외치면서 사업들을 한다구요! 


영어는 매우 평이한 문장이다. 며칠 전에 읽은 해리 보슈보다 더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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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3-23 16: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마지막 문단 압권입니다!!!!!

유부만두 2022-03-23 18:59   좋아요 1 | URL
^^;;; 영어 문장은 안어렵더라고요. 걱정한 거보다 과학 이야기도 많이 안나와요. 근데 비리 캐는 이야기라 사람 흉보는 게 많아 읽으면서 피곤해져요.

새파랑 2022-03-23 22: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님 한정 평이한거라는 강한 예감이 듭니다 ^^ 원서 읽으시는거 너무 부럽고 대단한거 같아요~!!

유부만두 2022-03-24 08:01   좋아요 2 | URL
원서 읽기는 습관 들이기랑도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전 미국에서 오래 살며 학교도 다녔어요. 그래서 영어책 읽기에 덜 부담을 느끼나 봅니다. ;;;;

이런 논 픽션 고발식 르포 책이 문학 보다는 더 읽기가 쉬워요. 만약 새파랑님께서도 영어책 읽기에 도전하신다면 소설 보다는 논픽션을 추천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읽히긴 하지만 복장이 터지니 조심하셔야해요. ^^

바람돌이 2022-03-24 11: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액수가 커지면 딴세상 얘기라 감흥이 없다는..... 오히려 땡스투 몇백원에 울고웃는 사소한 인간이지말입니다. ㅎㅎ

유부만두 2022-03-24 13:36   좋아요 1 | URL
맞아요. 큰 액수는 와닿지가 않으니까요. 책으로 환산해 버릇하니까 이게 책 몇 권인가 세보다가 포기요. ^^
 

고등학교 1학년 호정이의 마음은 호수다. 하지만 어느 누구 섣불리 노저어 다가갈 수 없다. 호정이는 얼어버렸다. 그래서 안전하다. 부서질지언정 그 가운데로 다가가기는 어렵다. 하지만 호수에도 봄은 온다. 그리고 호수의 일은 호정이의 마음을 열고, 아니 억지로 말고, 다 아는 체 말고, 기다리며 얼고 녹고 또 흔들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고1 호정이는 여름방학 이후 '정시러'로 마음을 굳힌다. 하루하루 쌓아가는 수행과 내신은 싫었다. 조금씩 밝혀지는 호정이의 어린시절 이야기는 아홉살 터울 동생 초1 진주의 나날과는 매우 다르다. 무엇보다 호정이 옆에는 부모님 대신 할머니, 고모, 삼촌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호정이는 자신의 마음을 맑게 누구나에게 드러내지 않는다. 상처라고? 다 지나갔다고? 이해를 구하고 또 강요하는 건 너무 하지 않은가.


전학생이 왔다. 키가 큰 은기. 구경꾼 처럼 거리를 두고 앉아서 겉도는 아이. 하지만 어느새 급식시간, 야자시간에, 휴일에 함께 하는 사이가 된다. 은기의 자전거를 통해서 또 은기의 눈빛을 통해서 호정이는 자신의 호수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런데 은기야, 너는 어떤 아이야? 너의 집은?


고1 아이를 둔 엄마의 눈으로 읽다가, 고1 호정이 마음이 되었다가, 다시 은기의 눈을 상상하면서 읽었다. 큰 줄거리보다 호정이의 마음 속 갈등, 그 날카로운 가시들을 읽고 또 폭발의 순간의 밤거리를 함께 내달리고 또 걸었다. 


십대의 사랑 이야기, 라고 해서 가볍게 시작했는데, 성장 이야기, 무엇보다 가족 이야기로 읽혔다. 부모와 어른들이 청소년에게 과한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집 고1 막둥이의 속내는 어떨까, 자꾸 궁금해졌다. 하긴, 나도 고1 때는 그저 뛰쳐나가고, 그저 다 부숴버리고만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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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3-20 20: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고1 때 겉모양만은 진심 모범생이었던 거 같아요. 근데 지금..... 저는 그저 뛰쳐나가고, 그저 다 부숴버리고만 싶거든요. 어떤가요, 저 고1인가요? ㅎㅎㅎㅎ

유부만두 2022-03-21 08:08   좋아요 1 | URL
실은 저도 같은 마음이에요. 다 부숴버리고 싶어요. 속에 화가 그득그득한데 이걸 어쩌나 싶고요. ^^
그런데 고1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하루 종일 학교 의자에 앉아있다는 건.... ㅜ ㅜ

psyche 2022-03-22 0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1이라니 너무 까마득해서 어떤 마음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네. ㅜㅜ

유부만두 2022-03-23 14:11   좋아요 0 | URL
저도 단편적인 어느 하루, 어느 장면, 그때의 기분이 기억날 뿐이에요. 그때의 날씨, 음악, 그리고 그리고 떡볶이 .... ??? 고딩때도 떡볶이 음청 먹어댔어요. 하하하
 

떡집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다. 


3권의 '소원떡집'에서 기점을 맞았던 떡집은 이제 고민을 가진 어린이들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리는 대신 직접 만나러 나선다. 떡을 만드는 건 누굴까?! 바로 떡집의 분신, ***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신의 고민이 관심의 대상이 되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받은 사실을 잘 알지는 못한다. 다만 그들의 절실함이 응답을 받았다고 여기고 다른 친구를 도울 마음을 가진다. 얼마나 기특한 이야기인지. 산신령 대신 현대판 떡집.  


5권쯤 이어지면 각 권에서 대여섯 이상의 떡을 맛 보았기에 덜 흔하고 더 특별한 떡이 소개된다. 5권에선 제주의 토속 음식 '빙떡'이 나온다. 엄밀하게 따지자면 떡 보다는 부침개에 가까운. 아무리 낡은 떡집, 오래된 건물 지하에서 만들었다지만 어린이의 소원을 담고 또 이뤄줄 떡이 하나씩 만들어져 소쿠리에 담길 때 그 따끈함, 아니 따뜻함이 마음에 들었다. 다만 양순이의 고민을 알아챈 친구가 맨발로 몰래 양순이를 따라다닐 때는, 조금 멈칫,한 마음이 들었다. 아주 순간이지만. 


화려한 양장의 일본 어린이 도서 시리즈 '전천당'에 맞서기를 응원하고 싶다. 좀 .. 약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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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3-20 2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금방 떡집 시리즈 두 권 읽었는데, 이런 우연이???ㅋㅋㅋㅋ
계속 시리즈가 나올 듯 하던데 저도 전천당 보다 권수를 앞지를 수 있으려나? 생각했습니다ㅋㅋㅋ
근데 전천당은 벌써 10 권도 더 넘게 나왔던데..좀 큰애들은 자극적인 전천당을 더 찾을 것 같겠구나!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유부만두 2022-03-21 08:11   좋아요 1 | URL
찌찌뽕 입니다, 책읽는 나무님!
전 떡집 1권을 아주 아주 사랑하는데요, 실은 2권 이하는 정과 의리로만 읽고 있어요. 어린이들의 고민 해결법이 ‘매직‘에 기댄 실제 행동이라 마음에 들지만 좀 김이 빠진 느낌이라서요.

새학기를 맞아서 나무님 댁도 바쁘시겠지요? 전 아이고 정신이가 없어요.

희망찬샘 2022-06-26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빙떡이 진짜 있는 떡이군요. 작가가 만들어낸 창작떡인 줄 알았네요. 에공. 이래서 배워야 하는 거네요.
 

그 유명한 해리 보슈 시리즈를 드디어 시작했다. 


1권만 읽는 사람은 없다더니 과연. 1992년 이야기라 휴대폰 이전 시기의 박진감 넘치는 아날로그 세상도 읽을 수 있다. 잠복근무 중의 형사 두 명 중 하나는 본부에 연락하느라 공중전화기로 달려가고, 도청장치는 전화기 송화기에 건전지를 붙여서 설치한다. 비상시에 형사들은 삐삐로 호출되며, 형사 보고서 작성시엔 타자기 혹은 컴퓨터 앞에서 순번을 기다린다. 중요문서는 전화나 종이로 전달되고 무엇보다 지도. 종이 지도 위의 탈출구 표시 푸른 잉크는 번져서 주인공을 좌절시키며 어쩐지 그 사람 싫더라니.... 하면 꼭 일이 터지고, 모든 일의 시작은 인간의 욕심과 희망, 그리고 과거와 업보, 복수, 혹은 정의 실현이라고 한다. 


해리 보슈 시리즈가 십여 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살짝, 보슈가 죽을까봐 조금 걱정했지만 정석적으로 착착착 진행된다. 대강의 줄거리나 플롯은 모르고 읽는 게 낫다. 예측가능한 설정과 우연이 많기 때문이다. 유일한 여성 캐릭터 FBI 요원 엘리너가 '예쁘다'는 칭찬에 '고맙다'고 대답하는 장면이나 그녀의 사연이 구구절절 아부지, 오라버니를 부르고 있어서 갑갑했다. 그래도 재미있다는 게 이 책의 힘 혹은 나라는 독자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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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3-21 18: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드라마도 전 재밋게 봤어요. 어쨌든 너무마니무지마니 웰컴백!

유부만두 2022-03-21 19:01   좋아요 0 | URL
라로님께는 LA 이야기라 더더욱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그동안 격조했습니다. 책읽기나 블로그 글쓰기에 게을렀어요. ;;;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psyche 2022-03-22 0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슈가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아닌데 이 시리즈 많이 읽었어. 순서 없이 들쑥날쑥 읽었었기에 나온 순서대로 쫙 프린트해서 1번부터 다시 읽었었는데 어디까지더라 읽다가 멈췄네. 내 최애 캐릭터는 아니지만 코넬리 작품은 일단 기본 이상을 하는데다 LA 이가 배경이라 익숙한 도로 이름, 동네가 나오니 더 재미있더라고.
라로님처럼 나도 드라마 보슈 좋아해. 주인공 역 배우 넘 좋고 책에서 묘사된 모습 그대로인 보슈 집도 좋고. 아직 안 봤다면 강추. 시즌 7로 끝났는데 스핀 오프가 나온다는 듯?

유부만두 2022-03-23 14:46   좋아요 0 | URL
보슈 재밌더라고요? 그런데 시리즈 다 찾아 읽기는 자신 없고요, 시인, 이랑 링컨 변호사만 읽어볼까 싶어요. 드라마 보슈는 찾아보니 넷플릭스는 아니네요.
얼마전 Turning Red 디즈니 영화 보고 싶어서 디즈니 플러스 가입했거든요, 그거 한달만 하고 나서 생각해 볼라구요.

psyche 2022-03-24 04:46   좋아요 1 | URL
맞아. 드라마 보슈는 아마존이야. 시인 재미있고 링컨 변호사 시리즈도 몇 개 있을 걸. 보슈랑 링컨 변호사는 다른 분위기지만 둘 다 재미있어. 둘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ㅎㅎ
난 전에 해밀턴 뮤지컬 보려고 디즈니 플러스 한 달 했었거든. 한 달 동안 막 보려했는데 결국 해밀턴만 두번 보고 끝났네.

유부만두 2022-03-24 08:06   좋아요 0 | URL
해밀턴, 그 유명한 뮤지컬에 대해선 얘길 많이 들었는데 미국 역사 이야기라 별 관심이 없었어요. 볼까요? 흠 .... 나 미국역사 모르는데 ....

그나저나 요즘 대법원 브라운 판사 청문회 뉴스가 많이 보여요. 참, 사람들이 ...(할말 많지만 ...으....)

여긴 아프칸 탈출한 가족들의 어린이들이 울산 초등학교에 등교하는 게 뉴스에 나왔어요. 반대하는 주민들이 많아서 어린이 손을 교육감이 잡고 학교 갔대요. 하아...2022년입니다. ㅜ ㅜ
아프칸 어린이들이 반 아이들 나눠 주려고 자기 이름 적은 작은 과자 꾸러미를 준비했다고 하는데 나 울뻔 했잖아요. 뭔지 알죠 그 아이들, 그 엄마들 마음.
 

“임어당은 허차서의 『다소茶疏』를 인용하며 「차와 친구에 대하여」라는 글에서 차 마시기에 좋은 때를 다음과 같이 읊었다.

[중략]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후에

한적한 산속의 조용한 절에 있을 때

….”

찻물을 준비할 때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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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2-21 1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커밍 순!!!! ㅋㅋㅋㅋㅋㅋㅋㅋ D-8

유부만두 2022-02-21 11:54   좋아요 1 | URL
애들 학교 못 보내면
조용한 절을 찾아야만 합니다.

mini74 2022-02-21 1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장 가까운 절이 1시간 30분 거리라고 나오네요 ㅎㅎ

유부만두 2022-02-22 19:03   좋아요 1 | URL
한적한 산 찾기가 어렵죠? 전 근처에 30분 만에 갈 수 있는 절이 있긴 하지만 그 절은 너무 북적대는 곳이라 차 마시는 고요함은 가지기 어려울 듯 해요.
그저 3월 2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psyche 2022-02-21 14: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 다 가고 노친네 둘이서만 살고 있습니다. 남들은 허전하지 않냐고 하는데 조용하고 좋기만 하네. ㅎㅎㅎㅎ 유부만두도 언젠가 이 날이 올 거야.

유부만두 2022-02-22 19:04   좋아요 2 | URL
언니야!!! 언니랑 K박사님 두 분이 무슨 노친네야?!!!!
하지만 언니네는 루이도 있으니까 반칙임.

늦둥이 챙기기가 이리 힘에 부치는 일이라는 거 ... 너무 늦게 깨닫고 허덕거리고 있어요.

psyche 2022-02-23 03:08   좋아요 1 | URL
나 노친네 아냐? ㅎㅎㅎㅎㅎ 그러고 보니 루이가 진짜 노친네네.
늦동이 언제 크나 했는데 그래도 지나고 나니 금새였던 거 같아. 근데 한국은 대학을 가도 집에 있는 경우가 많아서 여기 같지는 않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