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귀여운 청소년 소설 같지만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표현이 많이 나온다. 책 안 읽는 말썽장이 그레구아르가 책방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할아버지와 우정을 쌓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책을 읽는 것은 그레구아르가 우연히 맡는 임무, 그의 일이 된다. 19살 이 프랑스 청년은 하루하루 심드렁하게 살아가는 요양소 근로자다. 별다른 전문지식이나 야망이 없던 그는 요양소 32호실 환자/거주자인 전직 서점 주인 피키에 씨를 만나고 반강제로 그에게 책을 낭독해 주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의 지도를 받으며 '전문' 낭독자가 되어간다. 그동안 요양소 내에서 죽음, 폭력, 애정을 경험하며 그레구아르는 성장한다. 물론. 그리고 그의 낭독을 듣는 사람들이 늘어간다. 


피키에 씨의 마지막 부탁을 위해 수도원을 향해 걷는 그는 노트르담 드 파리의 음유시인 그레구아르를 떠올리게도 했다. 실제 작가의 경험담이 녹아있다는 그의 첫 소설은 매우 투박하고 조각조각 이음새는 거칠다. 여러 책들의 이야기가 흥미를 돋우지만 (국내 번역서의 제목, 작가 표기가 다름) 전체적으로 매우 어수선하다. 그래도 작가는 이 얇은 소설 속에서 최선을 다해 책, 이야기, 목소리와 일체가 되려는 궁극의 집념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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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1-25 17: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 우정을 쌓는 이야기가 아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이 지점에서 웃어도 될까요? 🤭

유부만두 2022-01-25 17:10   좋아요 3 | URL
네, 그러셔도 돼요. 전 그런 이야기인줄 알고 시작했거등요;;;; 근데 아니더라고요.

잠자냥 2022-01-25 17: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충격적이네요. 전 우정을 쌓는 그런 이야기인줄……

유부만두 2022-01-25 17:22   좋아요 3 | URL
우정을 쌓기는 해요. 그런데 ... 음 .. 좀 특별한 셋팅이랄까, 그래요.
여러 요소들이 갑툭...하고 갑분싸 하고 어거지로 유우머 스럽다가 비장하고요.

잠자냥 2022-01-25 17:34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아무튼 올려주신 리뷰 보니 온통 제 편견을 깨뜨린 ㅋㅋㅋㅋㅋㅋ 대충격 ㅋㅋㅋ

persona 2022-01-25 19: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그림이 뭔가 따스한 다이어리 표지 같아서 재미있을까 아닐까 너무 눈물짓는 건 싫은데 이런 망상하고 있었는데 일단 그런 게 아니군요. ㅎㅎㅎ

유부만두 2022-01-25 19:32   좋아요 2 | URL
마구 따스하고 부드러운 이야기는 아니에요. ^^ 책과 인생을 향한 뜨겁고 지독한 사랑 이야기랄까요? 여러 에피소드가 울퉁불퉁 모여있는 기분이 드는 책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01-25 2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정을 쌓는 이야기로 오독하고..댓글 보고 흠칫했네요ㅋㅋㅋ

유부만두 2022-01-25 21:43   좋아요 3 | URL
책방 할아버지와 20살 청년 사이에 유대감, 우정은 생겨납니다. 다만, 그 과정과 마무리가 예상보다 격렬한 사건들과 함께 하죠. ^^;;

mini74 2022-01-25 2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아주 잔잔하고 따뜻한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는데 ㅎㅎ 작가의 궁극의 집념이 궁금하네요 ~

유부만두 2022-01-26 21:05   좋아요 1 | URL
.... 알려드릴 수가 없어요. 읽다보면 어느 정도 예측할 순 있지만, 그냥 바로 그 집념을 말해버리는 건 어쩐지 반칙같아서요. ^^

이 책에는 꽤 다양한 사건들이 펼쳐집니다. 가끔 따숩기도 하지만 차갑고 또 뜨거운 장면이 많아요. ㅎㅎㅎ 더 궁금하시죠?
 

다큐멘터리 감독인 저자 김현우의 작업 엣세이를 겸한 독서 감상문이다. 


그가 읽은 여러 책들은 '타인의 목소리'를 전해준다. 성소수자, 이민자, 장애인, 저임금 노동자 등 그 목소리들은 바로 내 옆이 아니라도 존재하고 나와도 닿아있다. 하지만 쉽게 들리지 않는다. 


저자는 자신의 업인 다큐멘터리를 통해, 그가 읽었던 책과 현실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다시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며 그 방식을, 공감이라는 강요를, 간과할 수 없는 개개인의 특유한 디테일을 고민한다. 이 정갈한 책은 여러 겹으로 조심스레 접은 타인들의 이야기와 그 자신의 목소리를 다시 펼쳐 놓는다. 나는 최대한 예의를 갖추고 그 이야기의 목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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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2-03 11: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땡투합니다, 유부만두 님!

유부만두 2022-02-06 09:34   좋아요 0 | URL
땡큐에요, 다락방님!
 

내 사업을 시작해보기로 한 거지. 서점을 운영하는 건 내 오랜 꿈이었어. 책을 통해 최후의 투쟁에 대한 내 생각을 널리 퍼뜨리고 싶었지. 다 지나고 나서 보면 선명하게 보이지만, 걷고 있는 당시에는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잘 보이지 않아, 그저 본능이나 직관에 따라 걸어갈 뿐. 하지만 부르디외, 바르트, 푸코, 프로이트, 마르크스 같은 많은 저자들의 책을 읽음으로써 나는 그들에게서 빛을 얻었고,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 - P51

책은 우리를 타자에게로 인도하는 길이란다. 그리고 나 자신보다 더 나와 가까운 타자는 없기 때문에, 나 자신과 만나기 위해 책을 읽는 거야. 그러니까 책을 읽는다는 건 하나의 타자인 자기 자신을 향해 가는 행위와도 같은 거지. 설령 그저 심심해서, 시간을 때우기 위해 책을 읽는다 해도 마찬가지야.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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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ewsis.com/view/?id=NISX20211221_0001696609&cID=10701&pID=10700


중년 여성, 그것도 엄마라는 제목을 단 만화책.
작년 기사를 기억해 두었다가 읽었다.

화자는 오십대 후반 여성이지만 시선은 30대 남성, "아들"이다. 여성의 이야기라지만 표지의 머리 끄댕이 잡고 싸우는 여성들 사이에는 남자가 있다. 남자에게 속고 정과 돈과 세월을 바치는 여성들. 그리고? 여성의 노동 이야기는 곁다리로 약간 더해질 뿐이다. 여자 친구들끼리 만나도 남자 이야기만 한다. 나도 비슷한 연령대이지만 읽어내기 힘들었다. 이 나이 먹도록 남자, 남자 해야하는지. 징그럽다. 그나마 주인공 소연씨가 주택 소유주라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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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1-21 09: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하비상 최우수상을??? 우와 대단하네요^^
한국 작가들 상 많이 받았네요?
윤고은 작가도...^^
축하 할 일입니다.
한 번 찾아 읽어봐야겠어요.

유부만두 2022-01-25 16:59   좋아요 1 | URL
윤고은 작가의 소설은 재미있게 읽었어요. 추천합니다.
하지만 이 만화는 ... 흠.... 개인마다 평이 다르겠지요?

파이버 2022-01-25 0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들˝의 엄마들 이야기였군요 ^^;;;

유부만두 2022-01-25 16:59   좋아요 1 | URL
네. 아들의 눈엔 엄마들이 이렇게 보였다니 좀 씁쓸하네요.
 

에린 왕자가 지구에 떨어졌을 때 아무도 뵈:덜 않은게 솔:찬히 놀:랬어. 갸:가 이 벨:이 아닌 개비: 험서 걱정을 허고 있는디 달빛깔에 고리 맹이로 생긴 먼:가가 목새 아래서 움직거리는 거여.

"안녕." 에린 왕자가 혹시 모:른게 인사를 혔:어.

"안녕."배암이 인사를 혔:어.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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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1-19 16: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앞으로도 쭈욱 이어지는 건가요? 에린 왕자 시리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2-01-20 11:40   좋아요 1 | URL
다른 지역 방언으로도 출판을 계속 할 예정이래요.
기대가 큽니다.

책읽는나무 2022-01-19 23: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라도 버전은 좀 점잖쿤요?ㅋㅋㅋ
배암!!!ㅋㅋㅋ
저는 경상도 버전 보고 그 배우 때문에 배꼽 잡았네요ㅋㅋㅋㅋ
사투리가 제가 봐도 좀 어렵더라구요.
경북 포항쪽이라 그런지??
경상도라도 사투리 억양이 다르니까~ㅜㅜ
그래도 재밌어요.
전라도 버전도 재밌네요^^

유부만두 2022-01-20 11:41   좋아요 2 | URL
재미있더라고요. 사투리는 입말이니까 더 친근하기도 하고요.
이번 전북 버전은 역자가 시침 뚝 떼고 낭독하는 게 더 재미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