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지주인 클리퍼드는 모든 면에서 사냥터지기 멜러즈와 반대로 보여요. 나이는 열 살 쯤 클리퍼드가 젊지만 부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되었고, 정신적인 활동인 소설을 써서 돈과 명예를 더 얻었고 친구들도 많은데요, 멜러즈는 개 한 마리만 데리고 숲을 누비고 밀렵꾼들을 잡으면서 혼자 살아요.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코니라는 여인에 대한 애정과 볼셰비키에 대한 증오(와 몰이해)에요. 둘 다 볼셰비키를 미워해요. 클리퍼드에게 이질적인 모든 것, 노동자나 코니는 볼셰비키죠. (하지만 볼턴 부인이 방탕한 젊은이들은 머리가 나빠서 볼셰비키 주의자가 못된다고 말하죠. 그녀만 조금 나은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클리퍼드의 부자 친구들은 궤변을 늘어 놓아요.



"볼셰비키주의란 [...] 그저 소위 부르주아라는 것에 대한 지극한 증오에 불과한 것 같아. [...] 개인들, 특히 개별 인격체로서의 각 사람은 부르주아가 되고 마는 셈이지. 따라서 개개인은 억압해야만 하는 존재인거야. 보다 커다란 것, 즉 소비에트 사회와 같은 것에 개인은 함몰되어야 하는 거지. 하나의 유기체라는 것조차 부르주아야.[...] 필수적인 것은 기계밖에 없으니  [...] 부르주아에 대한 증오가 그 기계의 동력을 이루고 있는 것! 바로 그게, 내가 보기엔 볼셰비키 주의야." 

"우리는 모둔 환자처럼 싸늘하게 식어있고 백지처럼 아무런 열정도 없는 존재야. 우리는 모두 볼셰비키주의자인 거야" 



아... 좀 이상하죠. 그러니까, 부르주아, 개개인(의 개성), 생명력에 대한 증오가 볼셰비키주의다? 그러니까 상류층의 정신 활동입네, 하면서 말장난이나 일삼는 자기들은 생명력의 반대에 있으니 볼셰비키주의자다? 이 말은 멜레즈의 연설과 비슷해요. 


“사람들의 기(氣)는 다 죽어 없어져버렸소. 자동차니 영화니 비행기니 하는 따위가 사람들에게서 마지막 남은 기까지 다 빨아 없애버리고 있고. 분명히 말하건데, 새로 태어나는 세대마다 점점 더 토끼처럼 소심해지고 고무관으로 된 창자와 양철 다리와 양철 얼굴을 하고 있을거요. 양철 인간이란 거지! 그건 모두, 인간다운 것을 말살해 버리고 기계적인 것을 숭배하는 일종의 강고한 볼셰비키주의 같은 것이라오. 돈, 돈, 돈만이 절대적이지!”


노동자들도 소심하고 일상에 매몰되어 돈이나 물질적 쾌락에 매달리니까 또 볼셰비키주의자다? 극과 극은 통하는 거에요? 그러니 두 남자(와 그 무리들)는 생명력을 얻어야 한대요. 그 생명력이 찐 아이템이에요. 바로 성관계, 성별을 막론한 사람들 (로렌스의 동성애 성향이 여기에서 암시되요) 사이의 “부드러운 접촉”이요. 계급 차이나 예법, 표준어 같은 모든 가식을 벗고 자연스러운 상태여야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멜레즈는 힘주어 연인 코니에게 연설해요. 그것도 반말로 말이죠. 
     
물론 첫 만남, 그 숲속의 오두막에서 두 사람이 각별한 사이가 되었을 때, 멜레즈는 아직 높임말을 썼어요. “전 참 좋았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부인도 좋았나요?” 정말 참하죠? 그런데 두 번째 만남 이후 멜레즈는 슬쩍 말을 놓더니 세 번째 야외 합체로 두 사람 사이가 확실해지자 그는 반말을 대놓고 해요. (민음사에서요. 펭귄에서는 안 그랫슈) 이건 번역가가 나름 두 사람 관계의 진전을 표현한....거라지만 과한 해석의 개입이라고 봐요. 왜 코니가 계속 경어로 그를 대하는데 멜라즈가 저렇게 말하는 걸까요. 너무 싫잖아요. 
     
근데요, 두 사람의 밀회 장소 오두막이 주인이 찾지 않는(못하는) 숲속에 있고, 꿩 알을 부화시킨다는 (그것도 엄마 꿩이 아니라 암탉, 꿩대신 닭으로) 디테일로 그야말로 '자궁'이라는 거잖아요. 코니는 꿩 병아리들을 손에 안고, 더해서 이웃 농장에 들러 그 집 어린 아기를 안아주며 울컥합니다. 정서적으로 취약한 상태가 되버려요. 그러면 멜레즈 등장, 이런 순서가 거푸 나와요. 너무 노골적으로 생명력, 모성, 상남자 라는 공식으로 진행시키는 것 같았어요. 이런 단순함은 나중에 멜레즈의 "산업화 지옥에서 살아남기" 연설에도 표현되요. 인간이 생명력을 되찾고, 어떻게? 터치로! 소박하게 살면! 어떻게? 돈을 안 벌고 안 쓰면 됨! 이라며 그냥 자연으로! 를 외쳐요. 이미 1920년대 후반인데, 공산당 선언도 지났고 광부의 파업 등은 수가 늘어나고 옛 영국은 사라지고 새로운 역사가 해가 지지 않는 그 빌어먹을 제국주의가 진행되고 어떤 역사적 책임 의식(이라기 보다는 나도 이때 한몫 챙겨보자)이 샘솟는데 말이에요. 클리퍼드는 그 의무가 자신의 몫이라며 비장해지거든요. 뭐 스포 터뜨리는 김에 다 쏟아냅시다. 볼셰비키적인 부인 코니가 떠나고 클리퍼드가 드디어 '뽀뽀해줘!'라며 볼턴 부인의 '젖가슴'에 매달려 변태적인 큰 아기처럼 굴 때, 그는 사업가적 수완을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진짜 기가 막힌 전개지요? 근데 반대로 멜레즈는 자꾸 숨으려고 해요. 더 시골로, 아니면 해외 (영국의 식민지) 농장으로 떠나고 싶어하죠. 코니 그대와 함께. 역시나 클리퍼드와 멜레즈는 상극이에요. 


작가 로렌스가 폐병을 앓았고 광부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이 멜레즈와 겹치게 보이지만 부인과의 성적 불화가 있었고 (그걸 또 다 sns에 올리고) 돈과 명성이 있었다는 점에서 클리퍼드이기도 하죠. 로렌스가 쇠약해지고 최선을 다해 다듬은 이 스완송에서 곧 죽어 없어질 육신이 실은 생명의 원천임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해설에 나와요. 절실해서 거듭 강조를 했겠지만 멜레즈의 쎅쓰 강조는 사실 지루합니다. 숲속에서 두 남녀가 랄랄라 나신으로 춤추고 꽃놀이를 할 땐 미드소마 영화 생각도 났고요. (영국의 6월초이기도) 그의 집에서, 런던에서 함께 하는 장면의 묘사와 대사는 많이 진부합디다. 
 
생명력을 강조한다고 멜레즈가 주위의 작은 생명체를 아끼는 사람도 아니고 좋은 아빠는 더더군다나 아니에요. 그의 어린 딸은 멜레즈의 어머니가 키우는데 자신은 거의 방임한 상태고요, 코니가 “아기가 있으면요?”라고 묻자, 그는 새로운 희망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지만 딸에 대해선 아무런 말도 안해요. 그는 자기 딸에게 윽박지르고 욕을하며 애 앞에서 고양이를 죽이기도 해요. 그의 딸은 코니와의 우연한 만남에서 경계하는 태도를 보이고 친엄마한텐 뺨을 맞은 이야기로만 나와요. 소설의 끝까지 이 아이는 멜레즈의 개 보다도 비중이 작죠. 이런 남자에게 뱃속의 아이를 (코니랑 멜레즈는 아들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더만) 함께 갖고 여생을 함께 할 결심을 하다니 ... 실은 말리고 싶더라고요. 


영화에선 마지막에 두 사람이 잠시 헤어졌다가 재회하는 걸로 나옵니다. 아마도 코니의 고향일 스코틀랜드의 바람많은 들판에서요. 그런데 소설은 열린 결말이에요. 멜레즈가 가을날 편지를 보내요. 한결같은 생명력 찬사에 더해 실은 코니를 만나는 데 두려움과 떨림이 있다고요. 그러니까, 너 싫으면 안 와도 돼 하는 느낌이 담겨 있어요. 실은 코니라고 단단한 믿음만 있겠어요? 동네 방네 소문 다 났는데 (멜레즈의 극성 맞은 (전)부인에 대해선 나중에 얘길 써보겠어요) 남편은 고집스레 그 '아이'를 자기 몫으로 내 놓으라지, 이 모든 사단을 다 알고 있는 기분 나쁜 눈빛의 볼턴 부인은 응원한다지. (실은 이 부인이 제일 끔찍하지만 흥미로웠어요) 코니는 걱정을 하죠. 멜레즈와의 두 번째 만남 이후 코니가 두려운 마음이 들었거든요.


'그녀에게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온 것은 열정이 아니었다. 그것은 간절한 흠모의 마음이었다. 자신이 항상 그것을 두려워해 왔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자신을 꼼짝없이 무력한 존재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자신이 그것에 맞서 싸울 수 있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자궁과 창자에 가득 찬 부드럽고 깊은 흠모의 열정과 싸워 그것을 짓밟아 물리칠 수 있는 굉장한 자기 의지가 그녀의 가슴속에는 있었다. [...] 아, 그렇다. 바코스를 섬기는 여사제처럼, 숲속을 질주하는 바코스의 신도처럼 정열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찬란한 남근의 신 이아코스를 찾아가는 것이다."


멜레즈가 바코스는 아니에요. 코니가 2권에선 더 깊이 그를 ‘흠모’하며  간 쓸개 다 빼주지만 절대 그는 바코스가 아니에요. 그래도 코니는 여사제는커녕 노예가 되어버립니다. 코니의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고 봐요. 생명력이 충만하다고 자랑 혹은 변명 삼아 언니 힐다에게 말하자 언니는 "모기들도 그렇다"고 쏘아버려요. 코니가 멜레즈와 재회할 수 있을까요? 자신의 성기의 애칭을 서명 삼아 편지에 써 보낸 그 '과거 많은' 남자를 만나러 갈까요? 아니라는 데에 알리딘 적립금 500원을 걸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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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2-12-13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에서 악마화된 여성 캐릭터들을 변명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바보 같은 코니만 빼고.

단발머리 2022-12-13 19: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 너무 재미있어요!!
제가 소설을 읽지 않아서 숨겨진 의미에 대한 유부만두님의 해석을 다 이해하지 못하는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적립금 500원을 내놓으시는 일이 절대 없으시기를요 ㅎㅎㅎ

유부만두 2022-12-15 09:06   좋아요 1 | URL
전 이 열린 결말이 그나마 마음에 들었어요. 실은 코니는 세상 사람들의 적대적 평가에 직접 맞서진 않아요. 고작해야 남편, 아버지, 언니, 지인 한 명과 순차적으로 맞서며 멜레즈를 변호해요. 그리고 코니 아부지랑 멜레즈가 술 먹고 친해짐;;;;
근데 멜레즈는 자신이 제대로 된 사람이란 걸 뻣뻣한 태도로만 증명하려 애쓰죠. 말도 계속 자연 어쩌고 생명력 이러는데 많이 모지리 같아요. 500원 지킬 수 있을 거 같아요.

- 2022-12-14 0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도 유부만두님 때문에 채털리 읽고 싶어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궁묘사에 빡쳤다가 ㅋㅋㅋㅋㅋ 여튼 앞으로도 남자 작가들의 여성에 대한 몰이해에 대한 부분들은 그대로 넘기지 않아야겠군요 ㅋㅋ 그런데 전 오늘 문득 나도 남자를 정말 모르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버림....... 아............ (골드문트님 페이퍼 댓글 참곸ㅋㅋ)
나는 왜 알고 싶어 하는 가.
알라딘 적립금 500원에 제 500원 추가해주세요. 독보적 걷기 열흘 열심히 하겠습니다!!

유부만두 2022-12-15 09:12   좋아요 3 | URL
채털리 읽지마요! 이렇게 여성 캐릭터 엉망이고 남자 주인공도 별로인데!

차라리 누군가 채털리 부인과 여성들, 이라고 여자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써주면 좋겠어요. 내가 능력만 되면 하겠어요. 여자들의 사연이 정말 재밌거든요. 욕만 먹는 멜레즈 부인도, 멜레즈 짝사랑했던 볼턴 부인도, 클리퍼드를 손에 넣은 볼턴 부인이 후에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해요! 그 영지랑 탄광 다 먹어버려!!! 외치고 싶은데 유산 상속이 그리 쉽진 않겠지요.

이 소설의 어린이들, 차세대들이 다 딸이란 디테일이 재밌어요. 이혼한 언니 힐다도 아이가(딸이라고 안 나오지만 내 맘 속에선 딸들임) 둘, 볼턴 부인도 딸만 둘. 이웃 농장 아기도 딸, 멜레즈 전초 소생도 딸.

그러니까 남자들이 암만 입으로 ‘몸‘으로 생명력 외쳐봤자, 살아남는 건 딸이어유.

서곡 2022-12-26 1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넷플 신작 채털리부인 그거라도 볼까 싶어집니다 ㅎ

유부만두 2022-12-26 19:05   좋아요 1 | URL
영화는 새로운 해석과 밝은 결말을 보여줘요. ^^

서곡 2022-12-26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보셨군요~ 안 산뜻할까봐 다소 망설여졌는데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빨래 이 모작
채털리 부인 정리

책 읽기

<파친코>의 노아가 묘지 지기에게 선물했다던 그 책 <데이비드 코퍼필드>
노아가 좋아하는 작가 (책에선 엔간한 19세기 소설가 이름이 다 나와서 별 감흥이 없었지만)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에 노아의 인생과 연결 지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최애작은 더 두꺼운 책이었다.

아니면 며칠전 덮어둔 Our Missing Hearts 를 이어서 읽을까 싶다. 12살 주인공 이름도 노아Noah다. 중국계 엄마와 백인 아빠를 둔 소년은 9살 때 “반체제 인사”인 엄마가 집을 나간다. 디스토피아 가상 미래의 미국이 배경인 이 소설은 차별과 국가 통제 상황을 보여준다. 속상해서 덮었지만 셀레스트 잉의 올해 신작인데다 평도 좋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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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2-12-13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킨스의 최애작이 뭐였나요? 궁금궁금궁금......

유부만두 2022-12-13 19:06   좋아요 1 | URL
파친코의 노아에게 디킨스 최애작은 바로 “데이비드 코퍼필드”였어요. 포스팅 문장이 애매했네요.

유부만두 2022-12-15 23:20   좋아요 0 | URL
데이비드 코퍼필드, 읽기 시작했는데요.

와우! 정말 첫장부터 강렬하네요. 이 자신감, 이 말솜씨, 정말 이제 디킨스 안 읽으려고 했는데 끊을 수가 없네요. 이런 탄생부터 들고 나오는 거 성어거스틴님이랑 맞장 뜨는 거잖아요?

저 ‘황폐한 집‘도 사뒀어요. 괜찮아요. 겨울밤은 길고 돋보기도 새로 맞췄어요.

단발머리 2022-12-13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ur missing hearts 장바구니에 넣습니다. 이전 작품도 못 읽었지만.... 일단은요 ㅎㅎ

유부만두 2022-12-14 04:37   좋아요 0 | URL
난 큰글씨 책이에. 이젠 작은 글씨 못 봐요.

- 2022-12-14 0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파친코 보고 데이비드 코퍼필드 읽고 싶었는 데.... 히히.

유부만두 2022-12-18 08:49   좋아요 0 | URL
그쵸? 책 속에 책 이야기 나오면 너무 궁금하잖아요? ㅎㅎ

psyche 2022-12-20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ur missing hearts 어때? 도서관에 홀드해 두었다가 한국에 있을 때 차례가 되는 바람에 그대로 반납되었는데.... 다시 홀드하니 내가 482번이라고... ㅜㅜ

유부만두 2022-12-20 02:33   좋아요 0 | URL
중반부 읽는중인데 좋아요. 아시안 차별 범죄가 내용이라 맘이 힘들긴힌데 좋아요. 파친코 보다 문장도 만배 낫고요. 1부는 아들 얘기로 청소년 디스토피아 소설 (the giver) 느낌 2부는 엄마 얘기에요. 전체 3부 구성이고요. 코로나 때 작가가 작정하고 구상한듯해요. 근데 작가의 울분이 넘쳐서 호불호 갈릴듯 (아마 인종별로) 해요. 전 추천요. 근데 맘이 무거워요. I told you.
 

펭귄판 사냥터지기 레메즈는 충청도 사투리를 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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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12-12 16: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구수하네요. 너무 구수해서 집중이 안 되네요 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2-12-13 14:08   좋아요 1 | URL
민음사 남자랑 펭귄 남자랑 다른 사람인거라고요. ㅋㅋㅋ

- 2022-12-12 16: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얽ㅋㅋㅋㅋㅋㅋㅋㅋ 이리와보슈 ㅋㅋㅋㅋ

유부만두 2022-12-13 14:09   좋아요 0 | URL
불렀슈?

Falstaff 2022-12-12 1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계를 제패한 충청도 사투리..... 아녀유? 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2-12-13 14:09   좋아요 1 | URL
그쵸. 요즘 많이 보이는 백 아저씨 떠올라서 .... 힘들었어요. ㅋㅋㅋ

persona 2022-12-12 1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민음사 톰 소여도 그랬던 거 같어유…

유부만두 2022-12-13 14:10   좋아요 1 | URL
아이고. 전 문학동네 세계문학 번역에 사투리 있다는 얘기만 들었는데 정말 충청도가 세계를 재패했나봐요.

책읽는나무 2022-12-12 2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펭귄판 믿기지 않네유~ㅋㅋㅋ
아니...근데 펭귄판 표지 부인 등은 좀 야하다!!

유부만두 2022-12-13 14:10   좋아요 1 | URL
다들 벗은 등으로 어필하고 있더라고요.

- 2022-12-12 2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기 댓글 다 충청도 사투리을 하시네유 ㅋㅋㅋㅋㅋㅋ 아부지이이이이 도오오오올 굴러가아아아유우우우우우

유부만두 2022-12-13 14:10   좋아요 1 | URL
근데 그 돌이 두 개 유우우우

반유행열반인 2022-12-12 2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펭귄판으로다 읽었구만유 이 사투리보다도 사드 밀실에서나 하는 철학에서 지기미-구만유 하는 게 더 웃겼어서 내성이 생겨 이 책은 무난하고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ㅋㅋㅋ

유부만두 2022-12-13 14:11   좋아요 1 | URL
그 장광설 부분에서 사투리라니!!!! 정말 대단하겠는데요?!?!
 

제인 에어 재해석이라는데요? .. 홍보글이 좀 불안하기도 합니다만..


“가난한 여성이 <손필드> 고급 주택단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잘생기고 부유한 남자와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시작되는 ‘신데렐라 스토리’의 외형을 띤 소설이다. 그러나 완벽한 줄로 알았던 남자에게 아내가 있었으며, 그 아내가 의문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두 사람의 로맨스는 위협과 긴장이 가득한 스릴러의 모습으로 전개를 바꿔간다.

고전 명작 《제인에어》를 현대적 이야기로 재해석한 《기척》은 영민하면서도 욕망으로 가득 찬 여성 인물의 활약에 목마른 독자들을 만족시킬 페미니즘 심리 스릴러다. “ 알라딘 책소개






잘 알려진 <제인 에어> 재해석 작품으로 이런 책들이 있다. 




이런 책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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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2-12-12 1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욕망으로 가득 찬 이 조금 불안하긴 한데 ㅎㅎ 궁금하네요!

유부만두 2022-12-12 12:28   좋아요 1 | URL
좀 그렇죠?;;;

책읽는나무 2022-12-12 14: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기도 버사가????

유부만두 2022-12-12 17:09   좋아요 1 | URL
원제가 윗층의 부인이니까 버사가 등장하겠죠?
 

한 여자의 자유는 다른 여자의 노동과 시간으로 만들어진다, 고 들은 적이 있어요. 기혼 직장 여성은 남편보다 가정 노동 시간이 더 길고, 자녀를 보살피는 것은 친척 여성들이나 도우미 등의 존재를 필요로 하니까요. 코니 같은 귀족 여성도 남편의 수발을 혼자 들자니 몸이 상해갑니다. 친정 언니의 간섭/도움으로 이 상황을 바꿔보기로 합니다. 수소문해서 지역의 간호사 자격증이 있는 볼턴 부인을 고용합니다. 40대의 볼턴 부인은 클리퍼드가 성홍열을 앓을 적에 간호한 적도 있어서 그나마 좀 낫게 여깁니다. 


클리퍼드는 부인이 자신을 내버려둔다고, 어느 날은 굿나잇 키스를 안해준다고 섭섭해 합니다.(응? 프루스트?) 차츰 볼턴 부인의 보살핌에 익숙해지고 편안함을 느끼는 그는 점점 수다스러워지고 볼턴 부인에게 이런 저런 교양을 가르치고, 감탄을 받고, 또 "아기처럼" 몸 전체를 내맡깁니다. 볼턴 부인과 새벽 2-3시 까지 푼돈을 걸고 카드 놀이를 하는데 늘 그가 이깁니다. 그는 이럴 때 아주 편안해서 "멍한 상태"가 되는데 그걸 코니는 혐오하죠. 은근 볼턴 부인은 고매한 귀족 나으리, 이땐 이미 문학으로 유명세와 경제적 성과도 이뤄낸 클리퍼드를 자신이 다룬다는 것에 흡족함도 느낍니다. 간병인이 환자, 특히 노인 환자에게 갖는 특이한 종류의 친밀함과 권력 관계에 대해 생각했어요.


"남자들이란 자기 밑바닥 속까지 다 내보이게 되면, 결국 다 아기처럼 된답니다. [...] 그러니까 그저 몸집만 커다란 아기가 되고 마는 거예요." [...] 처음에 볼턴 부인은 신사 계급, 즉 클리퍼드경처럼 진짜 신사 계급의 남자에게는 뭔가 다른 점이 정말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그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몸집만 어른 크기로 자란 아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만 이 아기는 묘한 기질과 세련된 태도와 권력을 지니고 있었고, 그녀가 결코 꿈도 꾸지 못한 온갖 종류의 이상한 지식을 지니고 있어 그걸로 여전히 그녀를 위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은 그녀의 남편이 22년 전에 바로 이곳 광산의 사고로 죽고 제대로 된 사후 보상이나 진실 규명이 이루어 지지 않았기에 볼턴 부인 마음 깊은 곳에는 귀족/산업주에 대한 적대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녀도 클러퍼드가 그토록 멸시하는 노동자 계층, 볼셰비키 쪽인 겁니다. 이 소설에는 자궁 만큼이나 볼셰비키 라는 단어가 많이 나와요. 시대 정신으로, 폭력적 대중으로, 비인간적인 기계 중심 사상으로, 새로운 정신으로, ... 무섭고 나쁜 것으로요. 클리포드에겐 굿나잇 뽀뽀해주지 않는 엄마, 아니 부인 코니도 "볼셰비키적"입니다. 


그런데 이 볼셰비키적인 채털리 부인이 볼셰비키 책을 읽는 사냥터지기 멜라즈를 만납니다. 


(투 비 컨티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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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12-11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채털리 부인에서 이런 생각도 다뤄지는군요. 채털리 부인... 이라고 할 때 저의 추측은 상당히 협소한 거였네요. (뭘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유부만두님! 서둘러 주세요!

유부만두 2022-12-11 18:33   좋아요 1 | URL
굉장히 다양한 이야기와 묘사를 (뭘까요?) 담고 있는 소설이에요. 광산 이야기, 결혼 이야기, 역사 이야기, 자부심 영국뽕 이야기 등등 ... 그런데 여자 주인공은 참 편협하게 그리는 게 한계죠. 로렌스가 약하네요. 아직 2권 완독 전인데요, 흠... 약해요.

책읽는나무 2022-12-12 0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볼셰비키!!! 광산!!!
프루스트적인 굿나잇 키스?
다이여 쪽 소설과는 완전 다른 쪽이군요?
채털리 부인이라고 해서...그쪽 계열이겠거니?했는데 제가 로렌스 작가를 잘 몰랐네요^^
근데 책 표지 채털리 부인인가요?
운동 전혀 안 한 아기 등이네요ㅋㅋㅋ

그렇게혜윰 2022-12-12 10:30   좋아요 1 | URL
등까지는 자세히 안 봤는데 좀 안으로 굽은 듯도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12-12 11:08   좋아요 1 | URL
그러고 보니 어깨가 굽었네요. 어깨는 쫙 펴야 좀 더 젊어지는 비결이라고 들었어요. 채털리 부인님!! 어떡하죠..ㅋㅋㅋ

유부만두 2022-12-12 17:12   좋아요 2 | URL
꼿꼿한 탕웨이 허리가 생각납니다. ^^

그렇게혜윰 2022-12-12 1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채털리부인 읽은 책인가 안 읽은 책인가 막 헷갈리기 시작하네요. 다른 부인을 읽었나? 암튼 이 글을 읽으니 읽었던 안 읽었던 2023년에 채털리부인을 만나야겠어요!

유부만두 2022-12-12 17:11   좋아요 1 | URL
전쟁 후 하반신으로 돌아온 남편을 둔 젊은 마님이 고용인 사냥터지기와 연인이 되는 줄거리에요. 이 관계가 어떻게 발전하고 드러나고 더 큰 혼란/갈등을 불러오는가 하는 거죠.

그렇게혜윰 2022-12-12 17:34   좋아요 0 | URL
보바리 부인이었네요 제가 읽은 건. 채털리 2023 계획에 넣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