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400. 앓던 모든 것 (홍희정)
아, 그렇겠구나. 나도 곧 나이가 (더) 들테고, 젊은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문학을 좀 읽긴 했는데, 하는 생각도 할테고, 어쩌면 문학병을 앓지도 못하는 무식한(!) 아낙을 측은하게 바라볼 수도 있겠구나. 어쩌면. 소설을 읽을 땐 나도 모르게 젊은이에게 공감을 하곤 했는데, 이렇게 주인공이 훌쩍, 일흔을 넘겨버리고, 왕년에 문학을 사랑한 '할머니'로 나오니 당황스럽지만, 역시나 아, 이런 날이 오겠구나, 머지않아 나에게도 닥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슬프지만 어쩌겠나. 내 눈이 더 침침해지기 전에 더 읽고 더 내 속으로 품어야지. (그러면서 흑흑 울음을 삼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