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하는 마음도 두근두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미움

조금 전에, 도토리 자랑해 놓고는

먼저 물어온 상수리가 (상수리와 도토리 차이점에 대해선 이정록 시인이 아주 잘 정리해 놓으셨습니다. 궁금하시면 이정록 시인의 산문집을 읽으세요. 뽐뿌) 영 아니라고 먹다 뱉는 중.

좋아요, 용기 내서, 세상과 경쟁하지 말고, 열등감 콤플렉스에 시달리거나 엉뚱한 핑계 대지 말라는 거요.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은 마음의 평정과 기본 (상대적인 거 말고요)적인 건강과 물질 조건이 전제 되어야 하지 않나? 아들러 심리학, 이라지만 이 책은 (아, 이 상수리 열매는) 일본의 노 철학자 (천년의 역사를 가진 도시...라고 되어 있는데.... 도쿄는 아니죠? 교토인가?)는 아들러를 들어서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을 흉내내고 있고, 싸우자, 며 덤비던 젊은이도 정형화된 접근만 하고, 철학자는 억지스런 비유를 하다가 말이 막히면 "자, 그만 하세," 며 말을 돌린다. 짜증 짜증. 이미 인쇄 상태부터 엉망인 책인데 종이도 고급이고 표지도 멋져서, 우씨 거리며 꾸역꾸역 읽다가,... 생각이 났다. 아, 이런 철학 대화책에 내가 멀미하고 토한 적이 있었던 것이었던 거시다. 소피의 세계. 그 지겨운 편지 대화 철학책은 .... 적어도 끝에 반전이랄까 문학적 터치, 라도 있었지만 이 책은 비교하기도 화가 나는 책이다. 이렇게 내가 분노하는 이유는. 이유는.

 

이 책에 나오는 철학자의 해석에 따르자면,

내가 이 책에 분노하고 비판하는 건, 이 책을 끝까지 읽지 않기 위한 핑계가 되는 것이다. 즉, 이 책의 저자가 옳았다고 우길 거리를 줄까봐 ....

 

흠흠 정리.

이 상수리는 맛이 없어. 이 상수리는 제조과정에 문제가 있었고, 심리책이라고 하지만 결국 자기계발서 ... 즉, 상수리도 아니었던 거 같아. 끝. 쫑. 저렇게 탐스럽고 멋진 도토리와 알밤을 모아놓고도 썩은 상수리 알갱이 하나 때문에 고민하다니. 그럴 수는 없어. 불금에. 자, 시간이 러닝 아웃이야. 다음 책을 들자. (... .정상이 아니군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수이 2015-05-16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감합니다!

유부만두 2015-05-17 17:4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공감해주셔서!
세상은 넓고 좋은 책은 정말 많지요.
계속 읽겠습니당~
 

전 다람쥐같아요. 책을 무조건 모아들여요. 볼이, 아니 머리가 기억력이 터지도록 읽어대고요, 어떤 책들은 어느 책장에 쟁여두었는지 까먹기도 해요... 특히 금요일, 연휴 직전엔 더 강박적으로 책을 챙기고요, 여행갈 땐 시리즈물을 챙겼다가... 열지도 않고 도로 갖고 온 적도 있어요...오늘 모은 책들이 이렇게나 많습니다....뭐, 제가 다람쥐 처럼 조금 귀엽기도 합니다;;; ???





댓글(8)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이 2015-05-15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스토너 읽으시는 겁니까?!

유부만두 2015-05-15 20:04   좋아요 0 | URL
으악 스토너 쟁겨놨다구요. 다람쥐가 모든 도토리를 다 먹진 않아요. 그러면 죽어요;;;

다락방 2015-05-15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토너 화이팅요!! ㅎㅎ

유부만두 2015-05-15 20:05   좋아요 0 | URL
아이고....사놓고 왜 샀더라? 싶은 책들이 많아요. 스토너느 다락방님과 아롬님의 뽐뿌 탓이 큽니다.

라로 2015-05-17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지런한 다람쥐시구요~~~~ㅎㅎㅎ 스토너 화이팅!!!ㅎㅎㅎ

유부만두 2015-05-17 17:50   좋아요 0 | URL
스토너 딱 한 쪽 읽었습니다. 하.... 몇십년 동안 어시스턴트 프로페서.... ㅠ ㅠ
그 팍팍한 삶이 그려졌어요.

껌정드레스 2015-05-18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참 재미있고 공감이 갑니다.
자, 그럼 사랑스런 다람쥐언니를 위해, 제가 열심히 불량 도토리를 제조해 보겠습니다!

유부만두 2015-05-18 15:55   좋아요 0 | URL
불량이라뇨~! 껌정님의 특급 수제 도토리 기다리고 있어요!
 

191/400. 과천, 우리가 하지 않은 일 (김종옥)
지난 연애의 기억을 더듬는 대책없는 마흔의 남자. 예전에 살던 동네 이야기, 하지 않은 일로 지금 감당하는 결과를 불필요한 문장을 덧칠하듯 설명하고 변명한다. 거듭 거듭. 끝까지 과천에 집착하는 이 남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89/400. 도련님의 시대 1 (다니구치 지로)

190/400. 아버지 (다니구치 지로)

 

다니구치 지로를 알게 된 건 친구의 선물 덕분이다. <느티나무의 선물>은 그때 까지 내가 생각한 일본 만화체와는 아주 달랐다. 사진을 손봐서 만든듯한 그림체는 묵직하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전달했다. <열네살> 이후에 작가 이름, 다니구치 지로를 기억하게 되었다. <아버지>는 열네살의 이야기와 흡사하면서도 다르다. 역시, 손수건을 준비해야 함;;; 부모의 젊은 시절을 기억하고 그 시절의 어린 내 마음 말고도 젊은 부모들의 고민을 생각하는 것, 바로 그것이 진짜 어른이 되는 방법이다.

 

작년 말부터 조금씩 챙겨 읽는 (그런데 아직 <그후> 한 편만 완독했네;;;) 나쓰메 소세키를 주제로 다니구치 지로가 그린 <도련님의 시대>는 반가운 시리즈다. 먼저 읽은 2권에선 소세키보다 다른 신문명의 시대의 인물들을 다루었다면, 1권은 막 시작한 격동의 에도 시대에 홀로 어쩔줄 몰라하는 소세키가 나온다. 나약하고 (찌질하고) 겁이 많아 어쩔줄 몰라하는 전근대인 (혼돈의 근대에 거부감을 느끼는) 인물로 등장하는 소세키지만 차츰 그가 작가로, 자신을 만들어/세워 가는 과정이 차근차근 그려져 있다. 놀랍게도 광대뼈를 가진 말없는 조선 청년 안중근이 등장하는데 그는 일본의 대륙진출 야욕 (2권에선 메이지 정신, 을 어느정도 긍정하는 분위기지만 1권은 메이지 유신을 서양에 끌려가는 욕망의 정치로 표현한다)에 항거하는 반근대, 혹은 이상주의의 편에 서 있었다. 안중근을 돕기에는 너무나 소심한 소세키 선생. 수많은 도련님들이 돈과 서양세력, 그리고 폭발하는 문화 가치 속에서 휘둘린다. 그런데 결국 도련님들은 다 굴복하고 마는 것일까. 2권에서 바뀐 분위기를 이미 읽었기에, 입맛은 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