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평원

l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24


현대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디딤돌 역할을 해낸 후안 룰포의 유일한 단편집 『불타는 평원』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24번으로 출간되었다. 후안 룰포는 마르케스, 푸엔테스 등이 주도한 ‘붐 세대’보다 앞선 1940, 50년대에 라틴 아메리카 현대 소설의 토대를 마련한 멕시코 문단의 거장이다. 『불타는 평원』은 그가 처음 출판한, 그리고 그의 유일한 단편집으로, 정치적 변동과 산업화로 혼란스럽던 20세기 초반, 척박한 황무지에서 고단한 삶을 이어 가는 멕시코 민중의 삶을 라틴 아메리카 특유의 지역성과 결합해 쓴 열일곱 편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룰포는 이 작품들을 통해 가난과 폭력, 고독과 죽음 앞에 선 인간들을 통해 고유한 멕시코의 이미지, 나아가 인간 존재의 보편적인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특히 그는 작품들 속에서 의식의 흐름 기법, 다층적인 시점, 과거와 현재의 혼재 같은 20세기 현대 문학사의 큰 특징이 되는 경향을 시대를 한발 앞서 다루었고, 그 기법은 이후 현대 작가들에게 모범이 되었다.

세상의 마지막 밤

l 민음사 모던 클래식 33


 『세상의 마지막 밤』은 우리 사회의 변방에 내몰린 자들이 꿈꾸는 복수, 남루한 이들끼리 보듬고 나누는 애착, 그리고 존재한다고 어렴풋이 믿기는 하지만 살아서 도달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또 다른 세상을 찾아 떠나는 여행의 서사라고 볼 수 있다.
작가 스스로 “아주 솔직히 말한다면, 복수는 손바닥 이면으로 쓸어 내 버릴 수 있는 가벼운 감정이나 욕망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내면 아주 깊숙한 곳에 있는 더 근본적인 어떤 것”이기 때문에,
이 작품에는 복수의 피가 질펀하게 흐르지만 그 잔혹한 이미지들은 지옥과 이 세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사랑의 힘 앞에서 따스한 인류애로 둔갑하는 것이다.


어둠 비탈의 식인나무

l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


사회파 미스터리에 힘을 기울였던 시마다 소지가 약 8년 만에 다시 미타라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본격 미스터리로 회귀한 작품이다. 에도 시대 처형장이었던 요코하마 어둠 비탈을 배경으로 그에 어울리는 기묘한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펼쳐지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미타라이가 활약한다. 작품 전반에 흐르는 괴기스럽고 환상적인 분위기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들고, 가상의 범인에 대한 공포와 궁금증을 배가시켜 본격 미스터리의 맛을 더욱 살리고 있다.

 

네버 고 백

l 잭 리처 시리즈


리 차일드는 매 작품에 강도 높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최고 권력 집단이라 할 수 있는 미군 고위 장성들이 국가에 대한 신의를 저버리고 사사로운 이익과 쾌락만을 좇는 현실을 꼬집었다. 범법 행위가 수면 위로 드러날 위기에 처하자 그들은 아무 연관도 없는 민간인 신분의 리처를 제물로 삼는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약자는 권력 앞에 무력하고 권력자는 마음대로 세상을 휘두른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잭 리처가 필요하다. 그는 권력의 횡포에 굴하지 않고 강자 앞에서 더욱 강해진다. 독자들이 잭 리처에게 열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약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리처를 보며 우리는 대리만족을 느끼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게 된다. 바로 이것이야말로 잭 리처 시리즈가 우리에게 주는 진정한 즐거움이 아닐까.

 

메이드 인 공장

- 소설가 김중혁의 입체적인 공장 산책기


“우리는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으며,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서로가 서로를 돕고 있으며, 서로가 서로의 부분을,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구라는 거대한 공장에서 서로를 조립하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은 제지 공장부터 콘돔, 브래지어, 가방, 지구본, 도자기, 엘피, 피아노, 맥주 공장까지 15개의 다양한 공장에 대한 세심한 관찰기이며, 사람의 이야기이며, 물건들의 세계사다. 기억과 현재, 시간과 속도와 사람에 관한 김중혁 작가만의 느긋하고 다정하면서도 수다스러운 공장 탐방 산책 이야기가 펼쳐진다.


보다

- 김영하의 인사이트 아웃사이트


한동안 나는 망명정부의 라디오 채널 같은 존재로 살았다. 소설가가 원래 그런 직업이라고 믿었다. 국경 밖에서 가끔 전파를 송출해 나의 메시지를 전하면 그것으로 내 할 일은 끝이라고 생각했다. 2012년 가을에 이르러 내 생각은 미묘하게 변했다. 제대로 메시지를 송출하기 위해서라도 내가 사는 사회 안으로 탐침을 깊숙이 찔러넣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보는 것, 듣는 것, 경험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을 글로 표현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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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백가, 공동체를 말하다

국가란 무엇인가? : ‘공동체’라는 창을 통해 제자백가 읽기
 오늘의 관점으로 보면 제자백가 사상은 치열한 정치 논쟁에 다름 아니다. ‘어떻게 하면 이 공동체(국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어떤 방법으로 공동체의 미래와 청사진을 그려볼까?’ 하는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정치일진대, 그들은 실제로 이런 문제를 고민했고 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각자 자신의 사상을 펼쳐갔다.
그러므로 공동체를 중심으로 그들의 사상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곧바로 그들의 사상 중심부로 진입할 수 있으며, 오늘날 우리가 어떤 국가를 만들어가야 할지를 고민할 때도 그들의 이야기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들이 꿈꾸었던 이상적인 공동체는 어떤 모습이었으며, 그러한 이상적 공동체의 토대를 만드는 데 필요한 대안과 통찰은 무엇이었을까.
부유한 나라를 꿈꾸었던 극단적 실용주의자 관중, 역사상 첫 인본주의자이자 진정한 어른으로 존경받았던 안자, 위태롭지 않게 백성을 보호하는 게 국가의 첫째 사명이라는 손자, 씨족공동체적 삶을 그리워했던 이상주의자 공자, 인민의 합의를 통한 체계적 행정망과 큰 정부를 지향했던 묵자, 만민이 법 앞에 평등한 공화국을 꿈꾸었던 국가주의자 상앙…. 그리고 그들은 다시 우리에게 묻는다. 한국 사회의 갈 길은 무엇이냐고, 대한민국의 청사진은 있느냐고?


겹겹의 공간들

우리 주변의 공간 대부분은 굳어진 관념이나 진부해진 이미지들에 갇혀 공간 본래의 성격과 표정은 사라지고 대상화될 뿐이다. 저자는 둔해진 감각, 게으른 습관으로만 공간을 인식했던 우리의 타성을 경계하는 방편으로 공간을 낯설게 보고, 공간에 겹겹이 드리워진 이미지들을 걷어낸 뒤 텅 빈 공간 자체의 표정을 살펴 우리가 누리는 공간의 가치에 대해 되새겨보자고 말한다.
공간은 누구나 누린다는 점에서 보편적이다. 그 너머에 어떤 부가적인 차원도 허용하지 않고 이면에 어떤 배후도 거느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근본적이다. 아무리 부풀리거나 짜부라뜨려도 벗어날 수 없는 삶의 장이다. 인간은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저마다 상이한 공간적 경험을 하며,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공간에 대한 관념을 갖게 마련이다. 일상에서 우리가 기억이라고 부르는 것은 공간화한 기억이다. 추억은 벌집 같은 공간 속에 특정의 시간들을 압축하고 공간화한다. 바슐라르가 『공간의 시학』에서 한 말처럼 “기억을 생생하게 하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공간이다.”

 

 

신중한 사람

1981년 중편 「에리직톤의 초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승우는 지난 33년간의 저작을 통해 폭넓은 소설적 영역을 구축해왔다. 작가는 신과 인간의 관계를 탐사하는 초월적 주제에서부터 신화적 세계를 경유한 다양한 물음들로 한국 소설의 형이상학적 폭과 깊이를 넓히고 심화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죄의식에 대한 깊은 탐구와 더불어 인간 심리의 미로, 욕망의 어두운 지대를 겨냥하고 있다. 물론 그 미로의 맞은편에 자리한 편집증적 망상과 자기기만을 강요하는 막무가내의 부조리한 현실도 지적한다. 이는 『생의 이면』(1993)에서 보여주었던 인류의 원죄 의식이나 『에리직톤의 초상』(1981)이 제기하는 ‘현실 사회에서의 죄의 실체’에 대한 문제적 의문, 「일식에 대하여」에서 인식하는 ‘고귀한 삶이 불가능한 곳’으로서의 현대 사회에 대한 인식 등과도 맞닿는다. 이번 소설집에는 그간 작가가 보여준 문제의식과 세계관이 결집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림자

카린 지에벨은 인품으로나 도덕적으로나 부족한 인물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는 동안 공감 능력을 배양하고 차츰 균형 잡힌 인간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묘사하는 것에 큰 흥미를 느낀다고 술회한 바 있다. 작중인물들의 직업 구성 또한 다양하다. 광고회사 커리어우먼, 의리와 정이 많은 터프가이 형사, 노회한 회사경영자, 순수하고 정의감 넘치는 신출내기 형사, 신경정신과전문의, 정신병원 간호사, 천재적인 두뇌의 사이코패스 등 인물의 면면만 보아도 대단히 흥미롭다.

 

 

 

 

 

사랑도 없이 개미귀신

등단 이후 ‘가난’과 ‘소외’의 문제를 깊이있게 파고들며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과 잔혹한 현실을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그려온 최금진 시인의 세번째 시집 『사랑도 없이 개미귀신』이 출간되었다. ‘비극적 리얼리즘의 미학’으로 주목받았던 『황금을 찾아서』 이후 3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특유의 직설적이고 냉소적인 어법으로 불행과 결핍으로 얼룩진 삶의 비애와 부조리한 세상의 살풍경한 현실을 곡진하게 그려낸다. 생의 고통을 고스란히 끌어안고 “세계와의 불화 속에서 무중력의 역사를 살아내고 있는 한 ‘상처 입은 영혼’의 모습”(이재복, 해설)과 비루한 “운명의 거친 바닥을 죄다 허적여 보여주”(신용목, 추천사)는 간절한 시편들이 가슴 저미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글로리홀

『글로리홀』은 시집 같기도, 소설집 같기도 하다. SF, 디스토피아, 포르노그래피, 하드코어 야오이물, 팬픽으로 읽힐 수도 있겠다. 특정 시기 영미권 대중문화와 하위문화에 대한 충실한 보고서나 오마주, 부패한 세상을 풍자하는 알레고리, 혹은 자아를 찾기 위해 떠나는 로드무비이기도 하다. 김현이 한 권의 시집으로 묶기를 선택한 이 많은 요소들은 결국 우리의, 인간과 세계의 욕망을 드러내며 억압과 결핍을 조망한다. 세상에 없을 수밖에 없던 시(세상에 없던 시, 세상에 있어야 하는 시가 아닌), 퀴어와 섹스와 정치와 SF와 문학과 음악과 영화와…… 인간의 욕망과 세계를 이루는 온갖 은유들로 구성된 이 보랏빛 백과사전은 조금 새롭고 꽤나 낯설어 우리를 퍽 불편하게도 하지만 눈 밝은 사람에겐 몹시 유쾌하게 다가올 것이다. 당신은 얼마만큼 인간입니까, 무엇이 인간을 인간되게 합니까. 인간과 세계, 욕망을 묻는 그 오랜 질문에 대한 스크린 키드의 정직한 대답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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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테보리 쌍쌍바

이 소설에는 주인공이 “재미도 없고 공평하지도 않은 이 세상”을 다르게 살아보기 위해 선수가 되어 일반인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과정이 역동적으로 펼쳐져 있다. 그런데 그가 진지하게 몰두하는 승부란 사실 제3자, 즉 자기 계발 담론 사회의 ‘속물’들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한심한 ‘잉여짓’일 뿐이다. 박상은 이러한 ‘잉여짓’을 의도적으로 진지하게 공들여 묘사해 어처구니없는 실소를 유발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선수가 속물 되기에 패배한 잉여가 아니라 속물 되기를 ‘거부’한 ‘자발적 잉여’라는 사실이다. 그는 여느 잉여들과 달리 자기를 비하하지 않고 자기를 사랑한다. 그는 잉여가 됨으로써 오히려 진정한 자기의 삶을 산다. 박상은 이 “병신 같지만 멋있는” 선수의 삶을 병맛 코드의 스피드 메탈 사운드로 들려준다.


 

 

에코의 초상

관심의 대상과 표현 방식은 조금씩 달라져왔지만, 그 시선은 항상 자신 안에 웅성거리는 다른 ‘나’들에게 머물렀고 동시에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관심으로 벋어 나갔다. 이번 시집은 제목에서 의미하듯 자기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채 다른 사람의 마지막 말을 되풀이해야만 하는 ‘에코’의 운명을 시적 자아의 초상으로 받아들인다. 외부의 목소리가 되울려서 나의 몸과 말, 생각이 되는 경험을 통해, 화자는 타인의 불행을 ‘나’의 일로 겪어내며 한 그루 덤불을 껴안고 활활 타오른다.

 

 

 

 

 

 

 

 

디저트 월드

배경이 어디고 등장인물이 누구든, 그의 소설에서는 늘 현실과 환상이,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뒤섞인다. 무엇이고 어디이며 누구에 대한 이야기라고 딱 짚어 말할 수 없어 느껴지는 묘한 이질감에서 새롭고도 모호한 소설적 시공간이 탄생하는 것이다. 『디저트 월드』는 2013년 가을부터 2014년 초겨울까지 두 계절에 걸쳐 문학과지성사 블로그에 연재되었던 작품을 묶어낸 연작 장편소설이다. ‘몽블랑, 당근케이크, 마카롱, 자허토르테, 오렌지쿠키, 레드벨벳컵케이크, 라즈베리타르트’라 이름 붙은 일곱 편의 달콤하고 싸한 이야기들에서 그동안 김이환이 구축해온 흥미로운 상상력, 이야기의 본령에 대한 재능이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언어적 표현의 한계를 넘는 ‘음악’이라는 또 다른 장치
 이 소설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바로 ‘음악’이라는 매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음악’은 주인공 류의 결정적인 장면마다 등장해서, 작품의 분위기를 좀더 풍요롭게 만드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이 소설이 단순히 ‘청춘의 한 때’를 묘사하는 것을 떠나 언어적 표현으로 담을 수 없는 한계까지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치밀함을 읽을 수 있다.
‘도어스’, ‘롤링 스톤스’, ‘바 케이스’, ‘말 왈드론’, ‘루이스 본파’, ‘제임스 브라운’, ‘찰스 밍거스’, ‘레드 제플린’, ‘재니스 조플린’, ‘핑크 플로이드’, ‘버즈the byrds’, ‘밴 모리슨’ 등 한 시절을 풍미한 엄청난 음악의 향연이 이 소설 속에 펼쳐진다. 특히 ‘루이스 본파’의 늘어진 삼바, <흑인 오르페>와 아프리카 리듬을 담은 <오시비사>는, 주인공 류의 정신적인 피폐함을 보여주는 광란의 파티 현장을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들을 떠올리듯, 진한 감정을 전달하는 중요한 매개로 작용한다.
: 책을 가지고 있으니, 눈요기로. 표지, 정말 예쁘게 나온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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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문할 예정인 책들이에요. 요사이 시&소설 위주로 독서 편식이 좀 심했는데, 다시 좋아하는 과학 분야를 파고들 거랍니다. 경제학은, 아직은 초보 수준이라 꼼꼼히 씹고 뜯어가며(;) 독서해야할 것 같습니다.

 

1.4킬로그램의 우주, 뇌

‘작지만 큰 우주’ 뇌 속으로 떠나는 여행
 뇌는 성인의 몸무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퍼센트밖에 되지 않는, 주먹 2개 정도 크기의 작은 기관인 동시에 100억 개의 신경 세포가 100조 개의 시냅스를 형성하며 얽힌 ‘우주에서 제일 복잡한’ 시스템이다. 또한 뇌는 긴 진화 과정을 통해 만들어져 인간의 역사, 행동, 언어, 기억에 관한 모든 정보가 담긴 판도라의 상자이기도 하다. 『1.4킬로그램의 우주, 뇌』는 뇌 과학의 가장 기본이 되는 뇌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 먼저 정용 교수에게 배우고, 이렇게 만들어진 뇌에서 인간의 일상을 지배하는 각종 선택과 의사 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는지를 정재승 교수에게, 그리고 생명체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생존과 번식의 방정식을 뇌가 어떻게 푸는지를 김대수 교수에게 들어 봄으로써 우리 뇌의 모든 것, 그리고 최신 뇌 과학의 모든 것을 담았다. 세 교수는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세 가지 큰 질문 ‘뇌는 어떤 존재이며 어떤 일생을 겪는가?’, ‘뇌는 원하는 것을 어떻게 판단하는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뇌는 어떤 전략을 가지고 그것을 행동으로 나타내는가?’를 던지고, 그 답을 독자와 함께 찾아 나선다.

빛의 물리학

- EBS 다큐프라임

갈릴레오, 뉴턴, 맥스웰, 아인슈타인, 보어, 하이젠베르크, 슈뢰딩거 등 빛의 정체를 파헤친 과학자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우주와 물질이 무엇이며 어떤 법칙으로 움직이는지에 대한 현대 물리학의 답변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아주 큰 세계를 탐구하는 상대성이론과 아주 작은 세계를 탐구하는 양자역학을 공식 없이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살펴본다는 점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들이 던졌던 탁월한 질문들과 끈질긴 탐구 과정을 다양한 이미지와 함께 흥미롭게 담았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인 장하준이 쓴 '지금 우리를 위한' 새로운 경제학 교과서.
30여 년간 유일한 경제학적 진리로 군림하면서도 금융 위기에 아무 해법도 내놓지 못하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제학적 접근법을 소개하여 경제와 경제학을 새롭게 보게 해 준다.
먼저 1부 '경제학에 익숙해지기'에서는 경제란 무엇이고, 경제학을 왜 알아야 하는지를 이야기한 뒤 자본주의 경제가 어떤 과정을 통해 얼마나 달라져 현재에 이르게 되었는지 간략한 경제사를 훑어본다. 이어 신고전주의를 비롯해 고전주의, 마르크스학파, 오스트리아학파, 케인스학파, 슘페터 학파, 개발주의, 제도학파, 행동주의 등 9가지 주요 경제학파를 소개하고 장단점을 조목조목 설명해 준다. 이렇게 경제학에 익숙해지고 난 다음에는, 주류 신고전주의 경제학에서 도외시하지만 우리 생활과 밀접한 일, 실업, 불평등, 빈곤 등을 비롯해 정부와 기업의 역할, 국제 무역 등 거시 경제까지 아우르며 경제학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 준다.
나아가 복잡한 수식이나 모델이 아니라 노동시간, 빈곤율, 국내총생산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현실의 숫자를 통해 경제를 생생하게 보여 주는 동시에 그 숫자가 설명하지 못하는(혹은 가리고 있는) 이면까지 날카롭게 짚어 줌으로써, 경제를 제대로 보는 눈을 키워 준다.

동물 도감

한눈으로 보는 생명공동체 《동물 도감》
 《동물 도감》은 <세밀화로 그린 보리 큰도감> 시리즈 가운데 한 권이다. 지난해에 《바닷물고기 도감》이 나왔고, 이어 두 번째로 펴내는 책이다. 이 책은 20년 남짓 보리가 그려 온 숱한 동물 세밀화 가운데 223종을 가려 뽑았다. 모두 12명의 화가가 세밀화를 그렸고, 7명의 전문가가 글과 그림을 다시 검토하고, 가장 최근의 연구 성과까지 반영했다.
이 책에 실린 동물들은 우리 살림살이에 없어서는 안 될 것들, 우리가 늘 자주 대하는 동물들이다. 그래서 책 어느 곳을 펼치더라도 익숙한 동물, 적어도 이름은 알 만한 동물들이 있다. 우리는 최근 몇 십년 사이에 숱한 동물들의 멸종 소식을 들으며 지냈다. 지금도 한 해에 몇 종씩 아예 지구에서 사라진다고 한다. 이제는 이런 소식에도 익숙해져서, 동물 몇 종이 사라지는 것쯤은 내 삶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목숨줄을 쥐고 있는 것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들이다.

 

이탈로 칼비노 전집

 

 

 

 

 

 

 

 

 

 

 

 

 

 

 

 

 

 

 

 

 

 

 

 

 

 

 

 

 

 

 

 

 

 

 

 

 

 

 

 

 

 

칼비노는 사실적이고 논리적인 세계 대신 현실과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환상이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창조함으로써 오히려 현실 세계의 민낯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고 비판한다. 현실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표현의 도구로 선택된 그의 환상 소설들은 네오리얼리즘과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이 지배적이던 시기에 칼비노만의 독창성을 드러내며 세계 문단에 큰 획을 그었다. 이번에 출간되는 이탈로 칼비노 전집은 21세기의 독자에게도 전혀 빛바래지 않은 문학적 상상력과 함께 다양한 인문 사회적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이탈로 칼비노는 20세기 문학계의 가장 톡톡 튀는 발명가이자 혁신가이다. -《가디언》
▶ 그는 모든 합리적인 예상을 뒤엎은 장치를 설계하여 독자들을 매혹한다. -《뉴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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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소설 중에서 우선순위로 읽고 싶은 목록이에요.
쉽게 읽히는 문장이지만, 그리 쉽게 쓰이지는 않은, 몰입도가 상당한 소설 위주입니다.
때로는 단순히 빠져들고 싶을 때 손이 갈 듯한 책이랄까요.

 

 

ㅋㅋㅋ

장주원 초단편소설집 『ㅋㅋㅋ』의 매혹을 가동시키는 첫번째 요인으로 들고 싶은 것은 서사의 강렬한 흡인력이다. 이 강렬함을 독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정서적 감응을 이끌어내는 힘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면, 장주원은 짧은 분량 안에 자신이 공감각적으로 체험하는 일상의 에피소드를 무시무시한 흡인력을 가진 서사로 직조해 내는 능력을 보여준다. 그를 위해서 장주원은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놀라운 문학적 장치들을 소설 안으로 끌어들이는데, 반전이나 위트, 역설, 풍자 등이 그것이다. 또한 장주원이 만들어 내는 서사의 강렬함은 독설 혹은 직설과도 같은 작가 특유의 화법에도 적지 않게 기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독설과 직설의 내러티브가 설득력에 부합하는 매혹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사건을 대하는 화자의 인식의 균형이 필수적인데, 장주원은 지적 분별력과 문화적 감식안으로 이 균형을 끝끝내 지켜낸다. 독설과 직설이 균형을 잃을 때, 그것은 추한 선동문이나 광고문안, 천격의 유언비어로 전락하는 법이다. 하지만 균형잡힌 독설과 직설의 호위를 받는 그의 서사는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거칠 것 없이 단숨에 주제의 핵심에 육박하면서도 어느 순간 놀라운 제어력에 의해 반드시 도달할 곳에, 그 대미에 도착한다. 여기에 작가로서 장주원의 숨길 수 없는 재능이 여실히 드러난다.
위트와 풍자와 반전 같은 허구적 에피세트로 가득한 그의 글들이 독자들에게 현실적인 진정성과 설득력을 전하고 있는 것은, 그의 글쓰기 전략이 일상의 사건과 인물을 결합시키고 또 다른 사건과 인물을 파생시켜 내는 방식을 문학적 장치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우리가 편의적으로 장주원식 하이퍼리얼리즘이라고 명명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유괴

본격 미스터리의 거장 다카기 아키미쓰의 법정 추리극. 1960년 실제 일어난 유괴 사건을 집요할 정도로 취재해 그린 법정 미스터리에 본격 미스터리 요소를 적절하게 가미한 범죄 소설이다. 당시 사회적으로 화제가 되었던 사건을 중립적인 시선으로 다뤄 사회파적인 색채는 물론, 논픽션 소설의 리얼리티, 본격 미스터리의 반전까지, 작가 다카기 아키미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붉은 눈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시리즈 6권. 호러와 본격 미스터리 양 분야에서 왕성한 집필 활동을 이어오며 일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미쓰다 신조의 첫 호러 단편집이다. 단편 소설 여덟 편과 엽편 소설 네 편이 수록된 이번 작품집은 작가가 실제로 근무했던 잡지사의 편집자가 등장하는가 하면 ‘도조 겐야’ 시리즈를 쓰는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도 하고, 실존하는 사진집이 언급되기도 하는 등 미쓰다 신조가 직접 겪은 괴이한 일들을 들려주는 듯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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