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을 수 없었던 떠나간 사랑과 그 마음과 함께 사라진 옛 시간들. 김도연 소설의 인물들은 기억과 꿈을 통해 이 모든 것들을 한자리로 불러모은다. 그리고 그것은 곧 고독한 존재를 견디게 하는 힘이 된다.

 

 

 

 

 

그의 시는 쉽사리 비상하기보다는 차라리 고통스럽게 내려앉으며 가파른 삶의 진실과 마주한다. 시인은 무심한 듯 담담한 언어로 이 진실의 풍경들을 소묘하지만, 거칠고 무거운 생활의 진실들은 그 층위를 잃지 않은 채 시인의 언어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첫시집에서 그가 보여준 치열하고 고유한 문법이 앞으로 어떤 행보로 이어질지 기대가 된다.

 

 

 

 

 

『존재하지 않는 기사』는 다양한 차원의 인간 존재에 관한, 존재와 의식, 주체와 객체에 관한 이야기며 우리 자아를 실현하고 우리를 둘러싼 사물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현대 철학, 인류학, 사회학, 역사학에서 계속 연구되는 개념들을 서정적인 열쇠로 변형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존재하지 않는 기사』는 앞서 발표한 칼비노의 환상적이고 철학적인 혹은 서정적이고 철학적인 두 소설처럼 그 어떤 정치적 알레고리도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현대 인간들의 상황과 ‘소외’의 모습, 그리고 총체적인 인간성을 획득하는 방법들을 연구하고 표현하려고 애쓸 뿐이다.

 

 

 

번민하는 젊은 영혼 카뮈의 빛나는 감성과 그의 문학의 원형을 읽는다. 문학청년 시절의 미발표 원고 모음인《젊은 시절의 글》, 투명하고 단순한 문체의 초기 산문《안과 겉》, 작가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담은 소설《행복한 죽음》, 자연과 인간의 합일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산문《결혼》, 절대성에 대한 갈망을 비장하게 그린 희곡《칼리굴라》까지 다양한 초기 작품들을 담았다.

 

 

 

● 당신이 꿈꾸고 열망하는 여행은?
카메라 한 대 둘러매고 ‘그림 같은 풍경’을 찾아 떠나보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감성적인 풍경을 가진 사진여행지 구석구석 85곳을 소개한 책, <대한민국 감성 사진여행지>가 ‘스프링’에서 출간되었다. 아직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은 물론 잘 알려진 사진여행지도 새로운 감성으로 재해석하여 소개했다. ‘어디에 가서, 무엇을, 어떻게’ 찍어야 할지 모른다면 이 책은 가장 훌륭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사진 여행지의 포인트가 될 만한 아름다운 풍경을 소개하고, 그 풍경을 어떻게 하면 자신만의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지에 대한 촬영노하우, 그리고 함께 여행하면 좋을 주변 여행지 정보까지 담겨 있다.

 

해방이후로부터 현재까지의 만화역사를 시대별로 정리해놓은 만화역사서. 해방이후 복각되거나 창간된 신문과 잡지 속의 만화부터 만화방 만화, 보물섬으로 시작된 만화전문잡지와 현재의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한 웹툰까지 한국현대만화사를 풍부한 자료와 함께 정리한 서적이다.

이 책은 간행물윤리위원회 ‘2010년 우수저작 출판지원사업’당선작으로 한국의 만화가 해방후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진 모습들을 보여주는 만화에 대한 역사책이다. 시대를 나누어 각 시대의 중요 경향과 그것을 형성한 사회적 맥락, 제도장치, 발전과정, 이후 시대에 대한 의의등을 총체적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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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종합 리스트.] 

 

책과 사람, 진실과 거짓에 대한 작가의 밀도 깊은 성찰과 책을 찾는 여정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포기하지 않는 책 사냥꾼의 이야기인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는 삶과 책이 빚어내는 중층적인 차원과 복합적인 운동성을, 온몸으로 끌어안고 있는 진지하고도 환상적인 소설이다.

 

 

 

 

 

■ 내 안의 무수한 타인의 살갗을 만지는 시간

‘마음’은 무정형이다. 그런 마음의 형상이란, ‘타인과의 관계’, ‘타인과의 만남’에서 빚어진다. 그 관계로 인해 나의 ‘마음’, 즉 ‘나’의 형상은 반응하고 느끼며, 유지된다. 그래서 김행숙 시인은 지금, ‘타인’을 이야기한다. 시집의 제목인 ‘타인의 의미’란 무엇인가. 사실 이 시집은 ‘타인의 의미’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는다. 시인은 타인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존재론적인 감각을 말한다.

 

 

 

 

자신을 구속하는 모든 것, 즉 사회제도, 관습, 종교, 의식 등에 대한 저항과 반항, 나아가 파괴적 열정에 사로잡혀 랭보(1854∼1891)는 자기 주변의 폐쇄적이고 억눌린 환경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며 절대적인 ‘무’를 선택하려고 한다. 이것은 바로 모든 영역, 특히 시에서 기존의 것에 대한 반항과 파괴라는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랭보는 언어의 제약성을 뛰어넘어, 언어에 색과 리듬을 부여하는 식의 ‘공감각(synesth?sie)’적인 방법을 통해 사고와 상상력의 비약을 유도하고, 기존 언어의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다양한 언어의 가능성을 보여 줌으로써 현실과 외관을 넘어서 상상과 미지의 세계에 도달하려 한 것이다.

 

 

잭 런던은 벅의 눈으로 본 세상을 중심으로 『야성의 부름』을 썼다. 벅은 비록 개이지만 그가 처한 가혹한 환경은 인간이 살고 있는 잔인한 현실 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다. 작가는 늑대개 벅의 생존공식을 통해 인간이 세상과 자연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말하려 했다. 인간은 절대로 자연을 완벽하게 정복할 수 없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야성은 문명을 압도한다. 그러니 야성의 부름에 순순히 복종하고 자연과 공존하라. 잭 런던이 이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주제의식은 백 년이 지난 지금, 문명이 더 발달한 현재에 한층 더 무거운 울림으로 다가온다.

 

 

 

 

음악을 문학 속으로 끌어들여 절묘하게 녹여 낸 이 작품은, 크루너 가수가 부르는 나직한 세레나데부터 할리우드의 호텔 방에 울려 퍼지는 색소폰, 베네치아의 광장을 메운 첼로의 「대부」 테마곡까지 음악이 흐르는, 사랑과 세월에 관한 다섯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치 다섯 악장으로 이루어진 음악 작품처럼 통합적으로 구상”(《옵서버》)된 이 작품은 무엇보다 음악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 인생에 대한 성찰이 빛을 발한다.
젊은 시절 한때 싱어송라이터를 꿈꾸었다는 이시구로의 정체성이 내밀하게 투영된 이 책은, 나이를 먹어 가면서 젊은 날의 희망이 차츰 멀어질 때 음악과 인생에 대한 사랑과 희망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이들의 애잔한 삶을 부드럽고 정교하게 그려 낸다.

 

 

2007년 작 『삶과 죽음의 시』는 열린책들이 소개하는 아모스 오즈의 네 번째 작품으로, 유명한 남성 소설가인 익명의 〈저자〉가 자신의 신작 낭독회가 열리는 텔아비브에서 보낸 여덟 시간을 쫓는다. 〈저자〉는 카페와 문화회관에서 마주치는 낯선 사람들을 포착해 그들의 삶에 대한 유쾌하고도 음험한 상상을 거듭하며 삶과 죽음의 파노라마를 펼쳐 보인다. 상상과 현실이 혼란스러우면서도 매혹적으로 뒤엉킨 이 작품에서 독자는 현실과 픽션, 독자와 작가, 삶과 죽음, 무엇보다도 글쓰기 자체에 대한 세계적인 거장의 사색을 엿볼 수 있다.

 

 

 

독일 분단 문학의 시작이자 고전으로 널리 알려진 이 작품은 동독의 슈타지(국가안전부 소속의비밀경찰)가 서독의 NATO에서 일하는 통역원을 첩자로 포섭하기 위해 벌이는 비밀공작과 그 와중에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철도원 야콥에 대한 이야기이다. 형식상 건조한 문체, 반(反)소설적 요소로 욘존 특유의 '비판적 중립'의 입장을 철저히 따르고 있으며, 내용상 분단과 냉전이라는 정치적 현실에 부딪힌 개인의 심리를 예리하게 파헤치고 있는 소설이다. 욘존은 데뷔작인 『야콥을 둘러싼 추측들』을 통해 파편화된 사실과 주관적인 추측 속에서 과연 무엇이 진실인지를 물으면서 독자들을 1950년대 냉전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인다.

 

 

 

 

화가 이수동의 그림에세이. "그림은 나를 위해 그리는 것이 아니라 보는 사람을 위해 그리는 것"이라는 모토 아래 감성적이고 따뜻한 느낌으로 빚어낸 그림들을 담았다. 절제된 이미지와 매혹적인 제목이 만나는 잔잔한 시적 풍경이 펼쳐진다. 행복을 그리는 화가 이수동이 외롭고 지친 사람들에게 보내는 따스한 눈빛이자 말없이 건네는 위로와 격려.

 

 

 

핑거스타일로 쉽고 멋있게 연주할 수 있는 ‘스튜디오 지브리’ 한국 첫 공식 악보집&연주앨범

'이웃집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로 유명한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의 한국 첫 공식 악보집이 나왔다. 통기타 하나로 연주하는 ‘핑거스타일 기타’ 악보로 핑거스타일로 멋지게 연주하면서도 최대한 쉽게 연주할 수 있도록 초보자를 배려한 편곡이 돋보인다. TAB악보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 악보에 약한 기타리스트라도 문제없이 연주할 수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가장 최신 작품인 '마루 밑 아리에티'의 악보를 포함한 총 37곡이 수록되어있으며, 연주앨범CD도 들어있어 연주앨범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다.

 

: 스피드의 극을 달려라! 광속의 DVD편
라우드 드럼 교본, ‘지옥의 메커니컬 트레이닝 시리즈’ 제2탄! 독자의 요청에 따라 DVD교본도 부록으로 담았다. 저자의 연주와 연주해설을 통해 초절정 플레이를 눈과 귀로 세밀하게 체크할 수 있다. 엑서사이즈 프레이즈는 제1탄의 인기 프레이즈를 중심으로 새로운 프레이즈도 추가되었다. 특별영상으로 제1탄의 종합연습곡의 데모 연주도 수록했다. 격렬함, 묵직함, 스피드를 추구하는 드러머라면 반드시 봐야할 책이다.

 

 

 

개정판
2008년 출간된 <예술사진의 현재>의 개정판. 80명의 사진가들을 사진 주제에 따라 인물, 풍경, 내러티브, 오브제, 패션, 다큐멘트, 도시 등 7개 장르로 나누어 소개한다. 각각의 장르들에서는 해당 작가들이 취하는 사진 주제와 스타일 그리고 방법을 탐구하고, 각 장르의 도입부에는 해당 장르의 전체적인 윤곽을 그릴 수 있는 설명을 싣고 왜 사진가들이 이 장르에 매혹되는지 설명한다. 

 

 

경북 포토에세이 2010
사진과 글로 경상북도의 자연과 문화, 전통을 표현하는 '제2회 경북포토에세이 공모전 수상집'. '맛을 찍어 멋을 이야기하다' 주제로 열린 공모전의 수상작 15편을 수록하였다. 경북 의성 단촌의 마늘닭과 시장 음식을 주제로 촬영한 대상 수상작 '의성 단촌사람들의 삶의 맛'을 비롯하여 금상 수상작 '퇴계선생의 소박한 저녁, 헛제삿밥', 은상 수상작 '묵장수 할머니의 40년' 등 15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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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종합 리스트.] 

 

김점용의 두번째 시집 『메롱메롱 은주』가 출간되었다. 표층보다는 심층, 양지보다는 음지의 영역을 시적 언어로 번역해 보여주고자 하는 시인의 내적 지향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가 보는 '오늘'은 내 마음의 주인이 사라진 시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는 시대이고, 신(神)이 사라진 시대이다. 시인이 아무리 실체를 찾아가고자 해도 결국 마주치는 것은 “헛것”과 “허깨비들” “그림자들”뿐이며, 이 실패의 흔적들이 환각, 환청, 귀신 등의 환상적 이미지들에서 발견된다.
시인은 새로운 세계로 다가가는 그만의 답을 찾아낸다. 김점용은 시의 언어를 통해 눈을 감고 귀로 여는 소리의 세상, 관음의 세계로의 전환을 꾀한다. 그러자 이제 세상이 그를 담는 대신 그가 세상을 담는 그릇이 된다.
루머도 지나가고 나면 사실이 되는 왜곡과 은폐의 공간이 바로 우리의 삶이 이루어지는 어항이다. 시인은 이 공간 자체를 폭로하려 하기보다는 이 안에 담긴 우리 자신들의 시선에 주목한다. 대낮에도 어둡고 명징한 세상을 살아간다는 모순적 상황 속에서 삶의 실재에 가 닿지 못하고 부유하는, 그래서 늘 헛것을 찾아 나서고 만나고 유희하는 일 자체가 김점용 시의 일부가 된다.

시인이 부리는 말은 한곳에 안착하지 못하고 하염없이 미끄러지기만 할 뿐이므로, 그 말은 고향을 생각나게 하지만 고향을 가리키지는 않고, 시인은 무언가에 대해 말하는 일에 항상 실패하게 되어 있다. “검은 펜을 찾았다는 생각이 들면 검은 펜을 잃어버린 것이다. 금요일의 얼굴을 찾았다는 생각이 들면 금요일의 얼굴을 잃어버린 것이다. 죽은 친구의 편지를 찾았다는 생각이 들면 죽은 친구의 편지를 잃어버린 것이다.”(「편지광 유우」) 그래서일까, 이 발랄하고 분방한 리듬에는 누군가를 소리내어 부르는 친근하고 간절한 목소리와 함께 끝내 그 누군가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슬픔과 쓸쓸함 역시 배어 있다.

 

 

 

“신현정, 이 세계를 밝게 물들였던 외로운 호모 루덴스”
신현정의 유고 시집 『화창한 날』이 그의 1주기에 맞춰 출간되었다. 1974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시인이 2009년 지병으로 타계하기까지 그의 시에 대한 열정이 오롯이 녹아 있는 시집이다. 신현정은 자신의 슬픔이나 외로움을 극도로 절제하고 그것을 명랑성으로 바꾸어 놓는 데 주력했던 시인이다. 그의 시 세계는 놀이하는 인간(Homo Ludens)에 대한 지속적인 옹립이며 철저한 긍정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정면성을 벗어나 놀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신현정의 시 속에서 딱딱한 세계는 비로소 다정해지며 천진난만한 꿈을 품는다. 시인은 이 천진난만한 꿈을 끊임없이 생성시킴으로써 삶의 어둠과 슬픔을 닦아내었다. 그의 다섯 번째 시집이면서 유고 시집인 『화창한 날』에서는 이러한 시적 몽상을 고스란히 연계하고 있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찬란하기까지 한 속도감과 한 편의 부조리극을 연상하게 하는 독특한 구성, 장르의 경계를 해체하는 시적 상상-구조력을 통해 합리성과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누구나 불명료한 세계라 치부해버리는 이 세계의 어두운 단면을 적나라한 빛의 언어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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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종합 리스트.] 

 

시인은 ‘일상’을 낱낱이 분해하고 또다시 그것을 자기의 맥락으로 쌓아올리며, 그것을 다시 무너뜨린 후 또다른 조형물을 만들어간다. 시인의 문법 그 자체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상의 모습을 닮았다. 그러한 반복이 ‘머무름’이 아닌 ‘나아감’의 과정이라는 것을 이미 잘 안다는 듯이, 시인은 일상의 모습들을 바쁘게 길러낸다.
 

 

 

 

 

‘언 손’으로 쓴 시를 ‘언 손’에게 건네는 따스한 세계

바다와 섬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다양한 생명체와 인물군상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탁월하게 형상화해온 이세기 시인의 두번째 시집 『언 손』이 출간되었다. 5년 만의 신작시집에서 시인은 자신의 시적 모태인 바다에 여전히 시선을 두면서 더욱 정제된 시어, 그리고 삶과 역사에 대한 깊이있는 통찰력으로 다시 한번 감동을 선사한다.

그의 시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미덕은 바닷가에서 나고 자란 시인답게 애증이 담긴 바다에서 누대로 살아온 이들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그렸다는 점이다.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시편들은 그 자체로 독자들에게 무척이나 매력적인 문학적 경험을 하게 한다. 하루하루 생계를 위해 바다로 나가는 사람들의 살아숨쉬는 일상을 시집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시인은 소외된 이들이 처한 현실에 분노하고 애써 희망을 발견하는 손쉬운 공식에서 한발 물러서 있다. 쉽사리 개입하지 않고 나직한 목소리로 일관하는바, 이러한 시의 주조음으로 인해 그의 시는 더욱 쓸쓸하고, 또한 역설적으로 더욱 따스하다.

 

이 책은 현대 러시아를 대표하는 시인 오쿠자바의 시들을 엮은 책이다. 역자인 조주관은 러시아 시를 전공한 학자로, 기존에 출간했던 오쿠자바 작품집의 원고를 바탕으로 수정·보완해서 우리 독자들에게 오쿠자바 시의 진면목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책에 실린 20개의 악보는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해당 노래시의 전체를 담은 악보를 실어 독자들로 하여금 직접 기타 연주를 하며 오쿠자바의 작품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책에 실린 시인의 다양한 사진들 또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오쿠자바 시인은 소비에트 러시아 시절부터 활동했지만, 사회주의 이념과는 거리를 두었다. 이념을 기치로 내걸고 작품 활동을 하기보다는 인간애를 바탕으로 불의, 폭력, 전쟁, 위선 등 세계의 어두운 면을 비판했고, 삶의 아름다움을 노랬다. 그렇기 때문에 현학적인 작품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듣고 즐기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남겼다. 그의 작품들이 민요풍의 율격을 보이는 이유다. 그의 시들은 노래를 붙이기 쉽도록 반복적인 후렴구와 쉬운 시어들로 되었지만, 내용의 깊이는 결코 얕지 않다.

현실 모순의 대응 방식
그의 시는 런던의 시민들, 나아가 영국의 민중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현실의 모순을 낱낱이 폭로하고, 그 원인을 드러낸다. 당시 영국 민중들의 삶을 불행의 나락으로 밀어 넣은 것은 민중들의 개혁 열망과 생활의 곤궁함을 무시하는 왕과 귀족들의 폭정이었으며, 새로이 부상한 자본가 계급의 탐욕이었다. 또한 이러한 현실의 모순을 수수방관하거나, 그 현실을 재생산하는 데 기여하는 성직자들의 무능과 무책임이었다. 현실의 역사를 주도하는 지배자들은 폭정과 전쟁을 일삼았고, 성직에 종사하는 이들은 신의 진정한 가르침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았다.
우선 그는 시에서 사람들의 인식 구조를 바꾸어 만물을 새로운 모습으로 보도록 교육하고자 한다. 현실의 온갖 모순들은 블레이크가 보기에, 기본적으로 신과 인간과 자연을 대하는 사람들의 그릇된 태도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블레이크가 ≪순수의 노래≫의 작품들에 경험의 노래들을 더해 합본 ≪순수와 경험의 노래≫(1794)를 준비했던 1790년대 초반은 영국의 정치적, 사회적 분위기가 보수화의 일로를 걷고 있을 시기다. 한편 자본주의의 발전과 산업혁명의 진전은 빈부의 격차를 더욱 심화시켰다. 이런 현실의 모순을 목도한 블레이크의 경험의 노래들과 일부 예언 시들은 더욱 직접적으로 인간의 왜곡된 가치 체계와 관련한 현실을 비판하게 된다.

용기와 위안을 주는 진리
인간과 인간 삶이라는 커다란 범주 안에서 공통적으로 느끼고 겪고 이해하는 부분들이 있다. 롱펠로는 바로 이런 삶의 공통분모를 찾아 시를 통해 잘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들은 얼핏 보기에 통속적이고 대중적인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인간인 우리, 즉 희로애락을 경험하며 나아가야 하는 인간의 삶 속에서 언젠가는 죽어야만 하는 운명에 처한 인간의 실존을 감내해야만 하는 단순하고 소박한 존재인 우리에게 중요한 기본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그는 많은 사람들이 현실에서 겪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 즉 슬픔, 근심이나 걱정, 비탄, 혹은 좌절과 절망 등을 시로 표출해 낸다.

 

 

페트라르카와 가르실라소
가르실라소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의 대가인 페트라르카의 시학에 충실하여 시적 테마와 형식,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표현이나 자연에 대한 감정 이입에 있어 많은 영향을 받았으나, 단순한 모방에 그치지 않고 페트라르카의 문학적 기교에서 온 상투성을 탈피하고 자신의 사랑의 감정을 진솔하게 개인화해 표현했다. 즉 페트라르카를 모방한 부분에다 자신의 독창적 부분을 첨가해 스페인 르네상스 작가들의 기본 원칙인 ‘모방+개성’을 충실히 지켜 낸 것이다.
 

 

 

 

하디는 늘 시간과 기억과 죽음에 대해 숙고하며 이에 강박적이지만, 그에게 죽음은 늘 삶을 뒤돌아보게 하고 현재의 주체인 삶을 조망하는 데 필요한 객체다. 그러므로 그는 늘 삶 속에서 죽음을 보고 죽음 속에서 삶을 보는 이중적인 관점을 지니고 이들을 영원과 연계시킨다. 하디에게 삶은 늘 죽음과 그 의미를 소통하는 존재이고, 무한대라는 죽음의 시간대에 놓인 현상적인 흐름의 한 부분이다. 그리고 하디에게 이 세상에 끝없이 반사되는 영원의 시간대는 끊임없이 인간의 삶 속에 침투하며 다양한 의미를 가진다는 점에서 가치를 갖는다. 그에게 죽음의 체험이나 이미지는 시간관과 인생관을 대변하는 시적 장치의 일부지만, 그 이면에 놓인 영원의 이미지는 삶과 죽음의 의미를 투영시켜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짧은 회상이나 특정 상황의 소묘, 서정적이며 고백적인 자기 토로의 시를 보여 주기도 하고, 개인적이고 자전적인 연애시를 보여 주기도 한다. 그런데 그의 사적인 목소리는 지나치게 개인의 감정을 토로한다는 점에서 몰개성 이론의 표적이 되기도 하고, 개인의 정서를 저속하게 보여 주고 있다는 신랄한 공격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하디의 시에서 단점으로 지적받은 평범한 개개인의 삶의 과정과 지나친 개인사의 토로가, 어떤 독자에 의해서는 가장 인간적이며 가장 감동적인 특징을 부여하는 하디의 개성으로 찬사를 받기도 하기 때문에 그의 시는 그 매력을 한껏 발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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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종합 리스트.] 

 

2010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윤대녕 (소설가,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
: 수상작은 이 작가 특유의 소설 문법이 바야흐로 개화하는 광경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가족서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새로울 것이 없겠으나, 개개의 등장인물들이 보여 주는 삶에 대한 지시는 더할 나위 없이 생생하고 풍요롭다. 막내삼촌의 전기 형식으로 풀어나간 이 소설은 1980년대 구로공단을 서사적 시공간의 중심으로 끌어들여 사랑과 배신, 떠남과 돌아옴, 가족의 운명 등 삶의 본질적인 요소들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보여 주고 있다. 화자인 ‘내’가 이제 완전히 멈춰 선 삼촌의 프라이드 자동차 조수석에 할머니를 태워 보닛을 밀며 동네를 한 바퀴 돌 때 목격한 ‘다시 가까워지는’ 삶의 실체 앞에서 우리는 육박해오는 그 어떤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한수산 (소설가, 세종대 국문과 교수)
: 수상작은 무엇보다도 ‘이야기하기’에 성실하다. 소설의 본령인 ‘이야기’가 소홀해지고 있는 추세에 이 작품을 만난 의미가 더욱 컸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절제되고 정제된 표현과 문장도 이 작품이 가지는 아름다움의 하나였다. 좀 더 웅대한 서사 구조 속에서 이 작가의 ‘이야기하기’가 빛을 발할 수도 있으리라는 믿음과 함께 작가의 앞날에 큰 기대를 거는 마음을 담아 축하를 드린다.

제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체가 구병진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건 자신이 형님으로 모시는, “세상을 뒤집어 버리는 혁명을 이룬 남자, 죽어서까지 예수처럼 떠받들어지는 남자” 체(CHE★)와 이름이 같다는 것이다(물론 그 사실을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체에게 “혁명”이란 “키 작은 놈은 커지고, 키 큰 놈은 작아지고, 못생긴 놈은 잘생겨지고, 잘생긴 놈은 못생겨질 수도”(46쪽) 있는, 그야말로 모두의 상식을 뒤집는 일이다. 그러니 계도사가 가르쳐 준 ‘합체 수련’이 솔깃할 수밖에 없다. 오체에게 처음 ‘체 게바라’ 이름을 알려준 중학교 사회 선생의 말처럼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게 혁명”이라면 오체, 오합 같은 루저들이 세상을 뒤집을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물이 말라 버린 북쪽 약수터에 물이 나오기 시작한다든가,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자에게 일어난 일처럼 말이다.

 

<자기 앞의 생>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의 작가 로맹 가리의 마지막 유작. 2편의 미완성 소설과 잡지에 게재되었던 5편의 단편을 모았다. 대중적으로 인정받기 전에 쓰인 초기 작품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초고들, 미완성인 채로 남겨진 텍스트들이 수록되어 있다.

 

 

 

 

 

시인, 작가, 탐정, 군인, 낙제한 학생, 러시아 여자 육상 선수, 미국의 전직 포르노 배우와 그 외의 수수께끼 같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14편의 이야기들은 작가의 삶(1부), 폭력(2부), 그리고 여성의 일생(3부)에 대한 볼라뇨만의 독특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또한 이 단편들은 작품 『전화』의 틀을 넘어 볼라뇨의 또 다른 단편소설 및 장편소설들과 각기 짝을 지음으로써 로베르토 볼라뇨 작품 세계의 특징 중 하나인 상호텍스트성을 완성한다. 이렇듯 볼라뇨 세계를 구축하는 등장인물들은 대개 서로 멀리 떨어져 있거나 한쪽이 실종된 상태다. 이렇게 물리적인 거리가 만들어 내는 여러 가지 상황들 가운데 심리적 거리가 생기고, 이러한 사람들의 상황과 관계가 만들어 내는 거리감과 그에서 비롯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가 작품 전체를 관통한다. 전화나 편지 정도로만 간간이 소통하는 이들의 삶을 볼라뇨는 철저히 제3자의 입장에서 기술해 나간다. 상황 자체를 보여주는 데 주력하는 볼라뇨의 이러한 태도는 왜 그가 『칠레의 밤』, 『부적』, 『먼 별』 등 그간 자신의 작품 가운데 칠레와 멕시코 등의 정치적 현실을, 쿠데타 주위를 직접적으로 파고들기 보다는 맴도는 쪽을 택했는지 깨닫게 한다. 즉 당시 쿠데타의 실제 공포를 직접 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독자인 우리로 하여금 간접적인 공포 정도를 감지하고 경험할 수 있게끔 한 작가적 선택인 것이다. 이렇듯 볼라뇨의 단편들은 볼라뇨의 또 다른 장편들을, 나아가 볼라뇨의 작품 세계 전체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놓여 있는 징검다리와도 같다.

유미코에게 어느 날 사촌 쇼이치가 찾아온다. 쇼이치는, 이모가 돌아가시면서 유미코를 찾아 돌봐주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전한다. 유미코의 엄마는 강령회를 진행하는 도중 이상한 것에 씌어 남편을 찔러 죽이고 자신도 자살했다. 그 후 유미코는 모두와 인연을 끊고 외로이 지내고 있었다.

엄마가 아빠를 죽이고 자살하던 때부터의 기억이 모호하다는 유미코와, 자신의 엄마 역시 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으며 오컬트적인 힘으로부터 전혀 유리되지 않은 삶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쇼이치는 함께 잃어버린 과거를 찾는 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통해 차곡차곡 과거를 복원하던 중, 유미코는 아빠의 산소에서 자신이 발 딛고 선 현실에 대한 소름끼치는 진실을 깨닫는다.

 

강현덕의 시조는 현대적인 호흡과 리듬과 시조 본유의 깊은 함축성을 두루 갖추었다. 생태계는 물론이거니와, 생명의 존엄성 자체가 경시되는 현대사회에 이처럼 그윽한 시조들은 근본적인 가치를 환기시켜준다. 고적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관찰하며, 그로부터 생명에 대한 통찰과 그 안에 내재된 가치를 우회적으로 이야기한다. 존재하는 모든 것의 필연적인 운명인 소멸에 대해 성찰하면서, 역설적으로 그것마저 포용할 때 생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가능하다. 그것은 자신의 상처에 대한 직시와 타자성의 회복을 통해 이루어지며, 그것은 사랑이라는 행동으로 가능하게 된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담담한 어조로 시각적인 이미지의 형상화를 이루어내는 웅숭깊은 시집이다.

 

 

 

단편적인 서정을 중시하는 시들과는 달리 한길수의 시는 서사적인 특성을 지닌다. 그 속에 배어 있는 따뜻한 시선과 진지한 성찰은 독자에게 보다 더 구체적이고 진실하게 다가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그러나 시인은 사회의 밝은 면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어두운 면도 동시에 응시한다. 그래서 사회적 맥락을 총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고, 그것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자기 성찰도 충실히 함으로써, 자칫 외부세계의 관찰에만 그칠 수 있는 시적 영역을 다분히 폭넓게 확장하고 있다.

 

 

 

 

제1회 구상문학상 신인상 수상 작품집
정진혁은 폭 넓은 소재를 채집하여 안정된 호흡으로 시를 형상하는 진술과 구성 능력을 가진 시인이다. 내가 그의 시에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시에 등장하는 인물의 일상과 제재들이 민중서사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그의 시에 나오는 인물과 화자는 “방 하나가 전부인 집”에 살며, 남편을 여읜 여인이 도시 산동네에 와서 가난한 생을 보내고, 공단에 기대어 사는 이주노동자들이 깃들어 살고 있다. 이들 돈과 경쟁이라는 자본주의 ‘사막’의 고투에서 낙오하여 고통을 겪는 인물들의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조갯국물 같은 진한 슬픔”과 “생의 비릿함”이 몸을 휘감는 느낌을 받는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380
이번 시집에서 시인의 목소리는 강아지를 찔러보는 햇살, 다랑이를 찔러보는 비, 열매를 찔러보는 바람처럼 시적 화자인 ‘나’를 찔러보는 존재들, 그 소외된 소수자들이 갖고 있는 강렬한 응시의 힘과 에너지로 충만하다. 이 ‘찔러봄’을 통해 시인은 황폐한 삶의 굴레 속에서도 야성으로 빛나는 강인한 생명력과 건강한 삶의 천진성을 발견하고 자연의 진정성과도 만난다. 황폐한 삶의 굴레 속에서도 시인으로 하여금 자연에 눈을 돌리게 하고 자연과 화합하게 하는 동인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자연과 인간의 비차별적 소통’(이숭원)이라고 명명한바, 이 지점에 시인은 자신만의 독특한 가락과 장단으로 빚은 발랄한 시적 리듬을 더한다. 땀내 나는 노동의 현장, 메마른 초목, 길가의 돌무더기를 나직하게 ‘찔러보는’ 시인 특유의 언어유희와 발랄한 리듬 감각이 그것인데, 바야흐로 21세기 한국 시의 새로운 풍경, 다시 말해, 빈틈없는 묘사와 서술, 경탄스런 조어법으로 자연-인간-리듬이 어우러진 한판 시적 진경을 펼치고 있다.

그는 지금껏 곧고 날카로운 사물의 이미지들을 통해 견고하고 염결한 정신주의를 가다듬어왔으며, 죽음의 경험을 온몸으로 육화해낸 시들은 삶과 죽음을 감싸안는 폭 넓은 울림을 지녀왔다. 그리고 그런 시적 깨달음을 힘있고 유려한 리듬으로 풀어내는 것이야말로 그의 장기이자 매력이다. 이번 시집에서도 마찬가지로 시인은 여러 시에서 삶과 죽음의 순환과 뒤엉킴에 대한 자각을 진솔하고 결연한 어조로 토로하고 있다.
시인은 제 상처를 들여다보듯 주변의 상처에서 눈길을 거두지 않는다. 그리고 멀리 회복과 치유의 시간이 도래할 것을 내다본다. 시인이 지닌 ‘통증의 세계관’은 손쉽게 희망을 말하지 않으면서 기어이 다시 살아낼 의지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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