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2, 종합 리스트.]
시인에게 삶과 죽음은 하나로 연결된 고리이다. 시인은 "삶도 죽음도 병풍 두께 2.5cm"라고 말하며, 삶 또는 죽음에 대해 집착하지 않고 한걸음 물러난 담담한 어조로 일관한다. 또한 시인에게 가족은 시를 이루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시인은 때로는 식구들과 있었던 재미있는 일화로, 때로는 식솔을 거느린 가장의 삶에의 의지로, 가족을 노래한다.
1997년 「월간문학」 시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시집 <구겨진 편지> <햇살의 등뼈는 휘어지지 않는다>를 펴낸 박복영의 시집. 시집은 1부 '빈집의 고요가 햇살의 향기를 길어 올린다', 2부 '유배지에서', 3부 '귀가도를 읽다'로 구성되었다.
서정의 쇄신을 위하여 감각이나 언어의 ‘기술’ 보다 오히려 ‘온몸’의 존재성을 실현하려는 시쓰기가 중요하다면 황학주의 과묵한 서정은 의미로운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 그의 인식이나 감각에 대한 운용법은 온건한 시적 서정으로는 감당하기 어렵고 불편한 생의 실체를 ‘감추듯 열어보이기’ 때문이다.
‘죽음’은 지금까지의 황학주 시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은 소재로 특히 사랑과 연계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강렬한 에너지가 느껴지며 앞으로 그의 시쓰기에서 좀 더 본격적으로 다루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집에서 가장 아름답고 절실한 시편들은 역시 길 위의 삶을 노래한 것들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아직은 몸과 마음에 ‘상흔’을 부벼넣는 길 위의 삶이 더욱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탓일까.
러시아 소설은 전통적으로 삶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의 내면적 필요성과 인물의 성격 묘사를 중시하는 반면, 이야기의 플롯은 경시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레스코프는 스토리 구성에 천부적 재능을 보였고, 유머스럽고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이 화려하게 포진한 소설을 썼다. 사상과 메시지를 중시했던 ‘진지한’ 러시아 소설의 전통에 위배되는 그의 이러한 작품들을 보고 비평가들은 레스코프를 단순히 ‘농담꾼’으로 간주할 정도였다. 언어의 화려함과 빠르고 복잡한 서사는 그의 작품에 독특한 색채와 감각을 부여했고, 톨스토이는 그의 이야기를 좋아하고 그의 ‘말장난’을 즐겼다.
레스코프 작품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특징은 ‘스카스’라 불리는 기법이다. ‘스카스’는 간단히 말해서 구어체를 재현하려는 문체양식으로서, 고골에서 시작되어 레스코프를 거쳐 현재까지 면면히 이어지는 러시아 특유의 장르를 일컫는다. 당시 사실주의 작가들의 고르고 매끈하고 평이한 문체에 구애받지 않고 레스코프는 속어, 각 직업 전문용어, 각 지방 방언, 익살스런 말장난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이 문체의 대표 작가가 되었다. 레스코프 소설의 스카스 기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왼손잡이」이다. 레스코프의 독창적인 언어 구사는 레미조프, 조센코 등 20세기 전반기에 새로운 양식의 산문을 개척하는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인간 내면을 탐구하는 프로이트적인 면모는 츠바이크의 소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츠바이크는 인간 내면의 감정과 심리,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오가는 섬세한 심리작용들을 예리하게 관찰하여 수려한 문체로 그려냄으로써 등장인물에 생동감을 부여하고, 독자를 강하게 끌어들이는 매력을 발휘한다.
초현실주의 작가 카프카가 서술하는 소설 속 세상은 현실이면서 현실 같지 않다. 우리가 경험하고 사고하는 세상과는 다른 비정상적 현실이다. 그래서 그의 문학은 난해하고 몽환적이다. 그러나 그 희뿌연 안개 뒤에는 사실 우리가 눈감고 있어 보지 못했을 뿐인 실재의 현실이 있다. 그는 비현실적인 세상에서 가장 적나라한 현실을 보여주는 실존주의 리얼리즘 작가이기도 하다.
그로테스크하고 초현실적인 형상들을 통해 작가는 자신의 실존적 이야기를 하려 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인간 존재에 대한 은유 또는 종교적 비유를 시도했거나, 그도 아니면 광기의 전체주의로 흘러가는 현대의 관료체제에 통렬한 냉소를 날리려 한 것일 수도 있다. 카프카의 텍스트는 단 하나의 해석만을 허용하지 않는다. 모든 의문들은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그대로 남아 있으며, 화자는 사건을 해석해주지 않고, 독자의 시선은 제한된 곳만 볼 수 있다. ‘악몽’ 같은 진실을 담은 카프카에스크(kafkaesk), 즉 ‘카프카적’ 텍스트는 비인간화된 현대 세계에서 인간이 느끼는 소외와 불안을 묘사했지만, 기존의 문학적 범주는 더 이상 통하지 않으며 어떤 확정적인 해석도 단연 거부한다.
금지된 구역, 배타적인 세계, 광활한 금단의 자연 깊숙한 곳으로 옮겨 다니면서 불가능한 목표를 향한 탐험은 끊임없이 시도된다.
알바로 무티스 작품의 중심 주제는 대개 가난, 절망, 파멸, 죽음, 향수, 여행, 우정, 사랑, 그리고 불가능한 것을 성취하기 위한 투쟁 등이다. 이런 주제들은 주인공 마크롤의 모험을 통해 적절히 표현되는데, 여기에 우연과 운명이 곳곳에 위치하면서 문학적 역할을 수행한다.
모든 소설에서 작중인물들은 우연히 선박의 기항지와 산맥, 강과 해변, 여러 대륙의 여러 도시에서 만난다. 그런 놀라운 우연의 일치가 일상적인 사건처럼 제시되는 것이다. 효과 면에서 그런 전략은 거대한 세상을 우연적 만남이 일상의 일처럼 벌어지는 조그마한 마을로 변화시킨다. 그렇게 알바로 무티스의 작품에서 대우주는 소우주처럼 다루어져 있다.
『파계』는 일본 자연주의 문학의 선구자 시마자키 도손의 대표작이다. 메이지 유신으로 신분이 철폐되었음에도 여전히 차별과 편견이 존재하던 시대를 배경으로, 백정 출신의 교사 우시마쓰가 일생의 계율처럼 여겨왔던 ‘신분을 절대 밝히지 마라’는 아버지의 말씀과, 그것을 거부하고 당당히 신분을 밝히고 싶은 욕구 사이에서 끊임없이 번뇌하는 모습을 통해 천민 차별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이 작품은 소재의 참신성과 수식을 걷어낸 솔직하고 가감 없는 문체로 출간과 동시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일본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고, 비로소 일본 문단에도 본격적인 자연주의 소설이 등장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내 생명 앗아가주오』는 화자이자 주인공인 카탈리나가 열다섯 나이에 자신보다 스무 살이나 많은 안드레스 아센시오와 결혼하면서부터 남편이 사망할 때까지의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는 이야기이다. 출세를 위해서라면 경력 날조와 살인 청부도 마다않는 정치꾼 안드레스는 권위와 억압, 명령을 상징하는 남성상이다. 그런 남편의 권위에 짓눌리며 현실을 자각해가는 카탈리나는, 그러나 남편의 억압적인 언행에 맞서며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피력하는 등, 순종을 미덕으로 여기던 관습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억압적인 남편에 대한 암묵적인 복수이자 남성 중심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일종의 응징인 셈이다.
또한 카탈리나는 남편의 눈초리에도 아랑곳없이 여러 명의 남성과 외도를 하며 당대를 지배하던 성 가치관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당시 배우자 이외의 이성과 사랑을 나눈다는 것은 남성에게만 허락된 일이었다. 그러나 작가는 다중적인 사랑을 누릴 권리를 여성에게 부여함으로써, 남성들의 문란한 성 행태에 대해 일종의 패러디 형태로 비판하며, 강요된 가치관을 파기하고 자기 결정 능력을 가진 ‘주체’로서 여성의 모습을 만들어나간다.
하지만 카탈리나의 모습이 항상 당차고 도전적인 이미지로만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 인생의 은밀한 부분을 때로는 수다스럽고 거친 입담으로, 때로는 담담하고 차분하게 실타래를 풀듯 풀어나가고, <내 생명 앗아가주오>라는 대중가요 가사를 빌려 죽을 만큼 사랑해달라고 외치기도 한다. 카탈리나는 전통 규범에 당당하게 맞서면서도,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열정을 다해 사랑하며 불꽃같은 삶을 살고자 하는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아동문학에서 흔치 않게 널리 인정받는 고전으로서, 아동문학의 가능성을 새롭게 정의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또한, 19세기 소설 가운데 가장 독창적이고도 실험적인 작품으로서 이후에 나왔던 창작물들과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나보코프는 이 책을 러시아어로 옮겼고, 초현실주의자들은 프랑스에서 초현실주의 꿈의 주요 교본으로 채택했으며, T. S. 엘리엇, 버지니아 울프, 제임스 조이스, W. H. 오든은 이 책의 애독자였다. 최근에는 피터 애크로이드가 이 책을 ‘소설의 모범’으로 삼기도 했다.
이 책은 한 아이의 모험을 중심으로 정교한 철학과 독특한 지적 재치를 구체적으로 축조하여, 어른으로 하여금 유년 시절로의 회귀와 그것의 재창조를 가능하게 한다. 그럼으로써 어른과 아이 사이의 경계를 마술처럼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일곱 살 소녀에게 들려주기 위해 지어내기 시작한 이 이야기는, 작가의 별스러운 상상력으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여, 이후 수많은 해석과 각색을 낳았고, 아동문학뿐만 아니라 모든 문학의 가능성을 확대하는 예술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준비된 또 하나의 선물
작중에 등장하는 책을 찾아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인사이트 밀』에서도 고전 미스터리를 곳곳에 배치해 독자들을 경탄케 했던 작가가 이번에도 매력적인 책들을 등장시켜 작품을 한층 더 맛깔나게 만들었다. 독서모임을 소재로 한 만큼 동서고금의 작품들이 쏠쏠히 등장하는데, 고전명작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세익스피어부터, 체스터턴, 요코미조 세이시 같은 동서 미스터리 작가들, 아직 한국에는 소개되지 않은 일본 고전 미스터리 작가들의 작품도 찾아볼 수 있다.
동세대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최신 유행이나 담론, 폐쇄적 인물의 불안정한 내면이나 관념적이고 감각적인 문체와는 거리가 먼 김이설의 소설은 그렇게, 자의든 타의든 삶의 벼랑 끝에 내몰려 인간 윤리까지 말소당한 듯한 인물들을 ‘자조’와 ‘침묵’이 틈입하는 간결한 문장으로 재현함으로써 바로 우리가 눈감고 싶은 불편한 현실에 직면하게 한다. 문학평론가 김나영의 정치한 분석처럼, 그의 소설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괜찮아”와 “공평하다고 생각했다”라는 두 문장은 “고통스러워하는 타인과 연계된 자신의 삶에 은닉된 고통을 환기”하고 “언제든 사람들이 자신의 불행을 감각할 때에는 타인의 불행을 전제”하고 있음을 함축하는 중요한 의미 요소이자 무거운 주제를 무겁지만은 않게 그려내는 데 주효한 형식 요소이기도 하다.
닉 혼비는 지금껏 많은 작품에서 '성장'을 이야기해왔다. 그의 [하이 피델리티], [어바웃 어 보이]나 최근작 [슬램] 같은 작품들은 철없는 성인 남자, 너무 조숙한 어린아이, 성장을 멈추고 싶은 소년 등이 등장해 여러 사건을 겪으며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언 애듀케이션] 또한 그러하다. 주인공 제니는 평범한 가정의 소녀로 오로지 옥스퍼드를 향해 매진하고 있다가 나이 든 남자 데이비드를 만나면서 지금껏 자기가 모르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비틀스나 롤링 스톤스조차 없던 시절의 영국, 이상향이라면 오로지 프랑스 파리였던 제니에게 데이비드는 옥스퍼드조차 무의미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어른' 남자였다. 이야기 속에서 제니는 교장에게 묻는다. "공부는 어렵고 지루해요. 가르치는 것도 어렵고 지루하죠. 이 멍청한 나라도 지루해요. (중략) 우리를 그냥 교육시키는 걸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왜 공부해야 하는지를 저희에게 가르쳐 주셔야 한다고요." 결국 제니는 데이비드에게 빠져들면서 겪게 되는 쓰디쓴 경험을 통해 스스로를 '교육'시키고 성장한다.
이 소설에는 노점에서 풍겨 나오는 달콤한 향기, 잔뜩 들뜬 사람들의 표정, 부유하는 등불 빛 등 축제 특유의 가슴 뛰고 애잔한 정경이 한가득 담겨 있다. 요이야마 하룻밤에 일어난 사건을 여러 인물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며 이윽고 하나로 연결되는 신비로운 분위기의 소설이다. 다른 장에서 주변인으로 등장했던 인물이 슬며시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으로 등장하는가 하면 앞에서 펼쳐진 사건의 엄청난 뒷얘기가 다음 장에서 밝혀지기도 한다. 그야말로 제목 그대로 빙글빙글 돌아가는 만화경 같은 구조다.
세계적인 출판사 펭귄. 거대 출판 그룹의 70년 역사를 ‘디자인’이라는 열쇠말로 풀어낸 책. 1935년, 펭귄출판사에서 첫 문고판이 나온 이래 그들이 만들어낸 책 표지들은 영국 문화의 일부이자 디자인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왔다. 저자 필 베인스(디자이너, 디자인 비평가)는 펭귄의 70년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그 겉모양을 결정하는 데 기여한 아티스트와 디자이너의 역할, 이를 둘러싼 영국의 전반적인 출판 상황, 표지 디자인의 발전상 등을 상세히 기록했다.
디자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재했던 1950~60년대의 직장생활 이야기는 우리 디자인 여명기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산업발전기 디자인계 내부의 이합집산과 부산함을 묘사하는 대목에서는 당시의 시대적 활기를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조영제 개인의 디자인사이기도 하면서 한국 디자인사의 풍경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는 무엇보다 책을 만들 때는 형식과 내용이 모두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우리나라에 알려진 북 아트는 바인딩, 제본법과 같은 형식적인 측면에 치중된 감이 있다며 그럴 경우 자칫 책이란 원래 내용을 담기 위한 그릇임을 잊기 쉽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용이 우선해야 하고 그 내용에 따라 어떤 형식으로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보여주는 여러 형태의 책은 자신이 직접 내용을 쓰거나 시인이나 작가들의 글을 빌려와 내용에 맞는 형식으로 전개하는 방식으로 작업한 것이다. 모양이 독특하더라도 모양을 내기 위한 모양이 아니라 내용을 따라간 형식이어서 아름다운 북 아트로 이름할 수 있는 것들이다.
타이포그래피는 들려야 한다 타이포그래피는 느껴져야 한다 타이포그래피는 체험되어야 한다
오늘날 타이포그래피란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는 타이포그래피를 말한다.
사진을 사랑하는 이들이 사진을 찍으면서 느낀 그 행복하고 소중한 경험을 함께하고 싶어 사진놀이를 시작했다. 김도희, 김이경, 엄윤주, 재유, 최난희, 황병순 이렇게 6명을 중심으로 박정연, 전미정, 이민규, 오혜진, 진선옥, 로지, 구이삼, 오형석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자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같은 시선을 갖고 같이 웃고 함께 감동하고 싶어한다.
사진이 좋아 만났고 온, 오프라인으로 사진전시 등 활동을 하고 있다.
<2010 오늘의 영화>는 2009년 한 해, 개봉한 영화중에서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각각의 선정 영화에 평론들을 덧붙여 한 권으로 엮은 책이다. 책의 뒤에는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와 추천을 받은 감독과 영화를 목록으로 작성하여 부록으로 덧붙였으며, 독자 대중의 이해를 돕기 위해 추천 위원들의 '선정 이유'도 함께 실었다.
두 차례에 걸친 이탈리아 커피 기행은 커피에 대한 시각을 넓혀주고 유럽의 커피 문화를 엿보게 한다. 유럽의 명문 카페들을 방문한 소감과 이탈리아 커피 장인과의 만남을 통해 얻은 메시지, 그리고 이탈리아의 골목골목 자리 잡은 작은 카페에서 찾은 생기가 사진과 함께 잘 표현되어 있다. 그의 청춘, 그의 이십대는 고스란히 커피와 겹쳐 있다. 이십대의 사랑과 번민과 열정과 갈등이 다이내믹한 이야기들과 함께 2장에서 펼쳐진다. 열려 있는 공간 카페는 캐릭터들의 향연장이다. 인상적이었던 사람들, 내 인생에 의미를 남겼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3장에 풍성하다.
저자는 전국의 유명 막걸리를 찾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경기도 등 전국의 막걸리 양조장과 막걸리가 있는 대폿집을 찾았다. 각 지역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그 지역의 풍정과 특징, 그리고 특색이 있는 지역막걸리를 소개한다. 또한 그곳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직접 맛보고 느낀 막걸리 이야기를 통해 걸쭉한 막걸리 한 사발과 사람 냄새나는 대폿집의 사연, 묵묵히 막걸리를 빚어온 사람들의 이야기 등 우리가 모르고 지낸 막걸리의 숨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또한 각 장마다 막걸리를 사랑하고 지키는 사람들의 인터뷰와 막걸리의 정의, 제조법, 막걸리 변천사, 주막, 선술집, 대폿집 등의 막걸리와 함께한 술집의 역사 등 다양한 읽을거리가 수록되어 있다.
‘막걸리’는 ‘막(마구) 거른 술’ 또는 ‘바로 막 거른 술’ 이라는 뜻이다. 술 빛깔이 탁하다하여 ‘탁배기’, 술 빛깔이 하얗다 하여 ‘백주’, 농사 때 마시는 술이라 하여 ‘농주’라 하였으며, 지역에 따라 젓내기술, 탁배기, 탁주배기, 탁쭈, 왕대포, 흐린 술 등으로 불렸다. 탁주류의 대표격인 막걸리는 쌀을 누룩으로 발효시킨 후, 술의 양을 늘리거나 도수를 낮게 하기 위해 찬물을 넣어가며 거른 술을 말하며, 청주를 뜬 후 남은 술지게미에 물을 넣어 체에 거른 술을 말하기도 한다. 요즘에 막걸리와 동동주가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데, 동동주는 고문헌에 부아주, 부의주로 표기되고 있다. 밥풀이 둥둥 떠올라 있는 모습이 흡사 개미와 나방이 떠 있는 것 같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밥풀 속에 있는 전분이 분해되어 가벼워지면서 위로 올라온 상태로 청주가 되기 전의 상태를 동동주라고 본다. 시중에서 동동주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것 중 대부분은 술과 별도로 발효시킨 밥풀을 막걸리에 띄운 것이다. 본래 동동주는 막걸리가 아닌 청주에 가까운 술이다. 동동주, 청주와 탁주, 막걸리는 한 술독에서 만들어진다.
『웰컴투박물관 - 박물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는 박물관 전시와 관련된 제반 사항을 속 시원히 긁어주는 책이다. 그렇다고 딱딱하고 지루한 전시 개론서를 떠올린다면 그건 오산이다. 시쳇말로 ‘전시 밥만 10년 이상 먹어 온’ 현장 경험자의 이론과 실전이 꼼꼼하게 글 속에 녹아 있어 절대 딱딱한 개론서가 될 수 없다.
부담 없이 편하게 읽히는 글과, 실무자로서 직접 체험했던 현장 경험들이 적절히 배합되어 초보자라도 쉽게 박물관의 구상에서부터 건립 후 개관까지의 과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구성되었다. 아울러 함께 수록한 사진들은 설명을 돕기 위한 보조 역할로서가 아닌, 전시와 관련된 사항들을 보다 자세히 설명하고 보여주는 시각적 전달 매체로서 그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고도 남는다.
때문에 전시 분야의 이론적 체계가 정립되지 않은 현실에서 이 책은 전시 분야 발전에 소중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막사발에 모든 인생을 걸고, ‘어떻게 세상을 바라볼 것인가’를 끊입없이 고민해 오면서 고민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닌 실제 그릇 속에 각양 각색의 사람들의 인생과 사상을 녹아내는 작업을 일관되게 진행해 왔다.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도자기의 기법이 아닌 서민들의 생활 기본인 옹기 기법인 지두문을 도자기법으로 활용하여 그의 막사발 속에서 새, 풀, 나무, 산이 되살아나고 있다.
세상에 물들지 않은 아이의 시선으로, 아이의 마음이 되어 휘휘 그려나간 지두문을 보다 보면 막사발에 담긴 물 한 대접 속에 세상에서 찌든 삶의 찌꺼기를 훑어내릴 것만 같다.
시를 읊조리듯 천천히 시인 최하림의 발을 따라가다 보면 렘브란트를, 도스토옙스키를, 톨스토이를, 체호프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거기에서 작가들의 탄생과 어린 시절과 죽음을 듣는다. 시인 최하림은 우리 눈을 대신해 작가들의 생가와 박물관을 생생히 보여주고 그들의 작품을 그려준다. 작품 속 문장들과 작가들의 생애와 그들이 남긴 흔적들을 대입해보고 다시 작품으로 돌아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한 편의 시처럼 부드럽게 흘러가는 러시아 예술 평론집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에는 이동진 기자가 ‘그 정서와 가사에서 나의 여행에 대해 환상적인 사운드트랙을 제공했다’며 직접 선곡한 음악들이 부록으로 담겼다. 이 음악들은 각기〈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말할 수 없는 비밀〉,〈폭풍의 언덕〉, 잉마르 베리만,〈맘마 미아〉,〈내 어머니의 모든 것〉에 대한 여행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영화의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경험 외에도 음악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순간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안녕, 라바》는 단순히 전쟁에 대한 기록이 아니다. 죽음과도 같은 공포 속에서도 인간이 잃지 말아야 할 사랑과 희망에 대한 한 편의 휴먼 드라마다.
이라크 전쟁은 너무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갔고, 또 너무 빨리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렸다. 전쟁의 이면에 평화가 있다면, 지금의 평화도 결코 전쟁과 뗄 수 없을 것이다. 이 한 권의 책으로 전쟁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봄과 동시에 스스로의 삶조차 인간의 선택에 맡겨야 했던 동물들의 희생 또한 되돌아보는 건 어떨까.
기본적인 패턴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보다 세련되고 어려운 패턴들을 익힐 수 있도록 구성하였으며 드럼연주자의 기본을 탄탄하게 해 주는 다양한 루디먼트를 수록하여 초보자부터 중급 이상의 드러머에 이르기까지 확실한 실력의 향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600여 가지의 패턴에 대한 참고 음원을 온라인을 통해서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하여 악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이 쉽고 빠르게 연습할 수 있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