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3, 종합 리스트.]  

 

판화와 같이 중후한 흑백 그림과 손에 묻어나는 블루스의 강렬한 감수성이 담긴
색다른 그래픽 노블 [블루스맨(Bluesman)]


이 책의 제목인 [블루스맨]은 ‘블루스 음악’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렇다면 ‘블루스 음악’이란 어떤 장르인가? 사실 우리나라의 대중가요에서는 ‘블루스’라는 용어가 ‘느린 춤곡’ 쯤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진짜 ‘블루스(Blues) 음악’은 그것과는 거리가 있다.
‘블루스 음악’은 20세기 초 미국 남부지역 농장에서 일하던 흑인 노예들에 의해 탄생된 노동요이다. ‘블루스’라는 단어 자체가 우울함을 뜻하는 ‘블루’에서 파생되었다는 점을 미루어 알 수 있듯이 고된 노동, 인종차별, 경제적 궁핍에 시달리던 흑인 노예들의 한과 절망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음악이다. 흑인 노예들에게 ‘블루스 음악’이란 현실의 애환을 잊게 해주는 위로의 음악이자, 삶의 힘겨움을 흥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구원과도 같은 음악이었다. 

어떻게 해도 벗어날 수 없는 현실, 멈추지 않는 음악을 향한 열정은 점점 그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가지만, 주인공 렘 테일러는 홀로 꿋꿋하게 구원의 길을 향해 걸어가기 때문이다.
'블루스맨'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블루스 음악처럼 어둡고 우울하다. 마치 판화를 찍어놓은 듯 한 흑백 그림은 그런 느낌을 더욱 증폭시키지만,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결말의 반전은 마치 ‘블루스 음악’이 감추고 있는 희망의 메시지와 같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가슴 벅찬 감동을 전달해줄 것이다.

지만지 고전선집 411 
중국 현대문학 1세대 작가 허치팡의 시 세계

시대와 인민, 민족의 운명 및 혁명 투쟁과의 밀접한 관계 속에서 시를 창작했던 허치팡의 고민과 현실 인식이 담긴 시를 번역했다. 자신이 이룩한 기존의 성과에 대해서는 항상 불만족스럽게 여기며 부단하게 변화하고 발전하고자 노력했던 시인의 시는 진솔하고 꼼꼼한 감정 표현으로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허치팡의 초기 시부터 말년의 작품까지 주요작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시선집이다.

변화의 시인 허치팡의 주요작을 두루 살펴
초기의“민감하고 다정하며” “배회적이고 또 함축적”이었던 시를 주로 썼던 허치팡은 제자리에 머물지 않고 항상 변화를 꾀했다. 그는 중국 고전 시가와 민가(民歌) 및 신시의 형식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나아가 현대 중국어의 객관적인 규율에 근거해 현대 격률시를 주장하고 이를 직접 자신의 시가 창작에 적용해 시가 형식의 변화를 추구했다. 시가 형식에 대해서 대담한 탐색을 계속하는 중에도 자신의 결점을 분명하게 간파하고 이를 냉정하게 비평하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 갔다.
많은 작품을 남긴 다작의 작가는 아니지만, 허치팡은 중국 현대시 발전에 큰 발자국을 남겼다. 이번 시선에서 그가 왕성하게 활동했던 30년대의 작품을 특히 많이 볼 수 있는데, 이 시기의 작품은 문학성이 비교적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강지영의 세계는 참혹하고, 아름답다. 사지를 절단하고, 눈에 포크를 찔러넣고, 발목에 전선을 감아 태워버리는 광경을 ‘참혹함’이라고 한다면, 참혹함 그 자체가, 강지영의 세계에선 통용되는 아름다움이다.
강지영의 소설에 범죄가 많이 등장하는 것은 그녀가 창조한 인물들이 극히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죽여야 한다. 혹은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서, 그들은 살인을 택한다. 희생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강지영의 희생자는 기묘하게도 죽음으로써 자신의 존재증명을 한다. 강지영의 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스릴이나 수수께끼가 아니라 살인자와 희생자의 마음이다. 그리고 죽음이야말로, 그들의 가장 큰 욕망이다.
강지영은 이 세상의 지옥을 구현하는 작가다. 그리고 그 지옥은, 곧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그 지옥에서 살고 있고, 어쩌면 언젠가 우리도 그 지옥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죽음은 때로 구원이 될 수 있다. 강지영의 소설을 읽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든다.
- 김봉석/문화평론가 

 

크로스로드 SF 컬렉션
서문
이영도 | 별뜨기에 관하여
듀 나 | 죽은 자들에게 고하라
임태운 | 채널
송경아 | 하나를 위한 하루
설인효 | 진짜 죽음
노기욱 | 소울메이트
김보영 | 0과1 사이
김 몽 | 차이니스 와이너리
김선우 | 양치기의 달
백상준 | 우주복

이 단편집에 실린 작품들은 일상의 문제들을 깊이 있게 파고드는 한국 SF 고유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SF라 하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치부하기 쉽지만,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지금 이곳'의 현실에 주목한다.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 사회소설의 요소 또한 포함하고 있다. 

 

저자 서문
공포의 근원을 찾아서

제1장 귀신들림과 엑소시스트
제2장 흡혈귀 1
제3장 흡혈귀 2
제4장 구미호
제5장 늑대인간
제6장 좀비1
제7장 좀비2
제8장 강시
제9장 한국의 귀신과 유령
제10장 외국의 귀신과 유령

저자 후기/ 알면, 두렵지 않다
부록/ 오컬트 용어 해설 

 

수사9단 시즌2, NAVER 베스트 추리 웹툰 

2006년 1월부터 온라인 포털사이트 [NAVER]에서 연재되고 있는 국내 최장수 인기 웹툰!
'수사9단 시즌2 형사의 창'은 시즌1에 이은 속편 형식으로 정보통과 조양, 그리고 새롭게 투입된 젊은피 강호진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이야기이다. 물론 수사9단이 갖는 ‘공포&추리’라는 기본 라인을 충실히 밟아가지만 시즌1편과는 차별화된 내용과 그림을 선보인다.
개성이 뚜렷한 5개의 정식 에피소드와 작가의 소소한 일상을 코믹하게 그린 8개의 그림일기, 사진을 만화적 형태로 구성한 포툰 등 다양한 형식을 보여준다. 엽기적인 살인과 공포에 닭살 같은 소름이 돋다보면 어느새 작가만의 감각적인 황당 개그에 어느새 뒤집어지고 만다.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서유기> 
<손오공의 여행>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Ⅰ) 기존의 <서유기>(전10권) 판본 중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즐길 수 있는 것은 처음이다.

Ⅱ) 가장 정확하면서도 우리말로 쉽게 풀어 쓴 친절한 번역이 특징이다.

Ⅲ) <서유기>(전10권)의 전체적인 내용을 가장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미술,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 그리고 숨겨진 진실을 말하다 
이 책은 미술사학자이자 철학박사로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김정락이 저술한 ‘미술로 본 사회사’이다.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생각과 손을 통해 만들어진 모든 미술 가운데 로마의 분수, 초상화, 민중의 편에 선 미술, 사실의 표현, 미술의 파괴, 팝아트, 풍경화, 미술과 여성 등 여덟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인간과 사회를 읽어 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미술이 권력과 어떻게 만나나 하는 점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였다. 미술은 권력에 의해 만들어지고 향유되는가 하면 권력에 불복종하고 저항한다. 저자는 권력에 ‘복종’ 또는 ‘불복종’하여 나타난 모든 미술작품들에 주목하면서 차분하고 꼼꼼한 분석, 찰진 해석을 통해 새로운 미술사적 접근을 시도하였다. 


 

Art Book 
클림트는 빈 분리주의를 창설하여 전통미술에 반기를 들며 장식적이고 화려한 양식의 회화를 창조했다. 〈키스〉와 〈베토벤 프리즈〉, 〈스토클레 프리즈〉 등과 빈의 상류층 부인들을 그린 초상화로 유명한 클림트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화가 중 하나다.
‘Art Book’ 시리즈의 〈클림트〉는 이러한 클림트의 삶과 예술을 300여 점의 화려한 원색 도판과 알기 쉬운 해설로 풀어냈다. 화려한 장식과 황금빛 색채로 가득 찬 클림트의 작품 세계를 탐구해보자.


 
 

 

① 나쁜 베이스 플레이와 좋은 베이스 플레이를 트랙을 듣고 비교한다. (악보참고)
② 나쁜 베이스 플레이의 증상을 찾아낸다.
③ 나쁜 베이스 플레이의 원인을 분석한다.
④ 좋은 베이스 플레이로 나아갈 수 있는 개선책을 연구한다.
⑤ 개선책을 적용한 좋은 플레이를 반복해서 연습한다.
사람마다 손 모양과 체격이 달라서, 좋은 자세 나쁜 자세를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강사님마다 가진 노하우가 다르고, 더 좋은 연주 테크닉이 있겠지만, 보편적인 상황을 놓고 봤을 때 이 책은 많은 부분에서 편리한 레슨의 틀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배우는 입장에서라면 자신이 연주하고 있는데 뭔가 퀄리티가 올라가지 않는다면, 이 책을 찬찬히 살펴보고 (특히 1장, 2장) 자신에게 어떤 나쁜 버릇이 있는지 점검하면서 공부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울트라 강- 

 

초절정 기타 교본 ‘지옥 시리즈’의 기타 제4탄 <입대편>이 제1탄, 제2탄처럼 엑서사이즈 프레이즈를 모은 교본으로 나왔습니다. 이번 <입대편>의 최대 특징은 메인 프레이즈뿐만 아니라 초급, 중급, 고급 프레이즈까지 모두 음원으로 수록했다는 점입니다. <입대편>이라는 부제처럼 지옥의 기타 캠프에 입소해서 모든 과정을 마친다면 여러분도 초절정 기타리스트에 성큼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지옥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초보자에게 잘 맞는 교본입니다. 초보자라도 초절정 테크닉을 기초부터 연습할 수 있습니다. 지옥 기타 시리즈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는 충실한 내용을 담은 이 책으로 다시 한 번 초절정 기타 플레이에 도전해봅시다!
그리고 CD에 수록된 음원들은 이전의 지옥 시리즈보다 업그레이드 된 편곡으로 드럼과 베이스 파트가 단순히 기타 연습을 위한 메트로놈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완벽한 프레이즈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기타와의 유니즌을 비롯한 다양한 테크닉을 구사하고 있는 베이스 라인은 베이시스트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가장 영향력 있는 아트디렉터들조차도 다른 직책 담당자의 은혜를 입고 있다. 이는 편집자들도, 출판인들도 마찬가지다.”라는 스티븐 헬러의 말처럼 디자인은 결코 혼자만의 생산물은 아니다. 과정보다는 결과물 중심으로 이야기되는 디자인계에서 디자인 결과물의 숨은 주역들을 드러내고자 적은 지면이나마 편집자 및 사진가들의 이야기와 아트디렉터들의 이들과의 협업 관계를 소개하고자 했다.

  

 

 

 

강릉 토박이가 안내하는 꿈과 낭만을 찾아가는 여행
강원도 동해안은 연인의 품처럼 여행자를 맞이하는 온갖 매력이 깃든 곳
이 땅의 원초적인 힘과 낭만을 찾아가는 강원도 동해안 여행서
강원도 동해안은 산과 계곡, 바다가 어우러진 대한민국 최고의 여행지로 각광받는 곳이다.
이 책은 강릉에서 퍼져나가는 강원도 동해안의 해안도로 7번 국도를 중심으로 바다의 소리를 들으며 찾아가는 길을 엮어놓았다.
강원도 동해안을 이루는 일곱 개 시군(강릉시, 동해시, 속초시, 고성군, 삼척시, 양양군)의 산, 바다, 사찰, 해수욕장, 축제, 맛집 등 구석구석이 책 한 권에 살아 숨 쉰다.
특히, 동해안을 한 평생의 삶의 터전으로 지켜온 강릉 토박이가 여행자의 필수 코스를 직접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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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3, 종합 리스트.] 

 

 

문학과지성 시인선 363 

때는 밝은 아침
새들이 푸른 하늘서 내려올 때
나무 그늘에 앉아 시를 쓴다.

시는 그림을 닮아
낮은 집들과
아름다운 문양의 창틀과
붉은 기와들을 그린다.

시는 음악을 닮아
마당을 뛰어가는 아이의 짧은 고함과
그 붉은 볼과
너른 들판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와
떨어지는 사과의 시큼한 순간을
적는다.

시는 중심에서 피어나는 향내처럼
모든 것들 속에서 피어나고
너른 하늘에 가득하고
내 얼굴과 코끝을 쓰다듬는다.

시는 가난한 연필이 훑고 지나간
작은 일기장 위에 있다.
일기장을 덮으면
시는 마개로 닫힌 과일향이 된다.
시는 내일 아침 아내가 몰래 열어보기 전까지
배낭 깊은 곳에 놓여진 때 묻은 작은 일기장이다.
-그리스, 메테오라
-「시의 향기」

내 평생의 숙제는 여행이다. 매일 여행을 그리워하고, 꿈에서도 여행이다. 한번은 크게 결심을 하고 집을 나섰다. 걸어서 걸어서 배를 타고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또 걸어서 파키스탄의 남쪽 도시 카라치의 해안에 다다랐다. 인도양의 태양이 붉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낯선 땅 이방인들의 넓은 하의가 따뜻한 바람에 부풀어 올랐다. 나 또한 부풀어 올라 인도양으로 걸어 들어가고 싶었다. 육신은 이미 많이 지쳐 있었다. 멈추지 않는 걸음, 그 환장할 걸음걸음은 왜인가!

여행의 끝은 항상 집이다. 허접스러워진 짐들을 내려놓고, 뜨거운 샤워를 하고, 아내와 딸아이의 곁눈질을 피하며, 여행은 마치 꿈의 한 조각처럼 사라진다. 한밤중에 눈을 떠 어둠을 바라보며, 여행의 끝이 들판 한가운데이기를, 바람 한가운데이기를, 낯선 마을의 처마 밑이기를 바라다가, 또 낯선 여인의 낯선 향내의 품이기를 바라다가, 아내와 딸아이의 코골이에, 나는 아직 여행 중이라는 생각. 그렇게 생각하니 아내의 얼굴이 아주 낯설어 보이고, 딸아이의 얼굴이 중국 남방 소수민족의 아이처럼 꺼칠해 보이고, 어둠의 창문을 빼꼼히 여니 집은 휘영청 달빛 아래 인도양의 검은 바다를 순항하고 있고나.
- 이철성 

 

창비시선 304 
이선영 -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0년 '현대시학'을 통해 시단에 등단, 시집으로 <오, 가엾은 비눗갑들>, <글자 속에 나를 구겨넣는다>, <평범에 바치다> 등이 있다. 현재 '21세기 전망'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책 소개가 나와있지 않아, 일단, 시인 소개를 붙여놓는다.
 

 

 

 

 

 

최대한 재미있게 쓰고자 했다. 바야흐로 하이브리드의 시대, 굳이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려 했다. 그저 한편 두편 쓰다보니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떠올랐고, 또 한편 두편 쓰다보니 그 시절에 그 음악을 들었으면 있을 법했던 일들도 상상됐다. 그 에피소드들이 묶여 하나의 책이 됐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음악을 듣기 시작했거나, 혹은 그 이후에 음악의 마법에 휩싸였거나 했던 독자라면 함께 즐길 수 있기 바란다. 혹은 그저 읽는 걸 즐기는 독자라도 무리없이 책장이 넘어갔으면 하는 바람 또한 있다. 결국, 대상이 무엇이든 팬이 된다는 행위의 다사다난함을 이야기하고 싶었으니까. 좋아하는 걸 접했을 때 느끼는 어떤 상념들을 나누고 싶었으니까. 오랜 시간 좋아하는 대상이 있는 삶은, 그래도 꽤 행복한 편 아닌가. - 김작가

김작가는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대한민국의 대중음악 평론가이다. 그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그리스인들이 원형극장을 지어놓고 저녁마다 즐겼던 새롭고 신선한 연극을 접하는 것 같은 재미와 흥분을 느끼게 된다. 이 책에는 이렇듯 평론가이자 대표적인 이야기꾼인 김작가의 일상속 이야기들이 그만의 언어로 펄떡 펄떡 살아 숨쉬어 도무지 쉬어갈 틈을 주지 않는다. - 이석원 (언니네 이발관)

이 글들은 에세이일까요, 음악칼럼일까요, 눈물로 얼룩진 젊은 시절의 체험수기일까요, 폭소만발 생활 코미디일까요, 아니죠, 이건 뭐, 아예 자전적 요소가 가미된 소설 같은 게 아닐까요, 이런 식으로 따지고 분류하고 생각하면 재미없다. 그저 김작가가 붓 가는 대로 쓴 글을 눈 가는 대로 따라 읽으면 그만이다. 다 읽고 나면 어쩐지 가슴이 짠해지고, 지난날들이 휘리릭 초고속 영상으로 눈앞을 스쳐지나가더니, 결국 음악이 듣고 싶어진다. 글을 다 읽고 나면 음악이 듣고 싶어진다는 건, 이 책의 가장 소중한 매력일 것이다. - 김중혁 (소설가)

1. 늘어진 녹음 테이프
2. 턴테이블 돌리고
3. 광폭의 시대
4. 스테이지 다이빙의 로망
5. 술잔에 담은 음악 

 

중국 고전 시가의 새 지평 『송시』가 김원중 역해로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송시는 당시의 완성도 높은 시 전통을 고스란히 계승하면서도 시대의 아픔과 사회 문제 등을 깊이 있게 다루어 당시와는 다른 독자적인 시 세계를 보여 주었다. 『전송시』에 전하는 송시 작품을 원전으로 구양수, 왕안석, 소식, 문천상 등 인구에 널리 회자되는 명작 230편을 엄선했고, 『당시』, 『삼국유사』, 『사기열전』 등 중국 고전을 현대 우리말로 번역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 온 김원중이 역해를 맡았다. 『송시』 출간은 시대를 가로질러 현재까지 널리 애송되어 온 송시의 진면목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의 손에 들려진 유일한 열쇠는 '사랑'입니다. 어떤 독재자보다도, 권력을 쥔 그 누구보다도... 어떤 이데올로기보다도 강한 것을 서로를 사랑하는 두 사람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들은 실로 대책 없이 강한 존재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가 부끄러워하길 부러워하길 바라왔고, 또 여전히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는 인간이 되기를 강요할 것입니다.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는 절대다수야말로, 이 미친 스펙의 사회를 유지하는 동력이었기 때문입니다.
와와 하지 마시고 예예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제 서로의 빛을, 서로를 위해 쓰시기 바랍니다. 지금 곁에 있는 당신의 누군가를 위해, 당신의 손길이 닿을 수 있고... 그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말입니다. 그리고 서로의 빛을 밝혀가시기 바랍니다. 결국 이 세계는 당신과 나의 <상상력>에 불과한 것이고, 우리의 상상에 따라 우리를 불편하게 해온 모든 진리는 언젠가 곧 시시한 것으로 전락할 거라 저는 믿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 박민규

 

‘본격 미스터리’란 ‘모든 일이 이유가 있고 딱 맞아떨어지는 아름다움’을 구사한다. 사건을 통쾌하게 해결했을 때에 맛보는 즐거움, 모든 요소가 딱 맞는 정교한 세공품을 쓰다듬는 것과 같은 기쁨, 그것이 본격 미스터리의 큰 매력이다. 또, ‘이지적인 이론의 재미’는 본격 미스터리의 또 다른 매력이다. ‘지적(知的)’인 탐색을 통해서, 추론을 해 가는 즐거움을 독자에게 주는 것, 그것이 본격 미스터리의 재미인 것이다.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는 폐쇄된 공간에서, 한정된 사람들이 한정된 시간 안에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 주면서, 독자의 두뇌 게임을 유도하는 말 그대로 ‘지(知)’의 향연을 보여 주는 책이다. 보통의 추리소설들이 탐정이 범인을 밝혀내는 과정을 중심으로 독자에게 ‘대체 누가 범인이지?’라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면, 이 소설은 처음부터 범인이 등장하고 탐정 역할의 친구와 치열한 심리전을 전개하는 내용으로 ‘범인의 트릭이 밝혀질 것인가?’라는 궁금증이 긴장을 자아내는 것이다. 
 

 

1960년 내가 초등학생일 무렵에 동아대 선수로 뛰던 김성근 감독을 처음 보았다. 그때부터 2007년과 2008년 한국시리즈를 재패하고 헹가래를 받는 모습까지 마치 흑백 필름처럼 나의 뇌리 속을 스쳐간다. 숱한 고난과 견제를 극복하고 야신으로 우뚝 선 그는 역경을 이겨낸 인물의 표상이다. - 허구연 (해설위원)

그는 양보를 모르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을 챙길 줄 모르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그를 야신이라 하지만 그 스스로 야구의 광신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라운드를 벗어나면 온화하고 배려 깊은 어르신이다. - 조종규 (KBO 심판위원장)

내게 야구에 눈을 뜨게 해주신 분이 아버지라면, 김성근 감독님은 야구에 대한 열정을 가르쳐주신 분이다. 감독님과, 그리고 이 팀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 - 김광현 (SK 와이번스 선수)

김성근 감독님은 고약한 세상에서 학연이나 지연 없이 야구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정상에 올랐고, 숱한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현실과 타협하지 않았다. 이 책은 우리가 인생에서 겪는 아픔과 고통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따라서 단순한 ‘지식’이 아닌, 삶의 경험으로부터 우러나온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장미란 (역도 선수)

온갖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야구장으로 달려가는 그는 진정한 야구인이다. 김성근 감독의 45년 야구사를 읽고 있자니 프로야구의 발전된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이 책의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 김인식 (한화 이글스 감독)

시련과 실패에 굴하지 말라! 배우고 또 배워라!
한 번 던진 공이 돌아올 수 없듯이
우리네 인생에도 ‘다시’란 없다

야신, 최후의 조련사, 벌떼야구, 지옥의 승부사, 데이터 야구…….
꼴찌를 일등으로 만든 한국 야구의 살아 있는 신화
SK 와이번스 김성근 감독의 인생 역전사! 
 

 

제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열외인종 잔혹사》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열외인간 넷을 통해 잘 형상화하고 있다. 무공 훈장을 단 군복을 입고, 탑골공원에서 왼쪽의 냄새만 풍겨도 빨갱이로 몰아붙이며 시국강연을 펼치는 노인 장영달, 코엑스몰에서 한 달간 88만 원을 받고 용역 회사에서 설비기사로 일하다가 해고당하고 점심 무료 급식 배급을 찾아다니며 서울역 역사에서 노숙자 생활을 하는 김중혁, 명품 같은 짝퉁을 애용하며, 미국 어학연수도 다녀오고,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자격증은 다 땄으나, 아직 외국계 제약회사 인턴사원인 윤마리아, 여자 친구와 거리낌 없이 걸쭉한(?) 대화를 나누고 학교를 중퇴하고는 게임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17살 청소년 기무, 이들은 먼 다른 세상의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 소설은 그들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슬픈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11월 24일 하루라는 짧은 시간 동안, 동시다발적으로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결국 한 장소(코엑스몰)로 모아지고 거기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시간 순서에 따라 네 명의 교차적인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작가가 각각의 시간과 장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촘촘히 구성해서 하나의 장소에서 일어날 수 있게 사건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네 명의 주인공들은 서로 기억하지 못하지만, 다른 상황과 장소에서 마주친다. 지하철 안에서 만나는 장영달과 기무, 용산역 피시 이용실에서의 김중혁과 윤마리아의 만남, 제약회사 인턴과 실험 아르바이트로 만나는 코엑스몰 푸드코트에서의 장영달과 윤마리아, 압구정역 맥도날드에서 전혀 모르는 사이지만 콜라와 햄버거를 나눠 먹는 기무와 윤마리아까지, 네 명의 주인공들은 우연히 마주친다. 아침 8시부터 시작되는 시간적 구성과 코엑스몰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공간적 구성, 그리고 인물들끼리 우연히 스치게 한 구성은 이 소설의 뛰어남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코엑스몰이라는 욕망의 상징 공간에서 벌어지는 게임처럼 느껴지는 현실 이야기를 통해, 경쟁과 착취, 혼돈과 모순 속에서 바로 우리들이 ‘열외인간’이며, 지독한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들조차 ‘열외인간’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결국 우리가 사는 현실 속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모두 ‘열외인간’이 되고 만다는 것을 작가는 이야기하고 있다. 모든 일이 하나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되어버리는 신기루 같은 결말 또한 현실을 바라보는 색다른 시각을 담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 당했을 때 구상했고, 노통 자신이 비주류이자 크게 보면 ‘열외 인간’ 아니었겠냐며, 이 소설에서는 열외인간들의 지도자로 떠받들어진 노숙자가 결국 희생되는 것으로 처리되었는데,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보면서 그 결말이 생각나서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전설이 되어버린 팝의 황제 | 원제 Moon Walker 
1988년, 마이클잭슨이 30세의 나이로 자신의 출생부터 그 당시까지의 일대기를 정리한 자서전 ‘문워크’, 발간 후 20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은 희귀본이 된 지금 번역판 문워크가 출간될 예정이다. 팝의 황제였으나 불운한 죽음을 맞이한 마이클잭슨의 많은 팬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인간으로서, 연예인으로서의 성장과정과 사춘기의 콤플렉스, 가족의 애정과 결속, 아버지와의 갈등. 그리고 그의 음악의 배경에 있는 인스피레이션과 놀랄 만한 무용 동작,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창조성의 원천이 되고 있는 열정에 대해 마이클은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또, 다이애너 로스, 퀀시 존스, 폴 매카트니, 캐더린 헵번 등, 친한 사람들과의 따뜻한 교류와 명성으로 인한 고립감, 성형수술, 그를 둘러싼 터무니없는 소문에 대해서도 하나 빠뜨리지 않고 밝혔다.
잭슨 패밀리의 미공개 사진, 마이클 개인 소장의 사진, 본서를 위해 쓴 자필 그림 등 귀중한 화보 약 95점이 함께 수록되었다. 

 

낯선 세상에 서서 보헤미안 랩소디를 노래하다 | 원제 Freddie Mercury : A Life, in His Own Words Edited (2008)
"우리도 언젠가는 이제 그만하자고 할 때가 오겠지,
내가 무대 위를 뛰어다니는 것이 우스꽝스럽게 보여서 더 이상 할 수 없게 될 때.
하지만 우리들 중 어느 누구도 아직은 그만둘 생각이 없다.
지금 멈추는 건 비겁한 짓이니까."
- 본문 중에서 

자유와 열정으로 빛나는 록의 보헤미안, 삶을 사랑했고 노래를 사랑했던 영원한 로커, 퀸의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자서전

유머와 짜증의 순간, 부드러움과 놀랄 정도의 솔직함을 드러낸 순간, 진지함과 가벼움의 순간, 그리고 때늦은 깨달음 덕분에 불편할 정도로 통렬한 언급들!

20년 동안 이루어진 프레디 머큐리와의 인터뷰와 무수한 자료들을 토대로 편집한 이 책은 프레디 머큐리의 모든 것이 담겨 있되 지루하지 않다. 절대 지루할 수가 없다!

이 책은 그 동안 공개된 인터뷰는 물론이고 발표되지 않았던 것들까지 편집 수록하여, 자신감과 자만심이 줄줄 흐르면서도 남들 모르게 외로운 시간을 보내며 행복을 찾으려 했던 그의 흥미진진한 내면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 1은 영풍에서 구입, 이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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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종합 리스트.] 

천년의시 018 
최장락의 시는 부드럽거나 달콤하지 않다. 망가지고 이탈한 것들이 주는 뒷맛은 불편하고 씁쓸하다. 시가 무엇을 해야 하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답은 사람마다 다르겠으나 정작 심각한 것은 그런 질문조차 제대로 던져보지 않은 시가 지금 난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과욕과 비정한 세파에 대한 풍자와 야유, 불우했던 역사의 뒤안길과 도태되고 있는 주변부에 대한 관심, 도시 변두리의 쇠락한 삶을 더듬는 시선이 매섭다.
그에게 시의 치장술은 무의미한 눈가림에 불과할 것이다.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꼬집은 한 권의 보고서로 읽어도 좋겠다. - 최영철 (시인)

최장락 시인의 시적 관심은 설거지나 승용차 접촉사고와 같은 일상사에서, 사쿠라 꽃잎, 개 짖는 소리와 같은 역사적 안목과 풍자, 그리고 가족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개인의 추억에 대한 시적 아우라가 한데 버무려진 잘 차린 한 상의 퓨전 음식 같다.
그러나 매콤달콤하고 다양한 그의 시적 관심사를 꿰뚫는 일관된 정신은 매서운 현실비판 정신이다. 그 속에 요즘 젊은 시인들의 시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義가 번뜩인다. - 김용락 (시인, 경북외국어대 교수)

이야기 형식을 통한 존재론적 자아 찾기

1999년 『문학세계』로 등단한 최장락 시인이 무채색의 일상을 프리즘 같은 詩心으로 투과하여 다양한 색의 세계로 펼치는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최장락 시인의 시적 스펙트럼은 다양한 색깔로 구성되어 있다. 그 색깔만큼이나 시를 읽으면서 느끼는 맛도 다양하다. 그 맛을 과일로 비유하자면 단맛도 아니고 쓴맛도 아닌 듯하다. 달지도 않으면서 뒷맛은 달고, 쓰지도 않으면서 뒷맛은 쓴 매우 독특한 맛이다. 단맛이나 쓴맛은 자극적이기에 우리의 입맛을 금방 단일한 맛으로 길들이기 쉽다. 그래서 그 맛에 동화되면 다른 맛을 향유하기가 힘들어진다. 하지만 달지도 않으면서 단맛이 나고, 쓰지도 않으면서 쓴 맛을 동시에 지닌 것은 우리의 입맛을 쉽게 길들이지 못한다. 그로 인해 그 맛을 오래도록 음미 향유하도록 만든다. 이처럼 그의 시는 뒷맛의 여운을 오래도록 향유하게 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의 산문시는 이야기 형식을 담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야기 형식은 서사적인 내용을 담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의 이야기 형식은 서사적인 내용보다는 어떤 사건과 상황이 환기하는 정서나 분위기를 더 중시한다. 부연하면 사건과 상황 그 자체보다는 그것에 대한 자아의 의식을 드러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사건과 상황을 장황하게 서술하기보다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처리하여 생동감을 주기도 한다. 그의 시가 재미와 긴장을 주면서 여운의 맛까지 주는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천년의 시 016 
그녀의 시는 비단 ‘장애인으로서 느끼는 고통과 고독’에만 주목하지 않는다. 기계적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라도 적막한 회색빛 삶에 지독한 염증과 회의를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팔다리 쓰는 것에 제약이 없을 뿐, 그들도 현대사회라는 시대의 틀에서 꼼짝 못하는 또 다른 ‘옥진이’였던 것이다.

 

 

 

 

 

김나정 소설집 
당신이 막 읽은, 혹은 읽을 이 소설책은 수다스럽지 않은 조용한 목소리로 인륜의 여러 국면에 대해 물음을 던집니다. 그녀의 소설을 읽으면서 물음이 점점 더 많아집니다. - 허윤진(문학평론가)

새로운, 새로운!
어릴 적, 누구나 쥐고 읽으며 빠져들던 동화 속의 세계, 혹은 만화 속의 세계는 너무 많은 비밀을 내포하고 있던 알 수 없는 세계에 대한 우리의 호기심을 증명한다. 그러나, 하나둘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리의 호기심은 점점 사라져간다. 상상하던 것들이 좌절되거나, 실제가 되는 동안 우리의 궁금증들은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익숙해져가고 있는 중이다. 모르는 체로 불가능성 속에서.
어쩌면 너무 뻔한 이야기, ‘위선과 악’이라는 전혀 새롭지 않는 주제는 그러나, 아직도 혹은 더욱더 이야기되어야 하는, 다뤄져야 하는 주제다. 이 소설집의 해설을 맡은 허윤진 씨가 “아수라장”이라 표현한, 한국 사회라면 피할 수 없다. 그렇기 하기 위해 생경함은 꼭 필요하다. 몸에 꼭 맞는 옷처럼 적당한 악과 적당한 위선이 너무 익숙해진 까닭이다. 우리는 멀리 떨어져서 혹은 멀리 떨어뜨려놓고 그 거리에서 ‘지금’을 봐야 한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필수불가결의 해결을 요구하는 ‘지금’이 당면해 있는 문제다. 이 “조용한 목소리”는 그렇기 때문에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새로움’이다. 어쩌면 ‘낯설음’과 유사한 이 ‘새로움’이라는 도구는 그러나 그 자체로 목적이 된다는 점에서 ‘낯설음’과 차별된다. 



<위대한 유산>의 배경은 작가 디킨스가 살았던 빅토리아 여왕 시대이다. 산업혁명의 결과, 중산계급이 물질적인 부의 축적을 바탕으로 급속히 성장하여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사회의 주도권을 새롭게 장악해 나간 시대였다. <위대한 유산>은 바로 이 시대, 영국의 중산계급에 널리 퍼졌던 사회적 욕망을 충실히 반영한다. 가난에서 벗어나, ‘일정한 수입이 있으며 적당한 교육을 받은 교양 있는 사람’, 즉 ‘신사’가 되려는 주인공 핍의 ‘정신적 사회적 성장’ 이야기가 작품의 주요 줄거리이지만 디킨스는 이를 핍의 개인적 욕망으로 접근하지 않고, 그를 둘러싼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보편적 욕망과 사회적 관점에서 접근함으로써 이 작품에 깊이와 무게를 더한다. 

 

서머싯 몸의 장편소설 <면도날>은 1930년대 유럽, 그 풍요와 야망의 시대를 배경으로 꿋꿋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한 젊은이의 구도적 여정을 그린다. <달과 6펜스>, <인간의 굴레에서>와 함께 서머싯 몸의 대표적인 장편소설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 온 <면도날>은 날카로운 면도날을 넘어서는 것처럼 고되고 험난한 구도의 길을 선택한 한 젊은이를 통해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몸은 ‘구원’이라는 다소 무겁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그 특유의 명쾌하고 간결한 문체와 유머를 잃지 않아, ‘소설은 재미를 위한 것’이라는 자신의 문학관을 이 작품에서도 성공적으로 보여 준다. 치밀한 구성으로 주인공 래리뿐 아니라 그 주변 인물들이 발산하는 젊음의 색깔들을 고르게 펼치는 <면도날>은 이 시대의 움츠러든 청춘들에게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진중한 화두를 던진다.

“나는 순간, 직감이랄까, 이 청년의 내면에서 어떤 혼란스러운 갈등이 요동치고 있지 않은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갈등이 어느 정도 깊은 생각에서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막연한 감정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나도 알 수 없었지만, 혼란과 불안감에 사로잡혀서 어딘지도 모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작품 속 시대는 1차 세계대전에서 시작하여 대공황기를 거쳐 2차 세계대전까지 이어진다. 여러 굵직한 사건들로 인해 전통적 가치가 붕괴되고 새로운 가치는 미처 성숙하지 못한 사회적 혼란기이다. 하지만 <면도날>은 이 혼돈을 소모적인 허무주의나 현실 도피로 연결하지 않는다. 세속적인 허영과 불안에 주목하기보다 래리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은 왜 사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와 같은 삶의 근본적인 물음에 몰입한다.
소설 속 래리의 구원은 동양적 세계관과 닿아 있다. 래리는 로이스부르크 같은 신비주의자의 책을 탐독하고, 개개인의 영성적 변화에서 구원을 찾으며, 방랑자적인 면모를 풍긴다. 이것은 서머싯 몸 자신의 관심과도 일치한다. 실제로 몸은 젊은 시절 인도 여행을 통해서 많은 철학적 영감과 얻었으며, 그 경험을 이 소설에서 생생하게 녹여 낸다.

몸은 여러 가지 희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이 시대에 존재하는 다양한 가치들을 아름답게 진열한다. 결국 그것이 개인적인 행복이나 이기적인 욕망을 위한 것이라 할지라도 <면도날>의 인물들은 적어도 자신이 원하는 것에 당당하고, 그것을 위해 성실하게 노력한다.
이 작품에서 우리는 세속적 삶 속에 숨어 있는 성스러움의 씨앗을 볼 수 있다. 세속적 삶과 가장 동떨어진 래리조차도, 긴 여행의 깨달음을 바탕으로 현실과의 접점을 만들어 나간다. 이로써 작가는 시끌벅적하고 서로 부대끼는 구체적인 현실이 마냥 천박하고 비루한 것이 아니라 성스러움을 구현하는 장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말년의 몸은 여전히 독설가이고, 냉소적인 개인주의자이지만, 동시에 타인의 이기심에 관대하고, 아집을 포용하는 어른의 태도를 보여 준다. 작가는 <면도날>을 통해, 방황하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열성적인 후원자는 아닐지라도, 필요할 때 손을 내밀어 따뜻한 온기를 전한다.
<면도날>은 세상이 정해 놓은 레일을 뛰어 넘은 래리를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 준다. 누구에게나 잠재하는 숭고함의 씨앗은, 삶을 통해서 증명될 때 비로소 명징한 빛을 밝힐 수 있음을 역설하는 것이다. 동시에 작가는 자신이 창조한 숭고함을 절대시하기보다, 가치 판단은 독자들의 몫으로 남긴 채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모든 이의 삶에서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낸다.

 

앙코르 문화유산 답사기 
작가의 말

1. Angkorwat
01 앙코르 와트로 가는 길
02 앙코르 유적의 건축과 재조명
03 타프롬
04 앙코르 와트
05 앙코르 톰
06 반티 스레이
07 그 밖의 사원들과 프놈 바켕의 일몰

2. Angkorwat
01 <라마야나> 이야기
02 <마하바라타> 이야기

열두 가지의 거짓, 열두 가지의 진실 
인간의 본성과 욕망, 그 추악한 진실
그녀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자신의 사회에서 ‘가장 약한 존재’라는 것이다. 힘이 없어 언제나 빼앗기고 당하며 살 수밖에 없는 존재, 그러나 인간의 본성과 욕망만은 잃지 않았고, 그 마지막 남은 욕망과 목숨까지 뺏기지 않으려면 끝내 악해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 말이다. 작가 아사노 아츠코가 이 책의 주인공들을 여자, 어머니로 설정한 이유가 그 때문이다.
아사노 아츠코는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끔찍한 것은 무엇인가?”의 정답은 “거울”이라고 말한다. 긴장감 있는 전개 속에 세상의 온갖 무서운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이 책은 우리의 마음속, 인간의 나약함과 추함을 비추는 거울 같은 책이다. 

 

영화광 가네시로 가즈키의 열혈 액션 드라마 
‘SP’란?
SP(Security Police, 요인경호관)는 특수한 훈련을 받은 경관 중에서 가장 우수한 사람을 선발하여 경호만을 담당하는 전담 경찰관을 말한다. 때로는 자신의 생명을 희생해서라도 반드시 국정에 관계된 국내외의 VIP를 지켜내야 한다. 그들을 ‘움직이는 벽’이라 부른다.
주인공 이노우에 가오루(24세, 남자)는 다른 사람들의 살의를 읽어내는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감각이 매우 예민하여 주변의 위험요소를 미리 알아차린다. 그는 어릴 적에 친부모가 테러리스트의 칼에 찔려 죽은 끔직한 경험이 있다. 그 후 경찰관의 집에 입양되어 자랐으며, SP가 되었다. 

 

인생의 퍼즐 한 조각 같은 여행의 연금술
_ ‘지식’을 찾아 떠난 길에서 톡톡한 인생의 ‘지혜’를 얻다


앨리스 스타인바흐는 또한 이러한 러닝 여행을 통해 이 ‘배움’의 진정한 가치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해가는 과정이 아니라, 여행하면서 자신이 만났던 사람들과 교감하고 그들로부터 삶의 지혜를 배우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그녀는 이미 지난 여행(《앨리스, 30년 만의 휴가》)에서 다른 많은 여행자처럼 인생의 전환점에 대해 고민하고 내면의 고통을 치유하고 자아를 발견해가는 과정을 거쳤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순수하게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하는 여행이라고 명명했다. 그러나 길 위에 선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그녀 역시 또다시 여행을 떠나자 정기적이고도 안정적인 보금자리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내면의 목소리를 듣게 되고, 새로운 인연들을 통해 또 다른 인생의 깨달음을 얻게 된다. 여행의 빛나는 연금술을 발견하는 순간이다.


제17권 중국 한족편과 제18권 중국 소수민족편에는 광대한 영토를 배경으로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수많은 중국 민족의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다. 다양한 민족과 압도적 인구수에서 짐작할 수 있듯 중국에서 구비 전승되어 온 민간의 이야기들은 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양을 자랑한다. 이미 우리에게도 친숙한 반고와 여와의 창세 설화, 초패왕과 우희의 안타까운 이별을 담은 패왕별희 이야기가 펼쳐지며, TV시리즈로 큰 인기를 얻었던 「포청천」과 애니메이션 영화 「뮬란」, 소설 「삼국지」의 주인공들, 쑤퉁의 소설 「눈물」의 주인공인 맹강녀도 등장해 문학적 재미를 더한다. 이 외에 주원장, 누르하치 등 역사 속 인물들도 등장하며, 전족과 온돌, 새해에 거는 춘련 등 중국 고유 풍습의 유래에 대한 궁금증도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소수민족 민담에는 각 지리 문화권에 해당하는 기후, 풍토, 종교적 특징이 내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각 민족의 고유한 정서와 문화가 고스란히 배어 있어 다양한 문화들이 중국이라는 나라를 중심으로 공존, 발전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지디마자 시선집 
지디마자는 이렇게 민족적인 색채가 짙은 시를 쓰는 것이 이족이라는 개별 민족의 운명에 대한 사색이자, 나날이 가속화하는 문화동질화의 추세 속에 문화의 개성이 압살당하는 데 대한 반항이자 분노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고 그의 시가 단순히 민족성에 호소하는 작품인 것만은 아니다. 그의 시는 이족의 오랜 문명을 지속시킬 뿐 아니라 그것에 살아 있는 시대의 숨결을 부여하여 이족의 문화를 전혀 알지 못하는 독자들에게도 보편적인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아직 기억해?
저 질러부터로 통하는 작은 길을
어느 단꿀이 흐르는 황혼녘에
당신이 내게 말했지
내 뜨개바늘을 잃어버렸어요
빨리 좀 찾아줘요
(나는 온 길바닥을 찾아 헤맸어)

아직 기억해?
저 질러부터로 통하는 작은 길을
어느 침울한 저녁
내가 당신에게 말했지
내 심장을 깊숙이 찌르는 것이
바로 당신의 바늘이었어
(그녀는 그만 울음을 터뜨렸어)
―「대답」 전문

지디마자의 시는 중국을 넘어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여러 언어로 번역되면서, 2006년 러시아작가협회로부터 숄로호프문학상을, 불가리아작가협회로부터 표창을 받는 등 본격적으로 국제 시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이번 발간된 한국어판 <시간>은 지디마자의 10여 권의 시집 중에서 107편의 대표 시를 묶어 2007년 중국의 운남인민출판사(雲南人民出版社)에서 출간된 동명의 시집을 완역한 것이다.
 

 

 

(정기구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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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완료, 10일 배송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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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종합 리스트.] 

: 소설집 [흔들리다]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 단편집 안에서 [트럭]의 강렬한 기운을 아직 잊지 않고 있다. ‘경계’가 없는, 그 어디에도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믿음. 곳곳에 숨어 있지만,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지만, 슬그머니 웅크리고 작은 꿈을 꾸는 그림자. 그래서일까. 이번 신간도 중간 이상의 기대치로 어서 읽을 수 있기를, 생각한다. 간간이 서점에서 페이지 슬쩍 들추며 만나게 될 듯. 아직은 집의 책들을 다 정리하지 않았고, 몇몇은 독서 완료를 하지 못했기에. 어서 부지런히 달려야지. (웃음)

 

 

  

문학과지성 시인선 362 
피할 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존재의 부조리함
혹은, 더할 수 없이 경쾌하고 투명한 공포의 아름다움

아슬아슬한 부재를 통해 존재를 증명하기, 이른바 “꼬리의 시학”(이광호)이라는 명명 아래, 시집 <칸트의 동물원>(민음사, 2006) 발간되었을 때, 시인이자 평론가인 이장욱은 이 시집을 “낯설고도 친근한, 부드러우면서도 아무 곳에나 스며들지는 않는 경쾌하고 또 불안한, 그런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렇게 투명하고 절제된 파격의 언어들의 시집 <칸트의 동물원>은 조용히 그리고 멀리 알려졌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이 ‘조용한 파격’의 시인 이근화의 두번째 시집 <우리들의 진화>(문학과지성사, 2008)가 발간되었다.
당신이 만약 이근화 시의 모호한 명랑함, 혹은 비인칭적인 감정의 투명함에 매료되었다면, 이제 그 매혹의 뒤편에 있는 불안과 공포에 대해서도 말해야 한다. 태연하고 무심한 어조 사이에서 언뜻 번뜩이는 불길함이라면 가령 이런 것이다. 다정하고 달콤한 목소리 사이에서 피할 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존재의 부조리함, 혹은 더할 수 없이 경쾌하고 투명한 공포의 아름다움. 이 무섭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요약할 만한 어떤 언어도 찾지 못했다면, 그건 시인의 책임도, 당신의 책임도 아니다. 비인칭의 공간 속으로 가볍게 흩어져버린 언어에서 우리의 감정은 이상한 방식의 ‘진화’를 경험한다.

<키친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고립의 공식들은 <앨리스의 생활 방식>이라는 임상 실험을 거쳐 확장된 인식과 만난다. 상상 역시도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의 한 국면이라는 것, 장은진은 실험을 통해 이 사실을 확인한다. 장은진을 미인증 세대의 현재로 받아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은진의 실험은 늘 극단적이지만 또 언제나 문제적이다.

―강유정(문학평론가)
 

 

 

 

창비시선 303 
비틀린 동화는 때로 어둡고 기괴하며 초현실적이고 종종 난해할 때도 있다. 기괴하고 난해한 상상력의 세계야 이미 동세대 시인들 사이에서는 주된 경향이기도 하지만, 강성은의 경우는 그와는 또다른 상상력을 보여준다. 눈에 익은 동화적 장치가 낯설고 기괴한 형상을 띠고 나타나지만, 위악적이거나 자학적인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시인은 익숙한 상징의 체계를 뒤틀고 폭로하기보다는 언어를 모호하고 투명하게 만들어 음악적으로 쌓아올리는 방법을 택한다. 그래서 구조는 단단하고 완결적이며, 리듬은 유려하고 깔끔하다. 그러니 파괴와 죽음조차 잔혹함이나 그로테스크와는 거리가 멀다. 대신 거기에서 배어나오는 것은 투명하고 아련한, 말하자면 슬픔에 가까운 어떤 정서다.


 

 

고은주 - 시나몬 스틱
김경욱 -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
김미월 - 정전停電의 시간
김애란 - 그곳에 밤 여기의 노래
김연수 - 세계의 끝 여자친구
백가흠 - 그리고 소문은 단련된다
서하진 - 침이 마르는 시간
윤성희 - 웃는 동안
이 홍 - 50번 도로의 룸미러
편혜영 - 동일한 점심
황정은 - 대니 드비토

 

  

지만지 고전선집 304 
현재 전하는 소설 ≪배비장전≫은 20세기 이후 만들어진 활자본으로 현재 2종의 한글본만이 남아 있다. 1916년에 간행된 구활자본 신구서림본(新舊書林本)과 1950년에 간행된 국제문화관본(國際文化館本, 일명 김삼불 교주본)이다. 이처럼 이본(異本)이 적은 까닭은 ≪배비장전≫이 여자를 밝히다가 망신당하는 비속(卑俗)한 줄거리에다가 음탕(淫蕩)한 내용까지 들어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선시대 소설 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성들이 좋아하지 않아 소설로 널리 유통되지 못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같은 이유로 판소리가 19세기 후반, 하층민의 예술에서 양반층도 즐기는 예술로 발전해 갈 때도 ≪배비장전≫은 탈락했던 것으로 보인다. 충(忠)·효(孝)·열(烈) 등 유교적 덕목을 내세우는 다른 판소리들은 살아남아 현재 ‘판소리 다섯 바탕’이라는 이름으로 전승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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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무원 부총리를 지낸 정치가이자 중국 현대문학에서 루쉰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문학가로서 천재의 면모를 과시한 궈모뤄가 망명지 일본에서 쓴 역사 소재 콩트집. 공자, 항우, 사마천 같은 중국 고대사의 쟁쟁한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보통 사람들의 일상 끼닛거리가 될 수도 있다’는 뜻에서 붙여진 것이 ≪족발(豕蹄)≫이라는 제목. 모쪼록 맛있게 드시기를…. 

 

 

 

 

지만지 고전선집 265 
<지식을만드는지식 고전선집>으로 출간하는 한국 근현대문학은 작품이 처음 발표된 대로 현대에 살려내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초판본을 그대로 싣고자 했습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습니다.

이상은 생전에 시 56편, 소설 16편(장편 1편), 수필 35편(권두언, 서신, 문학평론, 앙케트 제외)을 남겼다. 작품 수로 보면 당대의 다른 작가들과 비교해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21세에 정식으로 작품을 발표하고, 28세에 폐결핵으로 요절한 점을 고려한다면 이것은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더욱이 처음 각혈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와 첫 작품인 ≪십이월 십이 일≫을 발표한 시기(1930년)가 같다. 이것은 그가 자신의 몸의 모든 에너지를 글쓰기로 소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그의 글쓰기는 진정성을 지닌다. 이 진정성은 단순히 결핵과 문학과의 긴밀한 상관성(결핵문학)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 말이 의미 있는 것은 그것이 모더니즘의 본질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찍이 김수영은 <진정한 현대성의 지향>에서 “진정한 현대성은 육체 속에 자각되어 있는 것”이고, “시작(詩作)은 머리나 심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밀고 가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모더니티 혹은 모더니즘의 본질이 몸에 있다는 것을 간파한 탁견이다. 정신이나 사유의 절대성을 기반으로 하는 모더니즘이 배제하고 소외시킨 것이 몸이며, 모더니즘은 바로 이 몸을 통해 사유(반성)할 때 그 진정한 실체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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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식민지 조선의 풍경을 고독한 지식인의 내면적 절규로 포착한 현진건의 초기 삼부작 <빈처>, <술 권하는 사회>, <타락자>를 수록했다. 이 작품들은 한편으로 근대성을 열망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식민지적 근대의 속악한 현실에 순응할 수 없는 지식인의 자의식을 진솔하게 보여주며, 현실에 환멸을 느끼고 부정하면서도 그러한 현실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역설적 진실을 아이러니를 통해 발견하도록 해준다.
: 가람기획의 [이상 전집], [현진건 단편전집]을 소장하고 있지만, ‘보급판’으로 나온 것이 그저 반가워, 붙여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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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한용운의 시집 ≪님의 침묵≫은 한국 근대시사에 발자국을 남긴 기념비적 시집의 하나다. 불교적 사유를 근대 자유시에 철학적인 명상의 깊이를 불어넣어 주었으며, 자유시 창작 이래 가장 밀도 있는 상징성을 갖는 상징 시집의 지평을 열었다. 시집에 수록된 시는 각각의 시편이면서도, 상호 유기적 연관성을 가지는 구조적 특징을 보인다. 시간의 마모를 견뎌온 예술적 시집 ≪님의 침묵≫으로 만해의 삶과 깨달음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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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오의 일제 말 소설들은 지금의 독자와 소통하며 공유하는 힘을 보여주면서도, 문화와 자유를 옹호하고 민족의 앞길을 헤아려보는 섬세한 흔들림과 생활 세계를 대하는 자세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유진오는 “오늘날의 정세에서 섣불리 미숙한 철학을 내두르니보다는 편편한 시정의 사실 속으로 자신을 침체시키는 것이 훨씬 위대에의 첩경”(<조선 문학에 주어진 새 길>, <동아일보>, 1939. 1. 13)이라며, “이상형의 세계를 탈출하여 넓은 속물의 세계로 산보를 나서는” 시정 편력을 자신의 창작 방법으로 삼는다고 선언한다. 시정 편력이라는 생활 세계로 침잠한 유진오의 소설은 식민지를 살아가는 지식인의 생활 감각과 그 시대에 대한 인식을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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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준은 아름다운 문장가이자, 작문법의 초석을 마련한 문장론 ≪문장강화≫의 저자로도 유명하다. 이 책에는 근대소설의 기법을 완성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는 이태준의 단편 6편이 실려 있다. 여기에는 서정적인 단편소설부터 해방전후에 문인으로서 겪는 이데올로기적 갈등까지 폭넓은 이태준의 작품 세계가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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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의 문학은 일제 말 우리 문학에 독특한 무늬를 음각하고 있다. ‘낭만적 서정과 세련된 기교’로 요약할 수 있는 그의 작품 세계는, 침묵조차도 저항일 수 있는 암울한 시대에 한 개인의 꿈꿀 권리를 아름답게 직조한다. 그의 문학을 지배하고 있는 낭만성, 탐미성, 환상성 등은 식민지 현실과 무관한 듯 보이나, 한편으로는 암울한 시대 현실에 대한 한 부표로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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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기의 문학적 경향의 일맥을 보여주는 역사·전기소설의 대표적 작가인 신채호의 ≪을지문덕전≫과 <수군의 제일 거룩한 인물 이순신전>을 수록한 소설집. 이 수록작들은 신소설이 확보하지 못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위험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 영웅을 작품으로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문학사적으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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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지 고전선집 하드커버를 소프트커버로 제작한 보급판입니다.

* 국내 최초 편역
≪지옥의 기계≫는 오이디푸스 신화를 밑그림으로 한 작품이다. 전 4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막에는 <유령>,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의 만남>, <혼례의 밤>, <오이디푸스왕>이라는 소제목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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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히트는 1928년 3월부터 5월 초까지 하우프트만의 초벌 번역본을 토대로 일차적인 대본을 완성해서 우선은 <뚜쟁이의 오페라>라는 제목을 붙였다.
연습 시작은 8월 10일로 정해졌고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에 브레히트와 바일은 5월 10일부터 6월 13일까지 남부 프랑스의 해변에 있는 생시르에 머물면서 집중적으로 작업에 임했다. 그러나 연습이 시작된 후에도 공연 텍스트는 끊임없이 삭제 및 보완되지 않을 수 없었다. 배우들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한 배역 변경 등으로 인하여 시연회가 예정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아마도 리온 포이히트방어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 생각되는데, 제목도 급작스럽게 <서푼짜리 오페라>로 바뀌었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고 이루어진 시연회가 예상외의 성공을 거두어서 브레히트와 바일은 일약 세계적인 작가로 알려지게 됐다. 이 작품은 그 후 2년 동안 350회 이상 연속 공연되어서 바이마르공화국 최대의 성공작 중의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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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이는 이 세 작품으로 소설가로서의 지위를 갖게 되었고, 일본 문단에 낭만주의를 불어넣는 데도 큰 몫을 했다. 특히 <무희>에는 작가가 유학 중에 느꼈던 실제 체험과 가슴속에 숨겨두었던 고뇌가 투영되어 있기 때문에, 근대문학의 대표 작가인 오가이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나 메이지(明治)의 청년상을 살펴보는 데에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라 하겠다. 우리는 이 작품들을 통해서 국가와 개인, 봉건과 근대, 동양과 서양 등 이중구조(二重構造)의 본질적인 모순을 안고 있는 메이지 시대(1867∼1912)를 살아가야 했던 일본 지식 청년의 전형적인 갈등을 발견할 수 있다. 

 

 

 

원제 La Symphonie Pastorale 
앙드레 지드의 이 작품은 아름답지만 슬프고, 순수하면서도 부정(不貞)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평생 심미적이고도 도덕적인 글쓰기를 했던 지드는 이 서정적인 사랑 이야기를 통해 자기애(自己愛)에 빠진 이기적이고 정직하지 못한 인간들의 자기기만적인 모습을 비판적으로 그리고자 했다.
명랑한 새들의 노랫소리와 기쁨과 즐거움 가득한, 아름답기만 한 것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동정심과 의무감에서 시작한 자신의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조금씩 깨달아가지만 모든 것을 기독교적인 이타주의와 애덕으로 포장함으로써 자신의 부정함에 눈감아 버린다. 하지만 제르트뤼드가 시력을 되찾는 순간, 자신이 사랑이라 믿어왔던 것의 진실과,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이 세상의 모습에 그들만의 평화롭고 아름다웠던 교향악은 그 연주를 끝마치고 만다. 


야구와 즐겁게 만나기 
야구, 아는 만큼 즐긴다! 복잡해 보이는 이런저런 규칙과 용어들은 야구를 즐기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다. 이 책은 야구에 막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독자는 물론 야구를 좀 더 깊이 알고 싶어 하는 독자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이 책은 야구 용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사전식으로 구성하고,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를 비롯한 국내외 야구의 역사적 기원부터 재미있는 에피소드, 그리고 야구용어의 유래와 해설 등 풍성한 읽을거리를 담아 야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
이 땅에 야구가 소개된 지 햇수로 105년, 어느덧 야구는 우리 삶과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곡절 많은 한국 근현대사만큼이나 사연 많은 야구사, 놓치고 싶지 않은 명장면과 기록들도 꼭 그만큼이다.
야구배트 대신 빨랫방망이를 들었던 한국 최초의 ‘베쓰뽈’ 팀에서부터 일제 강점기 식민지 조선이 낳은 천재 타자 이영민,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는 말을 실감 나게 해준 숱한 명승부들과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의 신화, 비록 정권의 주도로 탄생했지만 온 국민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한국 프로야구, 박찬호?조성민?임선동?염종석?정민철?박재홍?손혁 등 화려한 선수들을 배출했던 ‘황금의 92학번’까지.
이 책에는 우리가 공유하면 좋을 한국 야구의 면면들이 오롯이 녹아 있다. 

 

홍대 주민 트렌드세터가 조근조근 알려주는 홍대앞 카페, 밥집, 술집 풀코스 안내서!
‘내일 저녁 7시에 홍대에서 봐!’ 가 흔한 인사말인 요즘, 저녁시간이면 홍대는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루가 멀다 하고 없어지고 새로 생겨나는 많은 가게들 틈에서 과연 우리는 어디로 발걸음을 옮겨야 할까? 10년차 홍대지기 저자는 이런 많은 사람들의 고민해결을 위해 홍대앞에서도 가장 유명한 67곳을 골라 「홍대앞 뒷골목」에 담아냈다. 단순 정보 제공만이 아닌 가게 주인장들의 솔직담백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며, 전직 대기업 마케터로 지낸 이력을 살려 저자가 이 가게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에 대해 솔직담백하고 조금은 객관적인 시선으로 조목조목 따졌다. 또, 홍대 특유의 감성을 잘 살리기 위해 흔한 DSLR이 아닌 똑딱이 컴팩트 카메라로 담은 홍대앞 가게들의 풍경들도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농도 짙은 컬러감과 빈티지한 일러스트, 홍대 거주민 특유의 위트가 어우러져 단순한 가이드북 이상의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홍대이기 때문에 더욱더 특별한 그 무언가를 이 책 한 장을 넘기면 바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안유정의 사물에 대한 현상적 접근은 그것이 시간이든지 공간이든지를 불구하고 따뜻한 시선과 해맑은 정감으로서 더욱 돋보이게 된다. 애상적이라거나 비극적 정서를 일체 배제하고 사물 내지 세계에 접근해 감으로서 긍정적 인식과 희망적 이상을 배태하게 돤다. 이 시인이 지니는 원초적 긍정정신과 기독교적 기반에서 비롯된 것임을 간과하지 못한다. 예술의 비극미를 일종의 교조적 자세로 받아들이는 시선들에서 죽음과 멸망 또는 전쟁과 파괴의 약점을 보게 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대급부적 인식 내지 의식이야 말로 안유정 시학의 강점과 개성을 진작시키는 의미를 지니게 된다. 이는 어느 한 편의 시에서만이 아니라 전반을 통해 정착된 특징이라 하겠다.
 

 

 

 

‘칼 회고전’을 알리는 전시회의 초대장이 배달되었다. 우리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그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지금 그것은 우리의 눈앞에 도착해 있다. 원하지 않았지만, 또한 수취를 거부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그것은 ‘선물(gift)’이다. 김희업은 시편들은 우리를 낯선 이미지의 세계로 초대한다. ‘이미지’와 ‘상상’은 몸속에 그려진 현실적 삶의 도표이고, 시선들에 노출된 현실이라는 육체의 안감이다. 이미지는 시각의 세계처럼 생각되지만, 실제로 느낌과 공명을 통한 변용의 세계이다. 본다는 것은 응시의 문제가 아니라 사물들 속에 거주하는 것, 사물과 세계를 향해 몸의 감각을 개방하는 일이다. 이 개방의 순간에 우리는 세계와 구분되는 주체이기를 멈추고 세계의 부분 아닌 부분이 된다. 응시의 세계에서 사물과 세계의 불투명성은 치명적인 약점이 되지만, 감각의 영역에서 그 불투명성은 자명성이 된다. 이것이 불완전한 방식으로 완전한 시적 감각의 세계이다.


 

역설의 언어, 구도의 언어

196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오세영 시인이 등단 41년 만에 선보이는 18번째 신작 시집.

고독한 작업의 ‘영롱한’ 완성을 통해 시인이 보여주는 명경지수(明鏡止水).
오세영 시인의 언어는 맑고 투명하다. 서정시의 형식과 문법에서 일탈한 파격적인 언어가 난무하고 시적 언어와 산문적 언어의 경계마저 무너진 오늘날 우리 시단의 창작 경향에 비춰 보면, 그의 시에서 만나게 되는 언어는 지나칠 정도로 맑고 투명하다. 그것은 서정시의 기본 문법에 대한, 그리고 서정시의 자기준거성에 대한 시인의 고집과 신념을 보여준다. 하지만 명경지수(明鏡止水) 같은 그의 언어들은 때로는 시대의 탁류와 담을 쌓은 듯 고요와 정적이 감도는 듯하다. 


 

모래만이 가득한 판도라의 상자

2004년 『동서문학』으로 등단한 오채운 시인이 오래도록 가슴에 봉인해왔던 이야기 하나. 사소하고 가볍게 흔들리는 하루 속에 담아낸 시인의 전 생애.

뜨겁고 애절하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바싹 마른 몸에 ‘비늘’이 생기는 걸까? 뜨거움과 애절함에 몸이 달아 있는 순간은 일상 모든 게 버석거리고 힘겹기만 할 뿐, 그 안에서 사랑을 누리려면 많은 인내와 성찰을 필요로 한다. 그것을 잘 견디지 못한다면 그 뜨거운 시간을 벗어나 청량하고 맑은 햇빛과 바람 속에서 몸을 식히고 싶어질 따름이다.

 

 

 

| 원제 Wind, Sand and Stars 
오직 ‘정신’만이 진흙에 숨결을 불어넣어
‘인간’을 창조할 수 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함께 바라보는 것임을.

자신의 경험을 세심하게 다듬어 서정적이고 사색적인 산문으로 승화시킴으로써 동시대인들을 사로잡았던 생텍쥐페리. 2차 대전과 나치즘의 득세 등 비극적이고 끔찍한 상황을 겪으면서 그는 인간적인 연대감이야말로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단 하나의 진실이고, 상호적인 책임감이야말로 유일한 윤리라고 확신했다. <인간의 대지> 속 주인공 역시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 직업상의 사명감, 타인에 대한 배려와 책임 등에 대해 명상하며 전쟁의 무의미함과 상호 연대를 역설한다. 우편 비행 업무를 수행하던 중 사막에 추락했다가 살아남았던 작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기에 배경 묘사는 물론이거니와 갈증으로 죽어가는 인간의 심리 묘사가 치밀하고도 생생하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단순한 보고서나 작업 일지가 아닌 한 편의 장엄한 상징시가 될 수 있는 것은 인간, 비행기의 각종 기계장치, 사물, 풍경 등이 갖는 초월적인 의미가 간결한 은유 안에서 강렬하고 풍성하게 살아 숨 쉬기 때문이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고양된 인식으로 가득 찬 이 작품은 삶에 대한 찬양이자 인간의 가능성에 대한 축전이다.

“생텍쥐페리는 하늘을 나는 콘래드 같은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한 편의 행동시이다.”
- 앙드레 모루아

보르헤스 기획 세계문학전집 02 | 원제 The Library of Babel (1998)
보르헤스에게 가장 많은 행복의 시간을 안겨준 작가
보르헤스는 자신이 그를 가장 훌륭한 친구로 여기고 있었다고 회고한다. 작품을 읽으면서 “행복의 시간”을 안겨주는 작가라는 점 때문이다. 체스터튼의 소설들은 꾸준히 읽힐 것이라고도 말한다. 미스터리한 신비와 독자가 예상하지 못하는 아주 독특한 방법으로 전개되는 이 작품은, 마지막 몇 줄이 주는 논리적 해결만큼이나 흥미롭기 때문이다.

체스터튼은 영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보르헤스는 체스터튼을 카프카나 포와 같이 중요하게 여겼다. 기이하고 환상적이라는 점에서 카프카의 문학과 닮았고, 미스터리 및 추리소설적인 독창성에서 포의 문학과 닮았다는 점에서이다.

 

 

| 원제 The Library of Babel (1998)
수많은 단편 중에서 골라낸 잭 런던의 수작 5편
수백 편이 넘는 단편들 중에서, 보르헤스는 '마이더스의 노예들'에 잭 런던의 능력과 다양한 특성을 맛볼 수 있는 5편의 단편을 수록했다.
'마푸이의 집'은 허리케인에 의해 바닷물에 잠기게 된 태평양의 한 섬의 원주민의 소망을 그렸다. 어느 날 마푸이는 주먹만 한 진주를 발견하곤 이를 잘 팔아서 '집'을 짓고자 하였다. 하지만 거래도 되기 전에 허리케인이 닥쳐오고 섬도 사람도 꿈도 모두 물에 잠기게된다. 이 작품의 끝에 이르러서야 진짜 주인공에 해당하는 게 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절묘한 이야기를 담았다.
'삶의 법칙'은 잔인한 운명을 맞은 한 노인의 말로를 보여준다. 자신이 이미 아버지를 그 잔인한 운명에 내맡기도 했던 이 노인은 말년에 이르러 가족 노동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못할 때, 스스로가 그 운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 따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더 나아가 순순히 이 운명을 받아들이게 된다.
'잃어버린 체면'은 끔찍한 고문을 당하면서 죽어갈 운명에 처한 한 남자가, 그 상황에서 단숨에 목숨을 끊도록, 즉 고통 없이 죽어가도록 기지를 발휘하는 이야기이다. 그럼으로써, 자신의 목숨을 쥐고 있는 원주민 족장에게 '잃어버린 체면'이라는 별명을 붙여준다.
'마이더스의 노예들'은 대단히 폭력적인 무정부주의자들로 이루어진 비밀집단의 냉혹하고 섬뜩한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이에 맞서는 개인이 자신의 재산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어떤 선택을 했는지가 주요 내러티브이다.
'그림자와 섬광'은 문학의 오랜 모티프, 즉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를 풍부하게 표현했다. 어린 시절부터 경쟁 상대였던 두 친구가 앞 다투어 '보이지 않는 인간'이 되기 위한 실험을 벌이다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맺고 만다는 얘기이다. 
 

푸쉬킨 탄생 210주년 기념 
러시아의 국민 시인 푸쉬킨의 서정 시집

러시아의 대표 시인, 푸쉬킨의 작품을 모은 시선집이다. 낭만적이지만 결코 현실을 외면하지 않았던 그의 시 작품들. 자유를 사랑하고 젊음과 낭만을 꿈꾸던 그의 문학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푸쉬킨 탄생 210주년 기념으로 편찬되었다.
푸쉬킨은 러시아 시인으로서의 자기 개성, 그 거대한 정신적 에너지와 꾸밈없는 도덕적 아름다움, 모순되고 준엄하고 불가해하지만 그의 마음 속 깊이 담겨진 끝없이 소중한 러시아인의 내음과 러시아인의 삶의 세계, 그 현재와 과거, 미래, 그리고 러시아인으로서의 자신과의 끈끈한 연결고리, 그 모든 것을 투명하리만큼 자기의 완벽한 언어 속에 담아낸 서정시인이며, 그 삶의 찬미와 함께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노래한 천재적 연애시인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러시아 민중의 자유, 희망, 동경, 기대를 그의 작품 속에 충실히 반영한 시민시인이기도 하다. 고골리는 말하고 있다-"푸쉬킨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금새 러시아 국민시인이라는 생각이 머리에 떠오른다." 그리하여 오늘날까지도 그는 러시아 최대의 국민시인으로 추앙을 받고 있다. 

 

세계문학전집 211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의 아버지 니콜라이 고골이 쓴 장엄한 민족 대서사
대문호의 손에서 새롭게 태어난 카자크 세계, 그 비극적인 몰락의 섬세한 초상
러시아 민족혼의 수호자인 카자크 영웅들의 용맹과 기개에 대한 낭만적 찬가
세계적인 대문호 니콜라이 고골이 쓴 감동적인 대서사 『타라스 불바』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211)
으로 출간되었다. 16세기 우크라이나 일대를 배경으로 카자크들의 투혼과 민족애를 그린 이 작품은 국내에 「대장 부리바」로 소개된 고전 영화의 원작이기도 하다. 전통적 가치의 수호자인 아버지와 사랑 때문에 조국을 배반하는 아들의 비극적인 행보를 웅장한 전쟁 서사 속에 절묘하게 녹여 놓음으로써 카자크 몰락의 역사를 극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고골은 이 방대한 작품을 위해 우크라이나 역사에 관한 각종 문서, 전설, 민담 자료를 수집하고 우크라이나인의 정서를 세심하게 관찰하여, 과거 카자크들의 열정적인 세계를 완벽하게 재현해 냈다.

 

국내 출판된 체 게바라 관련 서적들은 일기나 자서전 등 주로 그의 개인적 기록물들을 번역한 것들이다. 특히 체 게바라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서적은 국내 출판본이 없다. 더욱이 체 게바라를 문학도로서 조명한 서적은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점에서 펜과 총을 동시에 들고 싸웠던 체 게바라의 펜 부분을 중심으로 풀어나간 이 책은 큰 의미가 있다. 

 

 

 

 

 

을유세계문학전집 21 | 원제 Washington Square 
1880년에 발표되어 제임스답지 않게 간명한 상황 설정과 문체, 작은 수의 등장인물로 이루어진 이 장편소설은 이후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널리 애독되어 왔으며 “헨리 제임스를 싫어하는 사람조차 <워싱턴 스퀘어>만큼은 좋아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제임스 문학의 입문서 구실을 했다. 두 차례 영화화되었으며, 특히 몽고메리 클리프트와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가 주연한 윌리엄 와일러의 1949년 영화는 명작으로 남아 있다.

오스틴, 발자크, 호손 등 선배 작가들의 ‘흔적’이 뚜렷하게 각인되어 있으면서 제임스 고유의 터치가 살아 있는 걸작.



 

스티븐 킹 단편집, 밀리언셀러 클럽 101
수록된 작품들은 공포 외에도 환상, SF, 추리 등 폭넓은 장르를 소화하고 있다. 각 단편에는 스티븐 킹이 직접 단편에 대해 회고하는 형식으로 해설을 담았다. 작품이 쓰여지게 된 경위에서부터 작품을 발표한 후, 독자들의 반응이나 그로 인해 겪게 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 수록된 대부분의 단편들은 스티븐 킹의 문학적 최전성기라 불리는 1990년대 초중반에 집필되었다. 이 때는 공포 자체보다는, 인간의 내면에 대한 탐구에 집중하며 문학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던 작품들을 집필했던 시기이다. 이 단편집에서는 주로 등장인물들의 심리적인 갈등이나 고뇌 등이 공포로 표출되고 있다.


 
『맛』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작가 로알드 달이 남긴 유일한 장편소설. 단편 「손님」(『맛』에 수록)에 등장했던 희대의 바람둥이 오스왈드 삼촌의 청년시대, 즉 오스왈드가 평생 쓸 돈을 벌어들이고 여성을 유혹하는 경력을 시작하는 시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유쾌하게 즐기며 사는 것”이 인생의 유일한 목표인 오스왈드가 어떤 남자도 쓰러뜨리고 마는 아찔한 미모의 야스민, 정자 영구저장법을 고안해낸 케임브리지 화학과 교수 워슬리와 환상의 팀을 이루어 세기의 천재들을 상대로 기발한 정자 탈취극을 벌인다. 

 
 

 

 

오츠이치가 보내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색
‘치유하는 풍경’


“함께 사는 사이에 나는 나도 모르게 변하고 말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토록 행복한 꿈을 꾸고 말았던 것이다.”

‘하얀 오츠이치’가 말한다

“혼자 있고 싶었던 그 순간,
사실은 혼자이기 싫었어.”

  

 

황제의 정치 보복에 죽어간 불세출의 문인 36인
《중국 문인의 비정상적인 죽음》(리궈원 지음, 김세영 옮김)은 중국 역사에서 자연사하지 못한 문인 36인의 비정상적인 죽음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사마천(기원전 145)부터 왕궈웨이(1877)까지 2천여 년 역사 속 인물들은 모두 문장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으나 그 문장 못지않게 죽음마저 이야깃거리로 남겼다. 이들은 황제를 뛰어넘는 문학적 재능을 가지고도 정치적 희생양이 되었던 불우한 천재들로, 생몰연대 중 유독 몰의 날짜만 역사에 기록된 이들이 많다.
사마천, 이태백, 소동파처럼 그 이름이 하나의 브랜드가 된 메이저급 작가에서부터, 예형이나 서문장, 이탁오처럼 살아서나 죽어서나 소수 마니아층만 거느린 광인, 하심은이나 진자룡, 하완순처럼 지식인으로서는 드물게 뜨거운 삶을 살다 간 혁명가의 최후를 두루 다루었다.

 

 

세계 명차로 보는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 
《CAR DESIGN BOOK_자동차 디자인 북》은 눈으로만 감탄했던 자동차의 숨은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낱낱이 공개합니다. 세기를 풍미한 자동차 디자인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그 안에 숨겨진 디자인의 의미를 읽으면서 눈으로 보기만 했던 자동차 디자인을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어렸을 때 TV에서 보았던 ‘꼬마자동차 붕붕’은 알고 보면 레트로 디자인을 닮았고, 1996년 포드 링컨 센티넬은 영화 <배트맨>의 ‘배트카’를 연상시킵니다. 자동차 디자인서지만 보통 사람들도 쉽게 읽는 디자인 대중서로서 자동차 디자인에 얽힌 재미있는 해석과 의견을 곁들였습니다.

  

 

커피의 개요, 커피나무의 재배, 커피 원두의 가공, 커피의 추출, 그리고 실무(커피 만드는 법)에서는 사진과 함께 설명하여 커피를 이해하고 실습하도록 하였다. 또한 2급 바리스타 자격증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문제를 수록하여,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에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

 
 

 

  

 

 

 

 

 

 

 

 

 

 

 

 

 

 

 

 

 

 

 

 

 

 

 

 

 

 

 

 

 

: 이미 오래 전 소장했지만, 재발매된 소식에 붙여본다. 

 

 

 

 

 

 

 

: 이미 소장하고 있지만,  

발매에 기뻐서(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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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0, 종합 리스트.] 

 

뜨거운 기억, 잃어버린 기억, 삭제당한 기억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그들은 앞으로 나아갔다. 개인의 삶은 모두 버려졌고 어떤 이들은 목숨마저 내걸었다. 그만큼 민주화는 80년대의 절박한 요구이자 열망이었다. 80년대 민주화운동을 경험한 이들이라면 당연히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목놓아 외쳤던 87년 6월항쟁을 기억할 것이다. 만화 『100℃』는 고지식한 대학생 영호가 대학에 입학해 처음으로 광주민주항쟁에 대해 알게 되고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겪으면서 진지하게 학생운동에 뛰어들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80년대 대학의 전형적인 풍경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마음 깊숙한 곳으로부터 뜨거움이 솟아난다. 작품의 과잉되지 않은 진정성이 강한 호소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 영호와 같은 386세대에게 6월항쟁은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 아무리 뜨거웠던 기억도 시간이 지날수록 잊히기 마련이라 그날의 열기도 이젠 ‘그때는 그랬지’ 하는 회한을 품은 복잡한 심경 정도로만 남게 되었을는지 모른다. 게다가 20여년이 지난 지금, 격한 일상에 파묻힌 노동자로 살아가며 당시의 열정을 고스란히 기억하기란 여간해서는 불가능하다. 혹은 이미 충분히 그 과실을 누리고 있기에 6월항쟁을 당연한 것으로서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 6월항쟁은 어떤 의미일까. 이른바 88만원세대의 대부분은 6월항쟁을 그마저 잘 알지도 기억하지도 못한다. 그들 탓이 아니다. 제대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역사를 배우는 까닭이 이전의 사건들을 통해 당면한 역사를 개척해나가기 위한 것이라면 6월항쟁은 반드시 기억하고 알려야 할 사건이다.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어떻게 확립돼왔는지, 대통령직선제가 어떻게 자리잡을 수 있었는지를 말이다. 6월항쟁은 삭제될 수 없는 기억이자 여전히 살아 숨쉬는 역사다. 

: 작가의 다른 작품 [대한민국 원주민]을 특별하게, 아련하고 뜨거운 기억을 되새기며 읽었던 것을 떠올리고, 바로 보관함으로 담았다. 책 소개에서처럼 6월 항쟁을 ‘잘 알지는 못한다.’ 직접 경험이 아니었기에, 다만 어떠했다는 글로*사진으로 접할 수 있었고, 수업 시간과 어른들의 이야기로 들었기에, 어렴풋하게 접근하고 있을 따름이다. 그렇기에 이제라도, 그 생생한 역사의 과정을 마음의 거리로나마 가깝게 다가서고 싶다. 

역사적 사실과 만화적 상상력의 조화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굴곡을 온몸으로 겪어온 함석헌의 일생은 그 자체가 20세기 한국의 민족사이다. 이 책의 저자는 함석헌의 저작들과 주변인들의 증언 등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가미하고 현장감을 살려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인 극화를 그려냈다. 일제강점기부터 민주화 열풍이 분 1980년대까지, 함석헌의 생애에 투영된 한국 근현대사의 치열한 현장들과 그 속에서 위대한 사상가가 성장하는 과정이 만화의 컷에 생생하게 담겨 있다. 민주화운동사의 굵직한 사건들과 더불어 법정 스님, 민주화 투사 장준하, 통일운동가 문익환, 민중신학의 창시자 안병무 등 우리에게 익숙한 재야 민주인사들도 책에서 만날 수 있다. 

: 감사한 마음으로, 지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라며, ‘치열한 현장’의 각 페이지를 조금씩 더듬어나가야 할 듯. 천천히, (그래도 약간은 서두르며) 만날 수 있도록.

전全 과정의 전 장르를 망라해 온 대표적인 노래, 아리랑

근대의 노래는 다양하고 다층적인 요소와 계기들이 혼성적으로 작동하는 가운데 형성·전개되었다. 특히 대중음악은 순수한 음악 언어의 문법과 그 독자적 자발성에 의해 진화했다기보다는 매체와 대중, 자본 등 근대의 제도와 기제에 의해 생성 변동해 온 측면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 대중음악에 접근하는 데는 다양한 경로와 코드를 복합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한국에서 근대 대중가요에 대한 학적 연구는 분산적이고 지엽적으로 진행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근대 대중가요의 역사적 기원을 해명하는 연구가 주를 이루었는데, 대중가요가 민요와 같은 전통가요의 내재적 발전에 의해 형성되었는가, 아니면 외래적 요인의 이식에 의해 형성되었는가를 밝히는데 논의가 집중되었다. 민요학자.음악학자.국문학자 등이 제각각 이런 범주에서 연구를 수행했지만 상호소통하는 장을 공유하지는 못한 것이 실정이다. 이 책은 근대 노래에 관한 그간의 논의를 한 자리에 모아서 그 성과와 한계를 검토하고, 제한된 범위 내에서나마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기획되었다. 

《취서만필》은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장석주가 2년 동안 읽은 책에 대한 기록이자, 2만권의 장서가인 장석주의 오롯한 ‘독서 일기’다. 장석주는 한 분야만 고집하면서 독서를 하지 않는다. 그는 소설, 시, 인문서, 역사서, 논쟁집, 에세이, 예술서 등 다양한 책을 읽고 그 책들에 대한 느낌을 정연하고 자분자분하게 이야기한다. 그가 글을 전업으로 쓰는 사람이다 보니, 책 선정은 엄정하고 그 책에 대한 ‘독서 일기’는 다른 작가들보다 정치精緻하면서 논리적이고, 따뜻하면서도 냉정하다. 그러면서 그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심정으로 자신이 읽는 책의 내부 묘사와 그 내부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드러낸다.
장석주는 “책을 읽는 게 행복했다. 그 행복이 덧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다른 무엇과 바꾸고 싶지 않았다”고 말한다. 데카르트의 저 유명한 언사言辭인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을 살짝 비틀자면, “그는 읽는다, 고로 존재한다”고 할 정도다. 또한 그는 “책이라는 낙타를 타고 우주라는 사막을 타박타박 횡단하는” 순례자처럼 보인다. 장석주는 ‘사소함’, ‘논쟁’, ‘사람’, ‘예술’, ‘철학’, ‘문학’, ‘자연’, ‘여행’ 등 여러 분야의 책들을 읽어냈다. 모두 66권에 대한 그의 기록은 취서만필醉書漫筆, 즉 ‘책에 취해 마음 가는 대로 쓰다’라는 말처럼 탐독가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 《취서만필》을 통해 탐독가 장석주만의 책에 대한 시각, 무게, 느낌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취서만필》는 총 8부로 구성되었다. 제1부는 책, 사소함에 취하다, 제2부는 책, 논쟁에 취하다, 제3부는 책, 사람에 취하다, 제4부는 책, 예술에 취하다, 제5부는 책, 사유에 취하다, 제6부는 책, 문학에 취하다, 제7부는 책, 자연에 취하다, 제8부는 책, 여행에 취하다. 이는 단순한 나열식의 독서 일기가 아니라 그 책들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나 메시지를 중심으로 엮은 것이다. 《취서만필》에 담겨 있는 책 66권은 모두 장석주의 눈과 마음을 잡아끈 ‘사막의 오아시스’다. 그는 사막에서 오체투지로 순례하듯 경건하게 이들을 읽어냈다.

힘든 시간들…… 기댈 수 없는
말들로 이루어진 시에 기댔다.
골똘하게 시를 바라보고 있을 때
나는 사라지고 이상하게도 타인의
낯선 눈으로 사라진 나를 바라보는
말들이 있었다. - 채호기
*
시란 언어적 구성물이다. 동시에 시란 언제나 언어 그 너머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알다시피 시의 이러한 특성은 언어의 본질적 성격에서 연유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초점은 언어와 실재 사이에는 도저히 건널 수 없는 간극이 있고, ‘언어의 질서’와 ‘언어로 표현될 세계의 질서’는 항상 서로 어긋난다는 점이다. 바로 이러한 문제에서 시의 힘과 아름다움이 발생하지만 모든 시창작의 난제 또한 이곳에서 생겨난다. 시를 쓸 때 시인은 언어의 질서를 따르지 않을 수 없다. 그러지 않고는 언어의 작동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어의 질서를 버리고도 시에 도달하는 일, 그 지난한 실현은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몸의 질서, 즉 의식이나 가슴이 아닌 몸의 반사 운동과 맞닿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에서 언어의 질서를 넘어서는 언어의 완성은 전면적이지 않고, 돌 틈을 파고드는 나무 쐐기처럼 부분적으로 이루어지며, 언어의 바깥인 실재에서 오지 않고 언어 내부에서 이루어진다.
_『시인세계』에 발표한 채호기 시인의 글 중에서

이제 그의 시는 수련이 아니라 산이다. 구체적으로 말로 빚어진 산 하나가 시 외부에 우뚝 서 있다. 그것은 사물이 스스로를 생성하고 구축한다는 사실의 고지이다. 시가 사물과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 시는 이제 스스로를 어루만져 사물을 빚는다. 저 부동을 어루만지는 손은 오래된 재현의 규약을 해지하고 자신을 돌본다. 채호기의 손은 물에 빠진 돌들을 일으켜 마이산을 우뚝 세웠다. 거리가 사라진 것이 아니다. 거리를 고스란히 일으켜 세움으로써 이제 저 손은 어루만짐을 어루만진다.

얼음을 얼리려면 기다려야 한다, 고 이 글의 첫 문장을 쓰고 싶었다. 그러나 다음의 문장을 쓸 수가 없다. 2009년 5월 16일이다. 비가 단정하게 내리고 있다. (비가 단정하게 내리고 있다, 는 문장을 나는 이미 어디선가 쓴 적이 있다.) 여전히 다음의 문장을 쓸 수가 없다. 그러나 써야 할 것이다.

나는 당신의 입을 빌려 말하고, 당신의 입을 벌려 말한다. 내가 쓴 문장들은 모두 당신에게서 비롯되었다. 그것이 부끄러워서, 한때는, 이 책의 모든 문장들을 부정문으로 고쳐 쓰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고, 그러지 못했다. 부정의 소여를 부정하기란 불가능했다.

W로 시작하는 성을 지닌 한 오스트리아인이 말하길, 나는 그를 남몰래 질투해왔는데, 의심은 믿음 이후에 온다고 했다. 이 책의 모든 문장들은 의심과 믿음 사이에서, 혹은 믿음과 의심 사이에서 기록되었다. 이것이 내가 이 책에 대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변명이다.

내가 이 짧은 글을 좀처럼 쓰지 못했던 까닭은, 감히 당신들의 이름을 부를 수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여백이 모자란 탓에 명제의 증명 과정을 적지 못했다는 어느 수학자의 말을 빌려, 나 역시도, 내가 소유한 페이지들이 지나치게 많거나, 지나치게 적은 탓으로, 당신들의 이름을 적지 못했다고 말하고 싶다. 내게는 단 한 명의 독자가 복수로 존재한다. 당신, 당신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얼음을 녹이려면 기다려야 한다, 고 이 글의 마지막 문장을 쓰고 싶었다.
나는 기다린다. - 한유주

사람이란 길을 통하지 않고는 어디든 갈 수 없다. 인생이란 한 권의 지도책을 그리는 게 아닌가. 고산자(古山子)가 한평생 산하를 흐르며 뚫었던 길은 민초들의 목숨길이자 자신의 인생길이다. 그러므로 이 소설은 역사소설이자 구도(求道)소설이다. 고산자는 지도를 그림으로써 역사보다 오랜 강토와 산하를 살려냈고, 고산자를 그린 박범신은 인문학적 깊이와 고졸한 문체로 그의 문학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여기 인생과 문학의 새로운 지도가 있다. - 권지예(소설가)
*
작가는 『고산자』를 통해 김정호의 생애를 복원함으로써 “누구보다 세상을 사랑했고, 그래서 세상과 계속 불화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뼈저리게 지켜온 강토에서, 나와 우리가 지금 계속 이어 살고 있다는 큰 위로와 자긍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작가가 공들여 써내려간, 힘껏 벼린 한 문장 한 문장으로 다시 살아온 고산자 김정호. 평생 시대로부터 따돌림당했던 고산자(孤山子), 백성에게 지도를 돌려주고자 하는 높은 뜻을 품고 있던 고산자(高山子), 고요하고 자애로운 옛산을 닮고 그에 기대어 살고 싶어했던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물려준 위대한 유산은,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는 산처럼, 바다를 향해 끊임없이 흘러가는 유장한 강처럼 우리의 삶과 영원토록 함께할 것이다. 
 

피천득
<인연>, <생명>, <내가 사랑하는 시>, <셰익스피어 소네트 시집> 총4권.

법정
<인도기행>, <홀로 사는 즐거움>,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말과 침묵>,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물소리 바람소리>, <버리고 떠나기>, <텅 빈 충만>, <영혼의 모음>, <산방한담>, <서 있는 사람들> 총11권

이해인
<사랑할 땐 별이 되고>, <꽃삽>, <고운 새는 어디에 숨었을까>, <엄마>,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총5권.

장영희
<문학의 숲을 거닐다>, <내 생애 단 한 번> 총2권

 

| 원제 The Trial 
『소송』은 『성』, 『아메리카』와 함께 이른바 고독의 3부작이라 불리는, 카프카가 남긴 세 편의 미완성 장편 소설 가운데 하나이다. 카프카는 이 작품을 1914년에 쓰기 시작했으나, 1924년에 폐결핵으로 사망할 때까지 끝내 완성하지 못했다. 『소송』은 카프카의 다른 많은 작품과 마찬가지로 그의 사후에 친구이자 카프카 전집 편집자인 막스 브로트에 의해 출간되었다. 비록 미완이기는 해도 『소송』은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 카프카의 사상적 깊이와 문학적 천재성을 보여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카프카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탐구,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냉소적 풍자, 그리고 다의적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열린 구조를 통해 시공을 초월하는 현대성을 지닌 작품을 창조해 냈다. 그렇기 때문에 『소송』은 그의 모든 작품이 그렇듯이 불멸의 고전으로서 언제까지나 생생한 생명력을 발산할 수 있는 것이다. 

: 을유전집의 [소송]을 이미 소장하고 있다. 그리하여, 리스트로만 담아본다. (가질 수는 없지만) 펭귄 클래식의 표지가 개인적으로 더 마음에 든다.(;) 거듭 생각해보고, 천천히 펭귄 클래식 원서를 살까 싶다.
 

| 원제 Journal d'un Cure de Campagne 
신을 향한 믿음이 사라져 가던 시대, 프랑스의 어느 작은 시골 마을 본당에 부임해 온 한 젊은 신부는 가난과 욕망, 육체적 정신적 나태에 어그러진 마을의 모습을 목격하고 깊은 고뇌에 빠져든다. 그리고 ‘악’과 싸우기 위한 용기와 힘, 의지를 얻기 위해 일기를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1930년대 반교권주의와 무신론이 번져 가던 당시 프랑스 사회에서, 사르트르나 카뮈와도 비견되던 날카로운 시각으로 그 시대 교회의 부패와 관료주의 등을 앞장서 비판했던 베르나노스는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를 통해, 너무나 나약하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는 고결한 인간 본성을 어느 누구보다 아름답게 그려 냈다. 
: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것 같아 약간 망설이고, 인간의 본성을 그려냈음에는 이끌리고 있다. 일단은, 직접 확인해보고 결정해야 할 듯. 문장을 곱씹는 쏠쏠한 재미가 있음을 바라며.
 

  

| 원제 Aus meinem Leben. Dichtung und Wahrheit 
 
누구보다 치열하게 배우고 뜨겁게 사랑한 청년 괴테
그 무엇도 자기완성을 향한 그의 쉼 없는 걸음을 막지 못했다

‘질풍노도 운동’이라는 문학적 혁명을 일으키며 30년전쟁 이후 침체되어 있던 독일문학을 다시 꽃피우고 문화사에 ‘괴테시대’라는 이름을 남긴 세계적인 대문호 괴테. 그의 자서전 <시와 진실>이 괴테학회장을 역임한, 서울대 전영애 교수와 이화여대 최민숙 교수의 공역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시와 진실>은 말년의 괴테가 환갑을 앞둔 1808년부터 세상을 떠나기 바로 한 해 전인 1831년 사이에 집필한 자서전이며,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1부는 1811년에, 2부는 1812년에, 3부는 1814년에 출간하였고, 4부는 초고 상태로 남아 있던 것을 1833년에 유고로 출간한 것이다.) 스물여섯 살까지의 생애를 담고 있는 자서전 <시와 진실>은 괴테의 유년기와 청년기에 대한 생생한 기록으로 훗날 대문호로 칭송받은 그의 삶과 작품의 토대를 선명하게 제시해 준다.
괴테의 생애를 한마디로 축약하자면, 자기완성에의 의지라고 말할 수 있다. 괴테는 어린 시절, 독일어를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히브리어를 배우고, 프랑스 연극을 보며 프랑스어를 익히는 등 배움에 대한 열망이 남달랐다. 여덟 살에 조부모에게 신년시를 선물할 만큼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그였지만, 자기완성을 향한 그의 뜨거운 열망은 타고난 재능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7년전쟁 등으로 세상이 어수선할 때도 괴테는 모든 혼란을 배움의 자극으로 여겼고, 복잡한 사회상과 인간사를 바라보며 다층적인 배움을 얻는 기회로 삼았다. 한편 그런 열망만큼이나 뜨겁고 진실했던 그의 사랑은 언제나 첫사랑처럼 반복되며 창작열을 드높이는 근원이 되었다. 프리데리케와의 만남은 문학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서정시를 낳았고, 샤를로테와의 만남은 당시 유럽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같은 작품을 낳게 했다. <시와 진실>은 누구보다 깊은 배움을 추구했고 누구보다 열렬하고 진실한 사랑을 한 청년 괴테의 모습을 보여 준다. 자기완성을 향한 열망과 문학에 대한 열정, 그리고 가장 가슴 아팠던 사랑의 일화로 가득 차 있는 <시와 진실>은 괴테의 유년기와 청년기에 대한 치밀한 기록으로서 그 자체로 문학사의 한 시대를 전달하는 동시에, 아름다운 문학작품으로서 문학사에서 독특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원제 Gedichte 
국내 최초 완역,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시 전집
인생, 예술, 학문 그리고 사랑을 노래한 괴테 문학의 시원

세계적인 대문호 괴테가 일곱 살 무렵부터 평생에 걸쳐 쓴 수많은 시를 모은 <괴테 시 전집>이 전영애의 번역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괴테 시 전집>은 완역으로는 국내 처음 출간된다.
문학가 괴테는 삶의 어느 순간에도 ‘깨어 있었고’ 언제든 ‘전율’할 줄 알았으며, 순간순간을 열정적이고도 철저하게 살았다. 괴테가 쓴 시들은, 그의 인생 여정을 관통하며 인간적인 면모를 다분히 드러내고 있다.
훗날 슈베르트가 곡을 붙여 유명해지는 시 「달에게」의 초고와 수정본부터 <빌헬름 마이스트의 수업시대>, <파우스트> 등 문학 작품의 주인공 모델로 삼은 여인이나 친구에게 헌정하는 시, 그리고 실러와 같은 동시대 문인들과의 교유를 보여 주는 작품들까지, 이 책은 인생, 예술, 학문, 사랑 전반을 노래한 괴테 문학 작품들의 탄생 과정을 집약적으로 보여 주는 소중한 사료이다. 

| 원제 Leben Ist Werden (2008)
그는 삶이란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무리 힘든 고독과 방황, 좌절도 자기 자신에 이르는 길에서 우리가 감내해야 할 경험이며 결국 그 어떤 것도 지나가리라”며 삶에 지친 이들의 마음을 다독여 준다. 인간성이 소외되는 현대 문명과 전쟁에 대한 비판, 그것을 견뎌내면서도 인간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잃지 않았던 저자의 따뜻한 글을 읽다보면 일면 고난의 여정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삶도 다시금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 원제 Lieben, Das Ist Gluck (2008) 
그는 사랑이 고통이고 고독이지만, 상대를 소유하려하거나 사랑받으려고 하지 않고 조건 없이 사랑을 줄 때,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을 잃어버리지 않을 때 비로소 행복이 된다고 말한다. 

 

 

 

 

 

| 원제 Kunst-Die Sprache Der Seele (2008)
그는 “진정한 자아를 찾는 과정에서 그 길을 가로막는 기존의 모든 제도와 관계들을 파괴하고, 새로운 세계를 건설해야 한다. 예술이 바로 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으며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주장한 혁명적인 예술가였다. 작품에 나타난 상징적이고 신비적인 표현 방식 때문에 종종 시대착오적이거나 현실도피적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조국인 독일에 외면당하면서도 전쟁을 비판하고 끝내 인간성과 사랑, 예술을 옹호한 실천가이기도 했다. 독자들은 헤세가 들려주는 예술의 의미를 통해 진정한 자아의 내면에, 곧 우주의 근원에 가닿을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아동용 축약, 편집본으로 알려졌던 뤼팽 시리즈를 새 번역으로 일신한 국내 최초 완역본으로, 전권을 한데 모은 박스 세트이다. 1권 『괴도 신사 아르센 뤼팽』에서부터 21권 『칼리오스트로 백작 부인의 복수』까지.
: 어릴 적 깊은 감동으로 읽어냈던 시리즈. 축약판을 읽었기에, 완역본이란 소개에 무한한 소유욕이 생겨나고 있다. 당장 구입하기는 어렵고(공간이 없기에;), 이 또한 천천히 결정해야 할 듯.
 

 

그동안 국내에 부분적으로만 소개되었던 크리스티의 전 저작을 총망라한 국내 유일의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판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50권 세트가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황금가지『애거서 크리스티 전집』은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이 인정한 국내 유일의 정식 계약본으로, 기존의 번역본들이 반복해 온 누락과 오역을 바로잡은 새 번역본이다. 1권『빛이 있는 동안』에서 작가의 유작인 미발표 단편을 출간한 것처럼, 작가의 미공개 소설이나 필명으로 발표한 작품까지 포괄하는 완전한 전집을 이루게 된다. 현재도 계속 출간되고 있으며 전 77권으로 완간될 예정인 황금가지『애거서 크리스티 전집』에는 까마귀 로고, 크리스티의 친필 사인, 재단 이사장인 작가의 손자 매튜 프리차드가 직접 쓴 한국어판 출간사 및 작품 해설이 수록돼 있다. 


| 원제 Chasing the dime (2002)
하드보일드 스릴러 해리 보쉬 시리즈 제1편 《블랙 아이스》로 최고의 추리소설 상인 에드가 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마이클 코넬리. 이러한 화려한 데뷔 이후 해리 보쉬 시리즈 및 다양한 크라임 스릴러 스탠드 얼론을 발표하며 명실 공히 영미권 크라임 스릴러의 마스터로 인정받고 있는 그의 신작 《실종》이 출간되었다.
미국 최대 신문사 중 하나인 LA 타임스 기자 출신이자 퓰리처 상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던 코넬리 작품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기자 출신 특유의 철저한 취재와 조사에 의한 리얼리티와 반전보다는 복합적인 캐릭터와 플롯을 위주로 하는 정통적이고 고전적인 진행방식이다. 올 2월 국내 출간된 《시인》과 1999년작 《Blood Work》에서 그가 기자 출신의 리얼리티를 더욱 추구했다면, 《실종》에서는 자신의 특징을 잃지 않으면서 보다 힘을 빼고 여유로운 스토리텔링을 구사하는 마스터로서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 원제 Six Suspects (2008)
인도 내무 장관의 아들이자 재벌 총수가 파티에서 살해되고 현장에서 6인의 용의자가 체포된다. 전직 관리, 미녀 배우, 얼뜨기 미국인 관광객, 휴대폰 좀도둑, 원주민, 피해자의 아버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6인의 용의자들이 어떻게 피해자가 주최한 파티에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을까? 극악무도하고 불법을 일삼는 사회악이었던 피해자를 살해한 범인은 의로운 영웅인가, 아니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범죄를 저지른 또다른 악인에 불과한가? 『6인의 용의자』의 용의자들은 모두 어떤 살해 동기를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지만 사건 속으로 점점 빠져들수록 범인일 가능성이 농후한 인물들로 ‘결백한 자, 과연 누구인가?’ 하는 의문을 품게 한다.『슬럼독 밀리어네어』가 퀴즈쇼의 형식으로 주인공의 지나온 삶을 리얼리티 쇼처럼 구성하여 극적 긴장감을 부여하고 있다면 『6인의 용의자』는 이들 용의자들이 모두 화자로 등장하여 처음에는 자신이 범인일 수 없다는 무언의 항변을 하지만, 뒤로 갈수록 범인의 혐의가 충분한 정황들이 펼쳐지면서 소설에 스릴과 흥미를 불어넣는다.


여행과 사랑을 노래하는 시인 최갑수의 감성트래블 연작 그 두번째 포토에세이
2007년 지리멸렬한 생활에 지쳐 있던 사람들에게 일탈과 여행 바이러스를 퍼뜨린 포토에세이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의 작가 최갑수 시인이 후속작 『목요일의 루앙프라방』을 예담출판사에서 출간했다. 치열한 삶의 틈바구니에서 포착해낸 일상의 비경을 섬세하고 시적인 문장으로 풀어냈던 전작의 감성여행 컨셉을 이어 이번에는 라오스 루앙프라방을 배경으로 꿈과 사랑,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좇는 여행자의 모습을 낭만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한편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이 시니컬하고 고독한 개인적 일탈의 탐색이었다면, 이 책의 주제는 사랑과 화해가 될 것이다. 그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이 선택한 삶과 화해하고 다시 돌아오기 위한 여행임을 예고한다. 그래서 사랑은 한 번의 뜨거운 몸살로 끝나지 않을 것이며, 이 여행이 절망으로부터의 최소한의 도피이고 방황의 성실한 흔적이길 바란다고 작가는 고백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사회, 문화, 정치적 변화 속에서 잉태된 록앤롤(Rock&Roll)이 6~70년대를 거쳐 록(Rock)으로 성장하고, 전 세계인의 대중음악으로 확산되어가는 과정을 만화로 그려낸 록 음악의 역사서이다.

실존 인물들의 자서전과 뉴스페이퍼, 인터뷰 등의 자료를 최대한 활용하여 다큐형식으로 전개되는 이 책은 록의 르네상스라 할 수 있는 1960~70년대를 거쳐 80년대 초반까지를 다룬 제 1부와 80년대 이후 2000년대까지를 담게 되는 2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록스타들의 전설적인 에피소드뿐만 아니라 록음악의 탄생과 성장의 배경이 신화처럼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마치 그 사건들을 목격이라도 한 것처럼 생동감 있게 표현한 작화에는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6~70년대 록음악의 역사가 중점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는 건 정말 반가운 일이다.
- 신대철(뮤지션 / Rock Group '시나위' 기타리스트)

팝음악은 전 세계인의 문화입니다. 그리고 20세기 팝음악의 대부분은 록의 역사입니다.
이제부터 탁월한 얘기꾼이자 그림쟁이인 남무성씨가 우리에게 Rock칠을 해주실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 옷을 벗고 전신에 Rock의 세례를 받도록 할까요.
LONG LIVE ROCK & ROLL!!!
- 배철수(MBC FM ‘배철수의 음악캠프’ DJ / 뮤지션)
 

다시 만난 김영주의 ‘머무는 여행’은 한결 원숙해진 감동을 선사한다. 하나하나 숨 고르고 써내려간 문장이 글쓴이와 읽는 이의 간극을 뛰어넘어 여행의 작은 설렘까지 온전히 전해준다. 감각적인 이미지로 여행을 말하지도, 많은 장소에서의 경험담을 전하지도 않으며 여느 여행서와 반대방향에 서있는 김영주의 글쓰기. 문학적 역량 없이 이곳까지 올 수 있었을까. 낯선 곳에서의 체험과 감성을 문학의 경지로 끌어올린 원동력은 바로 그녀만의 언어로 스스로에게 답을 구하고 그것을 나누려는 가없는 노력들일 것이다. 그녀의 글 한 줄 한 줄은 나지막이 읊조리는 것 같다. “내 책을 읽고 단 한 사람이라도 훌쩍 떠난다면 나의 작은 목적은 이루어진 것”이라고…. 
 

 

 

암의 치료부터 예방까지의 전 과정을 담은 메디컬무크지. 아산병원 암센터와 헬스조선이 공동 기획한 책이다. 의료 현장에서 직접 환자들을 대하는 의료진들이 암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암에 관한 정보를 체계적이고 알기 쉽게 소개했다.

암의 발병 원인부터 암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의료사회복지 정보까지 암에 대한 가장 중요하고 체계적인 정보를 만날 수 있다. 로봇을 이용한 최신 암치료법, 재발을 막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항암 화학요법 등이 소개된다.

 

 

핸드북 사이즈로 등산이나 약초 채취 시 참고도서로 휴대가 용이한 알짬 약초도감이다. 민간에서 오랫동안 전해져 온 약초 이용법과 효능을 방대한 분량의 사진과 함께 설명한 이 책에는 민간요법 속 약초 사용법, 질환별 민간요법, 건강을 지켜주는 보양식 및 생약식품, 부록으로 한방용어풀이가 수록되었다. 특히 오랫동안 민간과 한방요법으로 이용되어 온 약초를 크게 4가지로 분류하여 방향성 약초, 염료용 약초, 살충작용이 있는 약초, 독성이 있는 약초에 대해 설명하고 독초에 중독되었을 때 해독하는 방법까지 담겨 있어 가정에서 자연약초나 한방약재를 활용하면서 유익한 지침이 되어 주리라고 본다. 민간에서 한방약재로 사용되는 약초들은 이용 부위, 분포 및 환경, 형태, 쓰임새(약용 효과와 약용법)의 순서로 사진과 함께 상세히 설명되어 일반인들이 쉽게 약초를 구분하고 용도에 맞게 쓸 수 있게 하였다. 

‘핸드드립 커피’는 커피 재료와 양, 도구가 모두 같아도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마음에 따라 맛이 달라질 정도로 한 가지 재료에 천 가지 이상의 맛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물을 떨어뜨리는 속도에 따라서도 다른 맛의 커피가 추출된다. 이러한 정성을 들여 직접 만드는 ‘핸드드립 커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담고 있는 이 책은 핸드드립 커피를 전면에 내세운 국내 유일의 전문 서적이다.

이 책에서는 핸드드립 커피 추출에 있어서 특별한 기술과 노하우를 가지는 일명 ‘추출 명인’들을 인터뷰하였다. 그리고 그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추출 방법들을 소개하며, 명인들이 추천하는 추출 방법들을 그림 등을 이용하여 상세하게 설명해두었다. 그렇기에 핸드드립 커피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들도 쉽게 따라하여 자신만의 커피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이 책 뒷부분에 실린 부록에는 커피의 생산지, 재배 종 등의 커피에 관한 다양한 정보가 들어 있다. 이에 커피에 대한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물론, 커피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 기초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커피 전반에 대해서도 도움을 주는 책이다. 

: 커피는, 책*음악*그림과 함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배달된 커피 원두를 분쇄기에 직접 갈아 가루를 만들어내는 쏠쏠한 재미와, 커피의 양과 물의 양, 속도에 따른 미묘한 맛의 차이를 발견하는 소소한 즐거움을 알고 있기에, 들추고 엿보고 싶은 책. 

때로는 손짓 하나가 말 한마디보다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의사소통 시 사용하는 손짓은 언어를 보조하는 수단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언어가 전하는 메시지보다 손짓이 나타내는 메시지가 더 강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 책은 이렇게 손짓의 움직임에 언어적 메시지가 함축되어 커뮤니케이션의 기능을 수행하는 ‘손짓 언어’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손짓 언어는 문화적 토양을 바탕으로 생성되는 상징 체계이기에, 서로 다른 문화권 출신의 사람들이 한자리에서 손짓 언어를 사용할 경우, 손짓 언어의 불일치로 인한 ‘문화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책은 동작의 형태나 의미가 다중성을 지니고 있어 문화 갈등을 발생시킬 소지가 있는 ‘다중 손짓 언어’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또 전 세계 인구의 60%가 모여 살며 언어와 종교가 다양한 아시아 지역의 손짓 언어에 주목해 비교 문화적 관점에서 각국의 손짓 언어 유형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분석함으로써 한국과 아시아 지역 손짓 언어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규명하고 있다. 또한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한국에서 이주 노동자나 국제결혼 이주 여성 등 다문화 사회 구성원들 간의 문화 갈등 문제도 살펴본다. 

원제 Choice Cuts (2002)
음식과 인문학을 흥미롭게 결합시킨 글쓰기로 명성을 누려온 작가 마크 쿨란스키의 음식문화 산책. 기원전 5세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음식의 역사와 문화를 더듬으며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으로부터 심리주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의 인물들이 남긴 음식 에세이를 엮었다. 백성들의 의식주에 대한 정부 시책을 비판한 맹자, 미식가로 유명한 아키피우스, 커피에 관해 고찰한 프랑스의 극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와, 그 외에 발자크, 체호프 등 수많은 미식가와 유명한 요리사, 그리고 요리에 관심을 가진 학자와 문인들이 음식문화에 얽힌 인간사의 여러 가지 측면을 조명한다.

음식 자체를 논한 것이든 정치학이나 풍속 또는 자연 연구의 한 가지 요소로서 논한 것이든 인류의 역사와 함께 음식에 대한 글 또한 끊임없이 양산되어온 것은 음식이 그만큼 무궁무진한 사색과 논란의 주제를 제공하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태어난 갖가지 음식 에세이를 적절하게 가미된 양념과도 같은 쿨란스키의 칼럼과 함께 맛깔스런 요리처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2003년에 『음식사변』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던 것이 이번에 새로운 모습으로 개정되었다. 

이 책에서는 우리 민족과 삶을 함께한 술의 연혁과 전통주의 특징을 분석(기술)하여 우리 술을 해석하고, 술과 관련된 민속, 술집, 주법과 주도, 풍류놀이, 문학, 노동과 주기(酒器) 등을 살피어 우리의 술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시대의 내면을 들여다보고자 하였다. 또한 역사상 기록이 남아 있는 주호들의 행적, 술과 관련된 일화, 야화 그리고 속담을 통하여 시대의 이면을 볼 수 있다. 본문의 주제와 관련된 동서양의 각종 참고문헌을 인용하고 다양한 그림 및 사진 자료 들을 함께 싣고 있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좀 더 구체적이고 효과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1권에서는 먼저 우리나라에서의 술의 어원과 연혁, 전통주의 특징과 종류를 기술하여 우리나라 술에 대한 이해를 돕고, 이어 술의 효용?계주?금주, 주상(酒商), 술과 민속 등의 순서로 서술하고 있다.

2권에서는 주법(酒法)·주례(酒禮), 음주와 풍류놀이, 음주와 문학, 주기(酒器) 그리고 역사상 기록이 남아 있는 주호(酒豪)들의 술에 대한 행적을 살펴보고 또 술과 관련된 일화?야화 등을 소개하고 있다. 끝으로 술과 관련된 속담과 고사성어를 첨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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