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인단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6월
구판절판


"정치가가 잘못하고 있으면, 그 세계의 정의는 모두 잘못된 것이라는 말."
64. "괴짜에는 두 종류가 있어. 멀리하고 싶은 타입과 호기심 때문에 잠시 상대하고 싶은 타입."
141. 아무리 잊은 척해도 고통이나 공포의 기억이란 것은 사라지지 않는 법인가 보다.-53쪽

공격은 최대의 방어라는 원리는 멋대로 타국을 침공하는 군사대국의 주장으로도 들리고, 공격은 잘 하지만 투수진이 붕괴한 야구팀은 우승할 수 없는 법이라 거의 신용하지 않지만, 그래도 가끔 효과적일 때도 있는 것이다.
171.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난 그 시점에서 이미 서점을 습격할 마음을 먹고 있었다. 억지로 설득당한 기억도 없고, 거부할 수단은 얼마든지 있었지만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아니, 솔직히 자백하자. 나는 흥분하고 있었다. 무의미하고 바보스럽고 법률에도 위배되는 짓이지만 아무도 하지 않을 일을 한다는 흥분이 있었던 것이다.
172. 밤의 어두움은 사람의 감각을 이상하게 만든다. 이모가 이렇게 말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밤은 인간을 잔혹하게도 만들고, 정직하게도 만들고, 센티멘털하게도 만들어. 결국 경솔하게 만드는 거야.’-157.쪽

"비상식적인 상대에게는 거기에 알맞게 대응하긴 해야 해요. 이상하게 마음 쓰고 사양하다 보면 상대가 기고만장해지니까요."
185. "화는 분노로 바뀌고, 이윽고 보복으로 발전하는 법이죠."
"화르륵."
"그건 분노의 불꽃."-184.쪽

나는 완전히 주인공인 것처럼 살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다른 사람의 인생 속에서는 단역에 불과하다.
224. 억지로라도 웃으면 아무리 우울한 상황에서도 좋은 호르몬이 분비되어서 그만큼 오래 산다고 누군가에게서 들은 적이 있다. 사실 여부는 모르겠지만 일리가 있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226. 집오리와 들오리라. 나쁘지 않은 표현이군, 하고 생각했다. 흡사한 동물로도 여겨지지만 사실은 완전히 다르다. 그런 관계다.
232. 지금의 나를 가로로 썰어 본다면 분노와 공포가 반씩 흘러나올 게 틀림없다.
244. "복권을 책에 끼워뒀을 거라고 의심했는지도 몰라. 시간이 없어서 전부 가져간 거고."
말해보면서도 신빙성이 점점 사라져가는 기분이 들었다.
"진심으로 말하는 거야?"
나는 어물거리다가 "자포자기로 한 번 말해봤습니다." 라고 대답했다.-220.쪽

현재 8
범인은 현장에 돌아온다. 바로 그 말이 정답이었다.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말에는 틀림없이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 통계도, 과학도 아니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힘 같은 것이 있는 게 틀림없다.
278. 산 넘어 산. 바로 그 말이 정답이었다.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말에는 틀림없이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 통계도, 과학도 아니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힘 같은 것이 있는 게 틀림없다.
358. 지친 나는 확인해야 할 것은 태산만큼 많은데도 다음에 만났을 때 물어보면 되지, 그렇게 생각했다.
인간이란 행동해야 할 때일수록 내키지 않아 하는 생물인지도 모르겠다.-268.쪽

애완동물 살해범. 기분 나쁜 단어다. 증오스럽기 때문이 아니다. 그 반대였다. 그들이 품고 있는 잔혹함과 거만함이 ‘애완동물 살해범’이라고 이름 붙인 순간 무척 표피적이고 죄가 가벼운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상대의 자존심을 짓밟고 돈을 갈취하는 행위를 ‘삥’이라고 부르면 경박한 장난으로 바뀌는 것과 비슷하다.
약간 시간이 지나 진정되자 이번에는 다른 감정이 내 마음속에서 끓어올랐다.
공포로 충만한 마음속 깊숙이에서 불이 붙은 것 같았다.
분노였다.
367. 사람이란 신중하게 일을 진행해야 할 때일수록 성급한 행동을 하는 생물인지도 모르겠다.
- 고토미.-364~365쪽

"뒷문으로 도망치게 하면 불행이 기다리고 있어. 비극은 뒷문에서 일어난다고."
419. "이 세상은 원래 얼토당토않지. 안 그래?"
421. "내가 처음 시나를 봤을 때 딜런을 불렀잖아. 나는 그 딜런의 목소리를 좋아했어. 상냥하고 엄격한 데다 무책임하지만 따스해. 전에 가와사키가 말했었어."
"그게 하느님의 목소리라고 그가 말했어."
"너는 이야기 도중에 끼게 된 것뿐이야. 사과할 필요 없어."
그 기묘한 격려에 약간 납득했다. 나는 내가 주인공이고 지금 이렇게 생활하는 ‘현재’야말로 세상의 중심이라고 믿고 있지만, 실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걸 깨달았다. 가와사키들이 체험한 ‘2년 전’이 진짜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주역은 내가 아니라 그들 세 명이다.-390.쪽

"온 세상의 동물이나 인간이 행복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건 당연하잖아. 환생하는 기나긴 인생 속에서 우연히 만났는걸. 사이좋게 지내야지."
430~432
"밥 딜런."
라디오카세트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그의 대표곡인 이었다.
"맞아."
가와사키는 그렇게 말하고 바로 그 라디오카세트를 코인로커 안에 밀어넣었다.
"어떻게 된 거야?"
이건 뭔가 특별한 의식일까? 나는 의아했다.
"하느님을 가두는 거야."
"하느님의 목소리를 로커에 집어넣고, 그렇게 하느님을 가둔다는 거야?"
"반복 설정을 해놓았으니까 계속 울릴 거야."
"이런 짓을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지?"
"신을 가두면 나쁜 짓을 해도 들키지 않는다고 말했어."
"근데 이렇게 한다고 정말로 하느님을 가둔 건 아니야."
"의식이란 게 원래 그런 거지."
"의식이구나?"
"부탄 사람은 대용품으로 속이는 게 특기거든."
나는 그의 개운한 얼굴을 보는 동안 사소한 의문이나 하잘 것 없는 상식은 아무래도 상관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구나."
"우리는 신을 가둔 거야."
이것은 나와 가와사키의 코인로커라고 생각했다.
바보스럽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는 내안의 내가 있었지만 나는 그 녀석을 눈치 채지 못한 척했다.
- 우리는 좌우로 나뉘어 걸어갔다. 마치 끝없이 절대로 교차하지 않을 직선 위를 둘이 나아가는 것 같았다.-425.쪽

‘부탄 사람이건 어느 나라 사람이건 넌 내 소중한 이웃사촌이야.’라는 말만은 전하고 싶었다. ‘언젠가 부탄을 안내해 줘.’라고도.
440. 눈앞의 교차로를 귀여운 시바견이 가로지르는 것이 보였다. 까만 시바 견이었다. 털의 결은 좋았지만 목걸이를 하지 않아서 떠돌이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코가 오른쪽으로 비뚤어진, 특징이 또렷한 개였다.
시바 견은 멈춰서 나를 뚫어지게 보며 ‘돌아가니?’하고 묻는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나는 속으로 ‘돌아올 거야.’라고 대답하면서 그 옆을 지나쳤다.-4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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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 치바 이사카 코타로 사신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사신 치바 리뷰
(0617)
이런 사람이 가까이에 있습니까?
。 음반 매장에 비정상적으로 자주 드나든다.
。 이름으로 동네나 시의 이름을 쓰고 있다.
。 대화의 포커스가 미묘하게 빗나간다.
。 맨손으로 사람과 접촉하려 하지 않는다.
。 항상 비를 몰고 다닌다.
그렇다면 그는 사신(死神)일지도 모릅니다.


우선, 계획보다 늦어진 리뷰다. 금요일, 밑줄 긋기랑 나란히 올리려고 했으나 준비를 못했다. 그리고 어제, 컴퓨터에 아예 손도 못 댔다.
커버를 들추자 곧장 모습을 드러낸 사항들을 짚으면서 바로 갸웃갸웃 미심쩍다는 표정을 지으며, 친구가 “자네 같은데.”라고 한 적이 있었다. 리뷰를 쓸 자세를 갖추며, 문득 떠올라 피식 웃고 말았다. 그래서 내가, “난 비를 몰고 다니지는 않아. 소나기를 좋아하긴 해도.”라고 우스개로 대답했더니, “그렇지만. 4개나 해당된다고.”라고 또 엉뚱하게도 심각한 진지 모드로 대꾸하던 에피소드가 있다. 소설에 관련된 일상, 진기하고 기발한 요소, 스릴 만점의 사건들을 안겨다 준다면, 내게 있어서 특별한 코드로 기억될 소설. 당연 [사신 치바]다. 코타로 씨를 알게 된 2004년을 생각하면, 사신 치바가 등장한 시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늦은 감이 있지만. 그 이유는 피쉬 스토리 리뷰에 언급했으니, 여기는 생략.   
글을 읽든, 음악을 듣든, 체계적으로 이론과 개념이 잡히지 않았어도 어떻게든 하나하나 곱씹고 되풀이 듣고 되새기며 나만의 의미를 찾는 과정이 있다. 이번에도 그랬다.
음반 매장을 자주 들르는 사신. 그 위에 겹쳐 귀퉁이를 맞추고 펼쳐놓듯 나의 이미지를 덧씌우고 과거의 경험을 파노라마 작동시켜 함께 했다.
사신다운 말투와 행동, 그리고 사신답지 않은 관심과 애정. 무엇답다, 답지 않다. 이런 관련은 내가 정의 내릴 문제 선을 넘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풀이하여 쓰고 싶을 정도로 확연하게 구분되는 면을 두루 가진, 주인공에게 매력을 담뿍 느꼈기 때문. 어떤 과제를 하는 도중에도, 내내 음악을 틀어놓는 나의 일상과 공통적 요소가 있었기 때문. 그 이전에 읽었던 피쉬 스토리의 구로사와랑 거의 같은 등급일지도. (웃음)

어제, 집에 돌아올 적. 종점에서 내려 집을 향해 가는 중 떠들썩한 편의점 앞을 지나치고 불 꺼진 주유소를 통과. 단지 몇 발짝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갑자기 다른 세상에 홀로 던져진 것처럼 눈앞의 현실과 단절된 감각이 내리눌렀다. 신비한 차원으로의 소용돌이 문을 본 기분이었다. 문득 ‘사신 치바’를 떠올렸다. 내게 사신이 온다면, 이런 통감일까 싶은. 아니지, 소설 속에서 사신과 동행하고 있다는, 자각한다면 까무러칠 사실을 깨닫지 못한 사람들이 수두룩했으니까, 나 역시 알아차리지 못하겠지.(어쩌면 마지막 파트의 그 사람처럼 알아차릴지도? 무심코 기대 버전;) 애써 이런 식의 예측만 건드릴 뿐이겠지.
어쨌거나, 기묘한 사신. 그에게 단숨에 빠져든 시간, 이틀. 여러 가지 해결할 작업이 있었기에, 정작 책을 읽을 시간은 지극히 짧았음에도, 엄청난 속독을 했다. 나는 대개 탐독을 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뒤에 진행될 얘기가 극도로 궁금해서 과감히 버렸다.
앞의 단편에 부수적 인물이, 뒤의 단편에서 중심인물로 등장해서 그 또한 쏠쏠한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맨 처음 보류된 인물이 마지막 단편에서 미미한 바람을 충족시켜주었기에.
다양한 장르, 종횡무진 질주하는 바이크의 쾌감을 던져주었던 갖가지 단편들. 그 중에서도 내가 좀 더 선호했던 단편을 꼽자면,
*2. 사신의 하드보일드 - 치바와 후지타 형님, 5. 사신의 로드무비 - 살인 용의자와 동행하다*를 짠, 즉각 펼칠 수 있다. 반듯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후지타 형님. 

[“여긴 말이야 강의 상류, 출발 지점이잖아. 그게 이 폭포야. 여기는 화려하고 사람도 많잖아. 그건 말이야 우리가 태어날 때와 닮지 않았어? 우리도 태어날 때는 이랬겠지? 야단법석에다 사람들의 주목도 받지. 다들 축하해주고. 하지만 그게 차츰 지나면 지금 보았던 것처럼 넘실넘실 소박하게 흘러가게 될 뿐이야. 뭔가 닮지 않았어?”
“하류도 나쁘지 않았다고 나는 생각해.”]
꼭 어느 인생의 단면을 그리는 모습으로만 표현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한 획을 그을 만큼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인기를 얻는 부류가 있으면, 그들이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도록 영향을 준 사람들이 분명 있다. 묵묵히 일하고, 소박한 일상을 살지만, 그래도 그들의 위치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다. 각각의 포지션은 저마다 다르지만, 꼭 그들만이 이뤄낼 수 있는, 그들만이 유지시킬 수 있는 포지션이라 생각한다. 스스로 “필요 없는 존재”라는 섣부른 생각을 접고, 이제 나도 “필요한 존재”라는 인식과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야겠다는 의식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물론,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그런 포지션으로 매순간 집중해서 나의 아이템들을 바탕으로 나만의 장점을 발휘하고 싶다.


깜빡 빠트릴 뻔 했는데, 한편으로 줄곧 내 지인을 괴롭히고,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들었던 문제가 소설 속에 녹아 있었다.
[“예를 들면 말이에요, 태양이 하늘에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특별한 일은 아니지요. 하지만 태양은 중요하잖아요. 죽는 것도 똑같은 게 아닐까 생각해요. 특별하지는 않지만 주위 사람들로서는 슬프고 중요한 일이라고.”]
또한, 주위 지인에게서 근래 자주 ‘죽음’에 관한 한 마디씩 새어나온다. 나는 그때마다 발끈해서 막 악악 지르기 일쑤. 그런 단어는 꺼내지도 말라고. 그렇지만 인간의 능력 밖의 일이란 걸 안다. 잘 알고 있기에, 아찔해지는 것이다. 매번 꺼트릴 수도, 잠재울 수도 없는 영역. 알아차리고 있고, 피해갈 수 없는 그 선상에 놓여 있지만, 조금 더 시기를 늦추고 싶어 발버둥을 친다. 어느 시기 접어들어, 딱히 산다는 것에 그리 매이고 싶지 않았다고 할까, 그런 기간이 있었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감추지도 않았고, 당장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진다고 해도 그저 휩쓸려도, 아무렇지 않다고 중얼거리곤 했다. 지금에서 생각하면, 폭발적으로 분출하던 영상이 그려지는데, 이렇다하게 열정을 쏟았던 것은 없었다 싶다. 그 좋아하던 책도 팽개치고(;), 글& 그림도 멀리하고, 그저 음악은 흘리지 않았지만, 한쪽으로 치우친 장르만 고집했다. 이제는 아니다. 무언가 집중할 게 있고, 도전해보고 싶은, 배우고 싶은 카테고리가 수두룩하니까, 더 이상 죽음은 상기하고 싶지 않았다. 평정인 채로 있을 수 없었다. 멀리멀리 던져버려야 했다. 그 무엇보다 지인들의 죽음이 더 바짝 조여들고, 간당간당 그 입구를 서성이는 극적인 연출까지 하게 된다. 저 대사를 접하는 순간, 아득해졌다. 회오리에 빨려드는 느낌이랄까.
가만, 잔뜩 침울해졌다.
화제를 바꿔서(;) _ 잠깐 음악에 관해 다시 돌아가서-

[재즈든 록이든 클래식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음악은 최고다. 듣고 있는 것만으로 나는 행복해진다. 아마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신이라고 해서 재킷에 해골 그림이 그려진 헤비메탈만 듣는 것은 결코 아니다.]

흔히 사람들이 가지기 쉬운 편견에 관해 일침을 가한다. 사실, 사람의 인상으로 ‘아, 이 사람은 발라드풍의 음악을 좋아할 것 같아. 그것만 들을 것 같아.’ 라고 생각하고, 자기 위주의 고정관념을 박아놓는 무리들이 있다. 당연 성급한 판단을 자제하는, 그 반대의 경우도 있겠지.(나는 후자가 더 좋다.;) 나 또한 저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첫 만남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게 저런 대사를 끄집어냈다. 나는 딱히 반론을 펼쳐서 분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려니 넘겼지만. 아직까지 심심찮게 들려온다.
어쨌거나, 쓸데없는 잡소리를 잔뜩 늘어놓았지만, 나도 한편으로 편견을 가지고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헤비메탈’만 추구하는 사신이 아니라서 더욱 좋았고 솔깃했다는 거다, 결론은. 나조차도 ‘록’, 그 중에서도 ‘헤비메탈’, ‘하드코어’적인 타입을 더 좋아하는 편이지만, 음악을 확연하게 가리지는 않는다. 저마다 그 장르의 영향을 안식으로 얻기 때문이다. 그게 날씨의 원인, 환경의 원인, 나 자신의 심리 원인이 각각 달라 특정 음악을 선택한다. 아마 사신도 그러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무감각하고 어떤 사태에도 감정이 실리지 않은 대처를 하지만, 그런 행동의 이면에 가려진 음악에 쏟는 열정과 습관을 엿볼 수 있어 색다른 체험이라고, 슬쩍슬쩍 미소를 짓는다.    

그저께부터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를 아이템 설정 중이고, 그 후 ‘마왕’을 읽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마왕은, 친구가 책을 사면서, 미니 북을 준 것이다. 면장 선거보다 약간 큰 사이즈.)
당분간 어설픈 리뷰는 쭉쭉 올라오겠지, 아무래도.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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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6-18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가지나 적용된다니. 호감도가 상승하는걸요.(웃음)
천둥번개를 몰고 다니는 사신이라면 내가 콱- 안아주었을텐데 말입니다.킥킥.

302moon 2007-06-18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둥, 번개를 몰고 다니지 않아서 아쉬운데요. 두 가지 요소, 그 영상을 광적으로 좋아하긴 하지만- (웃음)

비로그인 2007-06-19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둥 번개가 치는 비 오는 밤에 우산 들고 춤을 춘다면 -
바로 저일 것입니다. (웃음)
 
사신 치바 이사카 코타로 사신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5월
절판


우리가 상대하는 사람들은 그들 스스로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입에 담는 경우가 많다.
29. 나는 인간의 죽음에는 흥미가 없지만, 인간이 다 죽어서 음악이 없어져버리는 것만큼은 괴롭다.
30. 내 동료들은 일하는 사이사이 짬이 나면 음반 매장에서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다. 한눈팔지 않고 귀에 헤드폰을 댄 채 꿈쩍도 하지 않는 손님이 있다면, 아마 나 아니면 내 동료일 것이다.
32. 재즈든 록이든 클래식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음악은 최고다. 듣고 있는 것만으로 나는 행복해진다. 아마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신이라고 해서 재킷에 해골 그림이 그려진 헤비메탈만 듣는 것은 결코 아니다.-25.쪽

나는 인간의 죽음에 관심이 없다. 일이라는 이유로 관여하고 있을 뿐, 담당하고 있는 상대의 인생이 어떠한 형태로 마침표를 찍든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만에 하나 저 프로듀서의 직감이 옳다면 그리고 또한 만에 하나 그녀가 뛰어난 가수로 성공한다면, 더구나 내가 언젠가 음반 매장의 청취 코너에서 그녀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면, 그것은 또 그 나름대로 유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이냐 뒤냐. 그것으로 정할 참이었다. ‘가’로 할 것인가 ‘보류’로 할 것인가. 그녀는 내일 죽을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수명까지 살 것인가. 어느 쪽이든 나에게는 대단한 차이가 없으니 동전 던지기 점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전을 본다. 앞이었다. 어라, 하며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앞이 나올 경우 ‘가’로 할 작정이었던가 ‘보류’로 할 작정이었던가 잊어버리고 말았다. 비는 한층 더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다. 빗발에 들볶이는 듯한 심정으로 ‘뭐, 괜찮겠지.’하고 결정했다.
‘괜찮겠지. 보류로."-51~52쪽

인간에 대한 동정이나 외경의 마음은 조금도 없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음악만큼은 사랑한다.
99.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브라운 슈거> 혹은 <록스 오프>의 인트로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 무사태평하면서도 의연한 로큰롤의 울림에 맞춰 후지타는 나타나리라. 어리석은 강직함을 발산하며 찾아온다. 그리고 죽지 않는다.
"후지타 형님이 질 리가 없어."
"약한 자를 도와 강한 자를 꺾는다."
라며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되뇌는 것을 나는 잠자코 듣고 있다.-73.쪽

지면은 마치 도자기와 같은 우아한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바람이 불었는지 자작나무 가지에서 팔랑팔랑 눈이 흩날리며 지면으로 떨어져 녹는다. 그 설경이 서로 속삭이는 듯한 소리와 움직임을 나는 하릴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아름답군."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 내어 말한다. 음악을 듣는 시간은 부족했지만 이 광경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인지도 모르겠다.-157쪽

"이런 대사가 있었어요. ‘실수와 거짓말 사이에 큰 차이는 없어. 5시에 온다고 하고서 오지 않는 것은 트릭이야. 미묘한 거짓말이란 거의 실수에 가까워.’ 라는."-179쪽

"저 놈만 없다면 내 인생이 편해질 텐데, 같은 계산요. 금전적인 면, 정신적인 면에서 이해손실을 계산하는 거죠."
"인간은 곧잘 계산 착오를 해."
240 "자주 생각하는 거지만, 동물과는 다른 인간만이 가진 고통스러운 일 중 하나는 환멸이 아닐까요."
"의지하던 사람이 사실은 겁쟁이였다든가, 믿고 있던 영웅이 실은 담합에 능통한 교활한 사람이었다든가, 같은 편이 적이었다든가…."-235쪽

"여긴 말이야 강의 상류, 출발 지점이잖아. 그게 이 폭포야. 여기는 화려하고 사람도 많잖아. 그건 말이야 우리가 태어날 때와 닮지 않았어? 우리도 태어날 때는 이랬겠지? 야단법석에다 사람들의 주목도 받지. 다들 축하해주고. 하지만 그게 차츰 지나면 지금 보았던 것처럼 넘실넘실 소박하게 흘러가게 될 뿐이야. 뭔가 닮지 않았어?"
"하류도 나쁘지 않았다고 나는 생각해."-288쪽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어. 관 뚜껑이 덮이기 전까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정말 모르니까."
330 "예를 들면 말이에요, 태양이 하늘에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특별한 일은 아니지요. 하지만 태양은 중요하잖아요. 죽는 것도 똑같은 게 아닐까 생각해요. 특별하지는 않지만 주위 사람들로서는 슬프고 중요한 일이라고."-307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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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작성했는데, 이제 확인해보니까, 없다. 뭐가 잘못됐는지 등록이 안 됐다. 그래서 다시 만들기. 좋아하는 밴드, 위안을 주는 음악. 머릿속 악보에 음표의 행방을 좇으며, 그리고 피아노에 미끄러지는 손가락의 움직임을 느끼며. 때때로 돌파구&안식처가 되어주는 소중한 자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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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혼자 삽질했다.-_-
나만 이상한가? 라는 제목으로, 밑줄 긋기나 마이리스트, 4개가 한계인 것 같은데. 몇 가지를 담아 리스트 작성을 해도, 4가지만 담겼다. 왜 이래? -_-
이렇게 글을 올렸다가, 바로 삭제했다.
나중에 보니까, 4개까지만 화면에 비치고 12가지가 담겼다고 나오는 걸 내가 미처 못 봤기 때문이다. 아, 즉각 알아차려서 다행이지, 순간 나 바보 아냐? 싶었다. -_-
어쨌건.

오늘의 독서 일기 본격적 시작.

♪완료.

피쉬 스토리.(0612완료.)

 
작가 인터뷰에서 단어 선정에 관한,
포테이토칩 소설 제목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며,
[아, 너무 귀여워! 아저씨!]라고
나 또한 내내 싱글거리고
기린을 타고 오는 이마무라를 떠올리고.
커버를 덮고,
이야기가 끝났다는 것에
무척이나 아쉬움을 느꼈던 것.


* 사신 치바.

↗진행.(0612)


사신 치바를 통해
코타로 씨를 알게 됐다는 분들과 달리,
나는 코타로 씨를 [칠드런]을 통해
진작 알고 있었고, 바로 읽었고,
좋아하는 작가 목록에 올려뒀지만
이 책은 이제야 읽게 되었다.
예전에 도서관에서 빌렸던 적 있지만,
소장하고 싶어서,
미뤄둔 몇몇 책들과 알라딘에서 질러버렸다!
(그 지른 시기는 상당히 지났다.) _ 0612.

중반쯤 접어들었다. 너무나도 술술 잘 읽힌다.
밑줄 긋기도 몇 가지 기록해뒀다.
내일이면 커버를 덮을 듯한데, 바로 리뷰 들어가야지.
퍼뜩퍼뜩 쓰는 게 제일 효과가 좋다는 걸 느꼈다. _ 0614.

---

공항에서.(0612소장.)

 
실로 오랜만에 소장하고, 오랜만에 들췄던
류 씨 작품. (운다.)

매장을 종횡무진 누비고 다니며, 이 책 저 책 들춰보다
별다른 성과(배움, 취향의 책 발견이 내게는 성과다;)없이,
한숨을 내쉬며 매장을 나가려던 찰나,
번쩍하고 눈에 담겼다. (아싸!)

아마 내가 다른 곳을 둘러보고 있을 때,
직원이 진열해놓은 게 아닐까 추측.


친구랑 만나서 돌아올 적에, 교보 매장에서
결국 구입했다.
코타로 씨의 마수에 걸려든 것 같은 기분이다. -_-
역시 안 걸려들고는 못 버텨내겠다.
좋아한 잘못이지. (구시렁구시렁)

*

* 여러 권을 읽는지라 참 어지럽구나.
그래도,
나에게는 그런 상황이 나름 독서의 묘미를 끌어온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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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6-15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핫. 문님도 나처럼 새 서재 적응이 아직인가 봅니다.
아아~ 보면 볼수록 시원한 서재입니다.(웃음) 그런데 [사신 치바] 재밌나봅니다.
여기저기서 그 책에 대해 많이 듣게 되는걸 보면.

302moon 2007-06-15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 저는 제 공감의 코드 한 가지 요소라도 발견하면, 마구 방방거리기 때문에. 뭐, 제 선에서는 좋다고 할 수 있죠! (웃음) 그렇지만 취향은 다 제각각인 것이니까, 잘 선택하십시오! ^^

비로그인 2007-06-16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사신'이라는 것이 좋고. '음악을 즐기는 사신'이라는 설정이 좋기 때문에.
아주 많이 실망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302moon 2007-06-17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두 가지 요소, 설정에 끌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