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전략 - Reading & Writing
정희모.이재성 지음 / 들녘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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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밸리가 오늘날까지도 우리들의 ‘친구’로 남아있게 된 까닭은 오로지 그의 뛰어난 글쓰기 능력 때문이다. 박복한 그에게 신이 내려준 유일한 선물은 글을 쓰는 재주였다. 그가 관직에서 물러난 후 프란체스코 베트리에게 보낸 편지는 오늘날까지도 뛰어난 미문으로 인정받고 있다.
『정략론』과 『군주론』을 저술한 마키아밸리는 당대에는 널리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피렌체의 정치가 로렌초 데 메디치보다 더 알려진 유명인이 되었다. 정치가로서 그의 삶은 고단했다. 그러나 뛰어난 문장가로서 그의 삶은 영원하다.-(19쪽)쪽

글쓰기 책에도 미덕은 있다. 노력 없이 좋은 글을 쓸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븐 킹은 예술적 영감의 신 뮤즈가 여러분의 책상에 너울너울 날아들어 타자기나 컴퓨터에 마법의 가루를 뿌려주는 일은 결코 없다고 단언했다. 뮤즈가 찾아오면 오히려 뮤즈가 살 집을 지어주어야 하는 게 우리의 일이며, 거기에 들어가는 노동은 순전히 우리의 몫이라고 했다. -(20쪽)쪽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문장력이 없으면 표현해낼 수가 없다.
한 편의 좋은 글은 세계를 분석해내는 지적인 힘, 현상과 지식을 조직해내는 구성력, 생각과 사고를 문자로 표현할 수 있는 문장력으로 이루어진다.
우리의 옛말에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삼다(三多)’가 필요하다고 했다.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이 바로 그것인데,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것이 글을 쓰는 데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이다.
많이 읽는 것은 지식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많이 쓰는 것은 문장력을 기르는 훈련이 된다. 또 많이 생각하는 것은 구성력을 연마하는 데 보탬이 된다. 누구나 흔히 아는 이야기지만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28쪽)쪽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무서운 경고가 있다. ‘유(有)지(智)무(無)지(智)교(校)삼(三)천(千)리(里))’란 옛글을 상기해보라. 지혜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를 거리로 따지면 삼천리나 된다는 의미이다.-(35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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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실로의 여행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7년 3월
품절


그의 정신은 다른 어딘가에서, 그에게 늘 붙어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동안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허구들 사이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있으니까.
그는 읽는 법을 잊어버렸지만 아직까지 사물들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그 이름을 말할 수 있거나, 아니면 그와 반대로 사물들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능력은 상실했지만 아직까지 읽는 법은 알고 있을 수도 있다.-(7쪽)~(8쪽)쪽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이야기를 다 해주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단지 지나가는 시간의 기록, 눈에 보이는 증거일 뿐이다.-(10쪽)쪽

좋은 일하고 나쁜 일이 모두, 그게 세상 돌아가는 이치예요. 우리는 고통 받는 사람일 수도 있지만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 합당한 이유가 있고, 그것에 대해 불평을 하는 사람은 살아 있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이해를 하지 못하는 거죠.-(43쪽)쪽

지금은 불안정한 시기이고 나는 이런저런 견해들이 잘못된 사람에게 던진 단 한 마디 말로 얼마나 쉽게 왜곡될 수 있는지를 알고 있다. 한 사람의 인격이 비난을 받게 되면 그가 하는 일들 하나하나가 다 부당하고 의심스럽고 이중적으로 보이게 한다는 것을. 내 경우에는 문제가 된 그 흠이 악의에서가 아니라 고통에서, 교활함에서가 아니라 혼란스러움에서 생겨났다. … 몹시 안 좋은 밤과 맞닥뜨릴 때마다 내 생각은 나를 저버리기 시작했고, 얼마 안 가서 곧 나는 나 자신의 숨결에 숨이 막히곤 했다.-(79쪽)쪽

나에게는 중요합니다. 내 모든 삶이 거기에 달려 있습니다. 그 꿈이 없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정말로 아무것도 아닙니다.
(95쪽). 나에게는 그 꿈이 유일한 기횝니다. 그건 내 잃어버린 한 부분 같은 거고 그래서 그걸 찾아내기 전까지 나는 절대로 진정한 나 자신이 될 수 없는 거지요.-(93쪽)쪽

곤란한 일은 누구에게나 닥쳐오고 사람마다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세상과 화평을 맺는 법이니까.-(82쪽)쪽

우리는 지금 복잡한 이야기를 하는 중이고 모든 게 다 보이는 것과 같지는 않으니 말이오.
(152쪽)다른 것은 몰라도 자기의 미래를 예상하는 데서는 비관적이지 않은 그는 끊임없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살아가는 자신의 처지에 다시 한 번 더 체념하고 만다.-(149쪽)쪽

그는 자기의 내면에서 어떤 목소리, 그 자신의 목소리는 아닌, 적어도 그가 기억하기로는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목소리를 듣지만, 그럼에도 그 목소리는 권위 있고 확신에 차 있어서 그것이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인정한다.-155쪽~쪽

일단 세상 속으로 던져지고 나면 우리는 영원히 존재할 것이고 우리가 죽은 뒤에까지도 우리의 이야기들이 계속 이야기될 것이기 때문이다.-(222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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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건 아무 것도 아닌 거야.
아는 거는 그런 의미에서 모르는 것보다 더 나빠.
중요한 건 깨닫는 거야.
아는 것과 깨닫는 거에 차이가 있다면
깨닫기 위해서는 아픔이 필요하다는 거야.

― 공지영,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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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5-16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그 아픔이 가슴에 통증을 일으킬 정도로 크든,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작든.
그래서 깨달을 수 있다면,
그래서 자신의 상처가 왜 낫지 않고 계속 곪는지 알 수 있다면.
아픔 따위 두려워 할 순 없지.
 

나쁜 일이 있을 때 사람들은
그 사람의 일을 도와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실연한 자에게는
몰두할 무언가가 있는 것이 좋다.
그것이 일이든 취미든 간에,
적어도 그것을 하는 동안에는
자신의 상황을 잊을 수도 있다.
그런 종류의 일로 나는 채린에게 책을 권하고 싶다.
이를테면 추리소설 같은 것.
우리는 모르는 사람들에게 살해될 확률보다
아는 사람, 더구나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해
죽을 확률이 더 높다.
사랑은 잔인하다.

- 본문 222~223쪽에서

 

 

- 백수생활백서, 박주영.
((민음사 2006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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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5-16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르는 사람은 할 수 없지만 아는 사람은 할 수 있는 것 -
상대의 영혼을 죽일 수 있다는 것.
 

2006.08.21 23:21


죽음은 삶의 대극으로서가 아니라,
그 일부로서 존재하고 있다.
말로 해놓고 보면 역겨우리만큼 평범하다.
완전한 일반론이다.
그러나 나는 그때 그것을 말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공기로서 몸 속에 느꼈던 것이다.
문진 속에도,
당구대에 가지런히 놓여 있던 네 개의 공 속에서도,
죽음은 존재해 있었다.

 

 

- 개똥벌레, 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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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5-16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흔히들 '살아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물' 도 살아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동물이나 인간처럼 움직이고 말을 하는 것이 아닐 뿐, 식물이 가만히 있지만
살아있는 것처럼. 그러므로 살아있다는 것은 죽음도 함께 있다는 뜻이겠죠.
그래서 쓸모없어졌다고 버려지는 모든 물건들에 애도를 표합니다.
'버림' 받는다는 것은 누구나 슬픈 일 아니겠습니까.

302moon 2007-05-16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 글보다 더 끌리는!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비로그인 2007-05-16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엣, 별말씀을...(머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