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면서도 헷갈리는 우리말 오류사전
박유희.이경수.차재은.최경봉 지음 / 경당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2004. 03. 23∥

 

[도서]우리말 오류사전(쓰면서도 헷갈리는)

 

평소 국어에 관심이 많았고, 어릴 때는 난데없이 국어학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우리말 사전 종류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취미로 소설을 쓰면서 난감해했던 단어들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미 알고 있던 단어는 그 어원을 보며 더 세세한 것을 공부할 수 있었고, 정확한 의미라던가, 사용법을 몰라 가물가물했던 단어는 이 기회에 머릿속에 쏙쏙 집어넣을 수 있었다.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 날 때마다 들춰보며 우리말에 대한 공부를 확실히 하고 싶다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던 책이다.

“규범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문제는 우리말에 씌워진 과도한 포장과 언어 본질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한 오해와 편견을 없애는 일이다. 과도한 포장, 오해, 편견 등은 완고한 규범만큼 우리말을 옥죄는 족쇄가 된다.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한 편견을 국어학 혹은 인문학 관점에서 비판하고 바로잡았다.”- 서문 중에서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규범에 맞는 언어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상식을 얻게 될 뿐만 아니라, 오류의 이유를 깨닫는 과정에서 언어 규범을 대하는 안목을 키우게 될 것이다. 또한 언어의 생리와 운용 원리를 이해함으로써 주어진 규범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소비자가 아니라 언어생활의 주체적 참여자가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말에 대한 속설과 오해를 비판하고 교정이 이루어지는 부분에서는 국어사에 관련한 지식을 넓히는 즐거움을 맛볼 수도 있을 것이다. -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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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정리하고 나서, 새 리뷰 올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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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F
시게마쯔 키요시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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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비타민 F는 "F"를 축으로 여러 가지 상황을 그리고 있는 다채로운 단편들이 가득하다.
나는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단순히 제목만을 보고, "F"란 게 뭘까, 비타민 "F"는 없는데,,뭐지? 연이어지는 물음표 퍼레이드를 참지 못하고 화끈하게(;;) 한번 읽어보자고 정했다.
필수요소 비타민 같은 소설이 되었으면 하는 작가의 바람이 소설 전반에 녹아있고, 가족, 친구, 아버지, 등등의 키워드로 애정이 묻어나는 일상 소재들을 택하여 흔하게 접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들은 나 자신일 수도 있고, 이 글을 읽는 당신일 수도 있고, 한번쯤은 겪어갈, 매일 보고 있을 우리 이웃들의 모습일 수도 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수시로 감정이 바뀌어간다. 어느 때는 한없이 다정한 모습을 보이며 사랑으로 가득 찬 눈동자를 보여주고 있다가, 일상에 찌들고 만사가 귀찮아질 때는 편하다고 느끼는 가족의 누군가에게 그 화풀이를 할 수도 있고, 가족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무심코 떠올리며, 괴로움에 몸부림칠 때도 있을 것이다. 거북함을 느끼고, 절실함을 느끼고, 애틋함을 느끼고. 끊임없는 감정이 교차하는 건 가족이라는 울타리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마음속에 고리로 연결되어 함부로 끊지 못하고, 쉽게 끊어질 수도 없는 그런 관계로 서로가 속해 있기에 어떻게 할 수도 없는 게 아닐까.
가족애를 다룬 소설은 많지만, 대부분의 소설은 감정적으로만 나갔던 것도 있었고, 한없이 진부한 스토리기에 끝까지 가지 못하고 중도에 읽기를 중단한 소설도 많았다, 하지만 이 단편집 특유의 톡톡 튀는 발랄한 이야기에 매료되어 유쾌함을 손에 가득 쥐고, 쉽사리 놓지를 못했다. 무언가 머뭇거리는 일이 있으면, 누군가를 소중하게 감싸안고 싶다면, 생기를 되찾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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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검정 그물 스타킹
이신조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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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나의 검정 그물 스타킹

이신조 | 문학동네 | 2001년 09월

 

 

한때 닥치는 대로 책읽기에 몰두했을 무렵, 백화점에서 작가, 장르 불문하고 이것저것 막 고르고 있다가, 다소 자극적인 표지에 이끌려 덜컥 구입했다. 처음엔 그저 시간 때우기(;;)용으로 읽기 시작했을 것이다. "이신조"란 작가를 잘 몰랐을 때다.
하지만, 슬렁슬렁 보려고 했던 내 의도를 뒤엎게 만들었고, 곧 이 작가를 내가 좋아하는 작가 목록에 넣고 말았다.
"나의 검정 그물 스타킹"이란 단편, 시점부터가 꽤 흥미롭다. 흔히 주인공 시점이라 하면, 스타킹을 가진 여자이거나, 혹은, 그런 스타킹을 가진 여자를 애인으로 둔 남자이거나 그런 식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을 텐데(이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책을 펴 들었기에 곰곰이 따지지 못했다), 이 소설은 그 예상을 누르고 "스타킹"자체가 소설을 끌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부모의 파산으로 상처받은 남매가 억눌린 욕망과 찢겨진 육체를 스스로 재생시켜 사회를 향해 거침없이 내뱉는 "정류장에서 너무 먼 집". 이 단편의 화자 또한 세상과 단절되어 있는 듯하다. 세상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창문을 커튼으로 가려버리고, 스스로가 만든 환상 또는 헛것을 보고 괴로워한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이 소설에 관심을 많이 가졌다. 단순히 우울한 주인공보다는, 탈출하려 하지만, 끝끝내 탈출하지 못하고 비참한 생을 떠 안고 가는 주인공에 시선을 모으기 때문이다. 종이에 대고 선을 그어보라는 것으로 시작하는 "오징어"란 단편도 책 내용 자체를 넘어 혼자의 상상 공간을 만들 수 있어 좋았다.
활달함과 우울함이 뚜렷하게 대비되는 가운데, 어느 특정소설을 꼬집기 어렵게, 대부분의 소설은 이 시대를, 혹은, 인간을 향락으로 가득 차게 만든 "쾌락"과 욕망"이 무조건 나쁜 것만이 아니라, 잘만 활용하면 의미 있는 그 무엇으로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가 도래하고, 소실된 가치를 향해 끊임없는 시선을 던지고 있는 작가는 "주체성 없는 주체들의 삶"에 관해 신예답지 않은 예리함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다.
스타트는 무미건조함으로 읽힐지라도 소설이 시사하는 바는 그 이상으로 강렬하다. 어중간한 상태가 아니라 단도직입적으로 담아 낸 역량도 상당하다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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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전2권 세트
에쿠니 가오리.쓰지 히토나리 지음, 김난주.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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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냉정과 열정사이(전2권)

 

아오이 시점을 쓰신 에쿠니 가오리님은 "반짝반짝 빛나는"이란 소설로, 쥰세이 시점을 쓰신 츠지 히토나리님은 이 책을 계기로 알게 되었다.
두 분 다 각자의 글 특성이 있었고, 섬세한 감각적 문체로 이야기를 이끌고 있었다. 밀라노와 피렌체에서 서로를 그리며 애틋한 감정을 그들의 울타리를 지켜주는 분들과 나누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인간관계란 어떤 것이고, 어떻게 해야하는가 나름대로 생각도 해보았다. 우리 주위에는 내 마음에 쏙 드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분명 있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도 여럿 있다. 그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했던 두 주인공의 심정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었고, 평소에 사랑에 무지했던, 관심조차 없었던 나 자신이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 이제 내가 동경할 사랑은 이 두 주인공이 펼쳐나가는 소소한 이야기가 동반이 될 것 같다.
나에게는 부족한 감성적인 면을 두 작가에게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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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선인장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사사키 아츠코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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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선, "호텔선인장"이란 제목부터 상당히 특이하다는 생각을 했고, 디테일한 삽화가 소설과 잘 어우러져 2배의 감동을 주었다.
모자, 숫자2, 오이. 성격이 분명히 대비되는 주인공 셋이 모여 다소 서먹한 관계로 시작하여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려 노력하고, 서로에게 맞춰 가는 동안에 약간은 트러블도 생기고, 멋진 우정을 간직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섬세하고 유려하며, 한없이 따뜻한 문체가 아기자기한 동화를 연상하게 만드는 스토리에 잘 녹아들어 있고, 유쾌한 감성으로 분량은 짧지만, 짧은 이야기 속에 내재되어 있는 주제의식은 무엇보다 값지다. (그렇게 생각한다.)쉽게 감동 받고, 쉽게 상처받는 우리들의 모습을 3명의 주인공에게 비추어 그려놓았다. 그리고 우리는 혼자선 살아갈 수 없으리라는 것도 은연중에 느끼게끔 바탕에 조그맣게 깔아놓은 것 같다.
스케일 자체가 크진 않지만, 일상 속 작은 소재에서 깊은 감동을 주려하는 작가의 의도가 마음에 들었고, 환상적 공간에서 조심스럽게 펼쳐지는 묘한 이야기는 은밀히 가슴속으로 들어와, 여기저기 웃음의 마력을 뿌렸으며, 금방이라도 사그라질까 단단히 조여놓기 까지 한다. 더구나 그들의 속삭임이 들려오는 것 같아 괜히 주위를 가만히 둘러보게 만들기도 한다.
취미도 다르고, 직업도 다르며, 근본적 사고방식 자체도 다르지만, 타인을 이해하는 데서 오는 특별함, 소중함, 애틋함까지 일깨워주는 것 같다. 어둠으로 가득 찬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한 줄기 빛을 본 기분, "그래, 아직 가능성은 있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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