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세이스트의 책상
배수아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2004. 03. 24∥
[도서]에세이스트의 책상
자유로운 색채, 또한, 독특한 소설 세계, 개성적 글쓰기, 등등을 평소 동경해오던 나는 이런 이유로 "배수아"님을 전적으로 믿고, 존경한다.
"책상"이란 단어가 주는 의미는, 보편적으로 공부나 글을 위한 도구, 매개체일 것이지만, 보다 개인적인 판단으로 작가를 둘러싼 세계, 인위적으로 만든 공간이란 분위기를 풍긴다. 책상 위에 종이가 펼쳐져 있고, 그 종이 위에 작가가 생각한 모든 것이 담긴다. 음악에 관해 풀이하고, 정신에 대해 논하고, 언어에 대해 보다 파괴적, 주관적으로 평하고, 사랑에 대해 갈구하고, ……. 종이 위에 모습을 드러낸 소설은 어쩌면, 우리들에게 낯설거나, 이해되지 않거나, 여러 번 반복하여 뜯어보고, 따져보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노력을 해야만 느낄 수 있는 버거운 것인지도 모른다.
주인공이 사랑한 M에 대한 추억이 무의미하고 나른한 일상과 교차하여 반복되지만, 눈에 띄는 스토리 라인이 존재하지 않아, 애매하고 혼란스럽고, 당최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전혀 엉뚱한 것으로 넘겨버릴 수도 있다. 정확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언가를 작가는 얘기하고 있지만, 나는 발견하지 못한 것이 아마 있으리라는 추측도 한다.
하지만 소설을 읽음으로써, 작가에 대해 좀더 알게 되고, 내면에 좀더 다가가게 되고, 무엇을 염두에 두고 쓰기 시작했는지, 다소 느꼈다면, 그것으로도 우리에게 얻은 바가 있지 않을까. 글을 읽는 동안은 현실을 뛰어넘어 그들과 함께 날아가 한껏 자유로움을 깊숙이 집어넣었으니까.
"음악은 인간이 만들어낸 것 중에 유일하게 인간에게 속하지 않은 어떤 것이다."
(나의)교보 북로그에 이미 올렸던 글입니다.
쭉 정리하고 나서, 새 리뷰 올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