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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Lemon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이 내게 온것은 운명이 아니었을까?
몇달전 나는 과학동화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었다.
과학 동화 주제는 무척이나 다양한데
그 중 나는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아이가 유전자 조작 식물의 페해를 알게 되며 느끼는 자괴감에 대해 고민했다.
사실 그 주제는 요즘 황우석 소동과 가까워서 너무 낯설고 어려운 이야기였지만 자료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 역시 그 주제를 다루고 있었다.
물론 유전자 조작이 아니라 클론이다.
복제인간. 책 속의 지식들은 요즘 뉴스에서 떠들어대는 핵치환이나 수정란 배아 등이 나와서 어찌보면 이해가 쉬울 정도였다.
요즘 문제시 되는 대리모 난자 매매, 더불어 같이 야기되는 인공수정 시험관 아기.
최근소설인가 의심이 갈 정도의 이 소설은 1993년 일본에서 나온 소설이라니 10년도 더 오래된 옛날 히가시노 게이코는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을 예감한 것인가?
그것도 전기공학 엔지니어가 작품과는 너무 다른 작가 약력에 놀라며 빠른 흡입력에 또다시 놀랐다.
이 소설이 단순히 복제인간을 경시하게 하거나 대리모를 나쁘게 이야기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어서 너무 다행이다.
인간으로서는 해서는 안될 일이라지만 만약 이시대 간절하게 아이를 원하는 이에게 그 어떤 것이든 함부로 말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책 속에서 대리모는 자신의 유전자가 전혀 포함되지 않는 아이를 기르면서도 끝까지 모성애를 보여주었다.
나는 얼마전 까지 대리모를 욕했었다.
아직 이해하지는 못한다.
자신의 아이일지라도 열달 동안 아이를 배에 담고 있는것은 겁나고 두렵고 신비할거라고 생각한다.
아직 내게 경험이 없으니 딱 무어라 말할 수는 없지만
진정한 엄마는 유전자보다 열달 동안 배에 키워준 모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 속의 이야기는 어쩌면 실제 있을지도 모를 이야기같아 많이 불안했다.
아직 기술이 여기까지는 발전하지 못했을 테지만 분명 시도하려는 이들이 있을것이다.
불가능이 없어진 과학에 불가능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과학자들이 힘을 보태어 언젠가 만들어지고 야 말것같은 복제인간 우리는 그를 어떻게 볼 까?
돌리나 영롱이처럼 신기하게 볼까?
이 책 한권으로 히가시노 게이코의 펜이되었다면 웃을지 모르지만 실제 그렇게 되었다.
얼마나 많은 자료조사와 지대한 관심이 이 책을 만들었을까?
할일을 잔뜩 쌓아놓고는 다 젖혀 놓고는 책을 읽었다.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작가의 힘이 부럽고 작가의 상상력이 그리고 작가의 생명을 중시하는 눈이 마음에 든다.
이 책을 읽을 기회를 준 노블하우스와 아영엄마님께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