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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참새 찌꾸 1 ㅣ 사과문고 글로 빚은 한살이 40
곽재구 지음, 이혜리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어느 날 내게 참 새 한마리가 찾아왔다면
그러면 나는 어찌했을까?
책 속 영훈이나 진갑이 아저씨처럼 아기 참새의 이름이 찌꾸라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을까?
아주 동화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참새와 친구가 되고 한글도 가르치고
그럼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나는 새를 무서워 한다.
어릴 적 엄마 등에 업혀 갈때 엄마 친구분이 참새 한 마리를 잡아 내 손에 쥐어 주려 하셨는데 나는 기겁을 했다.
참새 다리가 무섭고 부리가 무섭고 꼭 움켜지면 숨이 끊어질 것같은 갸냘픈 몸이 두렵고 콕콕 찍어 버릴 것같은 부리도 무섭고 내게 새는 온통 두려움 투성이였다.
이런 상황이니 어느 날 찌꾸가 찾아와도 또 자기 이름은 찌꾸ㅡ라고 자기 이름은 초원의 개척자라는 뜻이라고 열심히 말한듯 알아챌리 없다
그것은 얼마나 마음을 열었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마음을 열면 안보이는 것도 안들리는 것도 다 보이고 느끼게 될 거라는 걸 이 책을 보고서 재차 느꼈다.
책 앞부분에도 찌꾸가 비슷한 말을 했다.
이 동화를 읽는 이 중에, 불과 3개월짜리 아기 참새가 어떻게 사람말을 알아들을 수 있느냐고 의문을 품는 친구도 있겠지요. 물론 내가 사람의 말을 다 알아듣는 것은 아니랍니다. 간단히 몇 마디만 알 수 있을 뿐입니다. 그것은 관심의 차이에서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참새가 주인공인 동화책을 읽고 나니 주위에 새들이 남달리 보인다.
그런데 참새는 그리 많이 눈에 띄지 않고 비둘기나 까치가 더 눈에 뜨인다.
그 많던 참새는 어디갔을까?
초원?
주위의 작은 생물들에게 시선을 돌리게 만드는 책이다.
찌꾸가 사랑하는 도미에게 들려주는 아름다운 시가 있어 나도 다시 읊어 본다
내가 만약
첫눈이 된다면
난 너희집 마당 앞에
제일 먼저 내릴 거야
들에도
산에도
나무에도
교회당의 예쁜 십자가 위에도
내리지 않을 거야.
내가 만약
첫눈이 된다면
난 너희 집 마당 앞에
작고 예쁜 참새 발자국 하나
새길 거야
창을 열면
넌 지난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금세 알 수 있겠지
내가 만약
첫눈이 된다면
난 너의 꿈 속에
제일 먼저 내릴 거야
종종종 종종종
작고 예쁜 발자국으로
뛰어다니다가
너 외에 아무도 볼 수 없게
온 세상을 은 빛으로 덮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