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이 생겼다.

알라딘에 미쳤다. 내가 말이다.

피시에만 앉으면 아니 피시에 안 앉아도

알라딘이 궁금하다.

사실 내 서재를 찾는 이는 그리 많은 편도 아니고 그래서 댓글 역시 하루에 두세편 달리면 많은 편인데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겨 댓글이 시간마다 올라오는 일도 없는데

나는 댓글과 새로운 알라딘 지기의 소식들이 궁금하다.

이 일은 아주 심각하다.

일할려고 피씨를 켜면 당장에 알라딘부터 들어가 온갖서재글을 읽고 나면 시간이 훌쩍 지나 밥 먹을 시간이 된다든지 그래서 다시 밥먹고 다시 드렁와 또 그렇게 보내고 나면

어느 새 일은 뒷전이 되어있다.

싸이나 어떤 것도 이리 궁금하여 바진 적은 없었다.

벌써 한시간만에 컴을 껐다 켰다를 세번반복

끄고 다른일해야지 하는데 다시 얼른 들어와 보게 된다.

댓글이 없음 그렇구나 하지만 댓글이 생기면 너무 반갑고

이런기분이 온라인 상에서 외롭지 않게 되는 시초인가?

아무튼 큰일이 난 것은 분명하다

난 아침부터 점심이 훌쩍넘을 시간까지 알라딘만 하고 있으니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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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5-12-06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형적인 초기증상입니다. 곧 익숙해지실터이니, 그 중독을 즐기시길... ㅎㅎㅎ

마태우스 2005-12-06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한번 달기 시작하면 두시간 금방가요. 저도 그것 때문에 힘들어요...

울보 2005-12-06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저도 그런적이있었는데 이제는 조금 달관한편이라지요,,
지금도 궁금하기는 마찬가지라니까요,,ㅎㅎ

물만두 2005-12-06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인이 되신걸 축하드립니다^^

조선인 2005-12-06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폐인 동참을 축하드려요. *^^*

비로그인 2005-12-06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도 공감하고 있어요.
점심시간이 훌쩍~...

stella.K 2005-12-06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그래요. 지극히 정상이오니 맘껏 즐기시기를...^^

하늘바람 2005-12-06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늘은 궁금해 한 보람이 있었군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셨으니까요.^^
사요나라님 아 중독 즐기려면 일을 줄여야 겠어요. 호호 마태우스님 그래도 참 부지런하셔요. 알라딘 페인으로 많은 일을 하시니까요. 물만두님 조선인님 울보님 폐인으로 받아주셔서 감사해요. 따개비님 저랑 같군요.
스텔라 09님 저도 더 즐기고 싶사옵니다.

아영엄마 2005-12-06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히히~ 글 읽으면서 저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하늘바람님~ 서재폐인의 대열에 드셨군요. ^^ (물론 저 역시 폐인의 길을 오래 걷고 있는 사람~)

야클 2005-12-06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둥이래요. 누가 그러더라구요. ^^

하늘바람 2005-12-06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 제가 그렇게 예쁘면 바랍핍니다

하늘바람 2005-12-06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많이 도와주셔요 진정한 페인의 길 가보지 않았던 길 궁금합니다

urblue 2005-12-06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네, 곧 익숙해지십니다. ^^

이리스 2005-12-06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 축하드립니다. 으흐흐흐.. (이 웃음은 -.-)

하늘바람 2005-12-06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urblue님 낡은 구두님 ㅎㅎㅎ 익숙해진다는건 혹 이 알라딘에 미쳐감에 익숙해짐이겠지요? 아 일을 줄여야 하나보다

세실 2005-12-06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다 그래서 알라딘 폐인이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그래도 다른 홈피보다는 건설적이죠~~~
글 실력도 향상되고~ 책을 좋아한다는 동질감도 있고~
괜찮아요. 토닥토닥~~~~~~~ 지극히 정상입니다~

이매지 2005-12-06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 요새 자주 뵌다 했더니 그런 속사정이 있으셨군요 ! ㅋㅋ
(사실 저도 그래요. 소곤소곤)

세실 2005-12-06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추천을 했네요~~~ 추천하면 안되는건가?
마태님 말이 맞나보다...세실은 읽기도 전에 추천부터 누른다....음냐...

panda78 2005-12-07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한동안은 일이 손에 잡히시지 않을 듯. ^^
폐인 동참, 축하드립니다. ㅎㅎ

하늘바람 2005-12-07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감사합니다. 추천해주셔서요. 호호 이매지님 판다님 모두 이 어려운 난관을 어찌 극복하셨는지요

아영엄마 2005-12-07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천입니당~ ^^

111000


하늘바람 2005-12-07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아영엄마님 대단한 숫자를 잡으셨군요. 언제 1000이 되나 했는데^^헤헤
 

선배언니는 나로 인해 어린이책 글쓰는 일에 들어섰다.

글쎄 지금은 아니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때는 처음이었다. 종류가 다른글을 쓰고 있었지.

그리고 몇년이 흘러 그 언니는 여기저기서 연락이 많이 와 지금은 쉬지 않고 일을 (글이 아니라 일을)하고 있단다.

얼마전 그 언니가 기획한 일을 함께 해보자고 했는데 내가 쓴 글의 몇%를 뗀단다. 왜냐면 내가 쓴 글을 봐주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일종의 기획사다.

기획사들은 보통 10%정도의 관리비를 뗀다. 물론 더 떼는 곳도많을 터다.

그런데 나는 조금 의아했다.

사실 그 언니를 내가 회사에 소개했을때 그언니의 장점은 시간이었다. 오늘 주면 내일 원고가 왔다. 그림책이긴 했지만.

그래서 급한 원고는 누구라는정식이 박혀있었다.

그런데 나는한때 곤란을 겪었었다.

천편일률적인 글에 재미없음.

사장님과 전 직원들이 이 작가는 안된다는 말에 나는 창피하면서 화가 났었다.

왜냠 ㄴ내가 소개한 그리고 내가 아는 이인데 그렇게 성토되는게 너무 싫었다.

그게 옛날일인가보다.

여전히 모든 일에 시간은 우세다 남들 하나 쓸 때 두세개 쓴다는 언니.

그언니가 내게 자기 소개서를 보내라고 했는데

다른 출판사에는 도움되었던 경력들도 그언니에게 소용이 없었나 보다.

창작동화책으로 나온건 없네

나는 갑자기 무척 쓸모없어진 사람이 된 느낌이었다.

어느 덧 돈이 중요하지 않고 글쓰는 게 재미있다던 언니는 낸 기획안도 돈을 조금 주면 안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사실 나는 그렇다.

기획안을 내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오랫동안 염두에 두고 자식같았던 기획도 출판사에 들어가면 잘게 부서져 힘없이 나온다.

게다가 완성된 걸 원한다.

그림까지 완성되고 어떤 책인지 눈에 보일정도로 가져오면 다시 생각하고 싶단다.

샘플원고는 기본이다.

돈이 될지 안 될지 책으로나올지 아닐지 모르는 원고와 기획을 위해 불철주야 머리를 곤두서고 있어야 하는게 출판 기획이다.

인맥으로 대강 밀어넣는이도 있다.

그래서 그쪽에서 나온 책은 간략 정보 정리일뿐인데도 시중에 나온 책이 많아서 능력있어 보이게 된다. 시간과 양이 생명인게지.

그런데 기획일을 해본적도 기획안을 제대로 내 본적 없는 언니의 기획에 출판사는 내자고 했고 혹 거기가 아니어도 낼 곳은 너무 많단다.

그리고 거기에 내가 동원되고 내 원고료의 몇%를

누군가에게 그말을 했더니 나보고 동의 했냔다

난 동의했다.

자존심이 뭔필요야 하며

하지만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그 언니의 기획을 들어보니 이제는 어느 정도 밀려난 기획이다. 아니 한참 유행을 돈 기획이다.

기획에는 트랜드가 있고 유행이 있다.

이른바 뒷북이었던 것.,

예를 들어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경영마인드가 인기였는데 이젠 불루오션이 인기고 그것마저 이제 점점 뒷걸음 치는 시대에 다시 칭찬을 들먹이는 기획이 그런것이다.

하지만 뒷북도 뒷북치는 출판사에겐 언제나 그리운 법이겟지.

어떤 일을 하기 위해 힘들게 노력하는 이가 있다.

노력은 헛되지 않는다.

하지만 노력의 양이 공평하지 않는다.

그게 씁쓸하다.

읽어보면 참으로 천편일률 식상한 소재와 바뀌지 않는 맞춤법 오류 엇 들어봄직한 스토리로 여기저기서

 불려다니는 작가들을 보면

솔직히 부러움이 앞선다.

나는 단 한번도 그래보지 못했다.

그런게 인맥인가?

하지만 누군가 또 나같은 이에게 나는 그런이로 분류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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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12-06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노력하면 하는 것만큼 얻는 세상이면 좋을텐데...노력 그 위에 뭔가가 더 있어야 살아남는 세상이 세상인가봐요. 힘내세요.^^

하늘바람 2005-12-06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09님 감사해요. 하지만 노력해서 안되는 일 없다하니 열심히 해봐야겠죠. 그런데 사실 저 엄청 게으르답니다

마태우스 2005-12-06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글입니다.... 언니가 단지 시간을 잘지킨다고 인기가 있는 건 아니지 않을까 싶어요. 빨리 쓰고 또 내용도 있어서 그런 건 아닐런지... 쓰다보니 발전도 있었을 테구요

하늘바람 2005-12-06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맞아요. 그 언니의 노력이나 실력을 의심하는 건 아닙니다. 그 언니 무척 부지런하고 야무져서 제가 참 좋아하는 언니랍니다, 다만 입장이 바뀐것에 대한
씁쓸함과 제일이 더뎌서 겠지요

로드무비 2005-12-06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하늘바람님이어도 씁쓸하겠군요, 뭐.
빨리 실력 인정 받으시고 합당한 대우 받으시기 바랄게요.^^
(힘 내시라고 추천하고 갑니다.)

하늘바람 2005-12-06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흑 감사합니다.

아영엄마 2005-12-06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분이 참 씁쓸하시겠습니다. 저도 힘내시라고 추천을~ (__)

하늘바람 2005-12-06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 님 감사해요
 
 전출처 : 세실 > [퍼온글] 인맥관리비법

출처블로그 : 인맥을 만드는 CEO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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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마태우스 > [퍼온글] 황우석 논란을 계속 바라보며..

연일 끊이지 않는 황우석 관련 논란을 지켜보며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는 과연 희생자인가, 아니면 협잡꾼인가? MBC는 과연 진실을 보도한 것일까, 아니면 특종 보도를 욕심내다가 잘못 "낚인" 것일까? 피디수첩 보도에 발끈한 네티즌들이 MBC를 "방법"한 것은 잘한 일일까, 아니면 지나칠 일일까? 여기다가 이제는 연구원 모씨가 이렇게 말했다, 혹은 안 했다는 공방이 이어지고, 국과수에서 방송사에 연락을 했다, 안 했다는 식으로 증언의 진위 논란이 이어지고 있으니, 그야말로 한때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옷 로비 사건"의 재탕을 보는 기분이다. 특히 무엇보다도 그때 "옷 로비 사건"의 실체가 정확히 밝혀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유야무야 되어 버린 감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분명히 벌어진 사건은 "하나"인데 증인으로 청문회에 출석한 세 여자인지, 네 여자인지가 나란히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하느님께 맹세한다"고 우겼으니, 오죽하면 당시 질의하던 국회의원 가운데 한 사람이 "어째 교회 다닌다는 사람들이 하느님까지 들먹이며 하는 말들이 이렇게 다르냐"고 책망을 했을까. (물론 이들 모두 "진실"을 말했을 수는 있다. 즉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골라 "부분적인 진실"만을 말이다. 그러니 분명 "거짓"을 말한 것은 아니니, 거뜬히 하느님을 들먹일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무슨 <라쇼몽>도 아니고 말이다. 어쩌면 황우석 논란 역시 이처럼, 그러니까 어떤 것이 "진실"인지는 밝혀지지 않은 채, 공연히 시간만 질질 끌면서 관련 당사자 모두에게 큰 부담만 남기는 것은 아닐까 우려된다. 어째서 꼭 이렇게 "중대한 사건"은 그 실상이나 진실을 찾기가 왜 이리 힘든지 모르겠다. 그야말로 허깨비 놀음처럼 말이다.

처음 난자 기증 여부에 대한 황우석의 발표가 있고 나서, 일군의 "용감한" 여성들이 나서서 난자를 기증하겠다고 후원회를 결성하고, 또 연구소 측에 기증 신청을 하는 여성들이 하루에도 수십 명씩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좀 어이가 없었다. 분명히 "난자"는 "여성"의 신체 일부인데, 어째서인지 황우석의 연구에서 "여성"에 대한 이야기는 쏘옥 빠져버리고 "난자"만 언급되는 듯하다. 과연 여성이 아닌 남성의 고환에서 어떤 생식 관련 물질이나 조직을 추출해야 했다고 하면, 그리고 그것이 영원히 생성되지는 않고 수량이 몇 개로 제한되어 있는 것이라면, 과연 이렇게 많은 남성들이 지원자로 몰릴까? 솔직히 나로선 여기서 어떤 남녀차별의 흔적을 눈치채지 않을 수 없다. 혹시 "노벨상 감"이라는 황우석의 연구에 대한 대대적인 연구로 인해, 이 사회가 "여성"들을 향해 난자를 기증하라는 "무언의 압력"을 보내는 것은 아닐까? 과연 여성계는 이 사건, 즉 여성들이 너도나도 자신의 난자를 "가져가라"며 나서는 상황에 대해 과연 어떻게 생각하는 것일까? 집사람 말이, 몇 년 전에 여자대학 앞에서 "도너 모집"을 한다면서 예쁘고, 똑똑하고, 날씬하고, 젊은 여대생의 난자 하나에 수천만 원씩을 주고 구입해서, "불임"인 부부에게 시험관아기 용으로 되파는 사례가 있어서 사회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황우석은 비록 "연구 목적"이긴 하지만 난자 하나에 겨우 150만원씩(하루 일당 10만원씩으로 쳐서, 15일 동안 호르몬 주사를 맞는 비용이라던가)을 줬고, 이제는 무상으로 기증하겠다는 사람이 줄을 섰으니 그야말로 행운아가 아닌가. "어쩌면 황우석의 가장 큰 업적은 그건지도 몰라." 집사람이 시니컬하게 말했다. "직거래를 통해 가격의 거품을 뺌으로써 난자 가격을 합리화시킨 것이라고나 할까, 아니면 가격 파괴라고나 할까."

집사람이 이렇게 시니컬하게 나온 까닭은, 자기 자신도 한 사람의 여성이면서, 또한 유독 매월 그 달거리의 고통으로 인해 녹초가 되고 마는 상당수의 여성 가운데 한 명이기 때문이다. 조금만 신경을 쓰거나, 힘든 일이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야말로 주기가 들쭉날쭉 불규칙해지고 소식이 없어서 애를 먹는 차에, 전국 방방곡곡에 인심 후하게도 "난자 가져가라"고 온몸을 던지는 여성들이 있다니 그야말로 놀랄 노 자라는 것이다. "과연 그 사람들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을까?" 여성의 몸이 민감하다는 사실은 나도 결혼 후에야 알았지만, 솔직히 그런 사실을 지금도 종종 망각하곤 한다. 즉 내가 남자라는 사실 때문에 집사람이 나보다 힘이 약하다는 사실을, 나보다 피곤을 더 쉽게 느낀다는 사실을, 나보다 더 깜짝깜짝 잘 놀라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마는 것이다. 특히 남성의 몸에서 생성되는 정자와는 달리, 여성의 몸에서 생성되는 난자의 개수가 평생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은 지난 번 나탈리 앤지어의 책을 읽으며 처음 알았다. 그전까지만 해도 사춘기에 접어들면 여자들은 모두 난자를 만들어 한 달에 한 번 꼴로 배출하고, 그러다가 50대에 이르러 폐경기에 접어들면 모두 "이제 그만" 하고 뚝 끊겨버리는 줄 알았다. 즉 어떤 "유효기간"이 있다고만 생각했지, "유효갯수"가 있다고는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게다가 난자 채취라는 것이 달랑 하나를 끄집어내는 것이 아니라, 호르몬주사를 통해 여러 개를 "미리 끌어내어" 쓰는 것이라고 하니, 그야말로 더욱 놀랄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다면, 과연 각자의 "난자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 어떤 사람에겐 2000개일 수도 있지만, 어떤 사람에겐 1000개일 수도 있을 거다 --- 과연 지금 당장 다섯 개, 혹은 10개를 끄집어내는 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닌가? 물론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종종 헌혈하듯 "난자 판매"를 하는 사람의 경우도 앤지어의 책에는 나와 있었다. 그러나 이는 매우 특이한 (병원 의사들도 모두 놀라워한) 경우일 뿐이다. 솔직히 묻고 싶다. 난자를 기증하겠다는 여성들에게 말이다. 그들은 과연 자신의 "몸"을 잘 알고 있을까? 아니, 과연 자신의 "몸"이 어떨 것이라고 생각은 해보고 나서 난자 기증을 결심한 것일까? 이건 단순히 애국적이고 반애국적이고 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제아무리 "난자 기증"이 단순히 "좋은 일"처럼 보였는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공익이고 국익이고 간에 자기 자신의 몸은 소중하지 않다는 것인가? 나라면 내 마누라가 난자고 나발이고 기증하겠다고 하면 쌍수를 들고 막을 것 같다. 왜냐하면 단순한 공명심, 혹은 공익의식으로 인해 개인이 입은 피해는 어느 누구도 보상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본인의 선택이기 때문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과연 그들의 남편이나 애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한편으로는 난자 기증이니, 황우석 지지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람들 가운데 "장애인"이 많았다는 사실은 이 논란에 좀 더 복잡한 맥락을 제공하는 듯하다. 황우석의 시도가 처음 대서특필되었을 때, 그중에서도 가장 큰 기대를 한 사람은 장애인들이었을 것이다. 즉 크리스토퍼 리브나 강원래 같은 장애인도 황우석의 연구로 인해 직, 간접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유난히 부각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조심스럽게나마, 황우석의 연구가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려면 상당한 시간이 더 걸려야 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정작 황우석의 연구팀에 속한 사람들도 최소한 수십 년은 걸려야 그런 일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말끝을 애써 흐리고 있다. 물론 정작 황우석 자신은 사방팔방 돌아다니면서 10년 후니, 뭐니 하면서 그런 핑크빛 꿈을 심어주느라 여념이 없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장애인들은 당장 여기에 공명하여 황우석을 구세주처럼 받들어 모시게 된 모양인데, 솔직히 여기에는 거품이 없을까? 이런 상황에서 나는 문득 보건부에서 수돗물에 불소를 타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상정하면서 장애인의 보건 문제를 이유로 들고 나섰던 일을 떠올리게 된다. 즉 장애인들이 양치질 하기가 힘들어서 치아 보건에 문제가 있으니, 이 기회에 온 나라 수돗물에 불소를 타면 장애인들에게 이익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그야말로 소탐대실이고, 빈대 잡으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다. 그러나 이를 비난하면 자칫 "장애인의 인권을 무시한다"는 식으로 엉뚱한 비난을 당하기 십상이다. 내가 보기엔 지금 황우석 문제가 딱 그렇다. 다른 것은 몰라도, 연구 과정이 윤리적으로 투명하지 못했다는 점 하나만 해도 지금까지의 사건은 분명히 커다란 오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황우석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노벨상 유력 수상자"란 타이틀과 함께 "장애인들의 희망"을 그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니 황우석을 비판하려다 보면 졸지에 "국익에 반대'하고 "장애인들의 희망을 꺾는" 무뢰한으로 몰리기 십상이다. 문제는 그렇게 하다보니 정말로 필요한 비판조차도 못 하는 풍토가 조성된다는 것이다.

장애인들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그들이 품는 "완치"를 향한 꿈은 솔직히 "욕심"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는 언젠가 이른바 "복제인간"을 지지한다는 어느 미국 여성이 자신의 죽은 딸을 복제인간으로 되살리고 싶어서 체세포 일부를 여지껏 보관하고 있다고 말한 인터뷰에서, 그야말로 섬뜩한 느낌을 받았던 것과도 비슷하다. 과연 그 체세포를 복제해 만든 "딸"이 자신의 죽은 "딸"과 같으리라는 보장이 어디 있다는 걸까? 생긴 건 비슷하더라도, 과연 그 새로운 아이가 옛날 그 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자신이 결국 과거의 한 존재의 "복제품"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 새로운 아이는 어떤 기분이 들까? 물론 현재 줄기세포를 만들어 장애인을 돕자는 것에까지 이와 같은 논리를 적용하는 것은 비약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장애인이 품는 "완치"에의 꿈은, 어딘가 인간 모두에게 동일한 "무병장수"에의 욕망과도 비슷한 면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물론 고통 없이 오래 산다는 것은 어떤 사람에겐 좋은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삶을 단순히 그 길이로만 측정할 수 있을까? 최근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읽으면서, 거기서 신들이 인간들을 가리켜 "죽을 목숨의 인간"이라고 지칭하는 문구가 계속 나오는 걸 보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결국 죽는다는 것, 분명히 그 한계가 있다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여기서 굳이 아시모프의 <200살이 된 사나이>에서 로봇 앤드류가 인간으로 "인정" 받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는 것이나, 톨킨의 <실마릴리온>에서 죽음이야말로 일루바타르가 인간에게 준 가장 "고귀한" 선물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먹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겨우 어떤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시된 상황에서, 즉 앞으로 실현이 되기까지 얼마나 더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남아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편으로는 다들 지나친 낙관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나 역시 언젠가 혹시 난치병에 걸리거나, 장애인이 되거나 하면 그야말로 "욕심"을 부려서라도 "완치"를 꿈꿀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쉽게 체념하게 되지 않을까? 솔직히 돈이 있다면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생명을 일분 일초라도 더 연장시킬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야 차라리 "일찍 죽는 것"이 덜 고통스러운 것이 현대 의학이니 말이다. 솔직히 한편으로는 아직 요원한 "기적의 치료제" 개발보다도, 당장 장애인들도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이런저런 편의시설을 마련하고, 일반인들의 편견이나 좀 교정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어쩌면 초가삼간에 불 지르는 것보다는 더 쉬운 "빈대잡기"가 아닐까.

미국 CBS의 전설적인 앵커 월터 크론카이트가 은퇴한 후, 그의 바통을 이어받은 사람이 바로 댄 래더다. 다혈질에다 사고뭉치로 유명하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거물급 방송인으로 인기를 누린 그가 지난 미국 대선 직후에 방송에서 결국 은퇴하고 말았다. 바로 오보 때문이었다. 그가 진행하던 <60분> (지금 피디수첩과 유사한 포맷의 시사 프로그램이다.)에서 부시 미국 대통령의 병역 비리에 대한 보도가 나갔는데, 알고 보니 CBS측에서 진짜라고 믿었던 증거자료와 그 제보자 모두가 허위로 밝혀진 것이다. 평소에 부시를 싫어했던 래더였으니 이것이야말로 부시의 재선을 막을 절호의 기회라고 해서 무리하면서까지 방송을 밀어붙였는데, 결과는 보기좋게 빗나간 것이다. 어지간한 사건 같았으면 사과방송으로 끝났겠지만, 이번 경우엔 아무리 사고뭉치였던 래더 (그는 언젠가 방송 도중에 갑자기 자리를 비워버리는 대형사고를 치고 나서도 여전히 자리를 유지한 바 있었다.) 라도 불명예퇴진을 하지 않을수 없었던 것이다. 이번 피디수첩 보도를 접하고 나서 문득 이 사건이 생각났다. 물론 아직 황우석과 피디수첩 중, 어떤 쪽이 옳다 그르다고 최종 판정이 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때로는 방송사의 지나친 "시청률 경쟁"이나 "특종 경쟁"이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고, 또 부당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는 언론의 '자업자득'이란 생각도 든다. 애초에 황우석이 나왔을 때 그를 "노벨상 감"이며 "대한민국의 희망"으로 부추긴 것이 바로 언론 아니었던가. 그야말로 냄비 언론에 길들여진 냄비 여론이, 그 여세를 몰아 금방 식어버린 냄비 언론을 심판한 꼴이 되었다.

한편으로 사람들이 언론을 신뢰하고, 또 불신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된다. 결국 피디수첩을 욕하고, MBC를 비난하고, 나아가 거기 광고를 주는 광고주들을 향해서도 협박을 서슴지 않는 상황이야말로 언론이 만들어낸 걸작품이 아닐 수 없다. 솔직히 황우석이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위자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위인이 되어버린 것도 언론 보도가 아니었던가. 언론이 황우석을 불사신으로 만들어내고, 이제 그 불사신을 숭배하는 사람들에 의해 도리어 매도당하는 실정이다. 솔직히 언론보도가 아니었으면, 사람들이 과연 황우석의 연구에 대해 알았겠는가? 한편으로 지금 황우석을 "사랑"하고 MBC를 "증오"한다고 서슴없이 내뱉는 사람들은 과연 황우석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으며, MBC에 대해서는 또 "무엇"을 알고 있기에 그렇게 극단적인 평가를 하는 것일까? 아마 황우석의 연구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MBC가 걸고 넘어진 문제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이는 이른바 "네티즌"들의 MBC 비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MBC의 보도에서 어떤어떤 부분이 오류였고, 문제였고, 잘못이었다고 조목조목 지적하는 경우보다는 무조건 "한국 놈들은 남 잘 되는 꼴을 못 본다."느니, "우리끼리 싸워서 미국에만 이익이다"느니, 해서 무조건 MBC를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경우였다. 그렇다면 만에 하나라도, 황우석이 정말 실수를 하거나 고의로 잘못을 저질렀다면 어떻게 할까? 어쩌면 그때 가서는 "망할 놈의 MBC 때문에 산통 다 깨졌다." "치사하게 같은 한국 사람끼리 다 까발리냐"고 또 다시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사람들, 특히 네티즌들이 언론이나 공권력을 불신하게 된 것도 결국 언론이나 공권력 그 자체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봐야 한다. 어떤 권력형 비리 사건이나 의혹이 있을 때에도 그걸 끝까지 파헤치기는커냥, 중간에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덮어버리고 마니 국민들의 불신이 점점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개똥녀 사건처럼 네티즌이 직접 "나서서" 사회악을 "방법"하는 것처럼 일종의 "사이버 린치"가 유행하는 것 아닌가. 언론이 정말 제 기능을 다 한다면, 검찰이 정말 제 기능을 다 해서 모든 의혹을 규명하고, 모든 범죄를 정당하게 처벌한다면, 과연 시도 때도 없이 들먹여지는 "엑스파일 이론"이 뿌리를 내릴 수 있겠는가? 이번 MBC에 대한 "방법"을 가만히 보면, 이전에 조선일보를 향한 비난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어떤 한 사람, 혹은 한 매체가 "절대악"을 구현할 수는 없다. 논조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한 매체를 전부 매도할 수는 없다. 일부 오류가 있다고 해서, 한 방송사나 신문사에서 처음부터 끝가지 "거짓 일색"으로 포장할 수가 있겠는가? (물론 딴지 총수는 해외의 전문 싸이비 언론인 타블로이드 신문을 가리켜 "자신들이 쓴 기사에 한 단어라도 '진실'이 있다면 전원 자폭할 태세가 된 전문가들"이라 극찬한 바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전문가들'이니 가능한 것이리라.) 솔직히 이른바 "안티조선" 운동이 도를 지나친 감이 있었다고 한다면, 이번 MBC 반대 운동과 촛불집회 역시 마찬가지 감이 없지 않다. 그야말로 <그것이 알고 싶다>나 <피디수첩>에서 무슨 사이비종교나 대형교회의 비리를 파헤치고 나서, 거기 신자들이 떼로 몰려와 항의하는 소동과 다를 게 뭐겠는가? 황우석이 무슨 사이비종교도 아닌데 말이다.

종종 사람들로부터 "너는 가슴도 없냐?"고 비난을 받을 때마다, "나는 머리로 생각하지, 가슴으로 생각하진 않는다."고 대꾸했다던 진중권의 말이 요즘 들어 새삼 명언이라고 느껴진다. 황우석 광풍이 불어닥쳤을 때에도, 황우석 논란이 비등하는 때에도, "머리로 생각한" 사람은 그야말로 없었다고 생각한다. 다들 황우석을 "너무 쉽게" 인정하고 받아들였고, 그렇기 때문에 황우석을 "너무 쉽게" 우상화했다. 맞는 말이다. 황우석은 지금 누가 보아도 "우상숭배" 당하고 있다. 노래도 못하고 연기도 못하는 가수나 배우를 쫓아다니는 빠순이들만 욕할 게 아니다. 이쯤 되면 전 국민이 황우석 빠순이, 빠돌이들이 된 상황이니, 욕을 먹어도 싸다. 그야말로 "황우석을 욕하는 사람은 모두 우리의 적"이라는 파시즘적 논리다. 그야말로 홍위병적 발상이다. (홍위병이라는 말, 이문열이 유행시켜서 좌파 쪽에선 이 말을 무지 싫어하는데, 솔직히 이문열이 한 말이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쓸만한 비유이긴 하다. 즉 그야말로 "우리의 적에게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곧 우리의 적"이라든가, "모택동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의 적"이라는 식의 단순논리야말로 문화대혁명 당시 홍위병의 전매특허였으니 말이다.) 한편으로는 이른바 "시민운동" 등에서 주로 사용했던 "항의전화"나 "촛불집회" 등의 수단이 이러한 "우상숭배식 논리"와 맞닥트리면 그야말로 무지막지한 파급력을 지니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좀 놀랐다. 아직 진위 여부도 확실히 가려지지 않은 채에서 이렇게 큰 여론몰이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황우석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정답"을 갖고 있다는 것일까? 아니면 황우석이 자신들의 우성이고,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과학자이니 결코 "틀릴 수가 없다"고 낙관하는 것일까? 그들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틀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내가 믿는 것은 반드시 맞고, 내가 믿는 것에 남이 이의를 제기하면 결코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이야말로 지나친 발상은 아닐까?

그나저나,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솔직히 이젠 좀 지겨워질 때도 되었다. 황우석 측은 이미 난자매매 건으로 인해 명성이 크게 실추된 상황이고, MBC 역시 지나치게 성급하게 군 까닭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으니, 양쪽 모두 앞으로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터이다. 과연 황우석의 연구는 엉터리였을까? 여기서 문득 이전에도 몇 번인가 한국 과학자들이 "획기적인 발견"을 했다고 성급히 발표했다가, 머지않아 사실이 아니라는 게 밝혀져서 개망신한 사례를 떠올리게 된다. (내 기억에 아직도 생생한 건 이른바 "상온 핵반응" 실험인가를 서울대에서 사상 최초로 성공했다는 뉴스였다. 물론 사실이 아닌 것으로 곧 밝혀졌지만.) 그러니 황우석의 실험에 어떤 의문의 여지가 있었다면, 그에 대한 의혹은 하루속히 밝혀져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나 개인적으로는 황우석의 지나친 언론플레이로 인해 그에 대해 약간의 반감과 의혹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특히 언젠가 민노당의 국정감사 자료 제출에 그가 발끈하며 "민노당 때문에 연구를 할 수 없다"고 발언한 걸 보고 "과연 이 사람이 과학자 맞긴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야 민노당 지지자도 아니지만, 글쎄, 지금 하는 연구를 민노당에서 중단시킨 것도 아니고, 자료를 제출하며 의혹을 제기하는 것뿐인데, 어째서 거기서 그런 발언이 나와야 하는가? 과학자의 입에서 나오기엔 어울리지 않은 지극히 "정치적"인 발언이 아닌가. 그런 와중에도 황우석 본인은 여기저기 행사에 얼굴을 들이밀며, 심지어 무슨 복제소로 만든 설렁탕을 배식해주기까지 했으니, 아무래도 "연구"보다는 이런저런 "이벤트"로 더 잘 나가는 과학자에겐 좀 어울리지 않은 발언이 아닌가.

물론 MBC가 틀렸을 수도 있다. 즉 황우석은 아인슈타인 못지 않은 훌륭한 과학자이고, 우리나라 사람들 가운데 일부가 눈이 멀고 마음이 못되어서 그를 인정하지 않고 계속 깎아내리려고 했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MBC는 그야말로 가슴을 치며 반성해야 마지않을 것이다. 나 역시 잠시나마 그를 의혹의 눈초리로 본 것을 겸하하게 사죄하는 마음을 가질 의향이 있다. 하지만 과연 그렇다면 어째서 황우석의 태도가 그토록 불분명했는지, 그리고 실제로 난자 채취 등에 있어서 그야말로 "엄벙덤벙"하게 넘어가는 헛점이 왜 그리 많았는지 하는 점은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만약 이 사건이 별 것 아닌 일로, 그냥 해프닝으로 넘어가게 된다면, 황우석은 오히려 MBC나 자신의 반대자들에게 고맙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이 일로 인해 이후 이와 비슷한 실험이나 연구가 있을 경우에는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연구원의 난자 기증이며, 그중 한 사람이 변심을 해서 방송국에 제보를 했다는 둥 하는 이야기를 보면서, 어쩌면 한국 특유의 교수와 학생, 혹은 연구원 간의 불평등한 위계질서가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교수가 난자 하나 달라고 하면, 누가 감히 거절하겠는가? 교수가 입 다물라고 하면, 누가 감히 싫다고 하겠는가? 아직까지도 전근대적인 권위의식이 판치는 캠퍼스나 연구소에서, 이런 비리와 비윤리의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그러니 황우석의 연구가 정말 유효하고 위대한 것으로 판명나더라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개선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연구자나 국민 모두가 좀 "근대적인 시민의식"을 발전시켰으면 좋겠다. 즉 국익도 좋고 공익도 좋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한 "사람"이 중요하다는 걸 말이다. 연구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시키는 것도 아니고, 국익을 위해 언론은 입 다물라고 윽박지르는 것이 아니라, 연구나 국익의 와중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불이익을 당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자는 말이다. 요즘은 뭐든지 "근대 논의"가 유행인데, 그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근대화"는 각 사람의 "정신의 근대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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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야기를 하는데 다른 이야기를 한다.

같은이야기가 되려면 나는포기해야 한다.

그러나 포기하면 변명이 된다.

가장가까운이가 나를못되었다고 했다.

착각도 아니면서 착각을 잘하고 자기 주장하느라 남의 말을듣지 못하면서 나중에 발뺌하느라 착각했다한단다.

갑자기 내게 나는묻는다

나는정말 그런 사람인가?

코드가 안맞는건 슬픈 일이다.

해결책은 대화를 해서는 안된다.

그걸 내가 또 깜빡했다.

바보도 아니고 얼마나 많이 되풀이해서 아팠던 일들을

그 해결책을

코드도 안맞으며 깜빡을 잘하는 나는 언제나 가슴아픔 아파야 하겠구나

그 생각을 하니 슬프다.

대체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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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5-12-05 0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코드 맞는 사람이 그리워요 하늘바람님.

하늘바람 2005-12-05 0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그런 사람하고 살아가는것은 가장 큰 행복같아요. 전 며칠 어긋난 코드로 시달려야 할듯합니다. 빈번한게 겪게되는 일이라 이제는 이런 일로 울지도 않게 되더라고요.
온라인 상이지만 hnine 님과 저는 코드가 맞나보네요. 그것만으로도 위안이 됩니다.


세실 2005-12-05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끼워주세요~~~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것. 참 슬픈 일이죠.
하루종일 마주보고 살아야 하는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두배로 힘들어요.
저도 그저 묵비권을 행사합니다. 그 다음에 내 인생에 저 사람은 없다...이런 무관심으로 가요. 절대 슬퍼하거나 힘들어 하지 마세요....

stella.K 2005-12-05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과 코드가 안 맞는다는 이유만으로 나쁜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그 사람은 그런 코드인가 보죠. 코드 안 맞는 사람하고 맞출려고 하지말고 맞는 사람과 윈윈하세요. 재밌게 지내시구요.^^

하늘바람 2005-12-05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코드가 안맞아서 나쁜사람인 것은 아니에요. 코드가 안맞다보니 자기 주장을 하느라 우기게 되고 그러다 보니 다른사람의 말을 막게 되거나 들어도 누구나 알수있는 말을 다르게 듣게 되고 그 모든 게 자기 주장을 하려고 함이죠.
남의 말을 안듣고 자기 말만 하려고 하는데는 상대방을 무시함이 들어간다는군요.
사실 이야기할때는 그리 큰 뜻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세실님 스텔라님 맞아요. 모든 사람하고 코드를 맞추며 살 필요야. 그런데 말이에요. 그 사람이 평생을 함께 가는 이라면
그래서 슬프고 외롭답니다.
뭐 하지만 그렇다고 늘 그런건 아니니 다행이죠.
하지만 전 참 모지라나 봐요. 어쩌다 한번이라도 그러면 너무 속상해요. 그리고 이건 저만의 속상함이 아니라 서로의 속상함이죠.
세실님 스텔라09님 hnine 님
정말 감사해요.

마태우스 2005-12-05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드 맞는 사람과 같이 있으면 편하지요. 하지만 늘 그런 사람과 있을 수는 없으니, 차이가 있다면 그걸 존중해야겠지요. 그런데도 님한테 못됐다고 하는 건 나쁘다고 봐요.

하늘바람 2005-12-05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 님 감사해요. 아무래도 저는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부족했던 것같아요. 저의말 때문에 상대방이 속상하고 코드가 안맞아서 서로 이해하기 힘들어지기 되면 참 사실 그 코드의 문제는 약간의 핀트의 어긋남이 었고 되짚어보면 전 참 바보같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