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우는 아침 웅진책마을 24
황선미 글, 이은천 그림 / 웅진주니어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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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입었던 스웨터를 꺼내보니 몽글몽글 보푸라기가 일어나 있었다. 그 보푸라기는 유난히 팔꿈치나 옆구리 밑부분이 더 많이 일어나 있었는데 마치 나의 활동 공간이 세세히 살아숨쉬며 날 기억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의 지난일을 떠올리기에 앞서 내가 움직인 공간과 움직인 자취들이 먼저 눈에 보이듯 이 책은 남들이 다 이야기하는 아픔이나 문제 보다는 그 속에 숨은 상처를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한다. 알고 보면 무척 가슴아픈 이야기면서 우리는 웃어넘기기도 하고 머리를 갸웃거리기도 한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문제들 속에 정말 심각한 상황에서도 웃음으로 넘기는 것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슬프다고 우는 것보다 슬픈데 감추고 웃거나 화를내는 것이 더 가슴이 저리다.돈이없어 요요를 살수 없는 아이, 그러나 황선미 작가는 그런 주인공에게 더 힘을 실어준다. 오히려 남부럽지 않고 모든 살수 있는 아이 동연이를 약자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입장바꾸기. 누구의 입장이 되느냐에 따라 그리고 그 입장에 진실로 다가섬에 따라 쓸모없고 지저분한 헌 옷느김의 보푸라기가 추억담기고 애처로운 기억의 매체가 되듯 새로운 의미를 가진다.

이 책처럼 짧은 단편 안에 속속들이 입장바꾸기가 표현된 책을 본적이 없는듯하다. 주위에서 일어나는 작은 이야기 한편한편을 바라본 작가의 섬세한 시각에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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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누나 웅진책마을 32
오카 슈조 지음, 카미야 신 그림, 김난주 옮김 / 웅진주니어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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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하나같이 장애인의 스토리를 다룬 짧은 에피소드에 화가나고 슬프고 기쁘고 그랬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런 것들을 어느날 문득 집어든 이 책을 통해서만 알게 되는 것일까? 우리 사회에 장애인이 몇이나 될까? 그나마 말이나 제대로 할 줄 알고 남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한마디 한마디 내 뱉으려면 온 얼굴과 몸을 일그려드려야하고 그 흉한 모습에 모두 말 걸기를 꺼려하는 장애인들은 몇이나 될까?

나는 그런 장애인들을 본 적은 있지만 가까이에서 함게 생활해본 기억은 거의없었던 것같다. 따라서 그들은 낯설 수 밖에 없고 낯설다는 것은 신기함과 호기심을 동반한다. 장애인들은 모두 어디있는가? 기뻐할 줄알고 그 기쁨에 웃을 줄 아는 그 아이들 그 사람들은 모두 어디에 있는건가? 왜 그들은 격리되어 우리 와 다른 곳에서 다른 숨을 쉬는 건가?

얼마전 TV에 다리가 하나없는개 켈리의 이야기가 나왔다. 켈리를 키우는 주인은 아주 어린 아이였다. 다리하나없는 개 켈리 그래서 세 다리로 쩔뚝이며 뛰는 걸어다니는 켈리에 대한 아이의 사랑은 무척 간절하고 아름다웠다. 켈리가 잠시 없어지자 온통 울면서 찾아다니던 아이의 모습은 눈물을 자아냈다. 그런데 인상적인것은 그 아이도 그 다리 셋인 개도 아니라 그 아이의 부모였다.

아이가 다리 셋인 개 켈리를 키우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없이 자라줬음 좋겠다고 그 아이의 아버지는 말하였다. 키가 작은 사람이 있듯 코가 납작한 사람이 있듯 노래를 못부르고 그림을 잘 못그리는 사람이 있듯 장애 그것은 그냥 그 사람의 모습이지 놀림이나 괴롭힘을 받을 일은 아니다. 우리의 어른들중에 그런 마음을 가진 이 몇이나 될까?

장애인을 베려하지 않은 도로 구성 등등 그 외 여러가지 것들. 그것들에 우리의 편견은 그 높이를 더해간다.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경종을 울린다. 어른들의 부조리를 알리며 장애아이들의 섬세함을 알리며 막상 놀리거나 괴롭힌 아이들의 불편한 마음을 보여준다. 자연스럽게 아주 자연스럽게 무엇이 옳은 것인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함께 어울리고 매일 보면 낯선 것은 익숙하고 친근하게 된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보이지 않는모습 . 이제 그 장애아이들을 불러 한자리에 함께 어울리고 발음도 잘 되지 않은 그 아이들의 마음을 들어줘야 한다. 그렇게 되면 장애아이들을 격리시키던 우리의 마음은 스스르 무너져 내릴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종이한장차이 편견. 그 편견때문에 그 누구도 상처입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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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2004-05-30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것도 아닌 편견은 오래도록 내려오는 것이지요?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것에는 항상 남의 시선을 빌어서 속단을 해버리는
것이지요!!
그 것중에 장애우에 대한 막연한 편견도 함께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늘바람 님께서 쓰신 글이 참으로 맞습니다.
 
한아이 1
토리 헤이든 지음 / 아름드리미디어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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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 여섯살 짜리 여자아이가 저지른 사건에서부터 시작된다. 여섯살 여자아이가 아이를 납치하고 불을 지르고 ~ 이런 신문 기사를 대할 땐 우린 세상에 대체 애를 어떻게 교육시켰기에 혹은 말세야 하고 치부하고는 곧 남의 일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서 그 여자아이가 실제 등장하고 그 아이와 토리 헤이든 선생의 인내심을 가진 사투는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아니 어저면 난 의심을 하였을 지모른다. 첨부터 엄청난 아이란 전제하에 시작된 실화라면 분명 달라진 결과가 나올텐데 난 정말 달라질까를 의심했던 것 같다. 우리가 아이에게 베푸는 아량과 인내심은 모두 어른으로서의 것이 전부다. 아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른을 이해해야하거나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 아이가 영리하거나 조숙한 아이일수록 어른들의 구구절절한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어른들은 그런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당장 나부터도 가장 아이다운 아이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쉴라는 그런 조숙한 아이였고 조숙함과 아이스러움이 조화를 이룬 쉴라의 행동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쉴라에게 잘못을 했는데 때리지 않는사람은 호기심거리일 뿐이다.

언제가 동네에 장애아동학교가 생기는것을 반대했다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가 따라할가봐. 아이는 바보가 아니다. 아이는 무조건 따라하지 않는다. 나와 남이 다르며 왜 다른지 설명하면 아이는 열심히 이해하려 한다. 설명해 주지 않아도 이해하는데 당연하지 않은가?

난 우리 주위에 쉴라와 같은 아이가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그리고 삼촌에게 성폭행 당한 것 못지 않게 더 많은 아이가 그런 상처를 겪고도 그냥 넘기고 있다. 무서운 것은 그런 아이들의 마음은 대를 이어가고 있다는것이다. 상처받은 영혼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물론 꼭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 주위에 한 아이를 만날 수도 있다. 그 아이가 받은 상처는 나로 인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그래서 상관없어 가 아닌 우리 모두 그래서 잊혀지게 대부분 상처주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아 세상이 아름답고 살만하다는 것을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토리 헤이든선생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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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눈의 내동생 아동문학상 수상작가문고 18
이지현 지음, 황성혜 그림 / 문공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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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뭔가에 긁힌 것처럼 아리다. 이 처럼 섬세하고 딱맞는 표현 이 있을까? 혼혈 사촌 동생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그렇게 가슴이 아려오고 뭉클하게 한다. 때로는 서로 다름에 매료되기도 하지만 그 다름때문에 가까이 하기 힘들고 꺼려하는 뭔가는 꼭 있게 마련이다.

책 속 주인공 대인이와 혼혈아 사촌동생 마이클은 서로 다른 점으로 인하여 쉽게 가까워 지지 못했다. 대인이는 마치 자기 자리를 뺏긴 것 같아 억울했고 그런 대인이에게 마이클은 이상한 코쟁이 파란 눈 아이일뿐이었다. 그러나 그 속에 녹아 있는 시대를 아우르는 가슴아픈 이야기는 대인이의 가슴에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내가슴에 찰랑이는 강을 만든다.

마이클을 대할 때마다 강 깊은 곳이 휘저어지는 그래서 보이지 않지만 그런 미동들이 큰 울림이 되어계속 되돌아오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선사하는 웃음. 바로 용감한 형제의 무용담. 그리고 자연스럽게 풀어지는 형제들의 낯설고 높기만 했던 벽은 그리 교훈적이지 않아서 좋다. 게다가 아이들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풀어주소 해소시켜주는 선생님의 방법이 그야 말로 멋지다.

책속에서 웃음과 눈물을 함께 준다면 그것처럼 좋은 책이 어디 있을까. 이 두 감정 처럼 사람의 마음을 대놓고 순수하게 발가벗기긴 힘들테니까. 오랫만에 우리 고유의 것에 대한 것과 사람의 여린 감정과 아이들의 마음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많이 고려하는 작가의 작품을 만난 것같아 기쁘고 반갑다.앞으로도 이지현 작가님을 더욱 주목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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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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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류작가들이 지나간 길에는 부사가 난무하고~ 으악 삼류작가! 난 아직 작가도 아무것도 아닌데 왜 찔리는 것일까? 아무것도 아니지만 혹 내가 지난간 길에도 부사가 난무하고 소심한 사람의 특징인 수동태문장에 중심없이 이리 저리 방황하는 문장을 써 왔던것이 아닐까하는 질리는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아 정말 찔린다. 작가가 되는 길은 많이 읽고 많이 써라 아 난 그동안 책을 얼마나 읽었던가 얼마나 습작을 하였던가 아 정말 찔린다. 난 얼마만큼의 연장을 소유하는가? 난 얼마만큼의 이력을 갖고 있는가? 몇번의 실패를 갖고 있는가? 몇번의 도전을 하였는가? 그 모든 것이 찔리게 만든 이 책은 자칫 나태해질지도 모를 글쓰기의 마음으로 되잡아 주는 책이다. 적극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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