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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찾아 떠나는 여행 ㅣ 중앙문고 69
마를리스 바르델리 지음, 잉그리드 고돈 그림, 한희진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얼마전 주먹만한 유리 어항에 열대어 세마리를 투명 바이오샌드와 함께 넣어놓고 기뻐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그 열대어들이 죽었을 때는 하루 종일 우울해 했었지. 나에게 우울이란 종종 그렇게 찾아 온다. 그럼 자유는?
어쩌면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는 새장 속 혹은 성냥갑 속 만큼인지도 모른다. 방에서 나와 작은 아파트 좁고 긴 복도를 지나, 좁고 긴 지하철 좁고 빡빡한 버스를 타고, 혹은 딱 맞춘 안성맞춤 자동차를 타고 갈길로 가서 다시 또 꽉막힌 사무실에 들어가 꽉막힌 서류와 꽉막힌 모니터를 마라보며 우리는 어떤 자유를 꿈꿀까?
이번 서류를 빨리 끝내고 야근하지 말아야지. 이번엔 연봉이 오를까? 점심때 뭘먹지?
뭐라고 말하고 병원을 갖다오지? 상사는 왜 그리 미운짓만 하는거야? 네모난 방에 커튼을 녹색으로 달아 자연을 느끼게 하고 작은 화분을 두어 화분이시들던 말든 자기 만족을 주고 그런 자유? 우리에게 자유란 그런것이었나?
이 책의 표지를 처음 보았을때는 무슨 판타지 책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남자가 분홍빛 날개를 달고 날아가는 표지그림. 그것도 자유를 찾아간다니! 자유? 어디로?
얼마나 멋진가? 자유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얼마나 근사할까 아마 멋진 판타지 동화일거야! 그러나 이 책은 나의 예상을 깼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일상을 돌아보게 되었고 내게 주어진 자유는 얼마만큼인지 헤아려 보게 되었다. 카르투시케 아저씨가 새들에게 자유를 주기 위해 밖에 새장을 밖에 걸어주는 장면을 읽을대는 가슴이 터질 것같았다. 감옥에 커다란 창을 달아주는 것과 같은 자유 그것이 차라리 아무 희망을 주지 않는 것보다 더한 억압이라는 것을 이책은 말한다.
여기서 새는 우리 중 누구다. 학교가 끝나면 각종 학원으로 뿔뿔이 흩어져 마치 종류별로 도시락 반찬을 담는 나뉘는 아이들도, 날마다 반복적 일상을 사는 우리모두도.참 자유의 의미를 깨닫게 해 주는 이 책은 어른 아이 모두 가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