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태은이와 옥상에서 비누방울 불고 있는 사이 내려와 보니 아빠가 없었지.
태은이는 아빠가 없다고 울었고
엄마는 걱정했지.
잠시 뒤
태은이는 말하더구나
엄마 아빠는 목이 아파서 병원에 가신거니까 걱정하지마
내 얼굴에 근심을 알아챘구나 그만큼 엄마가 연기에 서툴렀구나.
미안하구나 태은아.
아빠가 오후 늦게 돌아오자 잠에서 깨어난 태은 엄마를 찾으며 엄청 울었지.
아빠가 안아주었지만 엄마만 찾았지.
아빠는 엄마를 보며 애가 왜 이러냐고 했지.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나는 마음이 갑갑했구나.
태은이 이마가 뜨거우 열을 재보니 헉 38가 넘네.
허겁지겁 해열제를 먹이고
엄마는 허둥대기 시작했어.
마음도 편할 날이 없고 아이는 아프고
작은 방에 가서 혼자 울었구나.
정말 엄마를 찾으며 울고 싶은 사람은 엄마였는데 대신 울어준거같아 마음이 아팠단다.
다시 명랑 쾌할 아가씨로 돌아온 태은
아빠에게 묻더구나
아빠 왜 기분이 안좋아요?
아빠는 아냐 아빠 기분 좋아요 한다.
아이는 모른척하지만 다 알고 있는거다.
아빠에게 비눗방울 보여줄려냐고 하니 그런단다
그래서 마루에 서서 한시간 가까이 비누방울을 불어댔다.
아빠 보세요? 태은이가 큰 비눗방울을 불었어요. 멋지지요.
세상에 태어나 아무 걱정없이 살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나는 하루하루 무사한 나날이 되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