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태은이는 나보고 자신을 엄마라 부르란다. 

내가 태은이한테 엄마라 부르면 태은이는 나보고 태은아 라고 한다. 

그러고는 내가 했던 말들 내가 하는 일들을 고스란히 따라한다. 

엄마 바빠, 조심해야지, 엄마 설걷이해야해. 그래. 엄마가 해 줄게. 밥 먹어. 먹어야 키커. 

등등. 

어젠 나를 보고 태은아 엄마 봐, 엄마 봐봐. 한다. 그래서 보니 내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한다. 

얼마나 이쁜가? 이따만큼 이쁜가? 쪼그맣게 이쁜가? 아이고 쪼끄맣게 이쁘네. 한다. 

그래서 삐친 척을 하니  

아니야. 이따만큼 이뻐하며 껴안아 준다. 

그러고는 다시 역활에 몰입. 

태은이는 눈도 이쁘고, 눈에 뽀뽀, 

코도 이쁘고 코에 뽀뽀. 

입도 이쁘고 입에 뽀뽀. 

이마도 이쁘고 이마에 뽀뽀 

하도 끝도 없는 뽀뽀 행렬을 한다. 

내가 늘 태은이에게 해 주던 것이다. 

한번엔 곰인형에게도 하는 걸 보았다. 우리 곰이 어디 보자. 얼마나 이쁜가, 눈도 이쁘고 코도 이쁘고.  

요즘 또래 엄마들을 만나면 말한다. 

지지리도 말을 안들어요. 미운 4살이에요. 아주 말 안들어서 죽겠어요. 

태은이도 말을 안듣는다고 생각하면 그렇다. 안먹고, 안자고 밥상에 안 앉아있고. 그래서 말 안듣는 아이라 못밖아 버리면 그렇게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늘 말한다.  

우리 태은이는 말도 잘 듣고 착하고 너무 예쁘지. 하면 아이는 응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해준만큼 아이는 기억하고 다른이에게도 내게도 베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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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02-10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부럽네요. 저도 조런 딸 하나 있었으면...부끄.
그런데 지금보니 알라딘 앰블럼이 하나 더 생겼네요. 축하해요!^^

하늘바람 2010-02-10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앰블럼이 뭔가요? 엇 2009 서재의 달인 아하 히~

순오기 2010-02-10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아이들은 제 부모에게 본대로 배운대로 하지요.
이런 자화상은 정말 아름답네요.^^

하늘바람 2010-02-11 10:41   좋아요 0 | URL
그래서 더 저를 돌아보고 되어요 너무 다 해주나 싶을 때도 있고 너무 위해주나 싶을 때도 있고 너무 바쁘다 할 때도 있고요

후애(厚愛) 2010-02-11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은이가 많이 컸어요.
너무 이뻐서 안아주고 싶고 저 이쁜 볼에다 뽀뽀도 해주고 싶네요^^

하늘바람 2010-02-17 17:34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점점 많이 크지만 그래도 아기같아요 엄마 맘이겠지요

순오기 2010-02-17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명절은 잘 지냈죠?
화사한 태은이 보러 왔어요.^^

하늘바람 2010-02-17 17:34   좋아요 0 | URL
네 즐겁게 잘 지냈어요. 마산도 가고 부산도 가고요. 광안리도 다녀왔답니다.
순오기님은요?

꿈꾸는섬 2010-02-17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개월수차이가 크네요. 우리 현수랑은 비교가 안될정도로 큰 아이 같아요.

하늘바람 2010-02-18 00:16   좋아요 0 | URL
전 현수가 커보이던걸요
 
김연아의 7분 드라마 - 스무 살 김연아, 그 열정과 도전의 기록
김연아 지음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나는 스케이터다. 또래 친구들이 학생이라고 불릴 때 나는 피겨 스케이터라는 또 하나의 이름을 갖고 있었다. 아직 자신이 무엇이 되고 싶은지 조차 모르는 아이들에 비해 얼마나 행복한 일이냐고. 꿈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독하게 나를 단련해왔는지를 떠올려보면 매 순간 행복할 수 만은 없었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나는 부러웠다. 나는 꿈을 갖고 있었지만 꿈을 향해 직선으로 달려가지 못했다. 어쩌면 그것은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고 독하게 나를 단련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후회와 함께 김연아를 새롭게 더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다.  

성공스토리는 보통 재미가 있다. 시작은 평범하거나 남루하고 어려움을 겪었으니 당당히. 하지만 김연아의 성공스토리는 좀 다른 느낌이다. 그것은 김연아가 이제 겨우 그래 겨우 20살이기 때문이다. 그 엄청난 성공에 궁금증과 경애심이 함께 일었다. 

김연아는 마치 스타 연애인을 보는 느낌이어서 김연아 책 뭐, 그저 그런, 하지만 우리 나라 사람으로써 자랑스러운 정도에 불과했다. 적어도 내겐. 

하지만 김연아가 쓴 김연아의 7분 드라마를 읽으며 이 어린 소녀가 쓴 책을 나도 모르게 밑줄을 그으며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하면서 나는 잠시 책을 내려 놓은 적도 몇번 된다. 

글도 이리 잘 쓸수가. 이리 자신을 잘 채찍질 할 수가 이리 귀여울수가. 이런 아줌마스런 감탄은 이미 식상하다.  

못해도 돼. 그게 당연한 거야. 라며 채찍할하는 모습에서  
나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자신의 부족을 인정한다는 것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무엇보다 포기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자기 자신 아니겠는가. 

조금 돌아가더라도 조금 늦더라도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끝까지 가 보는 것. 그리고 그 끝에서 마침내 그토록 꿈꾸던 이을 이루는 것. 그것이 진짜 성공일 것이다. 

-150p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하염없이 울던 김연아의 모습에 나도 울었었다. 그 순간을 위해 노력하고 암담한 부상과 싸우고 어이없는 심판 판정을 참아 넘기며 얼마나 얼마나 바랐던 순간이었을까?

내기에 강한 연아. 그래서 멋진 연아. 근사한 승부사. 

그는 이제 수많은 사람의 바람을 부담으로 안고 또 한계단 또 하나의 기록을 깰 준비 중이다. 

수많은 사람이 두근거리며 텔레비전 앞에서 혹은 쇼윈도우 영상 앞에서 라디오 뉴스에 귀를 기울이겠지. 거기에 나도 있겠지.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나도 지금보다는 더 나를 채찍질하며 살아야지. 

지금 이 순간을 어찌해야 하는 이들에게 특히 연아보다 어린 아이들에게 이 책은 더 없는 당근주스다. 아픈 것만이 휘두르는 것만이 채찍이 아니듯. 조용히 알려주는 채찍과 격려. 그리고 다짐. 

지금 이순간도 최선을 다할 연아를 위해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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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은아, 

엄마는 말이야.  

네가 태어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보게 된단다. 

엄마를 달라지게 하고 세상을 다르게 보게 하고 엄마 자신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되고 못마땅한 것도 좋아지게 되고 그래.  

며칠전 엄마 친구 선영이 아줌마가 빌려준 장난감을 받으러 왔단다. 그걸 회사로 가지고 오면서 엄마는 생각했어. 롤러 코스터와 작은 피아노 장난감이었는데 내가 7개월즈음 된 태은이를 아기띠로 안고 당시에 롤러코스터와 피아노아 공과 찹쌀까지 얻어서 지하철 두번 갈아타고 먼길을 걸어서 어떻게 왔을까 하고 말이야. 

친구에게 그 이야기를 하니 친구도 놀라더라. 그래 너 정말 대단하구나. 태은이가 너를 강하게 만든 것같아. 

그래 엄마는 정말 네 덕분에 못 들 게 없고 못 할 게 없는 슈퍼엄마가 된 것같아. 

엄마는 말이야.

엄마는 어깨가 넓어서 옷 폼이 안나고 등발이 있어보이는 체형이라 늘 못마땅했단다. 

하지만 너를 업을 때 어깨가 넓어서 참 좋더구나. 팔베게를 해도 네가 머리를 떨구지 않고 잘 기댈 수 있으니 정말 어깨가 넓어 다행이야 하고. 

엄마는 목소리가 너무 어려보여서 그게 참 못마땅했단다. 

하지만 아이같은 목소리로 너와 이야기를 하면 친구같이 재미있게 말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 

엄마는 엄마 자신을 잘 꾸밀 줄 모르고 대강 대충 대충 때우는 경우가 많았단다. 엄마를 위해서는 예쁜 그릇에 밥먹는 것도 그닥 좋아하지 않았어. 하지만 이제 태은이를 위해 예쁜 그릇과 예븐 커텐을 골라보고 김밥과 샌드위치를 예쁘게 싸는 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단다. 

네가 엄마를 더 여성스럽게 아기자기하게 발전시키는 것 같아.  

예전 엄마는 혼자서는 뭐 하나 헤내지도 못하는. 늘 못난 체형에 툴툴거리기만 하는 엄마였다면 믿어지겠니?  

어제는 태은이가 밥을 안먹기에 엄마가 말했지. 

태은이가 밥을 안 먹으면 엄마가 속상해. 하지만 태은이가 밥을 먹으면 엄마는 정말 기뻐. 태은이는 엄마가 속상한게 좋아? 기쁜 게 좋아? 하니 밥을 먹는다고 입을 벌리더군요. 

착한 우리딸.

고맙다. 태은아. 

엄마를 변화시켜서 고맙고 엄마를 위해주어서 고마워.  

엄마가 최선을 다해 우리 태은이를 예쁘게 만들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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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2-08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는 말이야~~~~~~~~~~~~~
이후에도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나오겠지요.^^

하늘바람 2010-02-08 17:46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이에요 님^^
정말 아이는 저를 단련시켜요

같은하늘 2010-02-08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런데 전 하늘바람님 목소리 너무 좋은데요.
전 아들만 키우다보니 자꾸 거칠어 지거든요. -.-;;;

하늘바람 2010-02-10 09:33   좋아요 0 | URL
에궁 좋긴요. 님도 고운 목소리에 고운 외모를 갖고 계시잖아요

울보 2010-02-08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이 우리옆집에 살았으면 좋겠어요,
류랑 참 잘놀것같은데 요즘 류가 아주 어린 여자아이들들 잘 돌보아 주더라구요,,ㅎㅎ태은이랑 잘 놀텐데,,ㅎㅎ

하늘바람 2010-02-10 09:33   좋아요 0 | URL
말씀만 들어도 넘 들뜨고 고마워요,
태은이가 류를 만나면 정말 좋을 텐데 태은이는 언니를 넘 좋아해요

2010-02-09 1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10-02-10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에 사는 이모는 태은이를 본 적은 없지만 엄마가 올려주는 이쁜 태은이의 사진들을 보았지. 이모는 어여쁜 태은이를 많이 많이 좋아한단다.
이 글을 보고 떠오른 말인데 적었어요.
나중에 기회가 오면 태은이한테 전하고픈 말이기도 해요.^^

하늘바람 2010-02-10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후애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막상 만나면 낯을 가릴수도 있고 말썽쟁이라 하나도 안 예블 수 있어요^^

2010-02-10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1 1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훑어보다가 어느 블로거에서 소개된 책이다.  

 그 불로거는 글이 완벽해서 두번 읽었고 따라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긴단다.  따라 쓰고 싶은 정도의 완벽함.                                            

   전경린! 

 

  

 

 

 

 

 

그래서 나도 무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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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0-02-08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 표지를 봐도 그렇고, 마네의 그림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저는 그것부터 궁금해지더군요.

하늘바람 2010-02-08 14:19   좋아요 0 | URL
그쵸? 제목도 그렇고요. 정말 궁금하지요?

비로그인 2010-02-08 23:48   좋아요 0 | URL
저도 hnine님 글 보니 궁금해지네요. 제 짧은 짐작에는 둘 중의 하나인 듯 싶은데요..
 

같은 하늘님께서 태은이 선물을 보내주시겠다고 하셨다. 

이젠 생일도 지났으니 당연히 사양한다는 문자를 쓰고 있었는데 

연이어 오는 문자 거설하시면 섭섭해 하실거라는. 

아이고. 

거절할 수 없게 만드는 같은 하늘님. 

어떡하면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드릴까 해서 처음에는 배송비 안드는 책으로 골랐다. 

그런데 통화를 하니 같은 하늘님 어머님께서 늘 하나는 정없다고 하셨단다. 그래서 하나도. 

그러면 부담이 너무 커져서 얼른 책을 구음빵으로 바꾸었다. 

구름빵을 책이 있었으나 태은이 돌전에 그림책 좋아하는 누구에게 줘 버렸었다.  

누군가에게 그림책을 선물할때 구름빵을 자주 사주었는데 그때마다 우비나 장갑이 곁들여 있어서 사실 나도 그런 이벤트를 기다리느라 안사기도 했고 또 구름빵 영문판이 있어서 차일피일 미루던 거였다. 

하지만 이번에 구름빵이 낫겠다 해서 부탁드렸는데 

아뿔사 내 실수다. 

내가 이상한 페이퍼를 쓴거다. 

태은이가 날마다 내 토끼어딨어라는 책을 읽고 자는 데 그때마다 그 캐릭터 토끼를 안고 잔다.  

그게 재미있어서 책과 캐릭터에 관한 페이퍼를 썼는데 거기 그만 구름빵을 포함 시켰던것. 

아, 눈치없는 하늘바람이여. 

배려심깊으신 같은 하늘님이 얼마나 망설이시다 주문하셨을까? 

덕분에 태은이와 나는 너무 신났다. 

구름빵 캐릭터 인형인 홍비는 엄청 컸다. 

우와. 옷도 벗겨졌다.(우비.) 태은이 노란 우비 사주어서 같이 사진찍으면 참 이쁘겠다라는 뭐랄까 이 철없는 여인. 같은 하늘님 흑흑. 

너무 감사해서 어쩌지요. 



저 선물을 받은 날 태은이는 다시 감기에 걸려 콧물 줄줄 ~ 

그런데 깜짝 선물에 신이나 했다. 



같은 하늘님 정말 감사해요. 친구하기로 하고는 이리 받기만 하니 정말 죄송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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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2-08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이 여기저기 많이 베풀며 사시네요. 홍비랑 함께 책을 읽고 있는 태은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네요.

하늘바람 2010-02-08 13:59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이에요 거절하기 어렵게. 많이 부담되셨을거같아서 죄송해요

순오기 2010-02-08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덕분에 거금의 책을 선물받으셨군요.^^

하늘바람 2010-02-08 16:11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이에요. 아주 죄송해하고 있어요

같은하늘 2010-02-08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이런글 너무너무 쑥쓰러워요.
우리는 아들들만 있어서 인형에 별로 관심 없지만 구름빵 책은 좋아해요.^^
구름빵이 없다길래 정말 잘되었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사진을 보니 저 인형 제가 갖고싶은데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