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하고 보니 병원 생활이 조금 그립다.
하지만 지내던 병원이 신종플루 거점 병원이라 걱정이 되어 역시 퇴원하길 잘 한듯하다.
허리는 하루하루 좋아지는 게 느껴지는데 그건 똑바로 못 누워 한쪽으로만 자로 그 눕던 곳이 늘 쥐가 나서 잠을 제대로 못 잤는데 요즘은 조금씩 엎드릴 수도 있고 똑바로 누울 수도 있으니 많이 좋아지긴 했다.
하지만 약이 독해 밥을 허술히 먹으면 어지럽고 속이 미식거리며 좋아졌던 윗병이 도져서 가만 있어도 속이 쓰리다.
앉아 있으면 허리가 아파서 사실 앉아있기 버거운데 솔직히 제대로 누워있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주부터는 정말 꼬박 앉아있어야 할 상황이 생겼다.
역사책 원고의 수정이 들어왔는데 거의 전면 수정이다.
원고 일을 한지 꽤 오래되었는데 그동안 사실 나는 수정이 거의 없이 살았다.
그래도 늘 수정 많이 하는 동료친구들에게 나는 없다는 마음에 홀가분하며 뿌듯해 하고 살았는데 전면 수정이라니.
이번 일을 하면서 수정은 당연한 건데
뭐랄까 허탈하면서 속상하다
수정을 하는 게 속상하다기 보다 내마음을 오해하는 느낌이 든다.
내가 내 맘 표현을 잘 못한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누구에게나 말이다.
누구에게나.
마음 표현을 해도 알아주지 못하는 것처럼 슬픈 건 없다.
안해도 알아주는 이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아픔과 상처의 주인공들은 반드시 마음을 알아주는 누가 있더만. 것도 말을 안해도.
아무튼 그런건 넘 기대고.
아는 언니가 내가 내년에 삼재니 올해 안좋은 일이 연이어 일어나는 거란다.
그러니 조심하고 내년에 액막이랄 하라고 했다.
액막이라.
한번도 해본적 없고 그다지 믿어보지도 않았는데 그런듯도 싶다.
태은이는 요즘 많이 큰게 느껴진다 내가 아파서 어디 놀러가지도 못했는데 어찌나 미안한지.
덕분에 아빠와 시간을 많이 가지게 되어 그나마 기쁨이다.
아이가 밤마다 깨서 운다 덕분에 잠도 충분히 잘 수가 없다.
아니 신생아도 아니고 왜그리 밤마다 깨서 우는 지 것도 하루에 두세차례나 운다.
지난밤도 세네번.
이유를 알아보아야겠는데 한의원은 부담이 된다.
이도저도 다 내가 잘 움직이지 못하니 더더욱 마음만 분주하다
아픈게 빨리 나아서 모든게 정상적으로 되고 더 열정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