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들
로빈 브랜디 지음, 이수영 옮김 / 생각과느낌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우리는 모두 돌연변이가 아닐까?  

이 책을 읽고 불현듯 든 생각이다. 

책 속 미나는 어느 날 자신의 작은 선택으로 인해 믿었던 그리고 가장 친했던 친구들과 하다못해 부모님에게 마져 소외당하게 된다. 

친구들의 행동은 사실 소외를 넘어선다. 밀고 욕하고 욕이 써 있는 쪽지가 날아오고. 

그런 것의 바탕에는 신을 믿는 창조론과 다윈의 진화론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 

진화론을 믿는 나는 창조론은 전설 속에 나오는 이야기일 뿐이다.라고 하면 나 역시 이야기 속 미나가 될까. 

하지만 주위에는 정말 창조론을 믿는 이가 있고 사실 아주 최초의 생명. 최초의 그 무엇 그게 원자라고 한다면 그것이 어디서 생겨났는지는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미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자책하며 괴로워하기도 하나 충분히 용감했고 당당했다. 그리고 새롭게 미나를 들뜨고 설레게 하는 남자 친구 케이시. 당차고 멋진 케이시의 누나 케일라. 그리고 교회에 다니면서도 과학적 진화론을 당당하게 설명하는 과학 선생님. 

흑이 아니면 백이고, 네가 아니면 나이고, 선이 아니면 악인 이분법적인 사고는 실제 우리 사회에 만연하지만 정말 우리 사회가 그리고 인간의 마음이 그렇게 반으로 딱 칼로 자른듯 갈라지는 것인가? 나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좀더 굽어지고 좀더 합해지고 좀더 표용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서로 어우러질 텐데 실상 우리 사는 모습은 미나가 사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 

같은 것을 배우고 같은 것을 보아도 같은 것을 들어도 우리는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주장을 하며 다르게 기억한다. 

그래서 싸우기도 하고 서로의 기억이 서로의 앎이 맞다고 주장하나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처음부터 고통으로 시작하는 미나의 고등학교 첫날. 

그래서 더욱 궁금하고 흥미진진했다. 그 고민 때문에 함께 머리 아프다 짜증이 날지도 몰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이야기는 통쾌하면서 흥미진진하게 발전해나간다. 

종교를 믿는 이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을까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는 이 이슈를 작가는 왜 선택을 한 걸까? 

이 끝나지 않는 논쟁의 결론은? 

읽는 내내 많은 궁금증이 쏟아졌고 하나의 문제를 여러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기회를 만났다. 청소년 소설이 그저 그런 사춘기 이야기만 있는게 아니구나를 절실히 느끼게 해준 고마운 기회이기도 하다.  

살아갈수록 그리고 느껴갈수록 우리는 어느 하나의 기준이 아니고 누구의 잣대로 보냐에 따라 우리는 모두 돌연변이다. 다만 돌연변이는 비난의 대상이 아닌 이해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놀림이다 따돌림의 대상이 아닌 이해와 화해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게 요즘은 더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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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9-08-11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물학과를 나온 남편은 늘 그래요.
세상을 만든 건 돌연변이라고요. 사람도 자연도 다.

하늘바람 2009-08-11 23:43   좋아요 0 | URL
네 그쵸? 하지만 크게 변하지 않고 조금씩 변해서 서로 인정하며 사는 거겠죠

2009-08-11 1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09-08-11 21:05   좋아요 0 | URL
네 맞는데요.

2009-08-11 2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같은하늘 2009-08-14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와 화해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말 백배 공감~~~

2009-08-17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09-08-27 16:48   좋아요 0 | URL
그동안 병원에 입원했다가 오늘 서야 접속합니다 감사해요 님

세실 2009-08-20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님께 소외받는 기분은 어떨까 한참 생각했습니다.
가정에서 사랑을 받지 못하면 사회에서도 그럴듯...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네요.

하늘바람 2009-08-27 16:48   좋아요 0 | URL
음 네 부모만큼은 누가 뭐래도 편이 되어 주어야지요

순오기 2009-08-23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의 청소년소설은 참 소재도 다양하고 주제도 좋고 읽고나면 생각할거리가 많더라고요.

하늘바람 2009-08-27 16:49   좋아요 0 | URL
네 정말 그래요 순오기님

생각과느낌 2009-09-14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블로그 서재가 풍성하네요^^ 좋은 글들 잘 보고 갑니다.
그리고 저희 책, 좋은 서평 감사드립니다^^ /생각과느낌

하늘바람 2009-09-15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답니다
 
돌연변이들
로빈 브랜디 지음, 이수영 옮김 / 생각과느낌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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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지만 충분히 고민이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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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9-08-12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의견과 다르다고 해서 결코 상대방이 틀린게 아닌데
우린 그저 틀렸다고 편견부터 갖는게 문제에요..
그러면서 스스로 돌연변이가 되기도 하고 돌연변이로 변신시켜 버리기도 하는~

하늘바람 2009-08-12 10:23   좋아요 0 | URL
어머 이책 읽으셨어요? 정말 딱 맞는 말이에요
 
미국 선생님이 추천하는 영어동요 1 - Best Collection 동요 시리즈 1
신동준 외 그림 / 사파리 / 2008년 8월
품절


알파벳이 나오면 언제나 즐거워 하며 가장 자신있어하는 알파벳 송을 신나게 그리고 의기 양양하게 부른다.
이책에서는 알파벳이 예쁘고 한페이지에 나와서 색다른 맛이 있었다.
아이에게 알파벳을 억지로 알려준 적은 없지만 한번 알게 되나 다양한 디자인으로 된 알파벳을 보는 것도 영어 공부뿐 아니라 미술 수업까지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책 중에는 알파벳 자체가 하나의 디자인화 된 책이 많아서 더욱 그렇다. 아이도 이 책의 알파벳을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

영어동요라서 시디를 들으면 되는 거라고 그림이나 디자인을 무시할 수 없다.외국어일수록 더더욱 보기와 듣기 말하기가 일체가 되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이책은 성공이다

히컬리 디컬리 덕
아이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려 따라 부른다.
아이가 좋아라 하는 동요가 많이 나와서 이 책이 참 마음에 든다.

머핀맨은 웬만한 영어 동요에는 꼭 들어가는 영어 동요.
이렇게 영어 동요를 부르고 나면 아이는 실생활에 써먹을 때가 있다. 한 뷔페에 가서 머핀을 먹게 되었는데 두유 노우 머핀맨머핀맨 머핀맨 하며 따라 불러서 한참 웃었다.

일부터 십까지 영어로 셀줄 안다면 당연 원리를 투 리를 하는 하는 이 노래가 빠질 수 없다.
그림도 재미나서 그림 보고 한참 이노래를 따라 부르고 세고 하였다.

아이가 너무나 좋아하는 무지개.
무지개가 나오면 무조건 모든 책이 오케이일 정도다.

처음부터 끝까지 가사를 다 아는 유일한 노래.
아이는 이 노래가 끝부분에 있어도 이 노래를 듣기 위해 중간 노래들을 다 듣는다.
두껍지도 않고 딱 알맞은 영어 동요 모음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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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8-11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동요는 아직 들려준적이 없는데, 저도 살짝 관심가네요. ^^
당연히 cd는 달려있는거죠?

하늘바람 2009-08-11 12:15   좋아요 0 | URL
rain rain go away 하던걸요. 그런 동요 있거든요

hnine 2009-08-11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노래는 아이 노래라기보다는 제 노래여요. 흥얼흥얼 거리다 보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기분이 조금씩 좋아져요. "rain, rain, go away, come again some other day~~ " ^^

하늘바람 2009-08-11 23:49   좋아요 0 | URL
네 태은이가 자주 부르는 노래인데 님도 좋아하시는군요

하양물감 2009-08-11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솔이도 한때 즐겨보았던 책이네요. 그런데 요즘은 영 흥미없어해요. 그렇다고 영어노래를 흥얼거리는것도 아니구요. 음...한솔이한테는 영어노래가 영 안먹히더라구요...^^;

하늘바람 2009-08-11 23:51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태은이는 아직은 좋아해요 하지만 태은이가 한솔이 개월수 되면 달라질지도 모르겠네요

2009-08-12 0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예전 박서원(맞나?)이란 시인이 아무도 없어요라는 제목으로 시집을 냈었다. 

시는 기억이 안나는데 제목은 머리를 맴돌다 내가 힘들 때마다 외마디 외침이 된다. 

정말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고 이젠 길도 보이지 않는다. 

어둠 속에서 밝은 척 장님이 되어 살아가는 느낌. 

시간이 지나면 옛말할날 온다지만 

대체 언제 

언제 

이 시간이 갈까 

지금 가장 행복하고 싶고 행복해야할 시간인데 

떨리고 불안한 하루하루가 

막막한 하루하루가 

더디게 가고 

나는 연기하듯 웃으며 숨만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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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8-11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토닥... 요즘 많이 힘드신가봐요.
힘든 시간들은 제발 좀 빨리 지나가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하늘바람 2009-08-11 12:16   좋아요 0 | URL
네 하지만 지금은 지나갈까 의심이들어요

울보 2009-08-11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힘내세요,,아자아자 화이팅하자구요,,

하늘바람 2009-08-11 23:4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님 네 화이팅이에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생각에 잠겼다.

그 애는 왜 이 동네 사는 걸까. 그 애는 내가 이 동네 사는 걸 안다. 시간이 흘렀으니 이사갔을거라 생각하고 사는 걸까.

아니면 만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나와 한 동네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싶어서? 갑자기 같은 하늘 아래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그애가 그 노래를 불렀었다.

10년 전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평소와 같이 지루하게 흘러가는 수업시간이었다.

나는 내 담임반이 아니어서 그다지 주목하지 신경쓰지 않고 수업을 했다.

그러다 문득 어느 한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선아?’

만약 선아가 맞다면 선아는 내가 수업 들어가는 반 아이가 아니므로 여기 있어서는 안 되는 아이였다,

그애는 나를 잠깐 쳐다보다 얼른 눈을 내리깔았다.

짓굿은 아이 하나 말한다.

“선생님 출석 불러요.”

나는 부르지 않았다. 아무리 내가 초보 선생이라지만 아이들 수에 말려들만큼 바보도 아니다.

“그럼 노래시켜요.”

아이들은 웃었다. 서로 키득거리며. 선아만 얼굴이 빨개졌다.

“미현이 노래시켜요.”

“미현이?”

“미현이 누군데?”

아이들은 일제히 선아를 쳐다보았다.

“쟤가 미현이에요.”

나는 마음을 바꾸었다. 혼내서 상처줄까도 겁났지만 노래정도야.

“그래 미현이 나와서 노래해.”

아이들은 마다하는 선아를 끌어냈다.

마지못해 선아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너무 진하지 않은 향기를 담고

짙은 갈색 찾잔에 다소곳이

말을 건네기도 어색하게

너는 너무도 조용히 지키고 있구나.


노고지리의 찻잔이었다. 우리 세대나 알까하는 노래였다. 이 노래를 요즘 아이 선아가 부르다니. 이상하게 노래가 와 닿았다. 아이들도 조용히 경청하는 분위기였다.

‘앵콜.’

아이들은 수업하기 싫은데 잘되었다하는 마음으로 앵콜을 외쳐대었고 선아는 마다하며 들어가려했다.

웬일인지 장난기가 발동했다.

“미현이가 맞으면 앵콜할 텐데,”

선아가 나를 쳐다보았다.

아이들은 선아와 나를 번갈아 쳐다보며 박수를 쳤다.

선아는 나와서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다는 생각 만으로도 나는 좋아.


아까와 다르게 음색이 떨렸다.

그 노래가 같은 하늘 아래라는 노래라는 걸 그때 알았고 그 뒤 다시 선아로부터 그 노래를 듣지는 못했지만 가끔 나는 그 노래가 생각나곤 했다.


같은 하늘 아래.

어찌되었던 선아와 나는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다.

같은 하늘 아래.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건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안다. 그애의 마음을.

집으로 돌아오자 아내가 말한다.

“늦었네. 오다 누구 만났어?”

“응? 응. 제자를.”

“그래? 이 동네서? 데리고 오지. 저녁이라도 같이 먹게. 몇 살인데? 몇 년 된 제자야?”

아내는 그 제자가 여자라는 그것도 아이 엄마라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이 엄마면 더 편한가? 괜히 내 발이 저려 그냥 그렇게 만나 헤어졌다고 말을 돌렸다.

아내와 나는 30대 후반에 만났다. 만나자 마자 아이도 내리 둘을 낳고 살고 있다. 30대 후반 40 가까운 나이에 결혼했으니 풋풋한 맛은 없어도 그냥 저냥 동료 같은 느낌이 있다. 나이가 있어서 인지 아내는 선생의 부인 자리를 무척 잘 해내었다. 가끔 연락도 없이 찾아오는 제자들도 싫어하지 않고 대접하고 오히려 나보다 더 친하게 지낼 때도 있었다.

아내도 선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다른 선생님들이 우리 집 집들이 와서 이야기를 했기도 했고, 집에 선아가 내게 준 물건 곳곳에 이름을 남겨서이기도 하다. 아내는 선아를 극성 팬정도로 알고 있다.

극성팬. 선생님을 좋아하는 극성 여고생.

나도 한 때 선아를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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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8-11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수록 선아라는 아이가 궁금해져요.
그래서 다음편이 기다려지는 저에요.^^

그런데 선아 환경이 슬플 것 같아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네요..

하늘바람 2009-08-11 08:57   좋아요 0 | URL
아고 음 기대가 깨지면 어쩌지요.
4회 첫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감사해요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