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으로 이사오면서 맘에 드는 게 딱 두가지였다
하나는 창을 열면 산이 보이는 것

전용 옥상이 있다는 것.
요즘 산에 아카시아 꽃이 피어서 방으로 향이 가득하다.
그 옥상을 지금 내 정원 아니 내 텃밭으로 만들고 있다
흙이 없고 화분이 없어서 스트로폼 상자를 하나씩 늘려 조금씩 늘어나는 텃밭


처음으로 심은 딸기가 익어서 태은이가 따먹었다.

상추는 수시로 따먹어서 늘 빈약하다.
그래서 상추와 쑥갓. 토마토와 깻잎, 그리고 고추를 더 심었다.



태은이가 늘 많이 먹어라 하며 물을 주는데 너무 많이 주어 걱정이다.
토마토와 깻잎을 더 심고 싶고 가지와 호박도 심고 싶은데 흙이 문제다.
저 스티로폼은 생선가게에서 잔뜩 묶어놓은걸 한꺼번에 낑낑대며 집으로 가져왔다.
창피한줄도 모르고 가져오는 나.
가져올땐 좀 그랬지만 그래도이렇게 텃밭을 만드니 뿌듯하다.
방울 토마토가 빨리 익었으면 좋겠다.
사실 그런데 이렇게 먹거리만 심은게 좀 그렇다
여유가 없지 않나 싶다.
어릴 적 부모님은 늘 아끼시면서도 고추나 상추를 심기보다 꽃들을 많이 심으셨따. 나는 분꽃과 패랭이, 과꽃을 보며 자랐고 봉숭아 꽃잎으로 손톱에 물을 들였는데.
나는 왜 이리 먹을 거만 잔뜩 심은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