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토트 > 소박한 이벤트 합니다. ^^

소박한 이벤트 합니다.

2006을 잡아주세요.

첫번째, 세번째, 마지막 분께 10000원 상당의 책 한권 씩 드립니다.

그런데, 워낙 조용한 서재라서 언제 잡히게 될 지 잘 모르겠습니다.

몇 명이 잡아주실지도 잘 모르겠구요.

혹시 한분만 잡아주시면 한분께 드리구요, 세번째와 마지막이 겹치면 두분께 드릴께요. ^^

 

참. 그런데 제가 담주 수, 목, 금에 지방으로 출장을 갑니다.
출장 중에는 서재에 못 들어올 거 같습니다.
가기 전에 잡히면 좋겠지만 혹시 제가 출장 중에 잡히게 되면 아무말 없더라도 좀 기다려 주세요.
숫자 잡아놓게 시키고 도망갔다고 생각하지 마시구 기다려 주세요. 갔다와서 연락드릴께요. ^^ 

앗.. 추천은 하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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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 경쟁력”…세계는 책과 열애중 [06/05/18]
미·일, 법 제정해 ‘읽기’ 강화…영국 ‘북스타트 운동’
캐나다, 공공도서관 프로그램

21세기를 지식기반 사회라고들 한다. 전문가들은 21세기의 국가경쟁력이 지식, 정보, 문화 등 무형의 지적 자산을 바탕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런 이유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은 나라들이 책의 중요성에 다시 눈길을 돌려 독서 교육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독서를 지적 능력 개발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해 7월 문자활자문화진흥법안을 제정했다. 도서관을 늘려 모두가 문자·활자 문화의 혜택을 누리는 환경을 만들고, 학교 교육 전 과정에서 읽는 힘, 쓰는 힘, 및 조사하는 힘을 기르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한 대책 마련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로까지 못밖았다.

이 법안은 10월27일을 문자활자의 날로 제정하고, 공공도서관 확충, 교육기관 도서관의 개방, 사서 교사와 도서관 직원 배치 확대,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의 네트워크화, 출판 지원 등의 세부 정책도 제시했다. 일본은 이 법안으로 세계에서 가장 체계적인 독서교육 정책을 추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8년에 읽기진흥법을 제정한 미국은 2002년 낙제학생방지법(NCLB:No Child Left Behind)을 제정해 수학 교육과 함께 읽기 교육을 대폭 강화했다. 이 법은 9100여개에 이르는 공립학교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해마다 영어와 수학 시험을 의무적으로 치르고, 학생들의 성적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부실학교’에 주 정부 보조금 삭감 등의 조치를 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최대 교사노조인 전국교육위원회가 지난해초 정부가 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성적 지상주의를 부채질 하고 있다며 교육부를 연방법원에 제소하기도 했으나 이 법 시행뒤 학생들의 읽기와 수학 점수는 1970년대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0~1세의 영아들에게 책을 나눠주는 북스타트 운동으로 갓난 아이때부터 책읽는 습관을 길러주고 있다. 매년 65만명의 신생아가 모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국가 교육 지침인 ‘내셔널 커리큘럼’도 읽기 교육을 강조해 아이들이 책을 즐기고 평가하고 선택하는 능력을 길러 상상력과 창조력, 비판적 인식 능력을 발전시키도록 학교에 요구한다. 이에 따라 영국 초등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매일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며 학교는 물론 학급별로도 도서관을 갖추고 있다.

캐나다는 공공도서관의 프로그램을 통해 독서 활동을 지원한다. 거의 모든 도서관에서 또래 아이들을 모아 책을 읽는 ‘이야기 시간’을 운영하며 혼자 책을 읽을 수 없는 아이들에게 전화를 통해 책을 읽어주는 ‘이야기 전화’도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21세기를 10여년 앞둔 1988년부터 독서진흥재단을 만들어 지속적인 독서운동을 펼치고 있고, 싱가포르는 21세기 스쿨 업그레이드 운동으로 ‘생각하는 학교, 공부하는 국가’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학교 도서관 리모델링 및 확충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금 세계에는 책읽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듯하다.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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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펼치며] '어른·아이가 함께 읽는' [06/05/17]
동화서 꿈을 찾아보자

소설가가 동화를 쓰는 시대입니다. 시인이라고 시만 쓰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주변에서 동화 쓰는 시인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동문학의 강세. 그렇게 표현해도 무방할까요.

소설가 이청준 선생이 문학수첩을 통해 동화집 '사랑의 손가락'을 내놓았습니다. 이청준, 그 이름만 들어도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입니다. 장편소설 '당신들의 천국' 등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그는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한 소설가입니다. 그런 이청준 선생이 동화집을 발표했다니 낯설어 보입니까. 하지만 그는 이미 '할미꽃은 봄을 세는 술래란다', '숭어도둑' 등의 동화를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5권짜리 '이청준 판소리 동화'도 있지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학작가,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이청준 선생이 이번에 선보인 동화집에는 18편의 작품이 실려 있군요. 하나같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세상의 아름답고 지혜로운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는 지혜와 재치가 담겨 있는 우리 옛이야기 가운데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거나 이야기의 모습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들을 골라 소박한 옛 동화 형식으로 새롭게 꾸미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닙니다. 비유와 은유, 풍부한 상징을 담고 있는 옛이야기를 문학 장르로 탈바꿈시킨 것이지요.

외로움과 사랑을 노래한 '홀로서기'(전 5권)로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서정윤 시인도 문학수첩을 통해 동화집 '그리움이 불어올 때'를 묶었습니다. 소설가로도 활약하고 있는 서 시인은 소설집은 물론 수필집, 우화집 등 여러 권의 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이번에 그동안 써 두었던 동화 형태의 글들을 모아 동화집을 한 권 묶은 겁니다. 그는 아마 아이들의 눈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탐색하고 싶었겠지요. 아이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상상력과 맑은 눈, 그리고 시인 특유의 풍부한 감수성이 어우러져 인생의 의미와 삶의 행복을 되새겨 보게 하는 동화집입니다.

이들 두 문인의 동화집을 동시에 펴낸 문학수첩에서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이라는 타이틀을 달았군요. 어른들도 동화를 읽자는 말이지요.

그러고 보니 '모모'와 '끝없는 이야기' 등으로 그 유명한 미하엘 엔데가 들려주는 어른을 위한 동화 두 번째 작품집도 서점가를 누비는군요. 노마드북스가 펴낸 '달을 쫓다 달이 된 사람'입니다. 독일의 출판사 티네만이 간행한 '미하엘 엔데의 메모상자'의 내용 중에서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콘셉트에 맞는 이야기들만 선별해 새롭게 엮은 책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꾼이자 깊이있는 철학자인 미하엘 엔데는 돈과 시간의 노예가 된 현대인을 고발한 판타지 작가입니다. 그런 그가 동화를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 싶어할까요. 이 동화책에는 '꿈'과 '따뜻한 인간미'를 잃지 말자는 그의 절절한 목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소설이 안 팔리고 시도 안 읽는 시대, 그 대안을 찾아 동화를 쓰는 것일까요. 그것도 한결같이 어른들과 함께 읽어야 한다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어른들이여, 아이들과 동화를 읽자.

톡톡 튀는 발랄함, 어른들의 허를 찌르는 생동감 넘치는 질문, 신비로운 그들만의 언어의 조합 등 아이들의 세계에는 '고착화되고 가식적인' 어른들의 세계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 많아요.

그래서 삶의 가치를 깨우치는 시 같은 동화, 소설 만큼이나 깊이 있고 재미난 동화를 한 번쯤 읽어보는 것도 나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강춘진 기자) = 국제신문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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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6-05-19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기분 전환용..아기별꽃

하늘바람님!

바람님..오늘하루도 어찌 지내셨는지요??

오늘 우체국엘 갔어요..

문득 바람님께 엽서 한장 보내고 싶었는데 수첩에 적힌 주소를 안 가지고 갔더라구요..

나중에 돌아오면서 알라딘에 저장되어 있는걸 우체국에서 열어 봤으면 되었을것을 !!

미련하게 나중에야 생각나다니..ㅎㅎ

 

바람님..

오늘 날씨가 참 맘에 안 들었어요..우중충한 이런날 전 참 싫더라구요..그런데

여기 저기서 기쁜 일들이 많았고..좋은 소식들이 있었어요..

아카시아 꽃내음도 참 좋았구요.

낼을 기대하면서 또 하루를 마무리 하기 위해 잠시 들렸다 갑니다..

편히 쉬세요..

바람님께 날마다 날마다 기분 좋은 일들만 듬뿍 담뿍 생겨나시길..바래요..

.........................................................................2006519배꽃.

 

 


하늘바람 2006-05-20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배꽃님 아기별곷 너무 예뻐요. 님 덕분에 오늘하루는 아주 기분좋게 시작합니다
 

봄이 되면, 전화벨이 울린다 [06/05/18]
겨우내 다듬은 원고를 내밀며 무조건 사달라는 필자들이여

점심을 먹고 볕이 하도 좋아 잠시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동교동 골목을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연일 과음으로 찌든 몸을 해바라기하며 햇빛에 말리고 사무실로 돌아왔습니다. 자리에 들어오니, 의자에 앉기가 무섭게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립니다. 머뭇거리게 되더군요. 아직은 봄볕의 나른한 여유를 즐기고 싶은 사치스러운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요즘 들어 워낙 먹고살기가 힘드니 자신의 원고를 팔고 싶다는 어느 이름 모를 저자였습니다. 다소 당황스러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한참 상대의 말을 들은 뒤 원고를 검토하고 연락드리겠다고 했더니, 한마디라도 더 전하려는 그의 끈질긴 목소리에 그만 짜증이 나더군요.

봄이 되면 겨우내 누군가의 손에서 다듬어졌던 원고들이 여기저기서 많이도 들어옵니다. 메일은 말할 것도 없고, 출력한 원고를 우편으로 보내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께서 육필원고를 들고 사무실을 방문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육필원고를 들고 오나 하는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멀리서까지 찾아오는 그분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차 한 잔을 대접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대화를 나누는 일이 제 일인 듯해 바쁜 업무 시간을 쪼개곤 합니다.

아무튼 전화를 통해 들려오는 그분의 말을 계속 듣고 있자니, 막무가내로 원고를 사달라는 요청뿐이었습니다. 정작 원고의 내용은 말하지도 않은 채 말입니다. 하여, 머릿속에서는 ‘안 됩니다’라는 결론을 이미 내리고 있었지만, “원고를 꼼꼼하게 검토한 뒤에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라는 말로 정중하게 통화를 매듭지었습니다.

우리나라 출판계에는 국내 저자들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좋은 기획안이 있어도 저자를 찾다찾다 못 찾아 결국은 진행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그러니 어떠한 경로로든 먼저 출판사에 말을 걸어오는 저자분들이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귀한 손님입니다.

앞뒤 아무런 설명 없이, 무작정 원고를 사달라고 출판사에 매달렸던 그분의 이유는 단 한 가지였습니다. 먹고살기가 너무도 힘들다는 것이었지요. 이런저런 이유로 살기가 어렵다고 온갖 사건을 만들어내는 사람들보다, 그래도 그렇게라도 살아보겠다는 그분의 용기는 당연히 박수를 쳐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그분과의 통화가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국내물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출판사와 저자의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저자분들을 만나다 보면 간혹 당황스러운 경우가 있습니다. 원고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것은 좋으나, 어떤 분들은 시장 규모까지 터무니없게 예측해오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 저자는 자연스럽게 출판사에 높은 인세를 요구합니다. 하지만 아예 계약조차 못하고 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판사의 입장에서도 높은 인세를 저자에게 지급하고, 지속적인 집필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꿈이고 희망입니다. 어느 누구인들 좀더 많은 인세, 좀더 높은 원고료를 저자에게 주고 싶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출판사에서 이득을 다 취한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거나, 자신이 예측한 수요를 못 팔아내는 것을 출판사의 능력 부족으로 돌리는 저자를 만난 날이면 한동안 멍하니 길거리를 배회하다 사무실에 들어오곤 합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기억이 나는 건, 대부분 그분이 열심히 설명했던 당신의 유명세와 권위에 대한 이야기뿐 원고가 어떤 내용이었는지조차 아련한 경우도 있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니, 봄볕 아래 보냈던 모처럼의 여유가 휑하니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어째 마음 한구석이 퀭하기만 합니다.

2년 반 동안 집필했다는 자신의 원고는 피와도 같을진대, 원고에 대한 이야기는 접어둔 채 처음 통화하는 나에게 죄인처럼 사정하듯 말하는 그의 마음도 잠시 헤아려봅니다. 그래도 그분이 그렇게 자신을 팔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 통화에서 자신을 팔지 말고, 자신의 원고를 팔았다면 우리는 훨씬 유쾌한 통화를 나누었을 것입니다.

볕이 잘 드는 책상 위에서 그분의 원고가 며칠째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출판사에서 출간하는 분야는 아니지만, 혹시라도 출간이 가능할까 하여, 소개해줄 출판사는 없을까 하여 몇 번을 읽고 또 읽게 됩니다. 아, 정말이지 오늘 봄볕은 정말 너무합니다.


(양상호 도서출판 해바라기 대표) = 한겨레21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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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5-19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ㅜ.ㅜ

로드무비 2006-05-19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짠합니다.

하늘바람 2006-05-20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물만두님 로드무비님 오죽하면 그랬을까요
 
 전출처 : stella.K > [‘어린왕자’의 60번째 생일]세계가 감동한 ‘늙지 않는 고전’

 

[‘어린왕자’의 60번째 생일]세계가 감동한 ‘늙지 않는 고전’

1935년 ‘파리 수아르’ 신문의 모스크바 특파원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ery)는 모스크바행 열차에 올랐다. 앞자리엔 엄마의 품에 안긴 아기가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자고 있었다. 그 뒤 생텍쥐페리에겐 작은 사내아이를 낙서하듯 그리는 버릇이 생겼다.

‘인간의 대지(Terre des hommes)’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상을 받은 뒤 1940년 미국으로 건너가 ‘전투조종사(Pilote de guerre)’를 발표한 뒤의 에피소드. 하루는 뉴욕의 한 식당에 갔다가 테이블보에 또 낙서를 했다. 바람에 휘날리는 금빛 스카프를 두른 사내아이였다. 이를 본 미국인 편집장이 “그 아이를 주인공으로 동화책을 써보라”고 제안했다. ‘어린왕자(Le Petit Prince)’는 1943년 4월 이렇게 처음으로 세상 빛을 보았다.

비행사이기도 했던 그는 “이제 작가 일에만 충실하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찰 비행에 나섰다. 그리고는 코르시카 섬에서 지중해 상공으로 출격을 나간 뒤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1944년 7월 31일이었다. 자신이 떠나온 별로 되돌아갔다는 소설 속의 어린왕자처럼, 그렇게 그는 하늘에 박히듯 사라졌다.

어린왕자 초판은 1943년 미국 뉴욕에서 나왔지만 작가의 모국인 프랑스에선 1946년 4월 처음 출간됐다. 올해가 어린왕자가 프랑스에서 태어난 지 60주년 되는 해이다.

프랑스는 요즘 어린왕자의 ‘환갑연’을 베푸느라 들떠 있다. 생텍쥐페리가 태어난 지 100년 되던 2000년과 미국 뉴욕에서 출간된 지 60년 되던 2003년에 축하 파티를 치렀던 미국이 입을 꼭 다물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어린왕자 공식 웹 사이트는 물론 이 책을 처음 프랑스에서 출간한 갈리마르출판사 웹 사이트에 가보면 ‘어린왕자, 생일 축하해’ ‘1946~2006’이라는 그림과 글이 팝업창으로 떠오른다. 촛불 여섯 개가 켜진 케이크 앞에서 웃고 있는 어린왕자 옆엔 소설 속에 등장한 사막여우도 앉아 있다. 프랑스의 시사주간지 ‘렉스프레스’ 웹사이트엔 어린왕자가 “양을 그려달라”고 비행기 조종사를 보채는 소설 앞 부분을 영화배우의 음성으로 들을 수 있도록 오디오 파일도 올라와 있다.

연극과 무용 등 어린왕자 공연도 올해 내내 계속된다. 오는 12월엔 구호단체인 ‘어린왕자’를 통해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모금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프랑스에선 요즘 ‘화가 생텍쥐페리’를 재조명해보자는 움직임도 한창이다. 갈리마르출판사는 그의 그림 500점을 담은 화집을 냈고 오는 9월엔 그의 미술 작품을 모은 특별 전시회까지 열린다.

▲ 프랑스 리옹에 있는 생텍쥐페리의 동상.
프랑스 사회에서 어린왕자 책 자체에 대한 인기는 다른 나라에 비해 떨어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랑스인에게 이 책은 프랑스의 자부심처럼 통한다.

1999년 여론조사기관인 CSA가 프랑스 성인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어린왕자는 45%의 지지를 받아 금세기 최고의 문학 작품으로 뽑혔다. 같은 해 일간지 르몽드와 대형서점인 프낙(FNAC)이 프랑스인 6000명에게 ‘20세기를 대표하는 작품 50권’을 물어봤을 때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1위)에 이어 어린왕자가 4위에 올랐다.

생텍쥐페리 얼굴은 유로화가 도입되기 전 프랑스의 50프랑짜리 지폐에도 새겨져 있었고 빅토르 위고, 에밀 졸라 같은 위인의 시신을 모셔놓은 파리의 팡테옹 신전에 가보면 첫 기둥에 생텍쥐페리에 대한 찬사가 적혀 있다.

프랑스인의 생텍쥐페리에 대한 사랑은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은 2000년 6월 극에 달했다. 그의 고향인 프랑스의 리옹시는 ‘어린왕자의 도시’로 새단장했다. 사톨라스 공항은 이때 리옹-생텍쥐페리 공항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100명의 비행사들은 전날 남프랑스에서 일몰을 기다리다가 일제히 이륙해 그의 소설 ‘야간비행(Vol de nuit)’에서처럼 날아서 리옹에 도착했다. 어린왕자란 이름의 열기구가 밤하늘로 날아오르고, 그의 비행 모습이 담긴 기록 필름이 대형 스크린에 투사되기도 했다.

프랑스가 이렇듯 국가적으로 어린왕자에 열광하는 데엔 이유가 있다. 어린왕자는 성경과 마르크스의 자본론 다음으로 많이 번역되고 읽힌 책으로 알려져 있다. 일간지 르 피가로는 최근 “어린왕자는 160개 언어로 번역됐고 프랑스에서만 1100만권이, 세계적으로 8000만권이 팔려나갔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하코네에 있는 어린왕자 박물관엔 지난 5년간 100만명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다. 미국과 독일을 비롯해 국내에선 어린왕자가 오페라와 뮤지컬의 단골 메뉴로 선보인다. 어린왕자는 이제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이자 세계인의 마음의 고전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 초 처음 번역돼 소개된 뒤 100만부 이상 팔려나갔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에 등록된 어린왕자 국내판은 100종이 넘는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구매팀 관계자는 “책과 만화, DVD 등 모든 장르를 따져볼 때 절판된 것까지 합치면 어린왕자 관련한 품목이 350여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순수 문학서적만도 60~70종”이라고 말했다.

어린왕자에 대해서라면 나이와 국적을 불문하고 저마다 할 말이 많다. “그 책을 읽고 있으면 왠지 내가 착한 사람이 된 것 같아요”(30대 초반 기자) “내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그래서 내 인생과 사고가 어떻게 바뀌어가는지를, 너무 아름답게 표현했어요”(30대 중반 변호사) “자기가 길들이는 것에 책임져야 한다고 하는 부분, 섬뜩하더군요”(40대 초반 회사원)….

그렇다면 대체 어린왕자의 어떤 점이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걸까. 우선 줄거리를 보자. ‘소행성 B612호’라는 우주 속 작은 별에 장미 한 송이와 단둘이 살던 어린왕자는 장미가 까다롭게 구는 바람에 화가 나서 그녀를 버리고 혼자 우주 여행길에 나선다. 그러다가 지구라는 별의 사막에 추락한다. 마침 비행기 고장으로 사막에서 고생하던 비행사를 만나 대화가 시작된다. 그 뒤 여우도 만나고 뱀도 만나고 사업가, 허풍쟁이도 만난다. 그리곤 자신이 버린 그 장미야말로 자기가 책임져야 할 존재란 걸 깨닫고, 몸통은 사막에 버린 채 영혼만이 다시 외딴 별로 돌아간다는 단순한 줄거리다.

언뜻 보면 지극히 평범한 동화 같다. 하지만 어린왕자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다르다. 1970년대 후반 이 책을 처음 접했던 지금의 40대층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고 한다. 문체는 가볍고 삽화는 발랄한데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우수, 슬픔, 권태에 가깝다. 단지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하기엔 모자랄 만큼 우리 인간사를 꼼꼼히 묘사해놓았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들에겐 동화요, 어른들에겐 철학서가 된다. 한 비평가는 “동심이란 원래 사물을 보고 놀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감성을 잃어버린 어른에게 많은 걸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최근 출간된 ‘어린왕자의 수수께끼가 풀린다’(CHO 미디어간)에서 요시다 히로시는 “어린이에게는 수수께끼를 던지고 젊은이에게는 경고를 주며 어른에게는 반성을 촉구하는 책”이라며 “인생의 전기마다 반복해 읽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어린왕자 번역서를 출간한 도서출판 이레의 원미선 주간은 “어린왕자의 힘은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며 “중학생 때 읽고 대학생 때 읽고 나이가 들면서 읽을수록 새롭게 와 닿는 게 어린왕자”라고 했다.

지난 4월 25일 서울 창동에 있는 서울열린극장, 뮤지컬 ‘어린왕자’(서울시 뮤지컬단)가 공연되고 있었다. 평일 오후 관람석을 가득 채운 이들은 대부분 유치원생, 초등학생이었다. 금발머리를 하고 허리춤에 칼을 찬 어린왕자와 얼굴에 꽃잎을 단 장미가 무대 위를 뛰어다녔다.

“아저씨, 술은 왜 마시나요?” “잊기 위해 마셔” “뭘 잊으려는데요?”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서”…. “이 세상에서 배우는 건 슬픔과 좌절뿐이라고요.” “예쁜 장미는 내 옆에 있었지만 왜 난 가시만 봤지? 이제 내가 당신을 그리워해요. 내가 당신에게 길들여졌어요.” “절망이란, 좌절이란 없는 거야. 슬픔이 있기에 기쁨도 있는 거야. 화가의 꿈을 버리고 슬퍼했지만 비행사가 되지 않았다면 이런 기분 몰랐을 거야.”

연출은 익살맞기만 한데 대목마다 생각할 거리를 던졌다. 옆자리에 있던 한 학부모는 “여고 시절에 읽을 땐 이렇게 어려운 얘기인 줄 몰랐다”며 “아이들이 저걸 어떤 식으로 이해할까 궁금하다”고 말했다.

어린왕자가 별을 여행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은 현실감 없이 잘난 척만 한다. 권위만 따지는 왕,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 술 마시는 술꾼, 별을 사모으기만 하며 돈을 밝히는 사업가, 탐험은 않고 아는 척만 하는 지리학자…. 그 속에서 사랑, 고독, 죽음, 돈, 권력을 얘기한다.

인구에 회자되는 명대사도 어린왕자의 힘이다.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서로를 길들이는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같은 대목은 학창 시절 연애편지에 한번쯤 긁적거려 봤음직한 것이다.

▲ 영화 '어린왕자'.
글은 남의 얘기를 전하기보다 자기 얘기를 쓸 때 더 힘이 실리게 마련이다. 어린왕자는 사실 작가인 생텍쥐페리의 자서전이나 다름없다. 동심을 잃고 어른이 돼 버린 비행사도 그이고, 순수해서 무슨 말이든 솔직히 할 수 있는 어린왕자도 바로 그다.

‘모나리자’를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예술가이자 수학자, 과학자, 역학자였듯이 생텍쥐페리는 기자, 작가, 비행사, 발명가였다. 그의 증조카인 나탈리 데 발리에르는 자신의 책에서 “조종사이자 시인이자 철학자이고 기자이면서 마법사, 발명가였던 할아버지는 문학학교에 다닌 적이 없다”며 “그의 글쓰기가 독창적인 것은 풍성한 이야기로 가득 찬 자신의 삶을 투영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생텍쥐페리’를 주제로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던 단국대 불어불문학과의 정소성 교수는 “어린왕자가 우주를 날아다니는 것은 비행사였던 생텍쥐페리만이 쓸 수 있는 것”이라며 “불행한 결혼 생활을 했고 위기 상황에 있던 조국에 대한 불타는 애국심을 가진 사람의 혼이 투영된 자기 기록”이라고 말했다.

작가의 개인 생활이나 역사적 상황을 고려하면 책 속의 등장 인물은 전혀 다른 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어린왕자가 버렸던 장미꽃은 작가의 부인을 뜻할 수도, 생텍쥐페리가 미국으로 망명한 뒤의 조국 프랑스을 뜻할 수도 있다. 이 모든 장치가 어린왕자를 지금껏 우리 곁에 살아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된다.

“내가 죽은 것처럼 보일 거야. 하지만 그게 아니야.” 프랑스 리옹의 벨쿠리 광장에 있는 생텍쥐페리의 동상 앞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확인되지 않은 죽음 덕분에 영생을 누리고 있으니, 이 순간 등에 불을 붙여 별빛으로 우리에게 ‘안녕~’ 할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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