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품을 수 있는 동화 쓰고 싶어요!"
<동화창작의 즐거움> 낸 동화작가 황선미
텍스트만보기 2006.5.18  조성일(sicho) 기자   
동화작가로는 처음 동화 창작론 <동화 창작의 즐거움>을 낸 황선미 작가.
ⓒ 조성일
어린이날을 맞아 반짝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아 뭣하긴 하지만 이번에는 준비된(?) 인터뷰이로 동화작가 황선미(43)를 선택했다.

인터뷰이로 황 작가를 선택한 것은 그가 요즘 가장 잘 나가는 동화작가라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굳이 '준비된 인터뷰이'인 것은 지난 가을 인터뷰를 추진했다가 때마침 황 작가가 독일 출장 중이어서 성사되지 않아 일찌감치 '2006년 어린이날용'으로 아껴두었던 터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물론이거니와 어린 아이들을 둔 엄마·아빠들에게는 새삼 설명이 필요 없는 작가이지만 그래도 혹시 황선미가 누구냐고 물을 독자가 있을 것 같아 대표작품 목록을 열거하는 것으로 설명을 대신하겠다.

<나쁜 어린이 표> <마당을 나온 암탉> <목걸이 열쇠> <늘 푸른 나의 아버지> <과수원을 점령하라> <일기 감추는 날> <넌 누구야?> <푸른 개 장발>….

황 작가는 최근 동화작가로는 처음으로 <동화 창작의 즐거움>(사계절)이라는 동화 창작론까지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황사가 조금 있다던 노동절인 5월 초하루, 경기도 수원에 살고 있는 황선미 작가를 안양역 부근 한 찻집에서 인터뷰했다.

동화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문학

▲ 아직 쓸 이야기가 많다고 말하는 황선미.
ⓒ 조성일
"살면서 좋은 책 몇 권을 가슴에 품을 수 있다면 행복한 일이다. 그것이 동화라면, 더욱이 그것이 어렸을 때 읽은 동화라면 더없이 행복한 일이다. 어렸을 때 그런 책을 만났다면 삶이 달라졌을 테고, 나이 들어서 만났다면 어린애 같은 눈과 마음을 되찾았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동화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문학이다."

'어린이를 발견하는 즐거움'이라고 제목을 단 <동화 창작의 즐거움>의 머리 글은 이렇게 시작한다.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혀야 하는 이유를 황선미 작가의 이 진술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사람은 언제나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타인으로부터 영향을 받으면서 산다. 인간은 늘 타인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난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 만난 감동 어린 한 편의 동화는 한 사람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놓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황선미 작가는 동화 작가들은 항상 강한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끼며 작업한다고 했다.

"동화 창작은 즐겁고도 어려운 일입니다. 또 모험이죠. 어른이 어린이를 찾아 끊임없이 고민하며 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겠다. 독자 대부분이 어린이인데 반해 쓰는 사람은 어른이다. 그런데 어른은 어린이가 될 수 없으므로 어린이의 세계를 오롯이 그려내는 데는 한계가 따르게 마련이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황선미 작가는 어른의 견고한 의식을 차츰 바꿔나가면 어린이와 가까워질 수 있는 즐겁고 설레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순수하고 강렬한 호기심으로 뭉쳐졌던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를 찾는 기쁨도 덤으로 주어진다고 했다.

어린이는 누구인가

▲ <푸른 개 장발>을 보고 있는 황선미.
ⓒ 조성일
황선미 작가는 동화 창작에서 가장 중요한 전제는 아무래도 주독자층인 '어린이'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소설이야 독자층이 누구든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기 맘대로 할 수 있지만 동화는 다르다. 주독자층이 어린이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에게는 해줄 수 있는 이야기와 해줄 수 없는 이야기를 분명히 구분 지어야 한다. 어린이들에겐 모든 이야기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고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린이는 누구인가. 황선미 작가는 어린이를 단순히 생물학적 나이가 적은 존재로만 규정할 수 없는 사회적 이데올로기가 있겠지만 동심(童心), 놀이정신, 물활론적 사고 등 3가지의 보편적 속성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중국 명나라 때 양명학자 이탁오가 <분서>에서 말한 것처럼 “거짓을 끊어버린 순진함으로 사람이 태어나서 가장 처음 갖게 되는 본심”인 동심은 어린이의 속성을 지칭하는 말이자 맑고 깨끗한 것, 순진무구한 것, 아름답고 순수한 것을 일컫는 대명사로, 아동문학을 규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어린이 스스로 선택한 현실 모방 행위"인 놀이 역시 "인간은 놀 때에만 완전하게 인간적이다"는 프리드리히 실러의 말처럼 즐거움이 목적인 '유희'로서, 이는 세계를 받아들여 성장하려는 어린이의 건강한 속성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는 것.

아울러 무생물을 생명이나 의지를 가진 살아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물활론적 사고'도 어린이의 속성과 관련이 깊다는 것이다.

엄마·아빠가 먼저 읽고 책을 골라라

황선미 작가는 아이들 책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아빠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추천도서 목록에 들어있는 책만 사주면 엄마·아빠의 역할은 끝났고, 읽는 문제는 아이들이 알아서 읽겠지 하기 쉬운데 결코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그 자신이 동화작가가 된 것도 자신의 아이들 독후활동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한 사설 단체에서 '독서지도사' 공부를 하면서부터다. 때마침 옆 교실에 '동화 아카데미'가 처음 개설됐고, 늘 쓰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던 차 이 강좌를 듣게 되었던 것이다.

"교과서 같은 얘긴지 모르지만 아이들 책을 고를 때도 엄마·아빠가 직접 읽어보고 고르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또 좋은 책, 나쁜 책을 골라낼 수 있는 안목은 인터넷이나 신문 같은 데서 관련 정보를 열심히 찾아 읽는 발품과 직접 여러 작품을 끊임없이 읽으면서 나름대로 안목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여기에다 동화 창작에 대한 지식까지 갖게 된다면 말 그대로 금상첨화겠죠."

황선미 작가는 동화의 주제는 결코 거창하지 않다고 말한다. "단순하고 명쾌하고 인간의 기본 감성에 밀착해 있다는 것. 그래서 독자가 어른이든 어린이든 관계없이 순박한 감성을 일깨우는 어떤 것, 순수한 아름다움을 음미하게 하는 어떤 것, 한평생을 살아도 알기 어려운 세계에 대해 신비로움을 느끼게 하는 어떤 것, 삶을 이어가는 동안에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가질 수밖에 없는 역동성을 느끼게 하는 어떤 것이 동화가 포착하는 핵심"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황선미 작가는 동화는 삶과 밀착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미 알려진 얘기지만 공전의 히트를 한 <나쁜 어린이 표>가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는 첫째 아이에게서 들은 것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아이들의 현실 세계를 현장중계 하는 듯한 생생한 묘사에서, 그의 작품을 읽은 사람들은 무릎을 치며 공감대를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아직 써야할 동화 너무 많아요!

황선미 작가는 자신이 동화작가에 입문하던 시절은 물론이거니와 그때보다도 10여 년 전인 1980년대 중반 무렵, 대학 문예창작과에 다닐 때 동화 창작에 대한 강의가 거의 없다시피 했던 것에 비하면, 지금 서울예대에서 동화 창작을 가르치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한다.

황선미는 어떤 작가인가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주로 경기도 평택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황선미는 가난해 중학교 진학을 포기했다. 검정고시로 고등학교에 진학한 황선미는 평생 글 쓰고 싶은 마음에서 대학의 문예창작과에 들어가지만 데뷔에는 관심이 없어 공모전 한번 응모하지 않고 졸업한다.

결혼하여 아이 기르면서 아이들 책읽기에 신경을 쓰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1995년 단편 ‘마음에 심는 꽃’이 농민문학상과 ‘구슬아 구슬아’로 <아동문학평론>의 신인문학상을 받으면서 문단의 말석에 명함을 들이민다.

이후 문제작 <나쁜 어린이 표>와 <마당을 나온 암탉>이 낙양의 지가를 올리면서 일약 스타 작가로 받돋움했는데, 황 작가의 문학적 자양분은 완고하리만치 원칙주의자였던 아버지와 중학교 진학을 포기한 제자에게 언제든지 와서 책을 읽으라고 열쇠를 준 선생님이다.

1997년 <앵초의 노란 집>이 제1회 탐라문학상을 받기는 했지만 유난히 상복이 없기도 한 황선미 작가는 2003년 <과수원을 점령하라>로 세종아동문학상을 탄다.

황선미 작가는 오늘도 자연과 인간, 어른과 아이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아름다운 동화를 쓰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황선미 작가는 동화에 대한 독자층이나 사회적, 교육적 관심은 높아졌지만 정작 창작의 현장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사실 요즘 유아교육과나 교육학과에서는 동화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습니다. 그런데 정작 문예창작학과에서는 아직도 옛날식인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동화를 쓰기 시작하던 때 초등학생이던 아이들이 고등학생 중학생으로 자라서 동심에 대한 생생한 자료 제공이 더 이상 어려워지자 도서관에 자원봉사자로 나가볼까도 생각한다는 황선미 작가. 황 작가는 아직 써야할 동화가 너무 많다고 했다.

오는 7월경 영혼 문제를 다룬 판타지물인 (가제)<나온의 숨어있는 방>이 출간될 예정이라면서 황 작가는 엄마를 동화 작가의 길에 들어서게 했던 아이들이 어느덧 중고등학생의 청소년이 되었기에 청소년 소설을 써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황 작가는 청소년 상담 교육을 받고 상담활동도 해보고 싶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의인화의 대가'답게 동물원 사육사도 되고 싶다고 말하는 황선미 작가는 인간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꿈이라면 그 꿈을 담고 있는 것이 바로 동화라는 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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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인류의 유산 새롭게 해석할 때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06/04/28

올해 들어 『해방전후사의 재인식』만큼 대대적으로 언론에 소개된 책이 있을까? 1980년대에 대학생들의 필독서가 되면서 밀리언셀러 반열에 오른 『해방전후사의 인식』의 역사인식을 문제 삼은 이 책은, 올해 초 책도 나오기 전에 보수언론에서 경쟁적으로 대서특필하고 사설에까지 언급하면서 대단한 반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그렇게 세상이 떠나갈 듯이 떠든 것에 비하면 대중의 관심이 그리 대단했던 것은 아닌 듯하다.

편자가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여러 출판사에서 이 책의 출간을 거부했다. 거부한 이유는 출판사마다 조금씩 달라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이 가져올 사회적 파장을 의식해서라기보다는 과거의 '성과'나 특정인물을 지나치게 공격하고 있어 출판사의 '앞날'에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출판기획자의 촉수는 늘 이런 파장을 몰고 올 새로운 '감성'을 담은 책에 열려 있다. 팩션, 블루오션, 서드 에이지, 디지로그 같은 신조어를 제목에 달기도 하는 등 대중의 관심을 단숨에 불러일으킬 수 있는 책을 펴내고자 한다. 성공하면 한 해 농사는 따 놓은 당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새로운 '담론'을 담은 인문서에서 기획자는 최고의 가치를 발휘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열풍이 휩쓸고 간 1980년대 이후 더 이상 새로운 사상은 출현하지 않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으니 기획자에게는 지금 같은 악조건이 없을 터이다.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갖는 사상가가 출현해 이른바 '빅 타이틀'을 내놓지 않은 지 꽤나 오래되었고 당분간은 그런 책이 출현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다.

그렇다고 마냥 쉬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그래서 출판기획자들이 관심을 두는 대표적인 영역이 인류가 축적해놓은 지적 유산을 새롭게 구성하는 책이다. 지금까지 그것은 주로 신화, 역사, 고전 등을 '객관적 명제'로 전달하는 痼?아니라 '주관적 맥락잡기'로 새롭게 해석한 책이었다. 인류의 문화를 재조명하는 책들이야말로 세상을 헤쳐 갈 상상력이라는 무기를 획득하려는 사람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그런 유의 책은 크게 두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나는 특정 시기를 다룬 책이다. 적어도 이 땅에서 18세기는 메마르지 않는 샘과 같다. 한국판 문예부흥기라는 18세기에 정약용, 박지원, 홍대용 등은 “다단한 층위의 글쓰기를 통해 지배적 사유”를 마구 뒤흔들며 새로운 사유를 보여주었는데 그런 간접 경험이 오늘날의 대중에게 매우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서도 『나비와 전사』(고미숙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연암을 읽는다』(박희병 지음, 돌베개 펴냄) 등의 신간은 출간 즉시 매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른 하나는 특정 테마나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주제사로 『사도세자의 고백』,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같은 문제작들을 꾸준히 펴낸 이덕일이 최고의 인기를 누린다. 제목을 바꿔 다시 출간한 『조선왕 독살 사건』은 팩션 열풍까지 더해져 12만 부나 팔렸으며 최신작 『조선 최대 갑부 역관』(김영사)도 출간 즉시 역사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그런데 세계 출판계에서는 이런 출판경향을 20세기 말부터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꾸준히 책을 펴내왔다. 국내 출판계는 이제 겨우 출발점에 서 있다. 수요는 있으나 '물건'이 한없이 부족하다. 이것이 우리 출판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기사게재 : <한겨레> 출판전망대 2006.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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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Mephistopheles > 16강 알림판-07

 

싸이런스
가위바위보바위가위 - 2006-05-03 14:10 삭제
 
하늘바람
저 여기다 해도 되나요? 너무 늦었으면 할 수 없지만 어젠 일이 있어 못들어왔네요.ㅠㅠ
바위 보 바위 바위 가위 - 2006-05-04 05:47 삭제

가장 늦게 참가하신 하늘바람님이 2:1로 싸이런스님을 제압하셨습니다.

안늦으셨습니다 하늘바람님 그냥 제일 늦게 내신 것 뿐입니다..^^

오늘도 역시 오전 12시부터 8강전을 치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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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가  MBC동화창작대상 중편부분에 상을 타서 어제가 시상식이었다

나는 몸이 안좋은데다 여러 일이 있어서 가지 못했다

그곳엔 이청준선생님과 여러 동화작가들이 와서 축하를 해주었단다.

상금도 천만원이나 되니 상금 받는 기분도 좋았겠지만

등단을 하게 되어 더욱 박수칠 일이다.

난 이래저래 바쁘단 핑게로 그 문학상에 도전도 못했고 요즘 계속 글도 잘 못쓰고 있다

그저 하는일이란 요즘들어 글쓰기 관련 책이나 모으는일

기뻐하고 박수쳐 주면서도

저녁때 이청준 선생님 만났단 말을 들으니 조금 샘이 난다

이청준 선생님 좋아하는데

나도 동기의 이번 등단 계기로 분발해야할텐데

실력을 잘 쌓을 수 있응ㄹ지 모르겟다

아무튼 욕심이 너무 많아서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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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5-04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이청준 선생님 좋아해요.....당신들의 천국을 참 재미있게 읽었어요~~
하늘바람님도 충분히 하실수 있어요...힘 내세요~~~

진주 2006-05-04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왜 그런지 유명작가들 하나도 안 부럽대요? 이상하지...자리 북덕거리고 짜증난다고 내 상도 받으러 안 가서 남이 전해 줬어요. 애초에 난 상 받는 자리 불편하고 상 받으려고 글쓰는 건 더 불편하고....병이야..

하늘바람 2006-05-04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은 작가분이셔서 그래요^^
세실님 감사합니다

하늘바람 2006-05-04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동화 창작 모임 동기요^^
 

책은 문화다 [06/05/02]
독서론에 관한 책을 한 권 펴냈다. 펴내고 난 뒤 필자는 가만히 있는데 주변 사람들이 태산같이 걱정을 하고 나선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는 책 제목을 내용과 상관 없이 자극적이거나 튀게 지었어야 한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글자 수를 줄이고 여백을 많이 두어야 베스트 셀러가 될 수 있다는 등 다양한 조언을 해준다. 어떤 이는 책 내용을 가급적 단순한 소재를 가지고 우화 형식으로 말랑말랑하게 써야 팔릴 것이라고 위협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주변의 걱정 어린 조언들을 종합해 보면 필자가 쓴 책은 결국 베스트 셀러가 되지 않을 수 있는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셈이 되고 만다. 거 참 낭패다

4월23일은 유네스코(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가 정한 ‘세계 책의 날’이었다. 지방선거,대기업 비자금 사건 등 굵직굵직한 여러 사회 문제들로 다소 가려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변덕스런 봄날에 여기저기서 책에 관련된 행사가 많이 개최되었다. 평소에 책을 가까이하지 않던 이들에게는 모처럼 책이라는 훌륭한 정신 성장의 도우미를 생각나게 하는 좋은 기회였다. 그렇다면 책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 출판계와 독서 시장의 현주소는 어떤 모습일까.

2005년 발표된 독서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는 선진국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성인 독서량이 연평균 11권(한국출판연구소 발표)으로 미국이나 일본을 능가하고 스웨덴 같은 북유럽 국가에는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출판되는 책 종류도 10년 전에 비해 35% 정도 늘어나 2005년 한 해 동안 4만3585종이나 발행되었다.

그러나 외화내빈이라고 그 내용을 보면 형식에 상당히 못 미친다. 베스트 셀러 상위권을 차지한 대부분의 책이 소설과 실용서 위주로 인문·교양서적은 설 자리가 없다. 또한 편차가 심해 성인 4명 중 1명은 1년 동안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았다.

더 우려할 만한 것은 책이 너무 경박단소(輕薄短小)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내용이 무거운 책은 독자들이 외면한다는 이유로 출판사들은 글자는 키우고 여백은 늘리면서 페이지 수를 줄이고 있다. 책 내용은 씹지 않고 삼켜도 소화시키는데 문제가 없는 이유식처럼 가볍고 말랑말랑한 내용 위주로 일관한다. 독자들은 독자들대로 책을 읽고 난 뒤 속았다고 불만을 터뜨리면서도 다음에 책을 살 때 또 다시 읽기 편한 책 위주로 선택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독서 이력을 읽어낸 책의 권수로 평가하고 또 목표를 잡는다.

번역책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유명 대학 교수가 해외 유명 경영학자의 책을 번역했는데 난해한 철학책을 읽는 것보다 더 어렵다. 상상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책 읽다가 잘못하면 성격을 버릴 판이다.

고전에 이르면 번역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이해심 많은 독자들 입장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고전은 으레 그러려니 하고 읽기까지 하는 분위기다. 고전이나 특정 작가의 저술이 읽기 어렵다는 것도 따지고 들어가 보면 상당 부분 번역에서 비롯된다. 많은 사람이 경험하듯 원서를 읽으면 오히려 훨씬 더 쉽게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번역 문제는 출판사에 따라 더 낫고 못하고 하는 문제는 아닌 듯싶다.

6월이 되면 월드컵 축구가 시작된다. 출판계는 벌써 울상이다. 모든 출판 계획을 6월 이후로 미루고 있다. 이 기간 중에는 책이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365일 책이 팔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독자와 출판계가 너무 경제 쪽으로 치우쳐 있는 독서시장을 문화 쪽으로 당겨와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책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윈윈’할 수 있다.


(신동기 신동기변화연구소 대표) = 국민일보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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