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흙벽집 하늘파란상상 2
이상교 글, 김원희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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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교 작가 책을 너무 좋아한다. 선생님 책은 반드시 작가의 말부터 읽는다. 작가의 말 속에 형식적인 말이 아닌 진짜 이상교 선생님 마음이 느껴진다. 뭐 아님 말고지만 난 그렇게 생각된다.

글이 좋고 덩달아 사람까지 좋아지는게 인지 상정인데 막상 만나면 실망하기 일쑤다.

하지만 이상교 선생님은 내가 만난 작가 중에 정말 최고로 동화스럽다.

거인같이 큰 키에 걷는 모습도 어정어정 껄렁껄렁. 안경쓰시고 재밌는 말투로 이야기하신다. 물론 내가 개인적으로 느낀 느낌일 뿐이겠지만.

그 뒤 이상교 선생님의 동화를 시를 읽을 때마다 그분 모습이 떠오르며 웃음이 난다.

어떻게 아이들 맘을 사람맘을 잘 알고 쓰다듬는 글을 쓸까?

참 부럽다.

참 멋지다.

이 책 22p에 나오는 통나무 그림을 보고 좀 전 차에 숨었던 고양이가 떠올랐다.

 

몸은 숨겼는데 꼬리는 못 숨겼던 귀여운 모습.

 

시 위곡리에 내려가 흙벽집을 꾸미고 사는 삼촌과  조카 재현이 메일을 주고 받으며 시골의 흙벽집에서 만나는 자연 풍경을 이야기하는데 별다른게 없는 것같으면서도 아기자기 재미난다.

그런데 책을 보다 보니 아 작가분 얼굴이 책에 등장

글쎄 이상교 선생님은 어떨지 모르나 살짝 닮았다.

 

첨엔 그냥 깐깐한 아줌마인가 해도 자꾸 보면 정이 가는 얼굴.

선생님~ 하고 부를 뻔했다.

 

 

책속에 그려진 위곡리 삼촌집

 

이 그림을 보다 얼마전 우리집 생각이 났다.

나도 호박씨를 뿌렸는데 엄청나게 거인 호박잎으로 자라서 시멘트 마당을 덮고 나중엔 온통 집을 다 덮지 않을까 걱정까지 했었다.

호박 감는 줄기가 내 발을 감는 건 아닐까 하는 너무나 안 이쁜 상상까지 했던.

 

읽으면서 재미나고 정신없던 마음이 조금씩 힐링되었다,

위곡리 선생님은 내가 선생님 펜인걸 알까 몰라.

회사 다닐때 하지 못한 가장 안타까운 일이 이상교 선생님과 책 작업 못한 거다.

선생님과 동화 이야기하며 재미난 동화책 한번 만들고 나오는 건데.

땅을 치며 후회가 된다.

책 이야기보다 기냥 이상교 선생님 이야기만 한것같아 리뷰같진 않지만 아이들에게 시골집의 정서를 동심을 담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최고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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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9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4-09-20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교 작가님 참 정 스러우실듯요^^
호박잎이 탐스럽게 자랐어요~~
 

시간이 간다.

바람이 불고 해가 뜨고 사람들이 우르르 지나간다.

그렇게 시간이 간다.

 

막힌 곳이 없는데

아무도 날 가둬두지 않았는데

 

난 마치 누가 날 막아놓은양

가둬둔양

답답해 미치겠다.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처럼

가슴이 터질 것같은

하지만 나중에나 그땐 그랬지 하며 말할 수 있는 것들이라

 

다만 말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과 모든 것들이 통들어

내게 달려 들어서

나는 정신을 차릴 수 가 없구나.

 

내가 힘을 내야하는데 딱 죽겠다.

빨리 일을 하고 마음에 정리를 하고 자료를 정리해야하는데

시간만 가고 아무것도 못하는 시간만 가고

 

나는 멍하니 물 흐르듯 그 안에 서 있고나.

 

 

 

 

ps 너무나 웃긴건

이 와중에 엄청나게 큰 피자나 치즈 케이크 같은 걸 마구마구 입에 쑤셔 넣고 팍 자고픈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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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2014-09-19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스트레스가 심한가봐요. 그러니 피자나 치즈케이크 생각이 나는 건 당연할 것 같아요.
기운내요, 하늘님!!

세실 2014-09-20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하늘바람님 힘 내시길요.
더 단단해 지시라고 시련을 주시나 봅니다.
 

지금 심정은 아주 딱 죽겠다.

엄마 아빠 병원엔 내가 바빠 오늘은 못 가겠다고 있는 소리 없는 소리 해가며 큰 소리 쳤다.

아이에게도 엄마는 바쁘다 했다.

실제 바쁜 건 사실 이었다.

빨리 끝내주어야할 원고가 있는데 ~~~

아 그런데

나 지금 원고는 커녕 아무것도 손에 안 잡힌다.

아빠 일과 내일과 아이. 기타 등등.

집중할 수가 없다.

시간은 가고 둘째를 데리러 가고 큰 애도 피아노 학원으로 데리러 가야할 시간이다.

오늘 저녁은 뭘 해먹지 부터 아빠는 어떨까 부터

작은 걱정부터 큰 걱정까지.

아무것도 처리 못하고 발만 동동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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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7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4-09-19 12:00   좋아요 0 | URL
왜 님이 죄송하고 미안하셔요
전 넘 감사하고 힘이 됩니다.

2014-09-18 2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4-09-19 12:0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이렇게 좋은 글을 남겨주셔서 많이 힘이 되고 위로가 됩니다.
덕분에 좋아지실 거예요
 

요즘 난 주제의식 아노미 상태다.

어쩌면 요즘이 아니라 늘 그랬던 것같기도. 하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모든 걸 좋게 보고 좋게만 생각하고 고맙게 여기고 살면 내 맘도 편하고 상대방도 편하고 뭐 좋은게 좋은거다 라는 식의 명상같은 수행적인 삶을 그동안 나는 추구해 왔다.

 

하지만 그렇게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웃음과 친절과 착한 인상 등등을 무기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며 그것에 조금이라도 헤를 끼칠때는 무섭게 돌변하는 사람을 하나둘 보면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걱정과 고민이 찾아왔다.

 

김부선의 폭행사건 전말을 듣고 기가 찼었다.

그리고 김부선같은 원투가 내게 없음을 슬퍼했다.

그런데 오늘 방미의 글과 그에 댓글을 단 허지웅 이야기를 읽으며 화가 나고 떨리기까지 했다.

 

아빠가 다치셨고 현재 하반신에 마비가 와서 걷지도 못하고 팔까지 잘 못 쓰셔서 수저도 못 드신다. 언제 소변이 나오는지에 대한 감도 없어 소변줄을 달고 계시며 밥이 나오면 엄마가 숟가락을 반찬에 놓고 식판이 떨어지지 않게 붙들며 먹여 드린다.

난 마감에 시달린다는 핑계로 매일 가지도 못하지만 두분의 상황은 가 보면 기가 찰 노릇이어서 나도 화만 나는 상황이고 맘같지 않게 소리만 꽥꽥 지르며 답답하다 왜 그러느냐만 연신 외치다 온다.

 

그제 오전 아빠에게 갔는데 아빠가 일하시던 건물의 소장이 박카스 두상자를 사들고 왔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산재 신청을 다 했으니 걱정말라한다.

부모님은 정말이냐고 감사하다 했고

소장님은 산재에서 연락이 올거라 했다.

나 역시 감사합니다. 소장님 했다.

엄마는 엘리베이터까지 쫓아가서 타시는 뒷모습에까지 90도각도로 허리를 조아리며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또 인사했다.

 

좋은게 좋은거고 고마운게 고마운거라 여기며 그냥 가만 있었으면

부모님은 이제 곧 산재에서 연락이 오겠지 했을 거다.그러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마음 편히 있자고 서로를 위로하시며 있으셨겠지만

 

난 그러지 못했다.

병원 산재 담당자를 찾아가 산재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한 뒤 신청되었는지 확인하고 어떻게 신청되었는지를 물었다.

산재 담당자가 당일 오전 접수 되었으며 치과만 신청되었다 한다.

치과만?

이 세개 뽑힌 것만?

그럼 하반신 마비와 수만은 검사와 며칠 입원 안했는데도 현재 엄청나게 나와있는 병원비는?

뭔가 이상해서 병원 산재 담당자에게 묻고 추적한 결과 일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았다.

 

소장은 다쳤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땐 걱정말라고 다 해주겠노라 했단다.

당시는 이세개가 뽑히고 타박상 정도려니 생각했던듯.

허나 아빠는 목디스크와 관련된 하반신 마비에 신경이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는 상황

소장은 평소 아빠가 목과 팔다리가 결리고 쑤시다 했다는 걸 이야기하며 원래 환자였으니 그건 이 사고와 아무 관련이 없고, 이만 해주겠노라. 했다는 것.

 

나는 하반신 마비와 관련된 산재를 신청하기 위해 병원 산재 담당자와 준비를 하는 도중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산재 신청은 본인이 하는 거란다.

본인이 의사 소견서와 신청서에 사고 경위와 상황을 자세히 쓰고 본인 사인하고 회사 명판과 직인 받아  신청하는 거란다.

그런데 그 소장님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신청서를 보여주지도 않았고 아빠 도장을 맘대로 찍어 제출했고 사고 내용을 축소했다.

 

나는 새로 작성한 신청서( 한반신마비와 빠진 이등 다친 부위를 자세히 설명한)를 들고 엄마랑 소장님을 만나러 갔다.

 

결과는 소장은 회사 직인을 찍어주지 않았다.

이유는 회사는 돈이 없고, 아빠는 원래 아프고 목수술을 하려 했다는 사람이라는 것.

목때문에 병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아빠가 목 수술을?

원래 마비가 오던 사람이었으니 마비는 당신들 문제이고 자기네는 최소한 이라도 해주려 한걸 고마워 해야한다는 내용.

그래서 결국

회사는 산재 신청서에 명판과 직인을 찍어주지 않았다.

 

좋은게 좋은거라는 공식은 깨어졌다.

아빠가 일하시던 곳의 소장님이니 난 최소한 예의를 갖고 대해야 하는데 너무나 화가 났다.

그래서 막말 좀 했다.

 

소장님 사람일 어찌될지 모릅니다.

아버지도 다치시기 전에 하반신 마비가 올줄 아셨겠습니까? 당연히 꿈에도 모르셨습니다. 소장님도 당장 내일이 어찌될 지 모르는 겁니다.

 

그분은 이사람이 할소리가 있지 하며 화를 냈다.

 

 

지금 그 사람을 문서 위조로 고소한다고 내용증명이라도 보내면 직인을 찍어줄까

회사에서 안찍어주면 일처리가 아주 많이 늦어진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내 말투로 너무나 바보같은 부모님은 빨리 이를 치료하게 다시 일하게 하려고 이만 먼저 해주려했을 거다로 이야기하신다.

이러니 이러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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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09-17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확인해보시기 잘했네요.
아버님 도장을 맘대로 찍어 제출한 것 만으로도 소장이라는 분, 분명히 잘못하셨어요.

하늘바람 2014-09-19 11:59   좋아요 0 | URL
아 나인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전 그냥 답답할 따름이네요
 

부부는 어떻게 만나 시간을 견디며 살까요
아버지가 다치셨고 하반신 마비가 오셨어요

이빨이 다섯개나 빠져버린 건 일도 아닌 게 되 버렸어요.
소변이 당신도 모르게 나오고 혼자 일어설수도 누울수도 없습니다.
옷도 밥도 물도
게다 한살이지만 연상의 여인인 엄마는
심장병에 당뇨에 천식에 교통사고 수유증 게다가 수시로 생긴 위 경계성 종양에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
휠체어도 못 끄는 그런 아픈 아내가 혼자선 뭘 할수 없는 남편 기저귀를 채웁니다.
하지만 더디고 힘든.
딸인 난 윗옷은 입혀드렸지만 기저귀는 채워드릴 수 없어서 밖에 나가 있는데
도저히 못한 엄마가 부릅니다.
찍찍이가 잘 안 보인다고요.
아버지는 딸에게 기저귀찬 모습을 보이고
엄마는 아빠는 곧 일어나실테니 걱정말라십니다.

내가 하반신 마비가 온다면
아니면 내 옆지기가
대소변을 받고 닦아내는 일은
말로만 듣던 거와는 정말 다른~
거더라고요.

부부의 모습.
서로 어떤 인연의 끈으로 만났을까요.
부모님 모습을 보며
우리 정말 많이 사랑하고 잘해야겠구나 싶습니다.
분명 보통 연이 아니니까요.

아버지.
엄마 말처럼 곧 일어나실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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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09-12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어머니 당신께서도 생활이 불편하실텐데, 아버지 간호까지 하시기 얼마나 힘드시리란건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간병해주시는 분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버지께서 곧 일어나셔야겠지만 아버지, 어머니 두분 모두 무리하지 않으시도록 방법을 잘 찾으시리라 봅니다.

하늘바람 2014-09-16 12:42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나인님
님은 몸 좀 괜찮으신가요?
나인님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많이 못 도와드리는게 가장 가슴아픕니다

2014-09-16 2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4-09-17 13:51   좋아요 0 | URL
네 북극곰님 님도 어여 건강해지시길 바랍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