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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 게리 해멀이 던지는 비즈니스의 5가지 쟁점
게리 해멀 지음, 방영호 옮김, 강신장 감수 / 알키 / 2012년 9월
평점 :
전세계적인 경제위기에는 천년기업을 꿈꿔왔고 그러리라 여겨졌던 불패기업들의 아성을 송두리째 앗아간다. 애플의 파고에 휩쓸려 모바일분야 최고 기업이었던 노키아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아픔을 겪고 있고 가전과 반도체 분야에서 핵심 기업으로 추앙받던 소니 등 일본기업들은 이미 무대 저편으로 사라지는 운명을 짊어지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삼성, 현대차 등 일부 대기업은 그나마 선방하고 있지만 중견기업으로 불리우는 기업들은 이미 속이 곪은대로 곪았다. 이제는 중견기업으로 불리우기 민망할 정도로 사세가 위축되거나 웅진그룹처럼 법정관리의 슬픔을 겪고 있다.
이처럼 경제 침체의 위력은 기업의 위기이자 경영의 위기로 그 마수를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이를 바라보는 상아탑의 시선은 어떨까? 특히 '핵심 역량', '경영 혁신' 등의 새로운 경영학 용어를 창시하며 현대 경영학의 패러다임을 새로 구축한 인물의 해법은 무엇일까?
<지금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는 지난 2008년 아마존닷컴에서 조사한 최고의 경영서로 꼽혔던 <경영의 미래> 저자이며 <꿀벌과 게릴라>등을 통해 혁신적인 경영이론을 제시하면서 모든 경영학도 및 CEO들에게 찬사를 받아온 게리 해멀의 신작이다. 이 책은 위에서처럼 수많은 기업들이 존폐의 위기에 처해있고 더 이상 버터낼 재간이 없는 한계상황 하에서 어떻게 위기를 헤쳐나가야 할지를 그의 혜안을 통해 거둔 결과를 풀어낸다. 당연한 주장이지만 위기 이전의 경영전략과 혁신으로는 이 거센 파고를 헤쳐나갈 수 없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그렇다면 새로운 방안은 무엇일까?
게리 해멀은 가장 근원적이면서도 자칫 그 중요성을 간과해 왔던 것에 주목하며 화두를 제시한다. 우리의, 우리가 속한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도전은 무엇일까? 그 도전에 대한 고민 속에서 이를 극복하고 번영을 기약할 수 있는 5가지 쟁점을 제시한다. 바로 가치, 혁신, 적응성, 열정, 경영이념이 그것이다. 이 다섯가지를 중점적으로 점검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일궈내야 기업의 생명을 유지시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기존의 가치를 바꿔야 살수 있다면 기존의 상명하복식 인적 구조와 시스템의 변화도 당연한 것...
게리 해멀은 일례로 고어텍스로 알려진 기업 고어사와 세계 최대의 토마토 가공업체 모닝 스타 등을 예로 들며 자신의 주장에 타당성을 심는다. 직급은 물론 직책, 연공서열 조차 존재하지 않는 기업들. 기존의 비즈니스맨들이 보기에는 당최 이해할만한 구석이 없는 기업들이 스스로 주인의식 속에서 기업=자신이라는 마인드로 회사의 가치와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데 대해 저자는 주목한다.
이러한 사례를 확인하다보니 <하버드 비즈니스리뷰>에서 “먼저 관리자들을 모조리 해고하라”는 기고문을 통해 소셜미디어, 빅데이터, 신흥 시장, 위기관리, 지속가능성 등 경영자들의 머리를 지끈거리게 할 수많은 개념들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컨트롤하지 못하므로 리더십의 한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이 책이 위기의 기업들에게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진단은 나왔고 처방도 해줬다. 이젠 기업들이 어떻게 이를 활용해서 그의 주장에 힘을 실어 주느냐일뿐...기존의 수직적 조직문화에서 인간의 욕구와 심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수평적 조직으로의 전환을 누가 빨리 이뤄내느냐에 달려 있다.
400여 페이지에 가까운 많은 분량이지만 워낙 가독성이 뛰어난 책인지라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경영분야에 관심 없는 이들이라도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