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으로 읽는 근현대 세계사
이내주 지음 / 채륜서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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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역사 관련 서적의 출간이 붐이다. 모 유명 수능강사가 특유의 입담으로 케이블채널서 강연하는 것이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한국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인데 역사교과가 선택과목으로 분류되면서 갈수록 역사에 대한 인식 및 의식부재로 인해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우려스러운 점을 감안할 때 배경이야 어떻든 간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족, 공동체, 지역, 국가를 구성하고 하나로 엮는데 필수는 동일한 정체성의 보유다. 그리고 이 정체성을 보유하는데는 공통의 역사가 큰 기여를 한다. 그만큼 역사는 우리의 뿌리를 인식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바로미터인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명언은 그래서 지금도 앞으로도 유효한 것이다.

 

이러한 역사 붐속에서 세계사를 알기 쉽게 펴낸 책이 있다. <흐름으로 읽는 근현대 세계사>가 바로 그러한 책이다. 저자는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할 장교를 양성하는 육사에서 역사교육은 당연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과거를 교훈삼아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우리 중에 특히 군인은 애국심과 투철한 국방의식의 함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사야 당연히 그렇다지만 세계사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은 별개라고 생각도 들 것이다. 저자는 바로 이러한 의문이나 회의감을 갖고 있는 이들을 설득하면서 이 책을 시작한다.

 

첫째는 지구촌으로 불리울 정도로 세계 각국이 상호 작용을 통해 영향력이 커져가는 요즘 자국의 역사만을 아는 것은 절름발이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다. 세계 여러 국가의 역사를 앎으로 인해 그만큼 이해의 폭을 높이고 전세계적인 사건사고의 발생시 좀 더 면밀하고 정확한 이해를 할 수 있는 든든한 배경이 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편협한 시각에 빠져 어느 특정 시각이 주도하는 프레이밍에 휘둘릴 수 있다는 것이다. 비근한 예로 중동 분쟁의 경우 서구 미디어의 보도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다보면 정작 중동 분쟁의 원인과 배경을 간과할 수 있는데 이러한 문제점을 시정해 줄 수 있는 균형감각을 세계사를 통해 보유할 수 있다고 한다.

 

둘째, 한국사든 세계사든 역사적 균형감각의 보유가 필수적이므로 세계사에 더욱 많은 관심과 공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균형감각을 저버린 채 자국중심의 편협한 역사관에 빠져 왜곡을 일삼는 일본 아베정권의 발호가 주변국과 무수히 많은 갈등을 빚어낸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무척 중요한 명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세계사중 특히 가장 변화가 많았고 다양한 사건으로 국가간 갈등과 분쟁이 많았던 제1, 2차 세계대전과 그 이후 동아시아의 근대화까지 역사의 큰 흐름을 위주로 정리한 것이 특징이다.

 

안타깝지만 현대 역사와 문명의 주도권은 분명히 서구 국가들에 의해 장악되어 있다보니 간단하게그리스, 로마와 같은 서양 문명의 근원을 되짚어 보면서 출발하는 이 책은 유럽의 근대화를 통한 발전상을 보고 제국주의 갈등의 정점에 섰던 1차 세계대전은 물론 가혹한 전쟁배상과 개인의 정복욕으로 인해 촉발된 2차 세계대전의 참혹함을 거쳐 동서양 국가들의 현재 모습까지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근현대 세계 역사에 대한 기본적 시각을 정립한 후 시대별로 세세한 내용을 좀 더 찾아본다면 좋은 역사공부가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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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엄청나게 가깝지만 놀라울 만큼 낯선 - 의외로 낯선 중국 문화와 사유의 인문학 가깝지만 낯선 문화 속 인문학 시리즈 1
스위즈 지음, 박지민 옮김 / 애플북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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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우리나라와 같은 조에 배정된 중국이 우리나라로 어웨이경기에 약 3만명의 극성스러운 축구팬들이 방문할 예정이라고 알려져 긴장을 하고 있다. 내셔널리즘이 강하게 작용하는 월드컵인데다 특히 엄청난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축구에서 만큼은 열정적인 팬층과 반비례하는 창피할 정도의 성적으로 인해 더욱 강하게 집착하는 중국이다. 게다가 공한증이라 불리울 정도로 원사이드한 상대전적은 역사적으로 조공국이지 하대하던 한국에 대한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중국에 대한 우리의 인식 역시 그다지 좋지 않다. 독재정권인 북한에 대한 지원으로 통일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은 물론이요. 중국의 관광객들이 분명히 관광수입에 상당한 지분을 차지함으로서 반갑기는 하지만 사드 등 자국에 불리한 이슈 발생시 얼마든지 돌변할 여지가 있다. 남사군도를 둘러싼 주변국과의 분쟁 역시 물리적, 지리적 위상은 대국이지만 국제적 위상에 걸맞는 마인드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그렇다면 일본 못지 않게 가까운 중국을 우리는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일까? 외교적이나 여행을 목적으로 방문한 중국에 대한 인상이나 비록 중국내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으면서 지근거리에서 그들을 관찰한 이들의 시각은 중국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겠지만 정작 중국인의 정서나 감정을 그대로 보유한 같은 중국인이 바라보는 시각만큼에는 비교하기 어려울 것이다.

 

<중국, 엄청나게 가깝지만 놀라울 만큼 낯선>은 중국의 유명한 석학 스위즈박사가 같은 중국인의 모습을 가감없이 객관적이면서도 냉철하게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G2로 불리울 정도로 세계적인 위상이 달라진 중국과 중국인들이 정작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함몰된채 편협한 시각이나 좁은 마인드로 인해 생겨나는 갭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간과하고 있는데 대한 강한 경고의 메시지다.

동시에 중국의 민낯을 알고 싶어하는 세계인들에게는 중국인의 정서적 DNA가 어떤 배경에서 형성되었는지 보다 자세하게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어주는 책이다.

같은 중국인이지만 해외에서 오랜 생활을 하면서 객관적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던게 자국민에 대한 진심어린 충고가 가능한 것이 아닐까싶다.

저자는 수많은 짝퉁이 존재하는 중국의 모습은 오랜 기간 깊숙이 자리잡은 모방문화가 발동하기 때문이며 창조력이 부족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 외에도 논리적이지 못하고 법보다 권위에 더 익숙해져 있는 현상을 진단하고 있으며 돈으로 성공의 척도를 삼다보니 돈이 전부인 사회가 되었고 심지어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는 속담이 돌 정도라고 한다. 이는 선부론을 내세우며 경제적으로는 급속하게 자본주의화한 중국의 현재 부작용의 한 원인임을 설명하고 있다. 수천년 농경문화에 기반하다 보니 부지런하기만 하면 재능을 보완할 수 있다는 무의식적 확신이 지적탐구 활동에 한계를 보인다고 걱정한다.

 

불공평에 침묵하고 엄격한 법에만 의존하는 현대의 중국의 미래는 결코 밝을 수가 없음을 저자는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 그야말로 작정하고 쓴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인들 입장에서는 인정할 수 없고 외면하고픈 치부일지 모른다. 하지만 최근의 중국의 행보에서 느끼는 피로감, 특히 지금까지의 수퍼파워였던 미국과 비교했을때 차라리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가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불안보다 훨씬 낫겠다는 반응이 힘을 얻고 있음에 대해 중국 내부에서도 심각한 고민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주변국가를 조공국의 지위로 바라보는 대국주의의 사고방식이 아무리 역사적 사실로 인해 남아있다 하더라도 저자의 충고처럼 변화해야 할 때이며 오히려 늦은감도 있음을 절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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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중동을 말하다 - 이슬람.테러.석유를 넘어, 중동의 어제와 오늘
서정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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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근본주의를 지향하는 IS(이슬람국가, Islamic state)가 중동에서 세를 확산하다가 서방의 지원을 받은 시리아 등 중동국가들의 공격으로 위기에 봉착하자 유럽 각국에 대한 전방위적 테러를 양산하면서 시끌벅적하다. 무차별적 테러를 통해 이슬람의 이미지는 극도로 험악한 지경이다. 특히 피해자인 유럽 국가들은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받고 있을 정도다.

 

공산주의체제의 대부 소련이 무너진 직후인 1993, 유명한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은 베스트셀러이자 역저인 <문명의 충돌>에서 그동안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간 대립에서 벗어나 향후에는 문명간의 갈등과 충돌이 국제정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중에서도 특히 이슬람이 서방세계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고 대표적인 사례로 2001년 알 카에다의 미국 무역센터 테러 공격등을 통해 입증되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슬람을 종교로 하는 중동의 여러 국가들이나 테러단체들의 목적은 무엇일까? 그들의 의도가 역사적, 종교적 의미에서 대척점에 있는 서방 국가들의 이분법적 프레이밍에 국한되어 자칫 우리에게 잘못 전달되고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슬람은 일단 죄가 없다고 보는 무죄추정(?)의 원칙에서 출발하여 중동을 곱씹어보고 꼼꼼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는 시점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책이 출간되었다. <오늘의 중동을 말하다>가 바로 그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야말로 중동 전문가로서 국내에 유일한 인사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해박한 지식은 물론 탁월한 통찰과 이슬람에 대한 이해능력을 갖추고 있다. 오랜기간 국내 주요 일간지의 중동특파원을 역임하면서 직접 현장에서 중동국가의 정치, 사회, 문화를 경험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이슬람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제대로 된 판단을 기르기 위한 많은 중동 관련 책들을 출간하였다. 특히 이슬람권역 국가의 내분이나 테러 발생시 수시로 텔레비전에 출연하여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데 노력하는 등 열정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저자는 앞서 언급했던 헌팅턴의 주장에서 가장 큰 오류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바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점인데 이슬람 세계와 기독교 세계가 마치 출현이후 지금까지 반목만을 일삼으며 대결구도를 유지해 왔다는 것인데 실상을 들여다 보면 십자군 전쟁 200년 정도와 19세기 이후 200년 정도일 뿐 나머지 1,000여년은 문명간 평화롭고 긍정적인 교류가 활발히 이뤄졌다는데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 이 책은 결국 우리가 중동에 대한 무지에서 벗어나 역사적, 정치적 특수성에 놓인 중동을 이해하고 상호 호혜와 상생을 통해 궁극적으로 활발한 경제교류를 통해 번영을 이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테러를 일삼는 IS가 원하는 대결구도에 빠져들면 모두에게 손해일 뿐이라는 것을 이 책을 덮고 나면 공감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역사, 정치적 특수성과 서방과의 관계에 대한 설명 및 요즘 이슈인 테러와 전쟁에 대해 왜 화약고일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하고 있으며 마지막에 변화를 꿈꾸는 중동과 협력하에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슬람의 종교 교리에 따른 할랄푸드에 대한 관심과 시장의 성장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더 필요함을 깨닫게 하기에 충분하다.

 

중동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22가지 주제는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의 중동을 이제는 편협한 시각에서 놓아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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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절대로 침몰하지 않는다
정승욱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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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로존 탈퇴가 결정(‘브렉시트’)되면서 세계 경제가 요동치자 국제 자본은 안전자산인 미국의 달러화와 일본의 엔화를 사들이기 시작했고 화폐가치가 거의 20% 상승했다고 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로 인해 세계경제 위기를 촉발했지만 여전히 수퍼파워로서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과 달러화의 위상을 감안할 때 이해가 가지만 소위 잃어버린 20으로 대표되는 장기불황에 빠진 일본의 엔화가 주목받고 있다니...의아할만한 이슈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의 진단에 의하면 너무나도 당연한 현상이다. 아무리 지난 20여년 동안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투자저하로 오랜 침체를 겪고 있다지만 여전히 일본 경제는 건실하고 엔화는 다른 국가들의 통화가 망한 후에도 지위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정서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것이 일본을 바라보는 국제적 시각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명문화된 법위에 위치한 소위 국민정서법이 존재한다고 한다. 바로 일본에 대한 국민적 감정이 다분히 반영된 정서적 판단근거인데, 일본과 관련될 경우, 절대로 져서도 안되고 졌다고 용인해서도 안된다는 것이 그런 점이다. 뿌리 깊은 일본에 대한 경시는 결국 일본을 제대로 바라보는 객관적이면서도 냉철한 시각의 형성을 배제시킨다. 실상은 임진왜란 직전인 에도시대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단 한번도 국력에서 일본을 앞선 적이 없는데도 말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발생으로 동일본이 만신창이가 된 일본, 앞서 언급했듯이 소위 잃어버린 20을 넘어서 잃어버린 30으로 향하는 일본은 침몰상태일까? 믿고 싶겠지만 이 쯤에서 냉정함을 되찾고 자세해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일본을 모델로 경제성장을 일궈냈고 앞으로의 미래도 지금의 일본을 통해 큰 틀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절대로 침몰하지 않는다>은 이러한 의도에서 일본을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바라보는 책이다.

저성장, 장기불황의 뉴노멀로 접어든 지금 우리는 고령화 문제, 연령대별 빈공율 상승, 2025년에야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던 경제성장률의 급격한 정체, 저물가, 국가 부채 증가 등 경제 전방위에서 나타나는 경고음으로 다급한 상황이다. 그런데 불과 20여년전 일본이 바로 이러한 길을 거쳐갔다는 점은 일본을 역사적 감정에 함몰되어 감정적으로 바라봐서는 결코 안될 것임을 각인시켜준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러한 감정적 접근방식, 일본과 우리를 비교하는 기존의 분석방식에서 벗어나 일본의 3가지 특장점, (), (), ()을 주목한다. 천황과 총리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존재에 대해 설명하면서 정치적 역할이 결국 상()으로 대표되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일궈냈다고 진단한다.

 

세계 최고의 제조업 기술과 연구 개발, 노벨상 후보자가 줄서 있는 도세이일렉트로닉빔이나 고마쓰스프링 등 일본 기업의 강점을 소개하고 태평양전쟁 후 일본의 재기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한 요시다 시게루, 기시 노부스케 총리 등 정치인들의 리더십과 결단력이 일본 경제에 기여한 바가 큼을 설명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러한 각 부문이 톱니바퀴처럼 원활히 돌아가는데 있으서 원동력은 독특한 왕정제도의 핵심인 일왕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이 책은 다소 일본에 지우친 설명으로 반발심 내지 반감을 가질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냉정히 들여다 보면 잃어버린 20을 따라가서는 안된다는 구호성 주장만 외칠게 아니라 잃어버린 20을 배워야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향후 경제상황을 훨씬 더 심각하게 받아 들여야 하기에 참고해야 할 것이다.

 

꼭 읽어 봐야 할 책이다. 일본을 경시하려는 우리의 생각을 바꾸는데 이 책이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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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가까운 일본 이만큼 가까운 시리즈
강태웅 지음 / 창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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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지구촌이라고 불리우는 시대다. 국가간의 물리적 거리는 물론 심리적, 문화적 간극도 그 어느때보다 좁혀져 있는 요즘, 우리는 국내 소식 못지 않게 주변국가나 우리와 밀접한 이해관계에 놓인 국가의 소식도 실시간으로 접하게 되고 영향을 받는 시대다.

 

우리한테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가들은 어디일까? 경중을 따지기 어렵지만 그래도 우리 주변국인 중국, 일본, 북한에 더해 긴밀한 한미관계를 유지해 온 미국을 떠올리기 쉬울 것이다.

 

특히 중국, 일본은 역사적 구원까지 겹쳐 있는데다 일본의 경우 과거사 문제까지 얽혀 있어 가까우면서도 먼, 심리적 간격만큼은 현재 정반대에 위치해 있는 리우 올림픽을 개최중인 브라질보다 더 멀게 느껴질 것이다.

오늘은 광복절이다. 리우 올림픽이 관심을 끌고 있지만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는 한류를 이끄는 대표 걸그룹 맴버가 올린 욱일승천기’(일본의 침략적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戰犯)) 때문에 성토장이 되었다. 비록 그 맴버는 소속사의 지시로 자필 사과문을 올렸지만 마치 일본의 눈치마저 보는 듯한 무성의하고 모호한 내용으로 논란을 잠재우기는 커녕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해외 팬들이나 일본에서는 너무 심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지만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적 만행에 희생되어 온 우리나라에서는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긴 하다.

 

우리의 주변국이면서 그 누구보다도 민족적 감정이 나쁜 일본, 우리는 그 일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침략적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일본도나 사무라이, 한국전쟁을 통해 기사회생하여 승승장구하던 일본 경제, 최근에는 독도침탈을 서슴치 않는 후안무치한 아베정권의 작태를 떠올릴테지만 막상 일본의 자세한 모습에 대해서 알고 있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일본을 경계하면서도 정작 일본에 대해서는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우리에게 일본의 역사와 문화, 정치, 사회상, 한일관계 등에 대해 제대로 조망해 주는 책이 출간되었다. <이만큼 가까운 일본>이 바로 그 책이다.

 

<이만큼 가까운 일본>은 사실 중국, 미국에 대한 정보를 담은 자매편이 있는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와 지리적, 심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국가들이면서 정작 그 국가에 대한 정보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만큼 가까운 일본>은 극동의 섬나라가 어떻게 세계3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게 되었는지 역사를 되짚어 봄은 물론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 쓰나미와 지진 등 지리적 특성, 기후 등 자연환경을 설명하고 있으며 자민당 1당 독재가 지속되고 있는 독특한 정치형태와 종교, 음식, 스포츠 등 사회상도 알려주는 등 그야말로 일본의 모든 것에 대해 속속들이 전달해 주고 있다. 문화강국이기도 한 일본의 영화와 재패니메이션(재팬+애니메이션의 조합으로 일본 애니메이션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담은 만화를 일컫는다)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고 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부분에 가장 민감하면서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한일관계에 대한 언급도 눈여겨 볼만 한 부분이다. 일례로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전범이면서도 정작 국민들의 전쟁의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작금의 세태는 그야말로 한일관계의 재정립이 아직도 멀기만 하구나라는 탄식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이 책을 읽게 된 개인적 동기에는 일본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이 아니었다. G2로 불리우는 중국의 경제성장과 세계적인 파워 증가는 과거 왕조시대의 중국의 가치관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현재 남사군도에서 벌어지는 일본, 동남아 국가와 영토분쟁 등은 아직도 중국이 주변국들을 중세 시대의 조공국의 지위로 바라보는게 아닌지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중국은 현재 역사상 그 어느시기보다 광활한 영토와 인구, 국력을 자랑하면서 발산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한 나머지 주변국과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과거 성공회대의 정운회 교수가 대쥬신을 찾아서라는 책을 통해서 몽골, 만주, 한반도, 일본에 걸쳐 번성하던 민족을 쥬신족이라 했고, 이들은 만리장성 이남의 한족(중국)과는 대립구도를 이뤘다면서 향후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대쥬신을 민족적 뿌리로 삼는 국가들이 뭉쳐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견해에 상당히 공감하고 결국 가장 국력이 강한 한국과 일본이 그 중심에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기에는 과거사 청산이 선행되어야 하고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가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일본의 정치, 사회상을 볼 때 요원한 일이라 걱정일 뿐이다.

 

이 책이 적어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일본을 제대로 이해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선택해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제대로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 책은 그만큼 충분한 내용과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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