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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책쓰기가 답이다
김태광 지음 / 위닝북스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레 책을 집필한다는데 동경하게 되었다. 책을 쓴다는 것은 나의 존재를 누군가에게 알리고 각인시키기 보다 적어도 내겐 나만의 사유, 경험, 통찰을 공유하고 공감하며 이를 인정받는다는데 따른 인정욕구와 희열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들어 책쓰기에 대한 열풍이 감지되고 있다. 책을 씀으로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대중의 인기를 얻음과 동시에 부를 쌓게된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임에는 분명하다. 특히나 나처럼 책읽기의 궁극적 목표에서 슬그머니 책쓰기가 하나 추가된 사람들은 더 그럴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책쓰기에 대한 열망이 어딘가 못내 불편하고 거북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아이러니 하게도 책을 쓰고 싶은 열망에 펼쳐 본 <이젠 책쓰기가 답이다>에서 그 원인을 찾을수 있었으며 동시에 책을 쓰기 위한 로드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실용적인 부분에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그야말로 웃지도 그렇다고 울수도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책은... 책의 역할은 그 책을 저술한 이의 지적 컨텐츠를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소통하는데 있다. 비단 컨텐츠 뿐만이 아니다 그 속에 녹아든 저자의 성찰과 사유, 감성, 지식, 지혜등이 충분히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가치가 있을때 책은 빛을 발하며 그 가치는 자연스럽게 몇세대, 아니 몇백년에 걸쳐 우리의 서가에 자리잡게 되고 소중한 인류의 문화유산으로까지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역할에 국한시킬 수 없다. 책은 인터넷이 보편화된 현대 이전에 모든 인간들에게 지적 정보를 전달하고 공유하며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실용적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너무 거창한가? 이 책에 대한 서평에 앞서서 거만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자본주의 논리에 함몰되어서, 인문학적 유산마저 돈벌이에 이용되는 세태에 휘둘려서는 안되고 적어도 이것만은 지켜야 할 부분이 바로 책의 소중함과 의미다. 그런데 <이젠 책쓰기가 답이다>은 그런 가치를 생각하기 보다 자신의 새로운 인생을 위해 이용하라고 강권한다. 적절하게 책쓰기 코칭을 하는 저자의 활동도 마케팅하면서 말이다.
좋다. 이해한다. 이 책의 3장만큼은 충분히 책을 쓰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현실에서 부딛히는 고민들에 대한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줄 수있다. 이 책의 좋은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못찾을 것도 없다. 하지만 이제는 책쓰기 마저 틈새시장의 하나로서 독자들에게 소구되어진다는 서글픔에 눈이 시려 그러한 저자의 배려가 눈에 띨리 만무하다.
나 또한 직장인이고 마흔 중반을 넘어섰기에 턱밑까지 구조조정의 압박이 닥쳐와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인생을 늦었지만 계획중에 있고 늘 고민하고 또 몸살을 앓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없으면 죄인이라는 점도 인정한다. 하지만... 적어도 책에 대해서 만큼은 자본주의의 잣대를...돈의 논리를 들이대서 난도질하지 말았음 싶다. 책쓰기가 훌륭한 돈벌이고 제2의 인생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권유하며 홍보하지만 말고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기르고 왜 우리가 이렇게 불평등한 사회에서 아무런 죄 없이 신음하고 있는지 깨닫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 위해 책을 권유해 보면 어땠을까?
적어도 자본의 논리가, 자본의 이데올로기가 침범해서는 안되고 그러한 시도를 막아야 할 부분이 책이고 우리의 지성이 아닐까싶다.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달은 것은 인문학 운운하며 책장사하는 이들에게 속아서 책을 사는 우리에게 책임이 가장 크며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이 살만한 곳임을 깨닫게 하는데는 우리의 멀은 눈을 뜨게 해줄 방법도 책에 있음이었다. 나 자신의 영달과 경제적 자유를 위한 글쓰기는 결코 우리와 사회를 건강하게 해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