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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다시 사랑하다 - 사랑의 거품이 빠진 사람들을 위한 관계 테라피
린다 캐럴 지음, 정미나 옮김 / 을유문화사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는 남주인공의 물음에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고 대답했던가? 가물가물하다. 아마 영화속 대사와 CF의 톡톡 튀는 멘트가 얼렁뚱땅 조합이 되어 뇌리 속에 각인되었으리라.
철모르던 사춘기를 지나 한창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왕성하던 20대만 해도 운명같은 여자와 만나 불꽃같은 사랑을 나누다가 부부로 결합해서 둘을 꼭 닮은 자식을 낳고 행복하게 살아갈 것만 같았다. 아니 그러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이 녹록치 않은건 늘어진 피부와 팔자주름이 점차 얼굴을 점령하기 시작하면서 가져다 준 깨달음이었다.
하나 둘 주변에 지인들이나 친구들과 술자리에서는 관계에 대한 고민, 이를테면 정반대의 성격이 서로에게 매력이 되어 결혼했지만 오래 살다보니 오히려 서로에게 독이 된다든지, 가족과는 잠자리를 같이하는 것이 아니라는 촌철살인(?)급 농담을 구사해가며 와이프와의 성생활이 소원해 졌음을 자조한다. 하지만 이러한 관계의 변화는 바로 부부라는 끈과 나아가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보이지 않는 저편에서부터 차츰 무너져가고 있음을 나타내는 신호라는 것을 서로 알려주지 않더라도 부지불식간에 깨달아 갈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언제부터 어긋났을지, 왜 그랬는지도 중요하지만 무언가 평행선을 달리는 듯 이해할 수 없는 배우자에 대한 생소한 모습과 행동이 눈에 들어올 때 우리는 치료에 나서야 한다. 바로 기존의 관계에서 보다 발전된 새로운 부부로서의 관계설정 말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수한 시행착오를 곁에서 바라봐 왔고 또 치유해 주려 노력했던 이의 실험적 사례를 축적한 결과물이 책으로 나왔다면 적어도 노력하는 차원에서 이 책을 펼쳐봐야 하지 않을까?
<부부, 다시 사랑하다>는 변함없는 사랑을 영위해 나가는 것은 마치 평생동안 우리가 이뤄갈 노력이며 용서와 인정, 칭송을 통해 여러 가지 스킬을 단련시키고 사랑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기 위함이라는 것을 독자들에게 인식시켜주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남녀가 사랑에 빠지고 위기로 전환되며 결국 파경을 맞이하거나 아니면 새로운 관계로 도약하는 극히 전형적인 모습을 전제로 과정마다 어떻게 서로간의 이해와 대응을 통해 슬기롭게 위기를 헤쳐나갈지를 설명해 준다. 무려 30년 동안 커플 상담치료사로 활동해 온 저자는 이미 커플심리치료분야에서 그 성과를 높이 인정받아 왔었고 예의 이 책에서도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카운슬링을 통해 주입식, 전형적인 해결방안과는 다른 해결방향을 제시해 준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식은 크게 6가지, 문제점에서 자신의 책임 이해하기 / 마음을 열고 들어 주기 /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협력 방법 터득하기 / 새로운 행동 취하기 / 관계에 양분주기(특히 그럴 마음이 내키지 않을 때) / 자기 자신의 연료 탱트 채워 놓기 등...
누구나 다 알만한 것 아니냐는 물음도 생길지 모른다. 결국 내가 배우자보다 조금 더 양보하고 배려하는 것이기 때문이니까. 하지만 달리보면 그렇게 알만한 해법 조차 시행하지 못하기에 느끼는 답답함으로 이 책에 호기심을 가졌다면... 당장 이 여섯가지를 실행에 옮겨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