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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말하기 수업 - 어떤 말이 사람을 움직이는가
리웨이원 지음, 김락준 옮김 / 가나출판사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기자를 상대로 하는 언론홍보 업무를 맡다보면 하나의 이슈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하며 반대측에 비해 우리 입장을 좀 더 반영해주는 보도가 되도록 엄청난 노력을 하게 된다. 물론 최근 김영란법으로 인해 앞으로 1년반 후엔 언론홍보가 어떤 방향으로 변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기자들과 잦은 스킨십을 통해 내가 속한 업종의 특성과 미래를 이해시키고 최대한 기사화를 위해 많은 취재소스를 제공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는 결국 기자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이라면 아무리 팩트에 기반한 기사를 쓰고 사안에 냉정하게 접근한다해도 상반된 입장이 첨예한 이들의 얘기를 듣다보면 인간이기에 아무래도 마음이 기울어지는 편이 생기게 마련이다. 기자정신이 투철해서 그러한 마음이 들더라도 기사는 제대로 쓰겠지만 그 후로도 마음을 두었던 이에 대한 미안함 내지는 동조하는 속내가 남아서 향후 다른 이슈 발생시 보도에 더 신경을 써주게 되는 게 기자의 천성이고 홍보가 궁극적으로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할 만한 결과가 된다.
즉, 마음을 얻는 것이 홍보의 핵심 목표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을 설득해야하고 마음을 움직일 만한 감성적인 코드가 이성적인 주장과 어우러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경쟁은 치열한 법...상대도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코드를 준비했을 텐데 어떻게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을까?
이쯤 되면 설득에 대해서, 그리고 말하기에 대해서 부담감이 팍팍 들 것이다. <하버드 말하기 수업>은 이런 배경에서 출발하는 책이다. 미국에서 20년간 홍보전문가로서 경력을 쌓아오면서 ‘홍보의 달인’으로 불리우던 저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화법으로 유명해졌다고 한다. 이후 하버드MBA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피치 훈련 수업을 기반으로 그동안 만난 5만여명을 연구한 결과와 고전 속 전략가 및 유명인사들의 스토리를 사례로 들면서 독자들에게 알기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저자는 우선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핵심요소로 말하는 사람에 대한 신뢰, 말의 순서를 알맞게 조절하며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말하는 이에게 동의할 수 있는 설득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상대방이 내 말을 믿고 따를 수 있는 말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4대 요소를 거론한다.
이를 설득의 기초로 삼고 나서 설득에 나서야 한다면서 상대방의 입장을 분석하고 상황에 따른 설득대상을 조정해야하고 성격과 속마음을 캐치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래야 상대방에 최적화된 대응책을 짤 수 있으며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다고 경험에 기반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결국 이 책의 요지는 최면을 걸듯 잠재의식을 자극하고 예상하지 못한 패턴으로 말하는 등 상대의 감정을 흔드는 다양한 수단을 구사함으로서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 상대에게 존중감과 만족감을 주는 이익이 되는 상황을 만들고, 권위 효과를 이용하여 감정을 주도하면서 점진적으로 통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관심의 한마디로 상대의 ‘No'를 ’Yes'로 바꿀 수 있으며 당신이 필요한 것을 상대방이 말하게 하는 등 주도권을 가져오는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말하기는 늘 어려운 분야다. 하지만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면 노력대비 가장 큰 효과를 안겨주는 복덩이가 아닐까? 상대와 윈-윈할 수 있는 말하기가 궁극적으로 저자가 구현하는 말하기의 이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