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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말을 하고 있나요? - 백 마디 불통의 말, 한 마디 소통의 말
김종영 지음 / 진성북스 / 2015년 1월
평점 :
‘소통’이 중요시되고 있는 시대다. 개인간 소통을 위한 수단은 과거 사람간의 대화를 통한 ‘구전’에서 현대는 이외에도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훨씬 다양한 도구들, SNS라 불리우는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등 이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현대에 ‘소통’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자신의 진심을 제대로 전달하기 보다 상대를 복종시키기 위해, 제압하기 위해 말을 이용하고 소통을 거론하다보니 서로간의 이해와 양보를 얻어내기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당신은 어떤 말을 하고 있나요?>은 이처럼 ‘소통’을 위해 필요한 말에 대한 책이다. 엄밀히 말해 상대와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소통에 필요한 말의 이론적이고 실전적인 노하우를 담은 ‘수사학’에 대한 책이다. 그런데 흔히 ‘수사’라 하면 자신의 속내와 의도를 절대로 내비치지 않고 최대한 상대에게 패를 들키지 않는 ‘포커페이스’에 가까운 언어구사를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이러한 선입견의 근원으로 고대 그리스의 ‘소피스트’를 거론한다. 진실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진실로 믿게 하는 말하기 기술의 최고 실력자들을 가리키는 소피스트는 그래서 진리를 추구하는 플라톤과 대척점에 있기에 세치 혀를 놀리며 자신의 사익에 집착하는 사악한 이들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피스트중 고르기아스의 말대로 저자는 수사학의 선입견을 덜어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사학 자체는 부정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나쁘게 사용하는 사람이 부정한 자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소크라테스는 수사학을 제대로 익히기 위해서는 본성이 좋은 사람이 지식을 쌓고 이것을 잘 훈련하면 잘 말할 수 있다고 했단다.
이처럼 말을 통해 상대를 설복, 조정하는(소피스트의 전술이다.) 것이 아니라 상대를 확신시키고 스스로 납득하게 만드는 것이 최선의 목표이고 진정한 수사학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현대 처럼 자신의 의견을 상대에게 확신시키고 납득시켜 공감하고 상생의 이해를 얻을 수 있다면 수사학의 진정한 의도가 실현되는 것이다.
<당신은 어떤 말을 하고 있나요?>은 기존의 다른 말하기 책들과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키기 위해 설복하고 조정하는대만 급급한다면 서로간의 대화는 공허한 말잔치에 불과할 것이라고 한다. 결국 기존의 말하기 책들이 조언하는 상대를 조정해서 자신이 의도한 대로 움직이게 하는 것은 각자가 그 책의 조언대로 충실하게 이행한다면 전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라고 조언하는 말하기 책들은 ‘수사학’의 대가 퀸틸리아누스가 말한 훌륭한 말하기 기술과 전혀 닮지 않은, 배치되는 가르침이다. 따라서 TV토론 프로그램에서 출연해서 상대의 말을 자르고 곤란하게 만들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마치 자신이 승자인양 의기양양하는 논객의 모습을 보며 씁쓸함을 금할 수 없게 만든다.
이와 같이 ‘수사학’의 진면목에 대한 소개로 독자들은 ‘말꼬리 붙드는 실속없는 말잔치의 향연’에 취한 이들이 말 잘하고 말하기 좋아하는 이들이라는 그간의 관점이 선입견임을 깨닫게 된다.
수사학의 만렙(?)의 소유자는 항상 주변과 조화를 이루려는 사람, 남을 배려하고 그의 말에 귀기울이는 사람, 역지사지를 실천하는 사람들로 넘치는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필요하며 특히 리더가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저자는 수사학에 대한 실체를 밝히며 현대에서 말하기의 중요성과 이에 필요한 수사학을 소통의 원리로 삼으며 5가지 원리를 제시한다. 발견의 원리, 배치의 원리, 표현의 원리, 기억의 원리, 전달의 원리 다섯가지다.
이 다섯가지 원리를 설명하며 저자는 수많은 유명인들의 연설문을 인용하며 원리에 대해 설명한다. 이 예시를 통한 설명으로 독자들은 어떻게 하면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고 신뢰감 있게 전달할 수 있는지를, 호감을 얻고 관심을 끌고 이해를 도울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으며 노력을 통해 말하기의 달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품격있는 말이 인경의 거울’이라는 저자의 핵심적 조언을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