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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과 치 - 인생의 격을 높이고 현자의 치를 터득하다
민경조 지음 / 알키 / 2014년 5월
평점 :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동서양의 고전 속에서 삶의 지혜와 기업경영의 혜안을 얻고자 하는 움직임이 열풍이다. 효율성에 천착하면서 정작 인간을 부품화시켰던 서구식 자본주의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된 이 추세는 구미의 유명한 기업들은 물론 국내 유수의 기업들에서도 주목하고 경영에 반영하려는 등 쓰러져 가는 인문학에 회생 분위기에 일조하는 듯 싶어 반갑다. 하지만 인문학은 인간 그 자체에 문제의식을 투영하여 이해하려는 학문이다. 조직의 구성원인 개인에 대한 올바른 리더십은 인문학에 대한 이해여야하지 경영에 있어 실적향상을 기대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격과 치>는 동양 고전 속에 나타난 삶의 자세와 리더십에 대한 공자, 맹자 등 성인들의 가르침을 소개해 주는 책이다. 인간의 삶과 이러한 삶이 어우러진 사회상은 시대가 바뀌어도 달라질 바가 없다. 그러기에 당시 사회상을 두고 위정자와 대화를 통해 어진 통치를 원했던 공자의 말씀을 현대에 준용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울림이 크며 리더로서의 자세에 대한 일침은 오늘도 유용하다.
“선인들의 성공과 실패는 그야말로 산 경험과 지식의 산물이었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고, 고전을 읽는 것도 바로 이들을 거울삼아 현재의 나를 돌아보고 미래를 열어가려는 생각에서일 것이다.”
저자는 머리말을 통해 역사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판단할 것을 당부한다. 2천년도 더 오래된 고대의 선현들의 말들이 아무리 소중하다해도 현재에 적용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은 88가지 가르침을 곱씹어 보고 현재의 우리 모습과 비교해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무릇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고 여러 신하는 그 배에 탄 승객이고, 장군 양기는 뱃사공이다. 전심전력을 다하여 배를 저어야지, 태만하고 거들먹 거리기만 한다면 장차 거센 물결에 배가 가라앉을 수도 있다라고 하면서 장군 양기의 전횡을 비판했다고 한다”(59화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집기도 한다 본문 147페이지중)
얼마전 지방자치선거가 치러졌고 세월호 참사를 통해 드러난 정부의 대응능력 부재는 무능함으로 드러나면서 준엄한 심판이 내려지길 바랬다. 하지만 일부는 그렇다고 여겼지만 여전히 대통령에 대한 무조건적인 애정은 정부 및 여당에 대한 심판은 커녕 대통령에 기대어 안위를 구차하게 연명하는데 성공하도록 했다. 한숨을 내쉬며 다시금 스멀스멀 예전의 구태를 다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가르침을 통해 진정 국민을 위하고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정치의 시작과 끝임을 기득권층이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
<격과 치>에서 다루는 가르침의 대부분은 자신을 수양하고 남을 배려하는 삶을 통해 리더로서 자격을 갖추야 하며 주변에 귀를 귀울여 의견을 수용하고 스스로 절제함으로서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필요한 인재가 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삶의 자세가 결국 수신제가에도 성공한다는 것이다.
나만 옳고 상대방은 그르다고 생각하며, 내 의견대로 모든 일을 끌고 가려는 사람, 이 방향이 아니면 안된다고 우기는 사람, 자기 밥그릇만 챙기려는 사람, 이런 사람이 널려있는 세상에서 모두에게 이로운 방향이 내게도 가장 이로운 방향이라는 것을 깨닫는 사람들이 늘어 난다면 우리와 우리나라의 미래도 밝지 않을까? 하지만 결코 쉬운게 아니라는 점도 잘 안다. 그러기에 수천년 전부터 성현들이 그토록 경고하고 가르쳐왔어도 어딜 가나 반복되니 말이다. 작은 물방울이 반복되어 결국 바윗돌을 깨듯 작은 시작이지만 그 끝이 창대해 질 것임을 기대하며 독자들 하나하나 가르침을 기억하고 또 현실에서 적용하려 애쓸 때 사회는 건전해지고 국민의 행복은 가까운데 있을 것이기에 이 책의 소중함을 강조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