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사라진 세계 - G제로 세계에서의 승자와 패자
이언 브레머 지음, 박세연 옮김 / 다산북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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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문제의 화두는 우크라이나사태이다. 러시아계와 우크라이나계 주민간의 경제적 격차와 갈등으로 촉발된 내분은 우크라이나내 크림반도의 크림자치공화국이 러시아와의 합병을 결정하면서 러시아의 확장전략에 대한 미국, 유럽의 반대기조와 저지 노력이 과연 푸틴의 강한 러시아를 분쇄할 수 있느냐이다. 이런 표면적인 부분에서 한 걸음 더 나가 왜 이런 국지적 분쟁에서 미국의 역할이 과거와 같지 않느냐는 점이다. 불과 십여년전만해도 9.11사태로 인한 자본주의의 상징 국제무역센터의 붕괴가 미국인의 분노를 불러 일으키며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이라크를 공격하는 등 상당히 공세적이고 세계의 보안관으로서(전세계가 동일한 견해로 인정하진 않지만) 역할을 아끼지 않았던 미국인데 말이다. 하지만 미국의 패권은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는 미국은 경제위기 탈출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 되었고 국민들 역시 자신의 삶의 질 저하와 파산에서 탈피하기 위한 내정에 현 정부가 더 신경을 써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세계 유일의 수퍼파워였던 미국이 점차 그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면서 갖게 되는 힘의 공백’. 우리는 이제 이러한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바야흐로 G제로의 시대인 것이다.

 

<리더가 사라진 세계>는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현안이 될 수밖에 없는 각종 문제들, 국지적이지만 인접국가간 분쟁, 석유등 에너지 수급 갈등, 식량문제,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오염, 사이버 테러로 인한 손실 등을 해결하기 위해 각국간 컨센서스가 필요하지만 점차 이러한 협력이 어려워져 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야기되는 현상들을 예상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조언해 주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미국의 역할을 대신할 다양한 시나리오도 점검한다. 하지만 모두 다 각국간 이해관계로 인해 만족할 만한 효과를 거두긴 어렵다고 지적한다. 일본을 제치고 미국과 어깨를 겨루는 G2의 위치까지 올라갔다고 평가받는 중국은 실제로는 1인당 국민소득이 7천달러 수준으로 개발도상국의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경제체제는 국가자본주의다. 이는 국가가 주도하여 경제개발을 통제하는 정책을 시행함으로서 엄밀하게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 유럽등 시장자본주의와 차이를 드러내기 때문에 서구자본주의 위주의 국제 관계를 풀어나가기에는 역량이 부족할 것이다. 게다가 늘 연간 8%이상의 성장을 유지해야만 이면에 곪은 경제문제들을 봉합할 수밖에 없는 중국으로서는 리더로서의 자리를 결코 원하지 않을 것이다.

유럽 또한 PIGS(유럽 남부의 포루투칼, 그리스, 스페인 및 아일랜드 등을 지칭)국가들의 경제위기로 촉발된 유로권역의 경제침체로 독일만이 유일하게 리더로서의 자리를 부여받을 수 있을지 모르나 정치적, 역사적 한계로 인해 어렵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때 결성되어 문제해결을 위한 퍼포먼스로 신뢰감을 주었던 G20도 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한다. 브라질, 인도, 러시아 등 신흥국들이 선진국들과 함께 포함된 이 국가간 협의체도 큰 틀에서 외교적 수사에 그칠 뿐 좀 더 미시적인 현안으로 들어가면 각자의 이해관계로 인해 동일한 목소리를 낼 수 없기 때문이란다. 코펜하겐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합의도출 실패 등이 바로 그러한 이해관계 차이에 따른 한계의 예시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 까? 저자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으므로 결코 모범답안을 찾아 낼 수는 없다고 한다. G2인 미국과 중국이 협력체제를 공고히 하면 되지 않겠냐마는 이 방안은 희망사항에 불과하며 G20의 역할도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대안이 될 수 없다고 한다. 결국 저자의 주장은 최대한 다양한 국가들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중심축 국가로 표현되는 이러한 협력적 상호이익을 바탕으로 한 관계설정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지적은 수년전 국제관계에서 한국의 역할을 동북아 균형자로 노정했던 고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탄핵등의 내홍을 겪으면서 이러한 외교적 역할에 집중할 수 없었던 고 노무현 대통령의 구상이 실현되지 못한 것이 여러모로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저자는 미국 등 수퍼파워가 사라져가는 시기에 어느 한 국가 또는 권역의 국가들에 의존하다보면 필연적으로 이해관계에서 반대되는 국가들과 갈등관계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러한 지적에는 개별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라고 한다. 달라진 경쟁환경에 적응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경쟁지양적이면서 협력지향적인 국가와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관건인 세상이 도래하고 있다. 각자도생보다는 상생이 왜 더 강력한 생존수단인지를 세계 정세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정신만 바짝 차리면 호랑이굴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지 않는가? 중요한 변환기임에는 분명한 지금, 대한민국호의 앞날이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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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연승의 비밀 - 불패의 신화 존 우든 감독이 들려주는
존 우든 & 스티브 제이미슨 지음, 장치혁 옮김 / 클라우드나인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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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에서 조조가 중원을 제패하며 제일 먼저 삼국의 기초를 세우는 결정적 계기는 원소와의 일전에서 승리한 관도대전이었다. 병력, 물자, 인재 모든 측면에서 조조를 압도했던 원소는 하지만 패배의 쓰라림 속에서 가문마저 멸문지화를 겪게 된다. 관도대전에서의 승패의 갈림길은 결국 리더십의 차이였다. 그만큼 리더십은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최소화할 수 있는 역량임을 비단 조조와 원소의 사례 말고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March Madness'... 우리말로 3월의 광란으로 표현되는 이 단어는 매년 11351팀으로 개막한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 농구의 열기가 디비전1 챔피언십 68강 토너먼트가 시작되는 3월에 절정에 이르는 것을 일컫는다. 이 열기는 미국프로농구(NBA) 못지 않는 열광적인 관심과 응원을 이끌어내는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무려 351개 팀에서 탑을 뽑는 대회에서 4시즌 연속우승 포함 총 10회 우승을 이끌어낸 팀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하지만 이를 달성한 팀이 있었고 선수들이 있었으며 그 가운데에는 88연승의 신화마저 쓴 존 우든 UCLA 감독의 강력한 리더십이 자리 잡고 있었다.

 

<88연승의 비밀>은 바로 이러한 대업적을 가능케 한 존 우든 감독의 리더십의 요체를 살펴보고 이를 농구만이 아니라 각 분야에서 적용시킬 수 있도록 활용해 보자는 의도에서 그의 리더십을 분석한 책이다.

결코 승리만을 위해서 점수에만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숱한 승리를 거뒀으며 결코 자만하지 않았던 그는 이러한 자신만의 리더십을 선수들에게 충분히 체화시킴으로서 하나의 유기적인 팀 UCLA를 만들었다고 한다. 팀원이 서로 공을 차지하려고 하지 않게 하면서 동료애, 충성심, 협동심, 존경심으로 똘똘 뭉치게 하자 혼자가 아닌 우리가 마침내 대기록을 해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88연승의 비밀>은 이처럼 우리라는 단합을 다진 팀이 코트 안에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는 집념과 상대를 존중하며 결코 흥분하지 않는 자제력, 진취성 등을 키워 나감으로서 우든 감독이 결코 언급하지 않았던 승리에 선수들이 스스로 찾아가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장점들을 키워나가기 위해서 우든 감독은 스스로를 통제할 줄 안 후에 팀을 통제하였으며 늘 미래를 내다보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시도한 자만이 누리는 특권인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요소에 더해 컨디션, 기술, 팀정신을 연마하여 평정심과 자신감을 배양함으로서 마련된 위대한 경쟁력이 결국 성공으로 이끌게 된다는 우든 감독의 지론은 하나의 성공피라미드를 남기게 되었다.

 

위대한 업적을 남겼으면서도 늘 변화를 추구하고 코치진의 의견을 담아내는데 주저하지 않았던 우든 감독의 리더십은 최고의 위치에서도 결코 자만하지 않았으며 승리했던 경기에서도 선수들의 열정과 집념, 헌신이 묻어나지 않았다면 단호하게 선수들을 다그쳤다고 한다. 하지만 패배속에서도 늘 긍정적인 면이 있음을 잊지 않도록 팀원들에게 주문하였으며 운명의 탓을 하지 않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그의 리더십은 승리 그 이상의 성과물을 얻게 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인간적인 측면에서도 배려와 관심을 아끼지 않았던 그의 리더십 이론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절제와 균형속에서 더욱 빛이 났다고 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자신들이 얻은 성취에 대해 정의한 부분이다. “성취는 성공바이러스가 당신과 당신이 이끄는 조직을 감염시키지 않도록 주의할 때만 같은 수준 또는 더 높은 수준으로 지속한다는 충고는 정상에 오른 뒤 이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려주고 있으며 왜 그가 승리보다는, 점수에 연연하기 보다는 코트 안에서 팀원들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붓는 것에 더 의미를 두는지 깨닫게 만든다.

 

마지막에 우든 감독의 가르침을 회고하는 전설적인 농구선수 카림 압둘 자바(마이클 조던 이전의 미국 프로농구는 이 선수의 이름 하나로 충분했다) 등 쟁쟁한 커리어의 소유자들의 회고는 우든 감독으로 인해 그들이 어떻게 위대한 선수로 거듭나게 된 이유를 알 수 있게 한다. 별거 아닌 거에 실망할 수 있을지도 모르나 그 기본에 충실하지 못해서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지 못한 이들이 많다는 것은 비단 농구에 국한되는 것만은 아님을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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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사가 말해주지 않는 28가지 - 편집된 사실 뒤에 숨겨진 불편하고 낯선 경제
윤석천 지음 / 왕의서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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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 큰 관심이 없는 이들은 경제지를 눈여겨 보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 말해 고급정보의 정확성과 신뢰성, 신속성 측면에서 그동안 각광받던 신문의 위상은 종합일간지이건 경제지이건 형편없이 떨어졌다. 따라서 신문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인터넷 이전의 시대에도 경제지는 제한된 독자들이 기대었고 전문성 높은 용어의 잦은 등장으로 경제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일반 국민들은 높은 교육수준을 가졌더라도 이해도가 떨어지기 마련이었다.

 

시대가 바뀌어 경제가 다변화되고 경제 각 부문의 역할과 활동에 관심도가 높아졌고 경제관련 언론매체도 우후죽순 등장하면서 개인투자의 개념이 넓어지면서 많은 독자들이 인터넷이든 종이신문으로든 경제지를 펼치지만 막상 경제기사의 행간에 담긴 진실과 보도주체의 의도적인 마사지(?)를 이해하는 이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경제학을 전공했지만(솔직히 날림에 가깝다) 많은 용어와 개념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오락가락한 나 또한 경제기사를 이해하면서도 그 이면에 담긴 의도를 찾아내기 쉽지 않기에 지금 소개하는 <경제기사가 말해 주지 않는 28가지>의 발간은 반갑기만 하다.

 

<경제기사가 말해 주지 않는 28가지>은 말그대로 경제기사에 드러나지 않는 경제 이면의 모습을 차분하면서도 집요하고 냉철하게 파고들면서 독자들 스스로가 제대로 된 경제현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차창을 닦아주는 와이퍼의 역할을 충실히 한다.

특히 인터넷으로 인해 정보의 원천에 대한 접근이 보다 용이해 졌다고 하더라도 시간여유가 없는 현대인들이 언론매체가 전달하는 기사를 액면 그대로 믿는 점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이 책에서 저자가 지적하는 일반적인 경제기사 보도 패턴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소개하는 관점은 유용할 수밖에 없다.

 

이는 상업성을 띤 언론매체가 가진 약점으로 인해 제도적으로 금지한다 해도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는 현상들, 이를테면 경제매체의 주요 광고수입원인 건설업의 회복을 위해 아파트 시세가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음에도 봄이 찾아왔다느니 바닥에 근접했으므로 곧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전문가들까지 동원해서 떠벌리는 부동산 불패신화와 건설경기 회복의 기사를 끊임없이 생산해 내거나 환율상승으로 수출기업이 불황에 빠지면 국내 경제가 큰 타격일 입는다는 천편일률적인 주장, 삼성이 망하면 대한민국이 망한다는 프로파간다 까지....

정확히 사유화가 맞는 사회간접자본(인프라)의 민영화는 결국 생산비용의 상승을 가져오고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민간자본의 탐욕으로 인해 철저하게 실패할 것이라는 늬앙스의 설명은 경쟁체제의 구호에 담긴 음험함과 이를 묵인하는 언론의 담합에 가까운 정보왜곡에 등골이 서늘함도 느낄 것이다.

 

하지만 경제분야라는 특수성이 난해한 용어나 경제이론과 더불어 각색되는 경제신문을 현상 그대로 전달해 달라고 요구하기는 어렵다. 결국은 경제기사를 끊임없이 소비하는 대중의 경제지식의 향상이 담보되어야 균형잡힌 시각으로 앞으로의 닥쳐올 미래의 경제환경의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개인차원의 대응 노력이라도 사전에 실행될 것이다. 물론 시스템의 위기가 닥치는데 개인의 저항이야 티도 안나겠지만 말이다.

 

물론 모든 보도가 왜곡되고 편향된 것은 아닐 것이다. 고학력 화이트컬러인 기자들이 뻔히 보이는 수를 드러낼 리가 있겠는가? 하지만 그런 시도가 다분하거나 작업(?)이 들어간 기사란 것을 짚어내는 능력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머리아픈 요즘 굳이 이런 고민까지 해야 하냐고? 당연하다. 우리는 자본주의 체제에 살고 있고 냉엄한 승자독식을 강요받는 정글 속에서 경쟁하고 있다.

 

모르면 당하는 것이다. 권리 위에 잠자는 이들에게 자비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우린 명심해야 한다. <경제기사가 말해 주지 않는 28가지>같은 책들이 지속적으로 독자들의 닫힌 마음을 열고 좁은 시야를 넓혀 주는데 많은 역할을 함으로서 국민들의 경제관이 균형감각과 혁신적으로 건강해 질 때 언론의 역할 또한 건전해 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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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 ; 도시들 경쟁하다 - 수직에서 수평으로, 랜드마크의 탄생과 진화
송하엽 지음 / 효형출판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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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미국 프로야구(MLB)의 개막전은 오늘 호주에서 개최되었다. 류현진 투수가 속한 LA다저스와 애리조나 디백스간 개막전은 지난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팀과 2위팀간의 리턴매치라는 관심과 내일 류현진의 출격이 관심을 받았지만 정작 인상깊은 또하나의 장면은 익히 알려진 호주의 유명도시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의 야경이었다. 아름다운 디자인과 조명을 받은 오페라 하우스의 야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으며 랜드마크로서 그 입지를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되었다.

 

어느 샌가 자주 사용하게 된 단어인 랜드마크는 멀리서도 보이는 땅 위에 세워진 대상(이정표)이라는 뜻이란다. <랜드마크 ; 도시들 경쟁하다>는 이처럼 국가와 지역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발돋움하고 도시의 상징물로서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과정을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는 랜드마크가 과거에는 높이가 주는 위압감과 엄청난 스케일로 보는 이들에게 종교적 복종에 가까운 경외감을 불러 일으켰다면 현재는 점차 높이와 스케일의 틈바구니 속에서 여백의 공간을 선택하면서 시민을 위한 존재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음을 다양한 랜드마크를 소개하면서 이해를 시킨다.

 

우리가 흔히 잘 알고 있는 에펠탑이 실제로는 당시에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환영 받지 못한 구조물이었으나 1차 세계대전에서 적국인 독일의 송수신시스템을 방해하여 승리를 가져 오면서 환영받기 시작하다가 엄청난 관광흑자를 거둬 들이면서 이제는 파리의 개선문과 함께 가장 인상깊은 랜드마크가 되었으며 영화 혹성탈출에서 미지의 혹성에 불시착한 것으로 알고 있던 주인공이 원숭이들이 세운 나라에서 온갖 고초 끝에 탈출하게 되어 안도하였으나 해변가에 나뒹굴어진 자유의 여신상 얼굴과 횃불을 보며 좌절하는 모습은 자유의 여신상이 가지는 랜드마크로서의 절대성이 영화관객들에게 동일한 강도만큼의 충격을 전달하는 기제로서 훌륭한 역할을 하였다. 특히 굶주림과 농노제도 하에서 희망이 없었던 유럽의 하층민들이 과감히 선택한 미국으로의 이주에서 처음 도달한 미지에 세계에서 그들을 환영하는 웅장한 자유의 여신상이 주는 경외감은 기회의 나라 아메리카 드림이 손안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으리라.

 

또한 이목을 끄는 건물을 건설하여 도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새로운 명물을 만드는 전략의 시초 격인 스페인의 구겐하임 미술관(이를 두고 빌바오 효과라 한다)은 전 세계 구겐하임 재단의 미술관 등을 관통하는 독특한 외관과 예술적 이미지로 이들을 품은 도시의 품격을 가치있게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러한 랜드마크의 전형은 비단 미국과 유럽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이제는 미국과 더불어 당당히 G2의 반열에 오른 중국의 경제성장의 상징은 상하이의 야경을 휘어잡는 동서양의 건축문화의 결합이다. 여기에는 자본주의 체제의 도입으로 인한 급격한 서구화와는 반대의 이야기가 있다 한다. 청제국 말 아편전쟁 등의 패배로 서구열강의 침략에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었던 당시 중국은 새로운 건축 역시 서구의 건축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과거의 건축양식속에 새로운 건축물은 중국의 정신과 문화유산을 투영시킨 건축물을 짓고 있다 한다. 1925년에 지어 졌으나 이제는 새로운 상업 및 생활적 요구를 만족시키는 대표 건물로 자리잡은 신톈지와 두 개의 붉은 진주 구슬이 눈길을 사로잡는 건물이 인상적인 동방명주와 진마오 타워 등은 현대에 세워진 중국의 정신문화를 상징한다고 한다.

 

하지만 랜드마크가 이처럼 도시와 국가의 영화를 기약하지만은 않았다. 미국 뉴욕의 세계국제무역센터(월드트레이드센터)는 자본주의의 심장이라는 상징성과 팍스아메리카나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였으나 바로 그런 상징성 때문에 테러의 희생물이 되었고 이제는 새로운 월드트레이드센터의 건축을 기약하고 있다 한다.

 

건축물에 대한 해박한 이해와 건축사를 맛갈나게 구성해 내는 저자의 도시와 랜드마크 소개는 시각적 즐거움은 물론 랜드마크와 도시가 갖는 역사성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하는 소중한 시간을 안겨준다. 특히 얼마전 개장한 동대문디자인공원(DDP)가 가지는 주변 건축물과의 부조화나 기존의 랜드마크와는 전혀 다른, 그래서 심지어는 불시착하나 UFO라는 혹평까지 받는 이 건축물이 랜드마크로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불확정적인 미래를 야기하는 새로운 기대를 품는 역할로서 순기능을 서울시와 각계각층의 노력을 주문하기도 한다. 애물단지로 전락했다가 화려하게 탈바꿈한 에펠탑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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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 大道 - 더 크게 얻는 법
치샨훙.리옌민 지음, 하진이 옮김 / 쌤앤파커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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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진리라고 받아들이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큰 충격을 겪고 난 후 과연 그것이 일말의 단점도 없는 세대를 넘어 수용될 만한 진리일지 제기되기 시작하는 의구심은 어느새 다수의 물음으로 위용을 갖게 마련이다.

 

그런 예가 무엇이 있을까? 자본주의체제하에서 성과위주의 경쟁사회가 바로 그런 범주에 속할 것이다. 개인의 능력에 따라 적절한 보상을 통해 동기를 부여하고 조직 전체의 발전을 도모하는 경영기법은 서구 자본주의의 발전에 가장 기초적인 밑바탕이었으며 단점 없는 선순환만을 기약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사회 구성원이 부품화되고 파편화된 성과우선주의 조직에서의 지나친 경쟁은 득보다 적지않은 실을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부작용은 새로운 선진경영기법을 받아들인 아시아는 물론 본고장 미국과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보완을 해야 할까? 중국, 일본 등 일련의 아시아 경영전문가들은 동양철학 등 사상적인 분야에서 해법을 찾아낸다. 인간을 탐구하는 인문학이 기업경영에 있어서 중요한 핵심이론에 하나로 자리잡는 최근의 추세도 이러한 움직임에 기반하고 있다.

 

<대도>는 제목 그대로 동양철학을 통해 서구식 경영원리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조직 구성원, 나아가 사회구성원을 마음으로서 화합하고 이끌 수 있는 방법을 도에서 찾는 책이다. 그 도를 행함으로서 결국 수익보다 더 큰 이익을 얻게됨을 알려주는 책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법), (사람을 이끄는 법), (사람을 쓰는 법), (사람을 지켜내는 법), (사람을 품는 법) 등 다섯가지 덕목은 당근’(인센티브)채찍’(성과관리,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개선 노력은 한계를 노정하고 있으며 그 근원에는 인간이 있기 때문임을 독자들이 깨닫게 해준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라 뜨거운 가슴(마음)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특히 저자는 도교의 무위사상에 대해 강조한다. ‘무위라는 두 글자를 보면 웃음부터 터뜨릴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는 소리와 다름없다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도교의 무위사상은 안절부절 이것저것 도모하기 보다는 일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도록 지켜볼 줄 아는 지혜를 말한다고 지적한다.

, 자신의 의지나 욕망이 시키는 대로 규율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고 큰 공로를 세웠다고 자만심에 빠지지 않으며 규율의 힘을 빌려 하지 않는 일이 없이 모든 일을 하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 리더의 본분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에 나오는 큰 성취를 얻는 대도 10계명은 당연한 처세의 방식이겠지만 늘 잊지말아야할 좋은 충고이며 여불위 제갈량, 장자의 사람보는 방법은 리더로서 자신이 쌓아 온 경험에 더해 올바른 부하직원의 옥석고르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고 쓰고 감동시키는 진리를 얻는데는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함을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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