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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 - 성장이 멈춘 세계, 나와 내 아이는 어떤 하루를 살고 있을까
요르겐 랜더스 지음, 김태훈 옮김 / 생각연구소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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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와 빈부격차로 인해 나타나는 사회갈등, 지속적으로 가중되는 환경의 위협, 종교적 문제와 체제간 대립등으로 끊임없이 야기되는 국가간 분쟁들... 현재의 암울한 모습들을 살펴보면 운 행성 지구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인간의 미래는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만은 않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다양한 분석툴을 통해 상식선에서 수긍 가능한 미래를 내다본다면 어떨까? 40년전 <성장의 한계>란 책을 발간하면서 당시 향후 100년간 지구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를 예측했던 요르겐 랜더스는 미래학 연구기관인 로마클럽의 핵심맴버로서 미래 예측에 탁월한 전문성을 보여왔었다. 그가 40여년만에 다시 새로운 책을 통해 당시 예상했던 모습과 40여년이 지난 지금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다시 향후 40년을 예상하면서 인간이 처한 미래를 어떻게 해결하기 위해 수용해야 할지를 독자들에게 제언한다.

 

<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는 저자가 향후 2052년까지의 인간의 미래와 운명을 결정지을 다양한 인자들, 인구와 기후변화, 석유 등 화석연료의 조달, 환경문제의 대두 등을 통해 우리의 앞날을 진단하는 책이다.

 

저자가 예측하는 미래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석유 등 화석연료를 2052년에도 사용할 수 있을진 몰라도 지금보다 지구 깊숙이 그리고 더 척박해진 곳에서 비싸진 채굴 비용으로 캐낸 석유 등 화석연료의 사용은 비용의 상승을 불러 일으켜 그만큼 경제를 위축시키고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한다. 인구는 정점을 지나 2052년에는 감소추세에 이르겠지만 여전히 아프리카등 저개발국의 인구는 상승추세를 나타내고 기후변화로 인한 잦은 자연재해는 더욱 많은 이들을 생존의 극한으로 내몰리게 할 것이라고 담담하게 언급한다. 이는 온실가스 배출의 절감을 현재 목표만큼 이뤄내지 못하기 때문에(저자는 거의 확실하게 온실가스 감축량 달성의 실패를 단언한다.) 이로 인한 기상이변은 현재 누리고 있는 우리의 생활조건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이러한 예측은 결국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와 자원이 필요 이상의 과다함에 있으며 위와 같은 진통을 거쳐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환경영향은 내려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40여년의 우리의 미래는 지금과 같은 향유에서 벗어나 제한된 생활환경을 수용하느냐 여부에 따라 그 운명을 달리한다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는 독자들에게 디스토피아를 안겨준다. 저자와 같은 전문가들의 끊임없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대응은 사후약방문격처럼 늦기 마련이고 21세기 후반부에는 우리 후손들이 현재 우리의 우둔함으로 통제할 수 없는 지구 온난화와 살아가야할 운명에 처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암울한 메시지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전문가의 시각에서 풀어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단순히 우리 미래는 끝장이니 그냥 받아들여라는 절대 아니다. 저자는 자신의 예측이 틀리도록 도와주기를 바라며 우리가 힘을 모은다면 반드시 실현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인간이 가진 희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덜 행복하고 덜 누리더라도 미래의 우리 후손들은 계속 이 지구에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시련을 주지만 가능성에 주목하고 결코 좌절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지를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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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5 10: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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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사고 트레이닝 그것이 최선인가 - 전 세계적인 스테디셀러 ‘Thinking Strategically’의 최신 번역서
애비너시 K. 딕시트 & 배리 J. 네일버프 지음, 박주관 옮김 / 타래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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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은 선택과 경쟁의 연속이다. 혼자 이 지구를 살아가지 않는 이상, 아무리 양보하고 살아간다 하더라도 속세를 벗어나지 않는 이상 강도와 횟수의 차이가 있을 뿐 늘 경쟁은 우리의 인생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쟁은 생존과도 직결된 것이다. 이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결국 우리 삶의 형태인 비즈니스, 정치에서도 인간의 운명을 극명하게 갈라 놓는다. , 상호작용을 통해 승부를 가리는 게임과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상대에 비해 자신이 가진 우월적 전략을 가지고 게임에 임하던가 상대가 가진 전략을 파악했다면 최선의 방법을 동원해서 대응하는 것이 그러한 결과를 기대하게 할 것이다.

 

<전략적 사고 트레이닝 그것이 최선인가?>은 직장과 가정을 비롯한 사회에서 발생하는 많은 경쟁과 대립상황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채택해야 할 전략적 행동에 대해 사고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전략적 결정을 연구하는 행동과학 분야를 게임이론이라고 한다. 이 게임은 우리가 연상하는 바둑, 체스는 물론 스포츠경기와 비즈니스 세계에서의 인수합병, 마케팅 등 무수히 많은 분야로 규정할 수 있으며 또한 상대방과의 전략적인 상호작용의 관계인 게임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적 사고를 통해 선정된 행동이 승부의 관건이라는 것이다.

 

존 내쉬로 대표되는 게임이론은 행동경제학 분야에 상당히 유명한 이론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제목처럼 다소 딱딱한 이미지로 독자들에게 수용될지 모르나 책을 펼치면 다양한 분야의 사례를 통해 그러한 선입견을 해체시켜 버린다. 게임이론의 대표적 사례인 죄수의 딜레마에서부터 132년 연속 우승의 신화를 무너뜨린 1983년 아메리카 컵 요트대회의 이변 등을 통해 독자들의 시선을 붙들어 매면서 상대방의 행동을 추론하면서 전략을 설정하여 게임에 임하는 교대 행동게임과 동시 진행 게임에 대해 설명하고 절대 우위 전략과 이 전략이 없지만 상대방이 있을 경우를 예측하여 최선의 대책을 수립하는 방식을 소개해 준다.

 

전략적 사고의 방법과 기술을 알려주는 이 책은 예의 응용까지 독자들에게 소개하면서 사고의 폭을 자연스레 넓히도록 트레이닝 시켜준다. 쿠바 핵미사일 위기를 사례로 드는 등 게임이론에 적용할 만한 예는 다양하고 폭넓게 포진하고 있다. 승부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란 결국 상대방의 심리와 상대방의 상대인 나를 고려한 상대의 행동전략을 감안하여 게임에 임하는 치밀한 사고에 달려 있음을 이 책을 덮을 무렵 독자들은 공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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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야 움직이고 미쳐야 내 것이 된다 - 10년 후 후회하지 않는 인생
김병완 지음 / 서래Books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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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흔히들 우리는 장래를 그려보곤 한다. “10년후 내 모습은 어떨까?” “우리는 어떻게 변했을까?”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10년을 흐지부지 보내며 사는대로 생각해 버리는 우를 너무나도 쉽게 저지르고 만다.

 

음악의 신동이자 베토벤과 함께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음악가 모차르트에 대해서 일반적인 인식은 태어날때부터 클래식 분야의 천재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아니란다. 데이비드 셍크의 <우리안의 천재>라는 책에는 10대때의 모차르트에 대한 모습을 언급하는데 그때의 작품은 전혀 모차르트 답지 않았다 한다. 평범했던 10대에서 훌륭한 작곡가로서 탈바꿈한데는 10여년에 걸친 모차르트의 집념이 담긴 노력 때문이라 한다. 이러한 예는 천재중의 천재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한다.

 

<뜨거워야 움직이고 미쳐야 내것이 된다>의 저자는 10년에 걸친 꾸준한 노력을 강조하는 책이다. 왜 그럴까? 답은 이미 모차르트와 다빈치가 가르쳐 주고 있다. 지금 남과 다를바 없거나 오히려 모자라 보일지라도 10년에 걸친 꾸준한 노력이 있다면 얼마든지 전혀 새로운 위인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뜨거워야 움직이고 미쳐야 내것이 된다>는 독자들에게 행동과 열정, 목표설정과 인내를 감내한다면 10년후 정말 그려보고 싶었던 장래가 나타날 것을 조언해 준다.

 

단순히 ‘10년후에는 ㅇㅇㅇ 가 되고 싶다. ㅇㅇㅇ를 하고 싶다라고 소원만 늘어놓기 보다 바로 실행에 옮길 것을 충고한다(바라보는 것만으로 바다를 건널 수 없다). 그리고 막연히 긍정의식만 가지면 밝은 미래가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열정으로 삶을 수용해야만 그 자격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긍정을 넘어 열정으로 무장하라)

 

그리고 사상누각처럼 자신의 소원이 허무하게 실행조차 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것은 바로 가슴설레이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후회하는 삶으로 점철된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결국 <뜨거워야 움직이고 미쳐야 내것이 된다>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점은 10년후에 어떤 것을 이루겠다는 명확한 목표와 우공이산 우보만리처럼 뚝심을 가지고 한걸음씩 내딛는 것이 우리가 매일 공허하게 바라만 보는 10년후의 모습이 실제가 된다는 점이다.

 

이 책은 자기계발분야 출판물의 전형을 보여주는 책이다. 이 분야 책을 어느정도 접했었던 독자들이라면 이미 다른 책들에서 봐왔던 내용들의 동어반복적인 부분도 느낄 수도 있다. 항간에는 자기계발분야의 책들이 답답한 현실과 암울한 미래에 갈 길 잃은 이들을 현혹만 하고 실제로는 알맹이가 없다며 날 선 비난을 퍼붓는 독자들이 보인다. 일정 부분 맞는 면도 있고 틀린 점도 있다고 느낀다. 그들에겐 이러한 책들을 접하는 것이 시간낭비이고 책장사에게 사기 당한 기분이겠지만 이 책의 조언처럼 10년을 거치는 각고의 노력을 해 보고 나서 내린 결론인지 의문스럽다. 안타깝다.

 

<실락원>이라는 고전을 쓴 존 밀턴은 43세에 시력을 잃었고 전 재산을 몰수당하고 감옥에 투옥되었다. 하지만 이런 고난 속에서 10년후에 그가 세상에 내놓은 것은 <실락원>이었다고 한다. 내 나이 43, 비록 두눈은 밀턴처럼 잃지는 않았지만 눈이 먼 채 세상 탓만 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 책이 아닐까? 물론 내 자신에게도 필요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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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불변의 법칙>

알 리스 | 로라 리스 (지은이) | 김현정 (옮긴이) | 비즈니스맵 | 2013-02-15 | 원제 The Fall Of Advertising And The Rise Of PR (2002)

 

현대는 광고의 홍수다. 뛰어난 아이디어와 재치로 무장한 젊은 두뇌들이 만들어 내는 참신하고 재기발랄한 광고는 30초의 미학이자 수용자에게는 즐거움과 관심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조금만 더 광고를 들여다 보자. 아직도 우리의 뇌리에 기억이 나는 광고와 카피라이터들... ‘니들이 게맛을 알어?’ ‘자기야 내꿈 꿔~~’ ‘여러~부운~ 모두 부자 되세요~’ 장면하나하나 선명하게 기억이 날 이 광고들이 정작 어떤 상품을 알리기 위한 광고였는지 기억나는가?

광고의 한계는 바로 수없이 쏟아지는 광고들은 물론이요 이중에서도 대중에게 각인되었던 광고들마저 광고주의 마케팅 측면에서 볼 때 주객이 전도되어 정작 상품에 대해서는 각인되지 않는 다는 점이다. 여기에 바로 제대로 된 마케팅 측면에서 광고보다 우선하는 PR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이 책을 읽는 이들은 수긍하게 될 것이다. PR분야의 고전이자 홍보의 세계에 입문하기 위한 모든 이들이 읽어야 할 책... 더 이상의 설명은 사족이다...

 

<잠자기 전 30분 공부법-인생을 바꾸는 공부 혁명>

다카시마 데쓰지 (지은이) | 서수지 (옮긴이) | 아이콘북스 | 2013-02-28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제도권의 교육을 이수한 것만으로 경쟁의 시대를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만용이 아닐까? 이제는 평생 공부가 너무나도 당연한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음을 절감해야 할 것이다. 고된 직장생활과 잦은 야근으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들에게 하루 30분이라도 공부를 할 수 있다면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용기를 내 볼 수 있을 것이다. 피로와 스트레스로 무거워진 눈꺼풀을 이기고 잠들기 전 명상과 함께 30분을 투자하자!

 

<2030 에너지전쟁- 과거에서 미래까지, 에너지는 세계를 어떻게 바꾸는가>

대니얼 예긴 (지은이) | 이경남 (옮긴이) | (사피엔스21) | 2013-02-08 | 원제 The Quest : Energy, Security, and the Remaking of the Modern World (2010)

오일 피크가 이미 지났거나 거의 통과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무감각해진지 오래이다. 하지만 지난 1970년대부터 기존의 산유국들에서 나오는 석유는 증산되지 않았음을 다양한 지표는 보여준다. 대체 에너지의 개발과 활용이 예상만큼 활성화되지 않은 요즘, 중국의 경제발전은 그만큼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수밖에 없는 자원과 에너지의 수요가 있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선진국가와 개발도상국들간의 치열한 에너지확보가 국운을 결정지을 것이다.

석유에 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갖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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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6 14: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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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타임슬립 필립 K. 딕 걸작선 1
필립 K. 딕 지음, 김상훈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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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개척시대의 미국 정신과 아들과 아버지의 대립이 의도치 않는 비극을 낳는 오이디푸스 신화를 기반으로 한 조지 루카스의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4(에피소드 1이 아니라 41977년에 처음 개봉되었다)는 시대를 넘어서는 화려한 비주얼과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SF영화의 지평을 열었다.

 

이로 인해 시작된 SF장르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은 스타워즈의 주인공 해리슨포드가 출연한다는 또 다른 SF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개봉정보를 접하게 되며 열광하였지만 막상 이 영화를 접하게 되었을 때는 기대했던 현란한 액션과 달리 철학적인 주제와 음울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에 어린나이에 적잖이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많았다. 비단 다소 상반된 세계관과 음울한 디스토피아를 그리지 않았거나 화려한 액션이 수반되지 않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영화 는 인간이 만든 인조인간이 영생을 얻기 위해 탈출하면서 이를 쫓는 주인공과 쫓기는 안드로이드의 생명에 대한 근원적 물음과 결여에 대한 끊임없는 채움으로서 욕망 등이 사춘기에 접어든 내겐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부담이 되었으리라. 어쨌든 이 영화는 영화 역사상 기념비적인 SF영화로 추앙받기 시작했고 덩달아 원작 소설가 필립 K 딕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C 클라크와 함께 SF장르 3대 작가로 꼽히는 필립 K 딕은 인간의 정체성과 자아분열, 그리고 끊임없이 존재에 대한 물음 속에서 나타나는 심리적 묘사가 작가의 상상력과 함께 씨줄과 날줄이 되어 탄탄한 구성으로 많은 독자팬들의 열광과 더불어 그의 작품들은 수많은 영화감독들이 영화화를 원하게 되었고 결국 <토탈리콜>, <페이첵>, <마이너리티 리포트>, <임포스터>, <컨트롤러> 등의 영화로 재탄생된.

 

그에 대한 원작소설을 접하는데 쉽지 않았던 요즘, 그의 장편 및 단편들을 모아 새로인 재출간되었다고 한다. <화성의 타임슬립>은 재출간 시리즈 중 첫 번째 소설이다. 딕의 저작중 시기상 중기에 해당되는 이 책은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꿈꾸는가>등과 더불어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1994(1964년 작품이다 보니 우리가 지나온지 20년이 다된 지난 94년이 미래의 배경이 된다) 식민지 화성이 배경이다. 심각한 환경오염과 인구 증가로 더 이상 지구에서 쾌적한 삶을 영위하기 어려워진 시대에 화성으로 이민한 사람들은 루이스 타운, 뉴 이스라엘 등 지구의 지명이나 국가명을 차용하여 마을의 이름을 붙이고 제각기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이 화성은 근본적으로 물이 부족하고 물자 또한 빈약하여 물은 지구로부터 오는 배급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러한 특수성으로 인해 수자원조합의 힘이 지구의 UN 못지않게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 주인공 잭 볼렌은 이 컴퍼니의 수리공으로 재직중인 평범한 가장이다. 그와 아내 실비아 볼렌, 아들 데이비드는 2차 세계대전 이후와 월남전의 실질적인 패배 전의 미국의 전성기인 1950-60년대에 볼 수 있는 전형적인 가정의 모습과 등치된다. 하지만 후반부의 실비아의 행동에서 볼 수 있듯이 겉으로 보기엔 완벽하고 나무랄데 없는 가족이지만 그 나른한 일상에서 오는 권태로움은 언제든지 비수가 되어 그들 자신을 겨눌 수 있음을 상징하기도 한다. 수자원조합을 이끄는 어니 코트는 화성이라는 먹이사슬에 최상위 포식자이며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화성 식민지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생필품들을 몰래 유통시키는 업자에게 무자비한 탄압도 불사하는 탐욕스러움을 숨기지 않는다. 시대만 달리할 뿐 세계 곳곳 어디에서나 나타나는 개발시대의 일그러진 자화성은 여기 화성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이다.(우리나라 역시 부조리한 세상을 겪어왔고 지금도 계속된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어렵지 않게 느낄 것이다.)

 

하지만 전혀 연관될 가능성도 없어 보이는 두 인물이 우연히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을 가진 자폐아 만프레드의 존재를 알게 되고 어니 코트가 만프레드의 능력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시작하면서 얽히게 되자 이 소설은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하며 파국(?)으로 치닫기 시작한다.(스포일러 차원에서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겠다.)

 

주인공 잭 볼렌은 정신분열증을 겪은 전력이 있는 자다. 그로 인해 지구를 떠나 화성으로 온 그는 만프레드를 특별 관리하라는 어니의 명령을 수행하면서 다시금 자아의 분열을 겪게 되고 이는 각양각색의 공포증, 우울증과 망상증을 겪었던 저자의 페르소나가 된다. 하지만 이 파국에서 그는 그 어떠한 결말도 이끌어 내지 못하고 관찰자적 지위에 머물고 만다. 개인의 탐욕은 끝이 났을지 몰라도 또다른 암울한 미래는 탐욕의 종말로 끝이 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끔찍한 디스토피아로 나타났으니 말이다.

 

스케일 큰 화려한 액션과 잠시도 눈을 가만두지 않게 만드는 CG의 눈속임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상당히 답답하고 또 이해가 가지 않는 스토리상 끊김으로 인해 불편해 할지도 모른다. 시간상 저자가 살았던 시기와 우리가 살아가는 시기의 갭이 큰 지라 독자들이 텍스트를 통해 펼치는 상상의 나래 역시 다소 밋밋할 수밖에 없는 점도 실망요인일 것이다. 그런 측면을 감안한다면 <유령군단> 등 존 스칼지의 작품들이 더 어울릴테고 그간 SF마니아층 독자들에게 환영받았던 점도 이해가 갈 것이다.

 

하지만 필립 K 딕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양이 아님을 전제로 당시 이 소설이 가지는 의미는 기가 막힐 정도로 정확하게 미래인 20세기 후반의 모습을 그려냈다는 점이다. 그리고 지금의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어니 코트의 탐욕과 비참한 말로는 부동산 투기에 빠져들어 지난 199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촉발된 부동산 거품의 붕괴가 가져온 미국의 파멸이자 지금 대한민국의 모습과 다름이 없다. 이는 저자의 탁월한 통찰력이지 점쟁이로서 능력으로 평가하려는 것은 아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도 등장인물들간의 갈등이 고조되어야 할 시점에서 정신분열적 상황의 묘사가 매끄러운 번역이었음에도 거리감을 느끼게 해 쉽사리 감정적 동조를 하지 못하게 된 점도 있지만 적어도 위의 요인으로 인해 그의 시리즈중 첫 번째를 펼치게 된 것마저 후회하거나 주저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SF의 고전 여행을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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