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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 그리고 리더십 - 개인과 조직을 이끄는 균형의 힘
김윤태 지음 / 성안당 / 2023년 3월
평점 :
우리가 흔히 조선에 대해서는 일본에 두 번의 침략을 받으면서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고 국가의 발전보다 당리당략에 치우쳐 민생을 외면한 양반들의 폐단이 큰 나라로만 기억한다. 하지만 조선은 단일국가로 무려 518년을 지탱해 온 국가다. 당리당략에만 골몰해 왔다면 내부에서부터 무너졌을텐데 이렇게 오랜 기간을 유지해 왔다면 당쟁으로만 바라보기에는 조선을 너무 모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성군이며 천재였던 세종대왕과 한글창제는 조선이 결코 호락호락한 국가가 아니었음을 방증한다. 이는 단순히 오랜 기간 존속되어 왔다는 것만으로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조선왕조실록이라는 방대한 사료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실록을 통해 드러난 조선왕조의 장수 비결은 바로 ‘균형의 힘’이며 이를 소통 위임형 리더 세종대왕과 정반대의 통치 스타일을 지녔던 주도형 리더 정조의 사례를 통해 리더십을 읽을 수 있다.
<조선 왕, 그리고 리더십-개인과 조직을 이끄는 균형의 힘>은 바로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나타난 조선 왕들의 리더십 유형을 분석하는 책이다. 그리고 그 리더십이 조선을 장수왕조로 이끈 힘임을 확인해 준다. 이는 선대왕인 태종의 집권 당시 사실을 기록한 실록을 읽고 반면교사로 삼고 싶었던 세종대왕의 의중을 만류한 맹사성과 황희의 의지에서도 드러난다 왕들이 실록을 볼 생각을 아예 하지 않도록 해서 사관들이 객관적인 사실을 기록할 수 있게 되고 이것이 바로 우리 선조의 문화와 제도를 아우르는 정치의 격을 높이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저자는 그래서 실록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분석하면서 조선 왕들의 리더십을 대한민국에 필요한 가치 있는 교훈으로 변환시켜 더욱 발전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집필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조선을 대표하는 왕 9명을 등장시킨다. 태조, 태종, 세종, 세조, 성종, 선조, 광해군, 영조, 정조를 통해 독자들에게 종종 미래를 바꿀 수 있는 답이 역사에 있음을 일깨워 준다. 역사라는 거울을 통해 현재를 바라보고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면 저자가 이 책을 펴낸 의도를 충분히 따랐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이중에 특히 광해군을 아쉬워 한다. 어릴 적부터 그 총명함을 인정을 받았고 임진왜란 중에는 아버지 선조를 대신해서 전쟁터를 누볐으며 백성의 구심점이 되는 등 혼란스러운 주변 강대국 사이에서 표방한 중립외교는 조선의 중흥을 이끌 충분한 인재였지만 소통의 부재로 소수 강경파에게 휘둘리면서 정치 집단과 소통에 실패해 통합의 정치가 물건너 갔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민족의 운명이긴 하지만 너무 아쉬운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꼭 읽어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리더십의 요체를 이해하는데 최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