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한 권의 노트로 시작하라 - 당신을 성공으로 이끌어줄 창업노트 사용설명서
우에노 미츠오 지음, 한은미 옮김 / 토트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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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 누구나 어쩔 수 없이 제2의 인생을 꿈꾼다. 아니 강제당한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 나와 회사들어가면 대충 정년까진 보장받았다는데 그런 사람을 본적도 없고 봤다는 사람을 본 적도 없다. 기업의 별(임원)을 달지 않으면 50세 이전에는 무조건 20여년 가까이 몸담았던 정든 직장을 떠나야 하는 이들도 어찌 보면 삼팔선(30대에 구조조정으로 퇴직한 이들)’이나 사오정’(40대 중반이면 정년퇴직)보단 나은 형편이리라.

 

나 역시 40대 중반에 접어들다보니 회사의 미래가 내 자아실현의 궁극적 목표라는 촌티나는 가치관을 버린지 오래다. 그리고 앞으로 회사에서 나와 제2의 인생을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싶어 불면의 밤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당장 고민해 봐야 뾰족한 수가 나지도 않을 거 현실로 닥치면 고민하자고 외면해 버리는 일을 반복하곤 한다. 하지만 주변에서 이미 퇴직하고 제2의 인생을 살아가기로 하는 선배들의 근황이 들려오면 뒷덜미가 서늘해 지곤 한다. 회사내에서는 그 누구보다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왔던 그들인데, 학벌도 좋고 능력도 뛰어나 무얼 해도 당차게 해내고 승자가 되리라 여겼던 이들이 창업을 했지만 여지없이 박살나고 가지고 있던 자산마저 반토막내지 다 잃어버렸단 얘길 들으면 녹록치 않은 창업에 대한 공포감만 키워가게 된다. 하지만 어차피 창업으로 나가야 할 운명이라면 좀 더 적극적으로 부딪혀야 하지 않을까? 퇴직하기 수년전부터 말이다. 그런 고민에서 뽑아 든 책이 <창업은 한권의 노트로 시작하라>라는 책이다.

 

<창업은 한권의 노트로 시작하라>는 일본 최대 창업지원 플랫폼 드림게이트의 창업융자 부문에서 어드바이저로 각광받고 있는 저자가 한 창업준비자가 차근차근 자신의 목표와 창업에 대한 마인드를 정리해 나가면서 기록한 노트를 보면서 얻게 된 창업에의 로드맵을 하나하나 상세하고 친절하게 풀어 낸 책이다. 저자는 우선 창업을 퇴직하는 순간에 당연스레 받아들여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한다. 이는 쉽게 생각한 나머지 단순하게 프랜차이즈 사업에 손댔다가 퇴직금의 대부분을 날리며 생존위기에 봉착하고마는 수많은 이들에게서 공통되게 나타나기 때문이란다. 저자는 제2의 인생을 살기위해 퇴직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수년전부터 창업에 관심을 갖되 자신이 정말 창업을 원하는지, 원한다면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추진해야 할지를 노트에 정리해 나가면서 하나하나 정립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무리 사업계획서가 치밀해 보여도 결국 철저한 사전준비가 없다면 사상누각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저자가 바라는 창업의 준비는 바로 한권의 노트에서 시작되는데 이는 자신의 창업동기, 목표는 물론 창업을 하고 나서도 하루하루 판매실적에 일희일비하며 초심은 물론 준비시기의 정립했던 방향을 잃어버리는게 비일비재하지만 노트를 통해 정리된 이들은 이를 늘 확인하고 리마인드 시키기 때문에 결코 그럴일이 일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창업에 대한 수많은 책들이 있지만 이 책도 꼭 일독해 보기를 권한다. 우리가 지엽적이면서 미시적인 측면에서 창업노하우에 대한 책들은 이미 수없이 접해봤겠지만 늘 큰 틀에서 자신의 인생과 연계된 사업을 바라보는 소중한 시간을 갖도록 하는데는 노트를 정리하는 시간이 가장 유용함을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결국 이 책이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준비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창업후에는 사업을 통한 보람을 느끼게 해줄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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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들키지만 않으면 악마도 된다 - 마쓰시타 고노스케와 한비자의 가르침
하야시 히데오미 지음, 이지현 옮김 / 전략시티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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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성향은 뚜렷하게 규정지을 수 없다.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구분하기에는 한 인간이 처한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선할수도 악해질수도 있으며 때론 선과 악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야누스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 보면 인간에게는 동시에 선과 악이 내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선과 악이 현대에 들어서는 경쟁을 통해 성공과 실패가 극명하게 드러나면서 남을 짓밟지 않고서는 내가 있을 수 없다는 기형적인 심리상태가 일반화되어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드러나지 않는 악의 축은 수시로 나타난다. 늘 믿고 의지해 왔던 친구나 회사 동료, 후배들이 갑자기 자신을 배신하거나 자신의 위치를 빼앗기 위해 마수를 드러낸다면 당황스럽고 또 울분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놀라고 당하기만 할 것인가? 그러한 성향을 제대로 이해하고 결과적으로 이를 잘 이용해서 궁극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 내지 결과를 이끌어 낼 수만 있다면 인간의 마음속에 내재된 악을 마냥 두려워만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사람은 들키지만 않으면 악마도 된다>은 현실속에 득시글 거리는 나쁜 놈들의 권모술수와 비열한 공격을 어떻게 대응하고 휘둘리지 말아야 할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공자가 주장하는 인의예지신처럼 자신이 아무리 어질고 예로서 상대를 대한다 해도 결코 나아지지 않는 것이 악을 드러내는 이들의 행태이기 때문에 우리는 악을 드러내는 이기주의자들의 성향과 성격을 분석하고 유사한 사례등을 미리 알아둔다면 두고두고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동양의 마키아벨리로 불리우는 중국의 제자백가 중 한비자와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웠던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현대인들의 고민과 해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자기 이익을 앞세워 군주(CEO, 팀장, 선임)를 농락하려는 신하(직원, 팀원, 후배)의 속마음을 간파하여 전략적으로 다룰 줄 아는 실천적 방법을 제시했던게 한비자라면 마쓰시타는 선과악이 번갈아 나타나는 일반인들의 중간자적 성향을 이해하고 통솔하려고 애썼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이들의 이기주의적 행태가 당연한 것임을 받아들이되 여기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들을 내 편으로 때론 이용할 수 도 있기 때문임을 설파했다고 한다. 저자는 이 두 인물의 혜안에 기대어 이 책을 펴냈고 독자들의 고민을 상당부분 풀어줄 수 있게 됐다.

 

저자는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의 심리를 간파해서 때론 도움이 된다면 악한 사람도 포용해 가면서 작은 이익은 주되 큰 이익을 도모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권세와 지위가 없는 자에게 냉정한 세상의 실태에 대해 한탄만 하지 말고 어떻게든 권세와 지위를 얻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칠술로 사람의 마음을 장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드시 직접 확인하고, 가벼운 죄도 엄히 벌하며 포상의 신뢰도를 높이고 모두의 의견을 일일이 들어주며 일부러 모른척 해서 상대의 의도가 드러나도록 유도하며 속임수나 연기를 통해 상대를 떠보기도 해야 한단다. 그리고 반대로 말해서 상대의 반응에서 이해관계에 대한 입장을 얻어내야 한다고 충고한다.

결국 악으로 가득한 인간도 내 편으로 만들어 내 뜻대로 할 수 있는게 궁극의 목표이고 이 책이 독자들에게 가르치는 목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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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경제학
폴 크루그먼 지음, 안진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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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의 이름을 처음 들었던 게 대학 3학년때인 1995년경인듯 싶다. ‘아시아의 네마리용중 하나인 한국을 뒤쫓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괄목상대한 경제성장의 화려함 속에는 과열된 거품경기가 존재하며 이 거품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독설로 많은 논란을 양성하였던 그의 주장으로 동남아의 경제성장이 추진력을 잃고 좌초할 것인지 여부가 관심사가 됨은 물론 전세계 경제학자들의 화두가 되었다.

물론 1년 정도 지나 동남아시아는 심각한 외환위기에 봉착, 그간의 성장을 넘어서는 경기침체로 경제가 무너졌으며 이러한 외환위기는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았던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쳐 대한민국의 경제사는 물론 개개인 삶의 형태마저 송두리째 뒤바꾼 IMF체제로 들어서게 되었다.

 

폴 크루그먼은 아시아 경제위기를 계기로 경제분야의 석학으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며 이후 숱한 경제변환기에 날카로운 경기예측과 타당한 근거를 토대로 자신의 영향력을 굳히게 되었다. 특히 2000년대 초중반 미국에 불어닥친 경제성장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거품을 경고했던 그의 주장은 과거 아시아 경제위기때처럼 지나친 비관주의가 아니냐는 대다수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2007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경제위기를 통해 또한번 진가를 발휘했다.

 

2007년 미국발 경제위기로 촉발된 경기침체가 유럽에 영향을 미치면서 지난 1930년대 대공황이 재발할지 모른다는 패닉의 지경까지 다다른 전세계적인 불안감이 드리우자 그가 최근의 상황에 대한 그동안의 연구를 더해 <불황의 경제학>을 펴냈다.

이 책은 아시아 경제위기 직후인 1999년 처음 나왔다. 하지만 2007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경제위기를 겪은 후인 2009년에 다시 출간하며 그간의 경제위기 상황을 포함시켰고 이번 발행을 통해 유럽으로 번진 경제위기에 대한 진단까지 아우르게 되었다. 이 책의 발행을 통해 또한번 깨달을 수 있는 것은 아시아 경제위기와 미국발 경제위기 및 유럽에 전이된 경제위기의 징후와 전개과정, 영향이 저자의 주장과 대응방향에 큰 수정없이 사례에 대한 분석만 추가해도 괜찮을 정도로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경제위기를 연구했고 정확하게 예측했던 그가 그 당시의 상황이 그대로 시기와 국가만 바뀐채 미국에서 2000년대 중반에 재현되는 것을 목도하면서 공황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나 불황은 오랫동안 계속 될 것이다라고 이 책을 통해 언급한다. 대공황에 비견되는 경제위기까지 도달하지는 않겠지만 오랜 기간 우리의 삶과 경제를 끊임없이 위협할 불황이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을 것이며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각국이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하는 불황에 대비하는 솔루션은 바로 신용경색 완화와 소비지원이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되는 신용경색(대출상환 등)으로 야기되는 경제위기는 지금까지는 물론 앞으로도 빈번하게 재발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끊임없는 자본제공으로 얼어붙은 신용시장을 녹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하나, 케인지언으로 분류되는 성향답게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주도의 재정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랜기간 경제위기에 대한 연구에 매진해 온 그의 혜안이 세계경제가 오랜 불황의 문턱에서 탈출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두고봐야겠지만 적어도 그가 그동안 조언해 온 대비책만 채택했어도 불황의 후유증을 줄일 수 있었다는 점을 볼 때 위기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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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왜 나만 상처받는가 - 오늘의 상처를 내일은 툭툭 털어버리고 싶은 직장인들을 위한 치유서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조경수 옮김 / 예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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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포커페이스를 지녔다고 해도 속은 얼마나 곪았겠는가? 무표정하거나 언제 그랬냐는 듯 상냥한 표정을 지을지 몰라도 속으론 왜 이런 인간하고 만나 같은 하늘 아래 함께 하기 싫은데 억지로 회사를 나와야 하는지 팔자 탓만으로도 모자라 쓰디 쓴 술한잔에 의존하거나 찐한 담배 연기속에 시름을 실어 보내곤 하지만 그때 뿐임을 누구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회사에서 일어나는 구성원간의 갈등은 서로에게 숱한 상처를 남기고 또 곪아터지게 함으로서 당장은 양 당사자는 물론 팀의 결속력에 문제를 일으키고 장기적으로는 회사만의 개성 있는 사내문화를 구축하는데 장애가 된다. 내 탓을 하든 남의 탓을 하든 이러한 갈등과 상처의 반복은 모두를 패자로 만들어 버린다. 그렇다면 필연적이 이런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상처받은 내 자신을 어떻게 구원해야 할까?

 

<회사에서 왜 나만 상처받는가>는 회사에서 자신이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때 남의 탓을 해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조언한다. 마음에 상처를 주는 요인을 찾아내서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내야 그 끝을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능력을 개발해는 방법을 조언한다. 실천적인 방법을 제시함으로서 상처받은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힐링에 치우치거나 원인 분석보다 상황에 따른 즉각적인 대응스킬만 가르치는 자기계발류의 서적과 다른 면이 바로 이처럼 심리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며 스스로를 분석하도록 이끌고 이를 통해 어떤 해결책을 구사해야 할 지를 깨닫게 한다는 점에서 다른 책들과 차이를 드러낸다.

 

저자는 솔직하고 비폭력적인 대화를 위해 협력적 갈등 대화의 6단계를 제시 한다. 우선 흥분을 통제하고 갈등 해결책을 찾기 위한 신뢰형성의 기반을 만들고 솔직한 대화를 통해 그 신뢰형성이 옳음을 다지며 해결책을 같이 찾아 합의를 이뤄야 자신의 상처에 대한 개인적 극복을 통해 마무리 하도록 조언한다. 갈등 대처능력을 키워야 하지만 대처능력이 있는 이들 조차도 급소에 상처를 입을 경우 타격에 허우적 거릴수도 있단다. 그래서 정서역량의 중요성을 거론하는데 서로가 인정하고 인정받으며 잘못에 대한 책임이 선행될 때 갈등의 해소가 가능해 진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회사에서 왜 나만 상처받는가>은 상처받는 당사자들만의 책이 아님을 저자는 강조한다. 이는 갈등을 바라보는 제3자의 입장에서도 어떻게 처신하고 입장을 가져가야 할지 깨닫고 판단하게 만드는 과정도 병행할 정도로 심리적인 측면에서 분석과 해법 제시가 범용적이라는 것이다. 어느 입장에 있건....결국 상처를 치유하는데 가장 큰 첫발자국은 우리 각자에게 달려 있음을 깨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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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간다 - 길고 느린 죽음의 여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이상운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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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치매로 인해 노망이 나신 할머니를 5년간 수발하시면서 고생하셨던 어머님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대소변을 못가리시다 보니 아무리 잘 수발하셔도 어쩔수 없이 집 마당에 들어서면 풍겨오는 악취는 물론 예전의 할머니가 아닌 듯 헛소리를 연발하시는데서 느꼈던 어린 시절의 공포는 죽음에 대한 이질감 자체였다. 하지만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을 무책임하게 살아가는 나에게, 우리들에게 가장 잊을 수 없는 기억은 바로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 아닐까? 게다가 날 낳아 주시고 키워주시며 우리들의 삶으로 인해 희노애락을 느끼셨던 부모님의 죽음은 그 어떤 슬픔보다 더 큰 상실감과 후회, 회한으로 작아져만 가고 침몰해 가는 자신을 느낄 것이다. 개인적으로 어머님의 별세는 이러한 크나 큰 상실감을 내게 가르쳐 주었다. 별다른 효도도 못해드렸고 그렇다고 속을 썩이지도 않았지만 늘 가슴 졸이게 했던 못난 막내 아들이 처자식을 돌 볼 나이가 됐음에도 돌아가시는 순간에도 못내 걱정이셨는지 처연히 바라보시던 마지막의 모습은 지금도 사회생활에 찌들어 매정해 진 내 가슴속을 사정없이 휘몰아 친다.

 

돌이켜 보면 세상과 이별하는 어머님이 시간동안 병간호하던 우리 형제들에게도 숱한 슬픔과 인생에 대한 한층 성숙해진 사유, 그리고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아픔 속에서 또 한분을 언젠가 보내야 할 때가 돌아올 경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를 서로 말하진 않아도 마음속으로 차분하게 정리하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82세의 현재까진 정정하시지만 언젠가 또한번 우리에게 다가올 그 순간을...

 

그래서 <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간다>를 선택한 것이 아닐까 싶다. 부모님을 떠나 보내면서 느꼈던 심적 동질감을 확인하고 또한 아버지의 운명을 언젠가 맞이해야 할 우리에게 이 책의 저자가 가졌던 회한과 슬픔, 이별의 시간들을 말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한 생명의 마감을 따뜻하게 돌봐주지 못하는 우리 의료체계의 문제점으로 인해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직접 돌보려는 한 소시민의 고민도 담겨져 있는 것을 말이다.

 

높아만 보였고 넓디 넓다고 기억했던 아버지이 어깨가 점차 축처지고 인생의 깊은 고뇌와 함께 깊어진 주름이 선명해 지면서 나타나던 질병, 고통, 죽음은 이 땅의 모든 자식들에게 슬픔과 고통을 주며 저자 또한 예외는 아니었으리라.

 

자식들이 느끼기에 행복한 운명이란 없을테지만 의료환경의 허점속에서 무너져가는 아버지의 모습과 병간호를 담당하는 이들의 지극히 속물적인 행태 속에서 부모를 맡긴다는 것이 얼마나 속상하고 죄스러운 일인지 이미 우리가 느꼈을 법한 일들을 예외없이 저자 또한 감당해야 하는 현실에 부딪히고 만다. 이 책은 아버지의 운명에 대한 감상에서 더 나아가 이처럼 현실적으로 부딪혀야 하는 상처들을 돌아보며 독자들과 공감을 이끌어 낸다.

 

시기의 차이일 뿐 언젠가 우리 모두 떠나보내야 하고 떠나야 한다. 처연한 마음도 들지만 자연의 섭리를 거스릴 수 없음에 우리가 떠나보내야 했던 부모님과의 그 시간들을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좀 더 사유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따뜻하게 가져간다면 그분들이 주신 훌륭한 유산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슬픔 속에서 이성이 자리잡기 어렵겠지만.... 개인적으로 내겐 지금도 떠올리면 눈시울이 불거지곤 하는 어머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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