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무려 25명의 화가들과 그들의 명화 그리고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아주 유명한 화가들이지만 그들이 살아 생전에 다 명성을 얻고 성공한 것은 아니었으며..
사실은 가난과 아픔 속에서 살아갔음을 알 수 있었어요.
그럼에도 자신의 상황에서 울거나 좌절만 하지 않고 그러한 맘들을 그림과 조각 등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토해낸 화가들인데요.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주 유명한 화가의 아름다운 작품 뒷면에 담긴 아픔을 느낄 수 있기도 하고요.
그림 자체를 보았을 때 아프고 절규하고 고통스럽다고 말하는 듯 하기도 하여 안쓰러웠는데..
알고 싶지만 사실 잘 몰랐던 화가들의 이야기를 프랑스 공인 문화해설사 진병관 님의 명화 수업으로 앍어볼 수 있어서 넘 좋았습니다.

책의 앞 날개에는 이 책의 저자 진병관 님에 대해 소개가 있어요.
아주 유명한 책 <기묘한 미술관>의 저자이기도 하시고 활동을 많이하고 계시니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많을 듯 한데요.
저는 얼굴을 보면 알 수도 있겠지만 낯익은 이름같으면서도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분의 책을 보면 미술에 대한 지식이 많으신 것은 물론..
아름답고 멋진 명화와 화가들의 이야기 그 이면에 있는 아픔도 전해주시며 그들도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었음을..
그리고 살아가기 힘든 시대를 살고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시니 아주 맘이 좋으신 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1장 : 너무 늦었다고 생각되는 날의 그림들
2장 : 유난히 애쓴 날의 그림들
3장 : 외로운 날의 그림들
4장 : 휴식이 필요한 날의 그림들
로 이뤄져 있고요.
책의 중간중간에는 "그림의 뒷면"이라는 테마가 있으며,
책의 제일 마지막에는 참고 자료도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제 1장 너무 늦었다고 생각되는 날의 그림들로는 클로드 모네와 모리스 허쉬필드,그랜마 모지스.
수잔 발라동, 앙리 마티스, 폴 세잔에 대한 이야기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제 기억에 남는 인물은 바로 수잔 발라동이라는 여성 화가인데,
제가 여성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기억나는 화가들 중 몇몇이 여성 화가인 것 같습니다.
사실 당시에는 화가라는 직업에서도 여성의 진출이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기에 그녀의 이야기는 특별하게 다가왔는데요.
그녀는 늘어진 뱃살과 처진 가슴같은 여성들의 진짜 모습을 화폭에 담았는데, 그러한 시도와 당시의 좋지 못한 반응 등을 읽어갈 수 있었습니다.
태생이 미천했던 그녀는 서커서단에서 일을 하기도 했으며 이후에는 화가들의 모델 일을 했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그녀는 아름다운 그리고 싶어지는 미모를 지녔던 것이 아닌가 싶은데..
재미있게도 오귀스트 르누아르가 그린 그림에서 그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이 모델 일은 화가들과의 모호한 관계역시 포함하고 있기에 그녀는 18세에 아들 모리스를 낳게 되고요.
그림의 뒷면 파트에서는 그녀의 아들인 모리스 위트릴로에 대해서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 ..
그림은 그들에게 삶의 위로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2장 유난히 애쓴 날의 그림들에서는 이반 아이바좁스키, 오귀스트 르누아르, 귀스타브 쿠르베, 라울 뒤피, 폴 고갱, 빈센트 반 고흐 의 이야기와 작품들을 만나게 됩니다.
사실 아픔과 고통 하면 저는 제일 먼저 빈센트 반 고흐가 떠오릅니다.
그는 살아생전 작품을 한 점 밖에 팔지 못했었고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사실 그에게는 동생 테오라는 든든한 지지자가 있었죠.
동생이 있었기에 그의 인생은 완전히 black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데, 책을 읽어보니 동생 부부는 그를 정말 아끼고 사랑했었던 것 같습니다.
"빈센트"라는 이름을 물려받은 조카에게 그려준 그의 작품 <꽃 피는 아몬드 나무>는 그가 아프면서도 조카의 탄생을 위해 그려낸 명작인데요.
나름 그의 작품들은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다른 분위기의 이 작품을 보니 그의 마음을 전달받는 듯 하기도 했답니다.
또..
그는 "죽음은 별을 향해 떠나는 여행"이라고 표현하였는데요.
무섭고 두려운 죽음을 이렇게 표현하다니..
아티스트는 아티스트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를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3장 외로운 날의 그림들 파트에서는 케테 콜비츠, 툴루즈 로트레크, 알폰스 무하, 프리다 칼로, 조르주 쇠라, 램브란트 판레인 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서도 가장 인상깊었던 인물은 바로 프리다 칼로로 그녀의 아픈 이야기와 그림을 만나며 그녀는 정말 강인하고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의 인생동안 평생 신체의 아픔은 함께하였고 영혼의 동반자를 찾은 듯 하였지만 그 역시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니었는데요.
유명 화가 디에고 리베라는 엄청난 바람둥이였는데 저는 책을 읽으며 조선시대에 태어났던 허난설헌이 생각났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남편을 "장안유협의 경박자"라고 표현하였는데,
제가 생각하기에 그녀의 남편보다 디에고 리베라는 더한 아주 나쁜 x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럼에도 그를 놓지 못하고 얽혀버리는 가슴아픈 관계를 이어가면서도 그녀는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살아가고 버텼던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제가 느끼기에 그녀의 그림들은 제 취향의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림 하나하나에 그녀가 겪은 아픈 일들이 담겨 있어서 더 공감하고 관심을 갖게 되는 듯 한데요.
버티고 버텨낸 그녀를 보면 자살같은 단어는 생각도 하지 않아야겠단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제가 느낀 감정들의 조각들을 모아서 <위로의 미술관>에 대한 기록을 해보았습니다.
이 책은 제가 만나본 도서들 중에 진심으로 추천드리고 싶은 인생책이라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책을 읽기도 참 부드럽고 잘 되어 있어서 한 편을 읽으면 다음 화가의 이야기를 읽게되는 마력도 있습니다.
사실 명화와 화가들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지식이 부족하고 잘 몰랐던 저였는데요.
그래도 그동안의 관심들로 보고 듣고 다녀왔던 것들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전에 전시회에서 들었던 이야기도 생각이 나고요.
어디에 두면 좋을지 몰랐던 퍼즐들도 맞혀지는 느낌이 들어 짜릿하기도 하였는데..
역시 사람은 책을 읽어야 하나 봅니다.

넘넘 멋진 책을 출간해주신 빅피쉬와 저자 진병관 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요.
어른이 되어 누군가에게 내 맘을 표현하기도 힘들고,
그러나 슬픔고 고민이 사라지지 않고 깊어질 때..
무의미한 핸드폰대신 위로를 전해주는 멋진 책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