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썬을 활용한 나만의 RPA 만들기
안정국 지음 / 삼일인포마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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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에서 한창 프로그래밍 열풍이 불어서, 학생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를 배운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도 그 열풍은 이어지고 있는데, 과거에는 남이 하니까 나도 해야 한다는 무작정인 분위기였다면, 현재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분위기로 수익을 만들거나, 업무에 실제 적용해보려는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이왕 배운 거 제대로 써보자는 거다.


이런 분위기에 가장 환영을 받고 있는 언어가 바로 파이썬이다. 과거 BASIC이 기초로 배워야 할 언어였다면, 현재는 파이썬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알고리즘이나 학술 공용 프로그램 언어로 파스칼이 한때 유행이었는데, 그 역할도 이젠 파이썬이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빅데이터, 인공지능, 게임 등 웬만한 주제의 IT 서적 대부분, 내용 설명을 위해 파이썬을 사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참고해서 볼만한 책이 바로 '파이썬을 활용한 나만의 RPA 만들기'이다. 파이썬으로 실제 써먹을 수 있는 프로그램 주제를 담고 있는 책이다. 여기서 RPA는 Robotic Process Automation의 약자로 힘들고 시간 많이 잡아먹는 노가다 작업을 줄이고, 자동으로 작동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다루는 것은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와 같은 높은 수준의 주제를 다루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환율조회나 파일 내려받기, 정보 조회같이 실제 누구나 간편하게 실무에 응용해서 쓸 수 있는 것들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KEB 하나은행 환율조회, 국세청 사업자 휴폐업 조회, 나라장터 공고파일 내려받기, 뉴스레터 제작 발송, 엑셀 파일 비교, 재무정보 파싱 및 정리, DART 전자공시 정보 조회, 텔레그램 봇 만들기처럼 실제 업무에 바로 쓸 수 있는 것들이다. 1에서 100까지 더하기 같이 너무 기초적이고 쓸모없는 것들이 아니다. '파이썬을 활용한 나만의 RPA 만들기'에 담고 있는 내용들이 실무적인 것들이라 여기서 익힌 프로그램 노하우를 활용해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더 크게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1장에 파이썬 기초가 나와 있어서, 초보를 위한 책이라 여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책에서 다루는 내용 수준이 분명 초보용이 아니었다. 저자가 쓴 서문에도 RPA를 공부하는 분이나 실무자 분 얘기가 나오는 거 보면, 1장에 나오는 파이썬 기초는 어디까지나 앞으로 다룰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복습도 할 겸, 빠르게 파이썬을 훑어보는 용도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자기 스스로 파이썬 깡초보라고 생각된다면, 입문 책을 미리 보거나, 함께 보면서 익히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책 내용은 초중급 정도의 수준이므로, 자신이 잘 모르는 부분만 보강하면서 보면 된다.


이 책에서는 판다스를 기본으로 해서, pyautgui, pypereclip, selenium, FinanceDataReader, BeautifulSoup, dart_fss, xlwings, docx-mailmerge와 같이 다양한 라이브러리를 사용하고 있어서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예전 같았으면, 여기에 나오는 간단한 프로그램도, 전문 프로그래머의 손을 거쳐야만 했다. 프로그래밍하기 어렵고 쉽고를 떠나, 이런 내용을 다룬 책들이 많지도 않았고, 정부나 기업들 사이트들이 폐쇄적인 것도 원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바뀌고 있어서, 업무에 불편한 요소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면, 이젠 자신이 직접 바꿀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프로그래머가 어떤 업무를 전산화하려면, 그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그게 시간도 걸리고, 그 분야를 전혀 모르면 여러 난관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가장 좋은 것은 담당자가 직접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다. 여기에 모자란 부분이 있으면, 그때 전문가 서포팅을 받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같은 기술을 추가로 접목하여 확장한다면, 엄청난 프로그램이 될지도 모를 것이다. 어쨌든 모든 일은 쉬운 것부터 한 걸음씩 디뎌보는 것이 중요하다.


'파이썬을 활용한 나만의 RPA 만들기'가 일정별로 나눠 있지는 않지만, 교재로 사용해도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파이썬을 익혀 어디다 써먹으면 좋을까 고민하는 분이라면, 꼭 한번 이 책을 읽어 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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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읽는 습관 - 모든 기획의 시작 좋은 습관 시리즈 4
김선주.안현정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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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낯간지럽지만, 과거 나는 나름 트렌드를 잘 찾는 사람으로 자부심이 있었다. 이거 뜨겠는데 하면 시간 차이는 좀 있었지만, 분명 유행이 되곤 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감이 많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변화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고, 가끔씩 그것을 쫓는다는 것이 불필요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사실 누구나 트렌드에 민감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비즈니스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트렌드를 볼 줄 알고, 활용만 잘 한다면, 얼마든지 금전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새롭게 트렌드 감을 찾아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보게 된 책이 '트렌드 읽는 습관'이다. 이 책은 트렌드에 대한 모든 것을 아주 잘 간추려 설명하고 있는 책으로, 트렌드가 무엇인지로 시작해서, 트렌드를 어디서, 어떻게 찾는지 방법도 알려주고, 찾은 트렌드를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일단 이 책은 책 자체가 두껍지 않고, 잡다하고 장황한 설명보다는 트렌드 전반에 대해 간단한 예 한두 가지만 들어서 설명하고 있어서, 핵심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게다가 책 시작부에 10줄 책 읽기로 아예 책을 간단히 요약해 놨다. 일단 이것부터 읽고, 본문을 보고 다시 정리 차원에서 요약을 보면, 더 머릿속에 잘 남을 것이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첫 파트는 트렌드의 개념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트렌드의 유효 기간에 따라 패드, 마이크로 트렌드, 일반 트렌드, 메가 트렌드로 나눠 볼 수 있다. 지금 유행하는 것이 기간이 짧은 패드가 될지, 수년간 장기간 유지될, 메가 트렌드가 될지 잘 파악하는 중요하다고 말한다. 열심히 관련 비즈니스를 준비했다가 패드로 끝나버리면, 그 준비가 헛수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트렌드에도 생물처럼 생성, 성장, 성숙, 쇠퇴라는 4가지 단계의 성장 주기가 있으며, 트렌드를 촉발시키는 요인을 트리거라 하고, 정체 지연 시키는 것을 배리어라고 하는데, 이 둘을  작용 시키는 요인으로는 법규, 유가, 기술, 사회적 분위기 등이 있다. 이런 것들이 트렌드 이면에 숨어 있으므로 표면적 현상만 보지 않고 좀 더 깊은 곳도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트렌드를 쫓는 사람이 있는 가하면, 반대로 그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반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청개구리 심보를 심리학에서 '역심리'라고 한다. 가만 보면, 내가 주로 역심리층에 속한다. 한때 버터허니 감자가 프리미엄까지 붙어서 팔리고 그랬는데, 당시 열풍이 불기 전에 먹은 적이 있었는데, 내 입맛에는 영 아니었다. 사람들이 난리가 나는 모습에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난 공짜라도 별로 먹고 싶은 생각 없었다. 영화도 그렇다. 남들 다 본다는 영화는 이상하게 안 보게 된다. 나 같은 사람들이 만드는 트렌드도 있다는 것을 잘 알아 두어야 하고, 이걸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2부에서는 트렌드를 어떻게 찾아내는지 12가지 방법을 말하고 있다. 사람, 매장, 핫플레이스, 전시회, 대형 서점, 홈비지팅, 사람들과의 만남, 얼리어답터의 조언 등을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사실 이런 오프라인 접근은 각종 매장이 없어지고, 소비를 줄이고 있는 현재 코로나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 그러기에 책에서는 SNS, 빅데이터 분석, 뉴스 구독 서비스와 같은 온라인 수단을 언급하고 있으며, 활용해볼 수 있는 각종 사이트에 대한 설명도 함께 하고 있어 요긴하다.


그러고 보니, 책에 말한 오프라인 방법들은 내가 과거 주로 활용했던 방법과 일치했다. 특히 전시회와 대형서점은 내가 트렌드 정보를 얻는데 아주 요긴했다. 개인적으로 좀 더 추가하자면, 해외여행을 하나 더 추가하고 싶다. 다른 나라의 트렌드가 우리나라에 확산되어 들어오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것들이 다른 나라에서는 모르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트렌드만 잘 잡는 것은 아무 소용없다. 그걸 비즈니스로 발전시켜야 한다. 난 그걸 여러 번 느꼈다. 이거 우리나라에서 뜬다고 아무리 주변 사람에게 말해봤자, 그냥 잡담으로 끝날 뿐이다. 이것을 사업으로 기획하여, 구체적인 안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내용이 바로 '트렌드 읽는 습관' 마지막에 있는 3부 내용이다.


읽어낸 트렌드를 내 비즈니스에 연결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내 일의 관점으로 사업으로 만들려는 노력인 주관화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주관화에 성공하려면 트렌드 원인이 되는 맥락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과정 중에 기획서 작업이 필요한데, 책에서는 각종 자료가 같이 첨부된 주관화된 5W1H 기획서 작성 포인트를 잘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일반적인 트렌드 외에 산업 트렌드나 과제 해결 트렌드에 대한 설명도 함께 하고 있다.


'트렌드 읽는 습관'는 트렌드를 잘 캐치하는 방법, 그것을 기획하는 방법을 부담 없이 익힐 수 있는 책이다. 새로운 유행을 찾는 안목도 기를 수 있게 해주고, 사업화하는 법도 알려주는 책인 것이다. 따라서 마케팅 초보나 창업, 새로운 비즈니스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유행에 민감한 품목을 다루는 온라인 오프라인 스토어를 운영하는 분에게도 요긴한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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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룸 클래식CC 사진 보정 클래스 - 나만의 감성을 만드는 색감 한 스푼
정현성 지음 / 비제이퍼블릭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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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기회가 닿을 때마다 각종 사진전을 보러 가곤 하는데, 갈 때마다 내 사진 수준과는 프로 작가의 수준은 하늘과 땅 차이임을 느끼곤 한다. 그림을 그린 거 같은 사진도 있고, 합성과 특수한 효과를 주어 추상화 같은 사진도 있다. 그냥 전통적인 형태의 풍경이나 인물 중심의 사진들도 많이 있는데, 하나같이 난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에 어깨를 잔뜩 움츠리게 만든다. 아직 내 사진 공부가 많이 부족한 것이다.


내가 가장 부족한 쪽은 보정이다. 이게 나에겐 참 벅차다. 특히 어도비 라이트룸 실력은 좀처럼 늘지가 않는다. 포토샵은 그래도 간단한 것들은 쉽게 쉽게 하는 편인데, 라이트룸은 사진만 크게 띄워 놓고, 멍 때리는 게 다반사다. 일단 큰 방향부터 잡지 못한다. 뭘 어떻게 보정해야 좀 더 괜찮은 사진으로 변신할 수 있는지, 전혀 감이 안 잡힌다. 게다가 포토샵과 같은 용어나 기능도 이상하게 라이트룸에서는 버벅이기 일쑤다. 라이트룸은 주변에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데다, 설령 있어도, 내가 뭘 물어야 할지도 모르고, 설명도 간단하지 않다. 




그래서 이번에는 제대로 라이트룸 사용법을 마스터하기 위해, 적당한 교재로 '라이트룸 클래식CC 사진 보정 클래스'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라이트룸 초짜들을 위한 다양한 내용들을 잘 담고 있다. 라이트룸을 쓰는 이유, 장단점과 같은 라이트룸 소개부터 시작해서, 설치, 화면과 메뉴와 같은 인터페이스, Library 모듈, Develop 모듈의 순서로 라이트룸의 기본 기능과 사용법을 익힌다. 라이브러리 관리는 무척 중요한데, 내가 여기에 아주 약하다. 게다가 기존에 사진 관리 방법과 충돌이 생기다 보니, 이렇게 하는 게 맞나 고민을 하곤 했는데, 책에서는 사진 분류 관련한 노하우와 팁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어서, 내가 문제점도 알 수 있었고, 라이트룸 캡처 화면을 그대로 따라 하면 돼서 쉽게 익힐 수 있었다. 캡처 화면이 큼직해서 보기도 편하고, 컴퓨터 없이 공부하기에도 좋다.


실제 사진 보정에 핵심은 디벨롭 모듈에 모여 있다. 여기서도 다시 느끼는 것은 사진들이 큼직해서, 보정 전과 후의 차이를 확실히 확인할 수 있어서 이해도 쉬웠고, 머리에도 오래 남는 거 같다.




그리고 라이트룸 사용에 필요한 화소와 판형, 조리개, ISO, 셔터스피드, 노출, 렌즈 이해, 화이트밸런스, RAW 파일, 색공간과 같은 디지털카메라 기초 지식을 본격적인 라이트룸 설명이 나오기 전에 미리 알려주고 있다. 이런 것들은 사진이 취미라고 할 정도인 사람이면, 다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지식이지만, 의외로 RAW 파일과 JPG 파일의 차이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 카메라 샀을 때, 놓인 기본 설정 그대로 놓는 것은 기본이고, 촬영 모드 변경도 겁내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이런 파트가 있는 것은 사진 초보나 라이트룸 초보에게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 좋은 파트라 생각한다. 용어가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고 넘어가면, 두고두고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전 보정 클래스는 챕터 4부터 시작된다. 평범하고 칙칙하게만 보이는 하늘빛을 예쁜 핑크빛 하늘로도 바꿔보고, 따뜻한 느낌의 공원으로도 변신 시켜본다. 크리미한 느낌의 사진, 청량한 느낌의 사진도 만들어보고, 보다 선명해진 야경 사진, 동화 느낌의 사진 등 한 번쯤 이렇게 바꿔보고 싶다고 생각해봤을 다양한 보정 방법들이 책 속에 들어 있다.

설명이 자세한 데다, 주의할 점도 잘 강조되어 있고, 아예 보정 순서를 단계별 플로우로 그려서 전체 과정을 쉽게 파악하게 돕고 있다.


두툼하고 묵직한 책이고, 스스로 어렵게 생각하고 있는 주제라 처음부터 부담을 가지고 봤는데, 진도가 나아가면서, 의외로 책이 쉽게 잘 설명되어 있어, 부담감을 어느 순간 잊고 보고 있었다. 곳곳에서 저자의 조언이 끊임없이 나와서, '라이트룸 클래식CC 사진 보정 클래스'라는 책 제목과 같이 사진 보정 강의를 듣는 느낌으로 볼 수 있었다.

'라이트룸 클래식CC 사진 보정 클래스'는 나처럼 사진 보정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익혀도 변화가 없는 분들에게 실력을 쑥쑥 키워주는 아주 유용한 강의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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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와 소음 - 불확실성 시대, 미래를 포착하는 예측의 비밀, 개정판
네이트 실버 지음, 이경식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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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궁금해하는 것은 인간의 특징이 아닐까 생각한다. 연말, 연초에 재미 삼아 보는 한 해 운세와 같은 역술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기상 예보부터, 경제 전망, 증시 예측, 선거 등 사회, 정치, 경제 등 많은 분야에서 미래 예측을 시도하고 있다. 인간 삶 속에서 그만큼 미래 예측은 중요하다.


아마 누구나 한 번쯤 미래를 보는 초능력을 꿈꿔 봤을 것이다. 먼 미래를 보는 능력도 필요 없다. 일주일만 볼 수 있어도 로또 당첨의 기회가 있을 거고, 한 시간만 볼 수 있어도 증권 대박이 가능하다. 즉 예측은 그 자체가 돈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정확한 예측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최근 내가 관심을 가지고 틈틈이 보고 있는 분야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인데, 이것들은 학습 알고리즘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이 분야를 공부하다가 곤란에 빠지게 되었는데, 각종 수학 공식과 통계, 알고리즘 이런 것들은 어쨌든 얼추 알겠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다양한 예측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는 기존 IT 책으로는 알 수가 없었다. 다양한 생선 요리법은 익혔지만, 정작 물고기를 낚는 방법은 모르는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책 소개에 차례를 보고 내가 그동안 알고자 했던 내용들이 담긴 것을 보고, 보게 된 책이 '신호와 소음'이다. 처음에는 큰 기대를 갖지 않고 봤는데, 읽어 나가면서 왜 이 책을 이제서야 알게 됐나 나의 무지함을 원망했어야 했다. 더군다나 이 책은 2014년에 국내에 출간된 책이었고, 10년 연속 아마존 베스트셀러가 된 많은 이들이 검증한 책이었다. 그걸 난 이제서야 본 것이다. 


내가 본 것은 이번에 새롭게 나온 2021년 개정출간판이다. 언뜻 보기에 서문에 트럼프 선거 이야기와 함께 군중의 지혜에 더 회의적으로 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와 있고, 형광색의 표지 디자인, 2도에서 1도 인쇄로 바뀐 정도가 눈에 들어오는 변화다. 그 외에 정확히 비교를 안 해서 모르겠으나 거의 동일하지만, 내용은 뭔가 늘어난 거 같다.


'신호와 소음' 첫 만남은 일단 책 두께에 놀랐다. 824쪽이나 되는 두꺼운 책이다. 게다가 다루고 있는 내용도 금융위기, 정치, 야구, 기상, 지진, 경제, 전염병, 스포츠 도박, 체스, 포커, 주식, 지구온난화, 테러와 같이 아주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고, 그 속에는 더 많은 사건과 인물들이 등장하는 책이다. 그냥 재미가 아니라, 정확한 팩트와 분석에 기반을 둔 책으로 뒤에 따로 모아 놓은 주석 파트만 90쪽에 달하는 내용과 깊이가 있는 책이다.


이 책은 크게 4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 2 파트에서는 예측에 관련된 다양한 고민과 노력, 접근 과정 같은 것을 담고 있다. 예측 실패의 원인, 제대로 맞춘 비법, 어떤 것들을 찾아내야 하는지, 빗나간 예측 모델의 유용성 등을 알아보고 있다. 이를 통해 예측과 결과 도출의 어려움을 다양한 측면에서 보는 것이다.


파트 3에서는 딥러닝에 자주 등장하는 베이즈 정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단순히 확률의 이론이 아닌, 베이즈주의라는 좀 더 큰 개념으로 확장해서, 예측의 질, 예측의 정확도를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으며, 이런 관점을 적용하여 주식과 지구온난화, 테러 문제를 바라보고 분석하는 것이 파트 4다.




'신호와 소음'에서 만나는 첫 이야기는 리만브라더스 사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알려진 금융위기이다. 원인과 과정, 결과를 세세히 분석하고 있는데, 결국 금융위기는 이미 예견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걸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외면하다 폭발한 사건이다. 


이 첫 주제는 신호와 소음이 뭘 의미하는지 말하고 있다. 내가 알고자 하는 예측 결과, 실제 벌어진 상황이 신호라면, 예측 결과에 혼란을 주는 요소가 소음인 것이다. 엄연히 과거와 일본의 사례가 있는데도 맹목적인 부동산 불패 신화라는 소음에 빠져 제대로 된 신호를 못 들은 것이다. 


읽다 보니, 한국의 상황과도 너무나 일치하고 있었다. 일 년도 안되는 기간에 수 억씩 땅값이 폭등하고, 영끌이라는 단어가 탄생하는 아주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과 일본보다 더 위험한데도 투기는 사라들지 않고 있고, 실물 경제는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상황인데, 주식까지 몰려들고 있다.  저자 네이트 실버가 왜 군중의 지혜에 회의적이라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일단 저자가 말하는 미래 예측의 비밀의 기본은 베이즈주의다. 예측 대상을 관찰한 뒤, 가설을 세우고, 가설에 따라 예측을 정식화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검증을 하는 것이다. 이게 어찌 보면, 과학의 가장 기초적인 과정이라서 맥이 빠지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게 정답이라 말할 수밖에 없다.


다들 미래 예측, 예견을 하려고 각종 자료를 모은다. 그런데 막상 모아 놓고 보면, 멍해진다. 이걸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지 머릿속에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대부분이 이 상태에서 포기하게 된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예측 과정을 시작하면 방향이 잡힌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베이즈주의로 뒤죽박죽된 자료들을 우선 아는 범주 안에서 확률 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한 단계, 한 단계 거치면서 예측 정확도는 높아지고, 옳은 쪽으로 수렴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9.11테러 사건을 예로 테러 가능성을 구하는 과정을 구하고 있다. 첫 비행기가 빌딩에 충돌했을 때 38%였던 테러 공격 가능성이 두 번째 비행기를 통해 99.99%까지 올라가는 것을 보여준다. 일단은 첫 단추를 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막연함, 모호함이 이런 과정으로 명백함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이 쉬운 것은 아니다. 보정에 보정을 계속해야 한다. 지구온난화에 나온 과정들을 보고 있으면, 머리가 깨질 정도로 각종 난관이 많다. 그러면서도 예측 정확성을 여러 노력을 통해 높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이 다른 책과 다른 점은 어떤 문제에 단순히 답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풀이법을 과정 하나하나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응용력도 높여 주고 있다.


'신호와 소음'을 보고 느낀 것은 역시 미래 예측은 어렵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예 방법이 없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 시작이 베이즈주의였다. 그리고 IT 책만 봐서는 이런 실제 활용을 엿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도 절실히 느꼈는데, 이 분야에 정통한 저자의 식견과 지식에 아주아주 감명받았다. 인공지능, 빅데이트 응용에 관심 있는 분에게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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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은 내게 거짓말을 한다 - 화학 성분으로부터 피부 구출하기
한정선 지음, 헬스경향 기획 / 다온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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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많은 사람을 어렵게 하고, 괴롭히고 있지만, 반면, 코로나 때문에 화장을 덜하거나 안 해도 돼서 좋다는 얘기도 많이 듣는다. 코로나로 인해 화장품 기업들이 고전을 하고 있다는 뉴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화장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내려오는 인류의 공통 문화인 만큼 화장이 절대로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남자의 입장에서 화장품은 참 미스터리한 존재다. 도저히 알 수 없는 용어에 겉으로 보면, 거기서 거기인 것들이, 용도는 다 제각각이다. 가격도 극에서 극을 달린다. 설명서를 봐도 뭐가 뭔지 모르겠는 게 화장품이다.


반면 남자들은 스킨, 로션이 끝이다. 향기란 말도 안 쓴다. 냄새만 좋으면, 대부분 좋네 하고 산다. 사실 개기름이 많은 남자들은 끈적이는 느낌이 싫어 로션도 거의 쓰지 않는다. 항상 로션은 남아돌고, 스킨만 좀 줄어드는 정도다. 그나마 얼마 전부터는 그루밍족들이 늘어서 면도용 제품이나 UV 차단에 대한 관심은 많이 늘어난 상태다. 그러나 여성들 화장품 앞에서는 거의 백치 수준의 지식을 보일 뿐이다.


그래서 화장품학 박사이자 혈스경향 기자인 한정선 저자가 쓴, '화장품은 내게 거짓말을 한다'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오래전부터 가져왔던 화장품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이 책은 화장법을 가르쳐주는 책이 아니다. 화장품에 대한 일반 궁금증, 바른 사용법, 문제 성분을 알려주고, 화장품 업체들의 속임수, 마케팅으로 잘못 알려진 화장 상식의 오류 등을 바로잡는 내용 등을 담은 책이다. 



 

일단 첫 내용부터 큰 도움을 준다. 저자극성 화장품에 대한 진실인데, 실제 국내 식약처에서는 저자극성 화장품에 대한 기준이 없다고 한다. 그저 마케팅 수단인 것이다. 그보다는 꼭 피해야 할 해로운 7가지 성분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계면활성제, 방부제, PH조절제, 저급알코올, 실리콘, 인공색소, 인공향료 모두 피해야 한다. 좋은 화장품을 고르기 위해서는 귀찮아도 꼼꼼한 성분 체크가 필수인 것이다.


마케팅으로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1일 1팩이라고 한다. 워낙 한국의 마스크팩이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기도 하고, 다양한 성분의 제품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어서, 팩을 자주 하면 할수록 좋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히려 피부에 방부제 폭탄을 맞을 수 있다고 한다. 대신 해초가루를 이용한 저렴하고 건강한 팩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그 밖에도 기능성 화장품, 피부과 화장품, 여드름 화장품, 유아용 화장품, 탈모 방지 샴푸  등에 대한 오해와 진실도 다루고 있어, 현명한 소비자 되도록 돕는다.


이런 팩트체크와 함께 화장품에 대한 기본 상식도 '화장품은 내게 거짓말을 한다'에서 잘 알려주고 있다. 화장품에도 유통기한이 있는 건, 잘 알고 있었는데, 사용기한이라는 것도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뚜껑 열은 그림 안에 12M 또는 12월과 같이 적힌 것으로 화장품 개봉 후 그 기간 안에 써야 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나에게 뭐가 뭔지 모르게 진짜 혼란만 줬던 화장품 용어도 아주 깔끔하게 잘 정리해 놓았다. 이렇게 두 쪽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정리되는 건데, 이런 설명을 여태 보지 못해서, 너무 어렵게만 느껴졌었다.


내가 용어만큼 궁금했던 것 중에 하나가 여자 화장품을 남자가 써도 되냐 하는 거였다. 여성 화장품들이 종류도 무척 다양하고 비싼 것들도 많다 보니, 남자 화장품이 상대적으로 뭔가 허접하게 느껴지다 보니, 아내나 어머니 화장품을 쓰면 피부에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씩 했었다. 혹 여자 화장품을 남자가 쓰면, 여자처럼 되거나 얼굴에 부작용이 잔뜩 생기는 게 아닌가 하는 엉뚱한 상상도 하면서 말이다. 결론은 써도 되는데, 여성용 화장품은 유수분 함량이 높아서, 그것을 감안하고 쓰면 된다고 한다. 




'화장품은 내게 거짓말을 한다'는 남녀노소 다양한 층을 위한 각종 화장품 정보를 제공하는데, 실버세대의 내용과 함께 안티에이징도 다루고, 바로 앞에서 얘기한 거와같이 중간중간 남자들을 위한 내용들이 들어 있다. 책 마지막 내용도 꽃중년 남성을 위한 피부 건강관리 9계명이다. 알코올 성분 강한 스킨 피하고, 쉐이빙 폼, 선크림을 꼭 사용하라고 한다. 간단하지만, 남성 피부 관리에 기초라 할 수 있다.


'화장품은 내게 거짓말을 한다'를 통해 그동안 미스터리하게 만 느껴졌던 화장품의 각종 비밀을 알 수 있었다. 팩트체크도 할 수 있었다. 화장품을 바로 알 수 있게 도와줬다. 게다가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이런 내용들이 복잡하지 않고 이해하기 쉽게 잘 정리되어 참 좋았다. 화장품에 대해 궁금함을 가져왔던 분이나, 화장품에 대해 잘 모르는 사회 초년생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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