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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 박사의 둔하게 삽시다
이시형 지음, 이영미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한국 사람처럼 분주하게 사는 이들을 찾기 어렵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전쟁을 방불케 한다. 아침에 지하철의 광경은 치열함 그 자체이다. 왜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지 한번쯤 묻지만 시원한 답이 없다. 살아야 하니까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한다. 생존경쟁인지, 전쟁인지 모르지만 살아야 하니까 그렇게 살아야 한다.
한국은 동서남북의 갈등속에서 팽배해 있다. 작은 나라에서 수많은 갈등을 갖고 있다. 다른 나라는 인종과 지역차별이 심하다고 한다. 그렇지만 우리 나라는 이전에는 다민족이 아니었다. 한민족으로 살아왔으매도 갈라져 이념적, 정서적 대립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동서의 갈등은 고스란히 수도권에서 느낄 수 있다. 지역에서 살아갈 수 없는 처지와 형편으로 인해 수도권으로 몰려왔던 것이 산업시대였다. 서로가 힘들고 고달픈 시대였음에도 동서의 갈등을 갖는 이 시대의 아픔이 우리는 슬프게 했다.
이런 갈등은 결국 경쟁이라는 전쟁과 싸우게 만들었다. 동은 동끼리, 서는 서끼리 뭉치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강박관념으로 결국 수도권에서 치열한 경쟁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면서 사람들은 삶에 여유마저 잃어버렸다.
서평을 하면서 새로운 각도에서 말하고 있지만 한국의 정서적 방향을 점검해 보고자 하는 독자의 마음이다.
이시형 박사는 오랫동안 정신과 의사로 많은 이들을 임상했다. 상담자로 내담자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면서 보고 느꼈던 삶의 모습을 이 책에서 다루었다. 많은 사람들이 무엇인가 잃고 살아가는 모습에서 찾는 것이 스트레스이다. 이는 개인적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까지 초래하고 있다. 정서적 안정, 심리적 안정을 살피는 사회는 넘어섰다.
이 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방향키를 잃었다. 사람들은 방향도 모르는체 달려가고 있다. 그곳에서 오는 중압감이 결국 자신과 타인에게 엄청난 과오를 범하게 만든다.
저자는 시대적 흐름이 병적 현장으로 표출됨을 보고 이제는 사람을 위한, 자신을 위한 삶을 위해 잃었던 것을 찾도록 권면하고 있다. 참으로 인생의 사람으로 열매를 맺는다. 서로를 향한 마음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다시금 우리의 존재가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책이 이 책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