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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임금 잔혹사 - 그들은 어떻게 조선의 왕이 되었는가
조민기 지음 / 책비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조선의 역사는 왕의 역사이다. 이는 승리자의 역사이기도 하다. 조선은 건국되어 천년의 역사를 지켜왔다. 천년동안의 역사는 피의 역사이다. 왕권을 쟁탈하고자 형제를, 조카를, 가족을 죽여야 하는 피비린내나는 역사다. 이렇게 쟁취된 왕은 권좌에서 무엇을 했을까.
이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왕으로 선택된 남자, 제2부 왕이 되고 싶었던 남자, 제3부 왕으로 태어난 남자, 제4부 왕이 되지 못한 남자.
우리는 조선의 왕 중에 몇몇만 기억한다. 마치 현 시대의 아픔 흔적처럼 좌로 치우친 왕, 우로 치우친 왕 즉 성군과 포악한 왕만이 기억한다. 그러나 조선의 왕은 27명이다. 많은 왕이 다스린 나라가 조선의 역사이다. 다시 말해 조선의 역사의 왕의 역사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왕의 통치력을 보게 될 것이다. 왕의 통치는 정치적 역량의 차이이다. 첨예한 정치력을 발휘하는 이들은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많은 치세를 세웠다. 자신을 다스리지 못한 부덕한 존재는 역사의 패배자로 낙인을 찍힌다. 광해군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광해군은 상처를 가지고 왕좌에 올랐다. 그러나 광해군은 실패자가 되었다. 외교적 역량과 성군의 자질이 충분함에도 정치력의 부족으로 결국은 미완의 존재가 된 것이다. 현재 광해군에 대한 재조명이 있지만 승자의 역사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광해군과 연산군을 포학한 왕으로 기억한다. 그들은 군으로 강등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왜 이들을 같은 존재로 보게 되는 것일까. 간단하다. 왕의 잔혹함을 드러내어 정통성을 잃게 만들어야만 차기 정권이 정통성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의 역사는 죽이고 죽이는 역사이다. 비극의 역사이다. 물론, 성군의 자질을 가지고 조선의 새로운 활로를 열여 갔던 왕들도 많다. 그렇지만 그들의 역사의 피로 이어진 역사였다. 부모가 자식의 앞길을 열어주었기에 세종이라는 왕이 나올 수 있다.
조선의 역사에서 성군의 기준은 효이다. 부모자식, 군신관계 등이 효에서 비롯된다. 성군은 효를 하는 왕, 악한 왕은 효를 버린 왕이다. 그러나 승자의 평가일 수도 있다.
이 책은 조선의 흐름을 왕의 역사로 본다. 당쟁관계, 파벌관계, 외부침략 등으로 인해 역사적 흔적들은 조선에 남겨져 있다. 시대적 소명을 찾고자 하지만 죽여야만 하고 살아야만 하는 싸움속에서 왕권을 장악한 쟁탈전의 모습이 우리의 역사이기도 한다. 우리만의 역사보다는 인류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새롭게 조선의 역사를 보게 되었다. 천년의 조선에 대한 주요 사건들을 집대성한 이 책은 많은 이들에게 역사를 보는 눈을 갖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