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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셋의 힘 6 : 일출 ㅣ 전사들 3부 셋의 힘 6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2년 3월
평점 :
“셋이 있을 것이다. 너의 혈육의 혈육이며, 그 셋의 발에 별의 힘이 깃들 것이다.”(3부 1권 527쪽)
이것이야말로 <전사들 시리즈> 3부 『셋의 힘』의 주인공들인 세 남매를 이끌고 가는 힘입니다. 천둥족의 지도자인 파이어스타의 “혈육의 혈육”인 세 남매들 라이언블레이즈, 홀리리프, 제이페더, 이들 세 남매는 자신들이 예언의 당사자임을 알고 남모르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이들이 뭔가 엄청난 일을 할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도리어 3부 5권인 「길어진 그림자」에서 이 예언의 기반이 와해되어 버립니다. 파이어스타의 “혈육의 혈육”이 되기 위해선 파이어스타의 딸인 스쿼럴플라이트가 여전히 자신들의 엄마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음이 밝혀졌습니다. 스쿼럴플라이트는 이들 남매의 엄마가 아니었던 겁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알게 됨으로 스쿼럴플라이트에게 복수하려던 비열한 애쉬퍼는 홀리리프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맙니다.
이런 모든 일들을 알지 못하는 천둥족에서는 애쉬퍼를 죽인 범인을 찾는 일에 열을 올립니다. 비열한 애쉬퍼는 어느새 종족에 충실했던 전사가 되어 있고 말입니다. 아무튼 천둥족은 범인을 찾기 위해 처음엔 바람족을 의심했다가 결국엔 떠돌이 솔을 의심하게 됩니다. 이제 천둥족은 솔을 데려오는 원정대를 구성하게 되고, 원정대는 솔을 데려오기 위해 먼 길을 떠나게 됩니다. 이번 6권인 「일출」에서는 바로 이 여정이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번 이야기에서의 가장 큰 주제는 진실에 대한 접근입니다. 세 남매는 한 조각 밝혀진 자신들의 출생의 비밀을 완전히 알고자 합니다. 스쿼럴플라이트가 자신들의 엄마가 아니라면 진짜 엄마는 누구인지. 그리고 아빠는 또 누구인지. 물론 여전히 천둥족 모두는 이 사실을 아무도 모릅니다. 심지어 스쿼럴플라이트의 짝이자 이들의 아버지인 브램블클로 역시 모릅니다(브램블클로 역시 이들의 아버지가 아닌 거죠.).
이제 이들 남매는 천둥족의 지도자인 파이어스타와는 혈연관계가 아닙니다. 블램블클로와도 마찬가지이고요. 무엇보다 이렇게 됨으로 그동안 자신들을 향한 예언이라 굳게 믿었던 그 예언이 아무 소용이 없게 된 겁니다. 이제 이들은 파이어스타의 “혈육의 혈육”이 아니니 말입니다. 예언은 차치하고 어쩌면 자신들은 종족의 고양이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종족에 대한 충성이 무슨 소용일까 고민합니다. 게다가 이제는 자신들의 삶의 목적이기도 했던 예언이 와해됨으로 무엇을 붙들고 살아가야 할까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믿음의 기반이 무너진 공허함을 물씬 느낄 수 있습니다. 어쩌면 삶의 목적의식, 그 기반이 와르르 무너짐으로 인해 겪게 되는 고통과 방황을 세 남매가 보여줍니다. 또한 진실이란 것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합니다. 과연 진실이란 것이 밝혀지는 것만이 선인가? 아님 진실을 묻어두는 것이 선일까? 물론, 그 선택은 각자의 몫일 겁니다. 그럼에도 사실을 밝힘으로 인해 거두게 되는 결과들을 볼 때, 꼭 사실이 밝혀지는 것만이 진실한 것은 아닐 수 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아울러 그 선택에 따른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본인들의 몫이라는 것을 이야기는 보여줍니다. 다소 극단적 결말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전사들 시리즈> 3부의 마지막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의 느낌은 이제 4부가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네요. 여전히 예언은 이루어지 않았으며, 그 예언은 무효화되지 않고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전사들 시리즈>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환호할 만 한 일이 아닐까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