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멘토 오렌지 선생님
트루스 마티 지음, 홍미경 옮김 / 영림카디널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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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멘토 오렌지 선생님』은 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때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답니다. 여섯 남매 가운데 셋째인 리누스가 주인공으로 리누스의 가정은 식료품점을 하고 있죠. 첫째, 아프케가 자원입대하고 되고, 이로 인해 한 단계씩 형이 하던 일들을 맡아 하게 되면서, 리누스는 둘째 형 시몬이 하던 배달 일을 맡아 하게 됩니다. 물론, 형 시몬이 신던 구두도 물려받게 되고 말입니다.

 

경제적 궁핍이 있던 시대의 모습이 되려 정겹게 느껴지기도 하며, 또 한편으론 애틋함도 느껴지네요. 첫째 형이 군에 입대하며, 새 군화를 지급받음으로 첫째의 신발은 둘째에게로, 둘째의 것은 셋째에게로, 이런 식으로 순차적으로 물려받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형제는 작아진 신발에서 넉넉한 신발로 바뀌어 좋기도 하지만, 또 어떤 형제는 딱 맞는 신발에서 너무 커져버린 신발을 신게 되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침대 역시 이처럼 물려받게 되죠. 그래서 셋째인 리누스는 아이들의 방에서 형들의 방으로 옮겨가게 된답니다. 이처럼 손위 형제의 것을 물려받게 되는 모습은 없던 시절의 흔한 풍경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요즘이 사라진 그래서 정겨움을 느끼게 풍경이네요.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 모든 물려받음은 맏이의 군입대로 인함이기에 안타까움이 묻어나고요.

 

리누스는 과일 배달을 하게 되면서, 새로 이사 온 아저씨에게 오렌지 상자를 배달하게 된답니다. 그분은 화가인데, 정기적으로 오렌지 상자를 배달하게 되면서, 오렌지 선생님과 리누스 간에는 마음의 교류가 일어나게 된답니다. 그래서 『나의 멘토 오렌지 선생님』이란 제목인가 봅니다.

 

이 오렌지 선생님은 “피에트 몬드리안”이란 실제 화가를 모델로 삼고 있답니다. 재즈 음악인 ‘부기우기’를 추상화로 형상화 시킨 유명한 화가로 원색을 사랑한 화가랍니다. 책의 표지는 바로 그런 몬드리안의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부기우기 기법을 연상시키네요. 오렌지 선생님과 과일 배달 아이 리누스 간의 우정이 멋져 보이는 이야기랍니다.

 

하지만, 단지 아름다운 이야기만은 결코 아니랍니다. 전쟁의 슬픔을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랍니다. 아마 전쟁에 대한 반성과 돌아봄이 이 이야기의 주된 메시지가 아닐까 여겨지네요.

 

리누스의 어머니가 하던 말, 전쟁은 결코 축제가 아니라는 말이 『나의 멘토 오렌지 선생님』의 주된 메시지가 아닐까요? 그렇습니다. 전쟁은 결코 신나는 일이 아닙니다. 전쟁은 결코 자랑할 만한 것도 아니고, 드러내며 내세울만한 일도 아닙니다. 전쟁은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리는 괴물이랍니다.

 

전쟁에서는 이기는 쪽도 지는 쪽도 없이, 모두 지게 되는 것이랍니다. 이것을 기억하면 좋겠네요. 전쟁에서의 승리는 없다고 말입니다. 모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되거든요. 게다가 어떤 전쟁도 정당한 전쟁은 없답니다. 모두 그 안에 더러움과 추악한 괴물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전쟁이랍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 그리고 청소년들이 읽고 전쟁에 대한 생각을 해보면 좋을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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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는 용감했다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39
알렉스 쉬어러 지음, 정현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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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차이로 형과 동생이 된 쌍둥이 형제. 둘 다 못 말리는 말썽꾸러기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형은 형으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 동생은 동생으로서의 특권을 누리며 더욱 말썽을 피우는 모습이 유쾌하다. 이들 형제는 엄마 없이 아빠와 살아가는데, 아빠의 직업은 형제들과 오랜 시간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는 초호화 크루즈 여객선의 고급 승무원. 이로 인해, 아버지가 일을 나가면 언제나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서 보내야만 하는 두 쌍둥이 아들. 그들은 이번만큼은 아버지를 따라 가보자며, 밀항을 계획하고 실행하는데. 그리곤 위험한 계획이 성공하여 초호화 크루즈 여객선의 모든 것들을 누리며 즐기게 되는데...

 

행복은 언제나 불행과 짝을 이루나보다. 형제는 그곳에서 같은 학교의 잘난척대마왕 왓슨을 만나게 된다. 부유하면서도 공립학교에 다니며, 잘난척대마왕으로 불리는 왓슨에게, 쌍둥이 형제의 동생 클리브는 일전에 자신들의 아버지는 초호화 크루즈 여객선의 선장이라고 거짓말을 했었는데. 과연 왓슨 가족과의 선상에서의 만남은 두 형제의 밀항 여행에 또 다른 긴장감과 흥미를 불어넣게 된다. 왓슨 가족과 두 형제, 그리고 초호화 크루즈 여객선의 선장과 아빠 사이에서 형제의 밀항 여행은 계속하여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인지.

 

게다가 그 배에는 해적들이 타고 있었으니. 무서운 해적들 앞에 겁 없는 좌충우돌 형제의 활약상을 기대하시라! 해적들의 선상 점령으로 모든 승객들의 안전과 재산이 위협받고 있을 때, 우리의 용감한 형제가 나서는데...

 

 

쌍둥이 두 형제의 좌충우돌 선상 모험담을 읽으며,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스릴을 느끼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가 책을 놓지 못하게 하며, 작가의 유머감각에 웃음 짓게 되는 소설이다.

 

알렉스 쉬어러란 작가에 대해 이전에는 알지 못했다. 그런 그의 작품, 『형제는 용감했다』를 처음으로 읽으며, 그의 작품세계에 매료된다. 무엇보다 글이 재미있다. 남자 아이들이 공감할 모험 이야기는 피터팬 콤플렉스를 안고 살아가는 남성들에겐 언제나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그렇기에 ‘아동․청소년 모험 소설’만이 아닌 ‘성인 모험 소설’로 읽혀져도 좋겠다. ‘아동․청소년 모험소설의 왕’으로까지 불린다는 쉬어러. 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렇게 불리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쉬어러. 그럴 법도 하다. 그의 책은 아동이나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언제나 모험의 막연한 꿈을 안고 살아가는 덜 자란 어른들, 순수함을 간직한 어른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법하다.

 

아직 덜 자란 내가 책을 읽으며, 낄낄거리며 웃어대자 아내와 딸아이가 뭔 일인가 싶어 들여다본다. 그만큼 재미나다. 쉬어러의 다른 책들도 찾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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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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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김상중의 소설 『마음』은 죽음에 대한 작가의 성찰을 잘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 그리고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수만 명을 죽음으로 몰아간 사건, 이러한 죽음 앞에 죽음의 의미는 무엇이고,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작가는 찾아간다.

 

그 방식은 절친의 죽음 앞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대학생 나오히로 군이 꽤나 인지도 높은 대학교수 김상중(소설 속에서의 주인공 역시 김상중이다)에게 직접 전해준 편지 상담 요청으로 인해, 여기에 김상중이 대답하며, 서로 이메일을 주고받는 가운데, 죽음에 대해 풀어나간다. 이러한 과정 가운데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나게 되고, 그 엄청난 사건 이후 나오히로 군은 “라이프 세이빙” 봉사활동을 하게 되는데, 바다에서 시신들을 건져 내는 가운데 또 다른 정신적 충격과 죽음에 대한 또 다른 견해를 갖게 된다. 아울러, 나오히로는 자신이 활동하는 연극부의 공연, “친화력”이라는 작품을 통해, 죽음에 대한 또 다른 접근을 하게 된다.

 

절친의 죽음, 그리고 상상키 어려운 엄청난 대규모 자연재해를 통한 무작위 다수의 죽음, 그리고 연극을 통해, 괴테의 『친화력』에 대한 재해석. 이런 과정들을 통해, 저자는 상중과 나오히로 군의 주고 받는 메일을 통해, 죽음 그리고 삶에 대한 성찰을 이어간다.

 

이 소설에서는 괴테의 『친화력』이 큰 역할을 감당한다. 극중의 상중은 『친화력』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주인공 네 사람 간의 사랑과 애증보다는 무분별한 ‘개발’에 의한 비극적 삶에 있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저자가 『마음』을 통해 강조하는 바가 명확하다. 그것은 바로 동일본대지진을 통해 드러난 ‘개발’의 맹점에 대한 고발이다. 이것이 바로 삶과 죽음이라는 주요 주제 뒤편에 감춰진 또 하나의 메시지이다.

 

동일본대지진의 참사를 통해, 세계는 원자력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린 이런 세계적 흐름과 반대되게 정부차원에서 원자력 개발을 강행하며, 이로 인해 지역주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고, 국민들의 ‘마음’을 서로 나뉘게 하고 있다. 자연의 엄청난 경고 앞에서도 우리가 배우지 못한다면, 무엇을 통해 배울 수 있을까? 괴테의 『친화력』을 통해 감춰진 경고를 들을 수 있을까? 아님, 이 책 『마음』을 통해, 작가의 마음을 엿볼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면 좋겠다.

 

극중 연극 대사를 통한 질문, “도대체 우리들, 어디서 잘못된 걸까?” 이 질문의 답을 찾는 노력이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저자가 죽음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결론 격은 청년 나오히로 군의 말을 통해 밝혀진다. 죽음은 결국 삶을 빛나게 해준다고 말이다. 그렇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죽음을 곱씹어야 할 이유이다. 우리가 죽음을 이야기하고 죽음을 고민하는 이유는 죽음 앞에 정의도 없고, 죽음은 정당한 이유도 없이 진행되기에 허무함을 이야기하고자 함이 아니다. 신의 부당함(이것을 신학적으로는 신정론이라고 말한다)을 고발하고자 함도 아니다.

 

물론, 누구나 죽을 수밖에 없기에, 그리고 누군가는 맑고 깨끗하고 바르게 살아감에도 부당한 죽음을 당할 수도 있기에, 죽음 앞의 우리 인생은 허무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허무함을 말한다 할지라도, 우린 죽음 앞에 인생은 허무하기에 한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한번 주어지는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며, 행복함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며, 긍정적 인생을 살아야 함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죽음을 통해, 드러나는 허무주의는 ‘부정적 허무주의’가 아닌 되려 ‘긍정적 허무주의’를 말하는 것이다.

 

어쩌면, 이 소설, 『마음』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죽음에 대한 성찰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으며, 누구도 그 시간이 정해진 것이 아니기에, 언제일지 모를 나의 끝 날을 예비하며, 주어진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길 촉구하는 것. 이것이 죽음 앞에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가 아닐까?

 

 

또한 대중매체들을 통한 죽음의 접근에 대해서도 저자의 도발이 느껴진다. 죽음의 참혹함, 직접적인 그 슬픔의 울림은 외면한 채, 그저 통계적이고 무미건조한 숫자상의 죽음에 대한 저자의 문제제기가 마음에 와 닿는다. 우린 올해 “세월호”라는 엄청난 슬픔을 경험하였다. “세월호” 사건 앞에서 방송매체들의 문제점이 얼마나 많이 드러났는가? 게다가, 그 슬픔을 우린 어떻게 기억하나? 우리 역시 그저 숫자상의 죽음, 하나의 사건으로만 기억하는 것은 아닐까? 죽음에 대한, 그리고 그 죽음으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뽑혀버린 남은 자들을 향한 애도의 마음도 외경의 마음도 없다. 여전히 자신의 정치적 소견에 의해 비인격적인 비방과 섣부른 이용만이 있을 뿐 아닌가! 어느 누구도 엄청난 죽음의 사건에 책임지지 않는 사회, 이 사회는 과연, 어떤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괴물인지 궁금하다.

 

『마음』이란 이 소설, 표지 디자인이 썩 손이 가는 디자인은 아니다. 하지만, 그 알맹이는 참 좋다. 죽음에 대한 작가의 성찰에 찬사를 보낸다.

 

하지만, 옥에 티가 있는데, 그건 나오히로 군의 컴퓨터가 고장 나서, 친구의 컴퓨터를 통해, 친구의 메일계정으로 이메일을 보낸다는 설정인데, 이는 작가의 착각에 의한 설정이 아닌가 싶다. 이메일계정이란 것이 자신의 컴퓨터를 통해서만 열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어느 컴퓨터를 통해서도 자신의 메일계정을 사용할 수 있음을 작가가 몰랐던 것일까? 이런 설정이 옥에 티라면 티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작가의 성찰을 깎아 내리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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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랑한 도둑 나무그늘도서관 2
김현태 지음, 홍민정 그림 / 가람어린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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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는 “카드 대마왕”이란 별명으로 불린답니다. 왜냐하면, 대호는 카드 모으는 재미에 쏙 빠져 있거든요. 학교가 끝나자마다 대호는 문구점으로 직행하네요. 그곳에서 자신이 모으길 원하는 카드가 나올 때까지 돈을 쓴답니다.

 

그런데, 엄마에게 책 살 돈을 받은 것까지 자신이 원하는 카드가 나오길 바라며 다 써버리네요. 원하는 카드를 얻지도 못하고요. 이제 대호는 어떻게 할까요?

 

대호는 그래도 혹시 공짜 책이 있나 싶어 서점에 가본답니다. 그런데, 공짜 책이 있을 리가 없죠. 이대로 집에 돌아가면 엄마에게 혼날 것을 걱정한 대호는 극단적인 행동을 하네요. 그건 바로 서점 할아버지가 조는 틈을 타, 책을 슬쩍 훔치는 거랍니다.

 

그런데, 나쁜 일을 하고 들키지 않으면 이건 축복이 아니죠. 오히려 걸리는 것이 축복이랍니다. 대호에겐 축복이 임했네요(?) 서점주인 할아버지에게 걸려 벌을 서게 된답니다. 그리곤 맘씨 좋은 할아버지는 대호에게 책 한 권을 선물한답니다.

 

이 책엔 놀라운 비밀이 담겨 있는데... 그것은 뭘까요? 아무튼 이 책으로 인해, 대호는 책 읽는 재미에 흠뻑 빠졌답니다. 결국 대호는 “책벌레 대마왕”이 된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대마왕인가요? 거짓말을 많이 해서, “구라 대마왕”이라 불리진 않겠죠? 매일 오락만 해서, “오락 대마왕”은 혹 아닌지요? 친구들을 괴롭히는 “못된 대마왕”은 아니겠죠? 여러분들도 책을 사랑하는 “책벌레 대마왕”이 되는 건 어떨까요?

 

책 속엔 여러분들 인생이 활짝 열릴 아름다운 미래가 숨겨져 있거든요. 그 보물들을 책을 통해 발견하는 축복이 있길 원합니다.

 

아울러 한 가지, 더 말한다면, 우리가 잘못했을 때, 그 잘못이 감춰지는 것은 당장은 좋을 것처럼 여겨져도 결코 축복이 될 수 없답니다. 오히려 그건 저주죠. 간혹 바람직하지 못한 일들로 인해 유익을 얻고 살아가는 것이 자신들의 지혜인양 살아가는 어른들이 있죠. 혹 그런데도 아무런 들통도 나지 않고, 계속하여 속이며 잘 살고 있다는 것은 신도 그 사람을 포기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야 한답니다. 왜냐하면, 바른 길로 돌아올 기회가 없어진 것이니까요.

 

내 잘못이 드러나는 것, 지금 당장은 껄끄럽고, 부끄럽고, 속상한 일처럼 여겨져도, 오히려 이것이 축복임을 기억하면 좋겠네요. 더 나아가 잘못을 멀리는 것은 더 큰 축복임도요.

 

『책을 사랑한 도둑』, 참 재미나고 유익한 동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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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를 지켜봐 주세요 - 0세부터 24개월까지 아이와 엄마가 행복해지는 존중 육아법
마그다 거버.앨리슨 존슨 지음, 이주혜 옮김 / 북라이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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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엄마, 나를 지켜봐 주세요』에서 저자는 말한다. 부모는 무엇보다 ‘교양육자(educarer)’가 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교양육자란 ‘교육자(educator) + 양육자(carer)’의 개념이다. 따라서 부모는 양육자만이 아닌, 교육자도 되어야 한다.

 

하지만 교육자가 되어야 한다고 해서 아기에게 뭔가를 가르치라는 말은 아니다. 도리어 저자는 아기에게 가르치려는 마음을 자제할 것을 요청한다. 오히려 한 발 물러나 아기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놔둬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교육이다.

 

이러한 교양육(교육 + 양육)에 있어 키워드는 존중이다. 따라서 본서에서 저자는 0세~24개월 영아를 둔 부모가 아기를 존중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러한 존중이 제대로 이루어질 때, 그 아기는 장차 부모를 존중할 자녀로 자랄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장차 자녀와 부모가 서로 존중하는 사이가 되기 위해선, 부모를 존중할 줄 아는 자녀로 성장시키기 위해선, 0세~24개월의 아기를 부모 역시 존중해줘야 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아기를 존중하는 것인 무엇이 있을까? 그 예를 든다면, 어른 식탁에 유아용 식탁의자를 놓고 앉게 되는데, 이것 역시 바람직하진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아기를 존중하기보다는 아기를 어른들의 높이에 맞추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아기의 눈높이에 부모가 맞춘 것이 아니라, 부모의 눈높이에 아기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으로 아기를 무시한 행동이 되는 것이다. 도리어 아기에 맞는 낮은 상과 의자를 갖춰주는 것이야말로 아기를 존중하는 것이라 말한다.

 

또한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줄 때도, 미리 말하라 한다. “아가야. 이제 기저귀를 갈 거야.” 이렇게 말해줌으로 비록 말 못하는 아기이지만 부모가 아기를 존중함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처럼 미리 말함으로 인해, 아기 역시 엄마에게 협조하게 된다고 한다.

 

안아줄 때도, “아가야, 엄마가 안아 줄게.” 말하고 안아 줄 것을 말한다. 누군가 갑자기 당신을 번쩍 들고 안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바로 이것을 저자는 말한다. 비록 아기라 할지라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 줘야 한다고.

 

이처럼 저자는 ‘존중’에 대해 말한다. 여기에 이 책이 강조하는 또 하나의 개념을 말한다면, 그것은 ‘기다림’이다. 물론, 이 ‘기다림’ 역시 ‘존중’의 개념에서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이기도 하다.

 

부모는 아기를 양육하며 기다리지 못한다. 내 아기가 다른 아기보다 하루라도 더 빠르면, 마치 엄청난 천재인양 호들갑을 떨기도 한다. 하지만, 아기가 뭔가를 빨리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자기 스스로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기가 뒤집는 것도, 기는 것도, 걷는 것도, 스스로 익혀 할 수 있도록 참고 기다려 줄 것을 저자는 말한다.

 

이 기다림이야말로 저자가 말하는 부모의 교육이다. 뭔가 아기에게 강제로 자극하거나 가르치기보다는 스스로 배워 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 이것이 부모가 아기를 진정으로 존중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책 제목이 『엄마, 나를 지켜봐 주세요』인가보다. 꼭 0세부터 24개월 아이뿐 아니라, 자녀를 양육함에 있어, 이 기다림의 덕목이 주어지길 소망해본다.

 

오늘날 이 땅의 어린이들, 청소년들이 힘겨워하는 것 중 가장 큰 부분이 바로 부모의 강요 아닐까? 부모가 자녀를 전혀 존중하지 못하고, 부모의 계획과 부모의 꿈에 자녀들을 맞춰가려하기 때문에 자녀들은 숨 막혀 하고, 여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것 아닐까? 자녀가 어린 아기일 때부터 존중하는 법을 훈련한다면, 이것은 부모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가 자라 초등학생이 되고, 청소년이 되었을 때, 아이들을 부모 뜻대로 휘두르려는 자세가 아닌, 아이가 스스로 설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자세의 훈련이 될 것이기에. 우리 부모들에게 이런 훈련만 되더라도, 이 땅의 청소년들의 고민의 많은 부분이 해소되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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